그라이스의 대화격률

그라이스의 대화 격률(Gricean對話格率, Gricean maxims)은 자연스러운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켜져야 하는 네 가지 대전제를 언어철학자인 폴 그라이스(Herbert Paul Grice)가 제안한 것이다.

그 격률은 아래와 같다.[1]

  • 질의 격률: 진실을 말하라
    • 네가 거짓이라고 믿는 것을 말하지 말라
    • 적절한 증거가 없는 것을 말하지 말라

(예: 다음 대화에서 ‘을’이 함축하는 내용과 직접 관계되는 것이 질의 격률인 것이다.)

갑: 뉴욕은 미국의 수도야. /  을: 그러면 부산이 한국의 수도다.


  • 양의 격률: 정보를 제공하라
    • (대화의 현재 목적에) 요구되는 만큼만 정보를 제공하라
    • 너의 말이 필요 이상으로 많은 정보를 담지 않게 하라
  • 관련성의 격률: 관련성 있게 말하라
  • 방법의 격률: 명료하게 말하라
    • 모호한 표현을 피하라 ('Eschew obfuscation')
    • 중의성을 피하라
    • 간결하게 말하라 ("불필요하고 장황한 대화를 피하라").
    • 논리정연하게 말하라
(예: 다음 대화에서 '을'은 필요없이 단어를 철자로 풀어서 말했고, 이는 방법의 격률을 위반한 것이다.)
갑: 우리 멈춰서 뭐 좀 먹자. /  을: 그래. 맥도날드에 가자.

이 격률들은 주로 청자가 화자의 말을 들을 때 보통 하는 가정을 서술한 것이다. 꼭 이렇게 말해야 한다는 당위를 가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문장의 표면적인 의미가 그라이스의 대화격률에서 어긋나더라도 대화 내의 다른 정황들은 화자가 여전히 협력의 원리(Cooperative principle)를 따르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면 우리는 그 문장에 함축된 의미를 찾으려고 노력한다. 적합성의 원리(Relevance theory)가 작동하여 언급되지 않은 의미를 찾아내단는 것이다. 예를 들어 '비가 오네'라는 짧은 문장이 있을 때 그것은 양의 격률과 질의 격률을 위반한 것이다. 하지만 그때 테니스 경기중이었다면 저 문장에서 '이제 그만 멈추고 집에 가자'라는 숨은 의미를 읽을 수 있는 것이다.

같이 보기 편집

각주 편집

  1. 원본은 '문화와 의사소통의 사회언어학'(낸시 본빌레인 저, 한국문화사, 2002)에 실린 내용이다.
  • [참고](The causal theory of perception ,H. P. Grice, In Jonathan Dancy (ed.), Aristotelian Society Supplementary Volume. Oxford University Press. pp. 121-168 ,1961)https://philpapers.org/rec/GRITCT-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