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노말로카리스과

방사선의 가족

아노말로카리스과 Anomalocaridid[derivation 1]중국, 미국, 캐나다, 폴란드호주캄브리아기 지층에서 주로 발견되는 화석으로 매우 이른 시기의 해양 동물 그룹이다. 이들은 오랫동안 캄브리아기에 국한되어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되었으나 오르도비스기의 지층에서 커다란 표본이 발견되면서 이들이 살았던 기간이 늘어났다.[1] 후에 데본기 지층에서 발견된 신더하네스 바르텔스아이 역시 아노말로카리스과의 특징을 많이 가지고 있다. 원래는 아노말로카리스과의 특징을 많이 가지는 절지동물로 해석되었으나 최근의 연구에서는 아노말로카리스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아노말로카리스과의 기록은 수억 년 더 늘어나는 것이다. 광물질화 되지 않은 몸을 가진 아노말로카리스과의 특성 때문에 그 사이의 화석 기록에서는 발견되지 않았을 것이다.[1][2]

아노말로카리스과의 생물은 알려진 캄브리아기의 동물들 중 가장 크며 - 중국에서 발견된 종류는 몸길이가 2 미터에 달했을 것으로 보인다 - 이들은 아마도 대부분 활동적인 포식자였을 것이다.

특징 편집

아노말로카리스과는 납작하고 자유로이 헤엄을 치며 몸이 마디로 나뉘어 있는 동물이다. 입 앞에는 물건을 잡을 수 있는 "거대 부속지"를 두 개 가지고 있다. 이 부속지는 열 개 이상의 마디로 이루어져 있어서 손가락처럼 굽혀 먹이를 잡을 수 있다. 각 마디에는 한 쌍의 가시(spine)가 있고, 때로는 이 가시에 더 작은 가시들이 붙어 있어 먹이를 움직이지 못하게 만든다. 머리는 일련의 키틴질 판으로 만들어진 갑피로 덮여 있고, 입은 파인애플 조각을 닮았으나 가운데 구멍 부분에 단단하고 날카로운 이빨이 있는 원형 구조물로 되어 있다. 입은 둥글다기보다는 네모난 형태에 가까우며, 이빨들은 가운데서 서로 닿지는 않게 되어 있다. 아노말로카리스과의 골격은 경피화(sclerotized)되어 있지만 광물질로 이루어져 있지는 않다. 거대 부속지, 머리, 그리고 턱은 곤충의 외골격과 같이 튼튼한 키틴 외골격으로 되어 있지만 삼엽충이나 게와 같은 절지동물에서 볼 수 있는 탄산칼슘 성분의 단단한 골격은 아니다. 아노말로카리스과는 또 절지동물과 마찬가지로 커다란 겹눈을 가지고 있다[3]. 몸의 양 옆에는 수영하는데 사용되는 유연한 엽들이 자리하고 있다. 엽에는 길고 좁은, 일련의 날 모양의 구조가 자리잡고 있는데 아마 아가미로 기능했을 것이다.

 
페이토이아 나토르스트아이의 입 (모형)

아노말로카리스과는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특별히 큰 동물은 아니지만 캄브리아기 전기에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생물 중 하나였다. 이들의 거대 부속지와 큰 겹눈은 이들이 캄브리아기의 먹이사슬 꼭대기에 위치한 최상위 포식자였음을 짐작할 수 있게 해 준다. 경피화(sclerotized)된 전면 부속지와 턱은 벌레, 원시 절지동물, 그리고 다른 아노말로카리스과 동물 등 연한 몸을 가지거나 혹은 질긴 먹이를 효과적으로 꿰뚫고 자르는 데 이용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골격이 광물질화되어 있지는 않았기 때문에 삼엽충 같은 동물들의 단단한 갑피를 부수는 것은 불가능하지는 않았겠지만 매우 힘들었을 것이다.케리그마켈라 같은 근연 엽족동물과 달리 아노말로카리스과는 다리를 가지고 있지 않았고 헤엄치는데 특화되어 있었다. 아노말로카리스과는 데본기에 이들을 대체한 어류나 두족류처럼 헤엄을 치는 포식자였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에 많은 해양생물들과 비교하면 아노말로카리스과는 빠르고 민첩했던 것이 분명하다. 몸 양쪽의 엽들은 아마 물결 형태로 움직여서 가오리류갑오징어목처럼 빠르게 헤엄치거나 제자리에 떠있을 수 있었을 것이다.

아노말로카리스과의 거대한 동물들은 죽고 나면 여러 조각으로 분리되곤 했다. 벗고 난 허물도 마찬가지였다.[출처 필요] 몸 전체가 온전히 보존된 화석은 매우 드물다. 아노말로카리스과의 동물이 처음 기재되었을 때 입 앞쪽의 마디가 있는 부속지는 별도의 절지동물로 분류되었고, (이 부분은 새우의 일종으로 분류되었는데 언제나 "머리"가 없는 모양이어서 의문을 자아냈다) 입 부분은 페이토이아라고 불리는 화석화된 해파리로, 몸통은 "라가니아"라는 이름의 해면동물로 생각되었는데, 셋 모두 서로 관련은 없다고 보았다.1980년대에 이 조각들이 다시 하나로 맞춰지면서 부속지의 모양, 꼬리가 있는지, 입의 위치, 그리고 기타 특징들에 기반해 여러 이 기재되었다. 원래의 아노말로카리스("이상한 새우"라는 의미)라는 이름은 원래 분리된 부속지(이 부분이 가장 먼저 명명되었다)를 가리키는 것이었는데, 이 부속지는 페이토이아의 것과 유사하다. 재미있게도, 완전한 모습을 갖춘 아노말로카리스과 동물들은 겉보기에는 손가락처럼 생긴 부속지를 입 부근에 가지고 있는 거대한 풍년새우와 닮았다.

아노말로카리스과는 캄브리아기 전기 및 중기에 번성했고 그 이후의 퇴적층에서는 드물다. 이것은 캄브리아기 이후의 라거슈태텐이 드물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오르도비스기의 라거슈태텐에서도 발견되며 신더하네스같은 경우 데본기까지 살아남기도 했다.

분류 편집

아노말로카리스과에는 다섯 개의 속이 알려져 있다. 아노말로카리스, 페이토이아, 신더하네스, 암플렉토벨루아, 그리고 후르디아이다. 파라페이토이아, 팜브델루리온, 그리고 케리그마켈라 등 여러 연관된 동물들이 아노말로카리스과로 분류되기도 했지만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이들은 다른 분지군에 속한다. 아노말로카리스과는 캄브리아기에 비교적 흔하게 발견되며 버제스 셰일 유형의 동물군 중 가장 초기의 것인 폴란드의 캄브리아기 초기 지층에서 최초의 삼엽충보다도 먼저 발견된다.[4]

아노말로카리스 속의 종들과 비교하면 페이토이아의 속들은 꼬리의 구조물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눈에 띄게 큰 머리와 입의 뒤쪽에 위치한 눈을 가지고 있어서 활동적으로 사냥을 하기에는 불리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특징들 때문에 어떤 과학자들은 페이토이아가 천천히 헤엄치며 플랑크톤을 먹었을 것으로 보기도 한다.[5] 암플렉토벨루아 종들은 아노말로카리스와는 달리 작고 훨씬 넓은 몸, 그리고 입의 옆쪽 에 위치한 눈을 가지고 있다.

아노말로카리스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논쟁이 이루어지고 있다. 가장 최근의 분석은 아노말로카리스과를 줄기군 절지동물이라고 본다. 즉, 현생 절지동물과 가까운 관계이지만 절지동물 안에 위치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절지동물과 아노말로카리스과가 공유하고 있는 특징들에는 머리 부분의 갑피, 마디가 있는 판으로 덮여 있는 부속지, 그리고 겹눈 등이 있다. 오파비니아는 아노말로카리스과와 근연종으로 간주되는데 머리 부분의 갑피와 부속지를 가지고 있지 않다. 오파비니아가 아노말로카리스과와 근연관계라면 아노말로카리스과와 절지동물이 공유하는 이 특징들은 각각의 분지군에서 독립적으로 진화한 것일 수 있다. 더 최근의 분석에서는 오파비니아가 더 원시적인 계통일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는데[2] 이 경우 이 두 그룹에서 보이는 절지동물의 특징은 상동일 것으로 보인다. 데본기의 신더하네스는 골치아픈 문제를 제기한다. 신더하네스는 몸에 절지동물과 비슷한 갑피와 아노말로카리스과의 특징인 거대 부속지를 같이 가지고 있어서 두 그룹의 중간형태인 것처럼 보인다.[2] 하지만 더 최근의 연구는 신더하네스가 아노말로카리스과 안에 위치하며 페이토이아와 후르디아의 근연종일 가능성을 제시한다.[6]

같이 보기 편집

각주 편집

  1. 그리스어 아노말로스 ἀνώμαλος anomalos카리스 καρίς karis (gen.: καρίδος)를 조합한 신라틴어로 "이상한 새우"라는 뜻이다. "아노말로카리드 Anomalocarid" 도 같은 의미로 널리 쓰이지만 단어 끝에 "id" 가 두 번 붙는 것이 정확한 형태로, 그 이유는 Xianguang, H.; Bergström, J.; Jie, Y. (2006). “Distinguishing anomalocaridids from arthropods and priapulids”. Geological Journal 41 (3–4): 259. doi:10.1002/gj.1050. 에 제시되어 있다.

참고 문헌 편집

  • Briggs, Derek; Collier, Frederick; Erwin, Douglas. The Fossils of the Burgess Shale. Smithsonian Books, 1995.
  • James W. Valentine. On the Origin of Phyla. University Of Chicago Press, 2004.
  • Tim Haines & Paul Chambers. The Complete Guide to Prehistoric Life. BBC Books, 2005.
  • Conway Morris, Simon. The Crucible of Creation. Oxford University Press, 1998.
  1. Van Roy, P.; Briggs, D. E. G. (2011). “A giant Ordovician anomalocaridid”. 《Nature》 473 (7348): 510–513. doi:10.1038/nature09920. 
  2. Kühl, G.; Briggs, D. E. G.; Rust, J. (Feb 2009). “A Great-Appendage Arthropod with a Radial Mouth from the Lower Devonian Hunsrück Slate, Germany”. 《Science》 323 (5915): 771–3. Bibcode:2009Sci...323..771K. doi:10.1126/science.1166586. ISSN 0036-8075. PMID 19197061. 
  3. Nature: "An eye-opening fossil"
  4. Budd, Graham E.; Peel, John S. (1998). “A New Xenusiid Lobopod from the Early Cambrian Sirius Passet Fauna of North Greenland” (PDF). Palaeontology 41: 1201–1213. 2012년 10월 14일에 원본 문서 (PDF)에서 보존된 문서. 2013년 6월 26일에 확인함. 
  5. Dzik, J. and Lendzion, K. 1988. The oldest arthropods of the East European Platform. Lethaia, 21, 29–38.
  6. Legg, David A., et al. "Cambrian bivalved arthropod reveals origin of arthrodization."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Biological Sciences 279.1748 (2012): 4699-4704.

외부 링크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