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이즌 필(Poison pill), 독약 조항 또는 주주권리계획(shareholder rights plan)은 일종의 경영권 방어수단으로서 적대적 M&A공격을 받는 기업이 경영권이전과 같은 일정한 조건이 성취되었을 때 발행사의 보통주 1주에 대해 헐값에 한 개 또는 다수의 주식을 매입하거나 또는 다수의 주식으로 전환될 수 있는 권리 또는 회사에 비싼 값에 주식을 팔 수 있는 권리를 하나씩 부여하기로 하는 계획을 말한다.[1] 이러한 권리가 매수기업의 입장에서는 매수시도를 좌절시키는 치명적인 독약이 될 수 있어 "독"이라는 말을 사용한 것이다. "적"에게 잡혀 먹히기 전에 독약을 한 알 꿀꺽 삼킴으로써 공격하려는 상대의 의지를 꺾어버리는 전략이다. 물론 평상시에는 이런 장치들이 작동하지 않지만, 적대적 M&A가 진행되면 작동하도록 해 놓는 것이다.[2] :190~191 그런데 이러한 포이즌 필은 나중에는 주식 혹은 사채를 발행함에 있어 특정 계기가 있으면 고율 배당을 하게 하거나 강제적 상환을 하게 하는 등의 조건을 발행할 수 있게 정관에 근거 조항을 마련하는 것으로 확장되었다.[3] :295 포이즌 필 제도를 시행하면 경영자는 지분을 보다 수월하게 확보할 수 있고, 적대적 M&A를 노리는 기업들은 매수자금에서 큰 부담을 갖게 되어[2] :190~191적대적 M&A공격으로부터 우위에서 경영권을 지킬 수 있다. 미국에서는 포이즌 필의 종류로서 Preferred stock plan, Flipover rights plan, Ownership flip-in plan, Back-end rights plan,Voting plan 5가지 정도가 있다. 미국의 대기업들이 가장 널리 사용하는 경영권 방어장치이다. 포이즌 필은 경영진의 사적 이익 추구를 위한 경영권 방어장치가 아니며 주주 전체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활용되어야 하는 도구라는 원칙과 그러나 실제로는 경영진의 사적 이익 추구를 위해 남용될 수 있는 도구라는 시각이 대립한다.[4] :113 적대적 인수합병을 방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는 하지만 현재의 경영진에게 과도한 혜택을 부여하므로 정상적인 인수합병을 저해하는 부작용도 있다.

포이즌 필은 용어가 주는 인상과는 달리 한 건의 계약서이다. 경영권 방어의 필요를 가지고 있는 회사와 신주 발행 등에 필요한 업무를 대리하는 대행회사 간에 체결되는 문서이다.[4] :584 미국의 판례법은 포이즌 필을 원칙적으로 유효하다고 본다.그러나 포이즌 필은 도입되지 않은 대한민국에서는 물론이나, 미국에서조차도 그 난공불락의 이미지로 인해 많은 경영자들이 원칙적으로 위법한 것으로 잘못 알고 있다.[4] :584 이 전략은 단기적으로는 M&A를 방어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독약"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2] :190~191

각국의 사례 편집

현재 미국, 일본, 프랑스에서 도입중이다. 2005년에 포이즌 필을 도입한 일본에서는 분쟁을 통해 판례까지 등장하고 있다.[4] :113 대한민국의 경우, 기업들이 포이즌 필, 차등의결권주식 등을 포함한 새로운 경영권 방어 장치의 도입을 계속 요구하였고[4] :30 대한민국의 학계에서도 이미 많은 논의가 진행되어 왔다.[4] :113[5] 코스닥 등록 창투사인 옵셔널벤처스코리아는 2001년 7월 대표이사가 임기 중 타의에 의하여 강제퇴임할 경우 50억원의 위로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포이즌 필 조항을 채택하하여 첨단 M&A 방어기법이냐, 건전한 M&A를 막는 독소조항이냐라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옵셔널벤처스코리아의 2대 주주인 광주은행이 소액주주들에게 의결권위임을 받아 임원퇴직금지급규정 변경안을 저지하려고 하였으나 실패하였다.[6] 현재 법무부가 준비 중인 상법 개정안은 신주인수선택권이라는 명칭으로 포이즌 필을 도입하려고 한다. 이에 의하면 회사는 정관으로 주주에게 그가 가진 주식의 종류 및 수에 따라 미리 정한 가액으로 일정한 기간 내에 회사에 대하여 신주의 발행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할 수 있으며 이 권리가 신주인수선택권이다.[4] :114

각주 편집

  1. 염후권 (2007). 《손에 잡히는 최신 금융증권용어》. 중앙경제평론사. 232쪽. ISBN 978-89-6054-024-8. 
  2. 정재학 (2008). 《경제상식퀴즈》. 길벗. ISBN 978-89-7560-761-5. 
  3. 윤종훈 외. 《M&A 전략과 실전 사례》. 매일경제신문사. ISBN 89-7442-331-6. 
  4. 김화진 (2009). 《기업지배구조와 기업금융》. 서울: 박영사. ISBN 978-89-7189-066-0. 
  5. 김화진, 송옥렬, 기업인수합병(2007), 345~364 참조.
  6. 윤종훈 외 (2005). 《M&A 전략과 실전사례》. 매일경제신문사. 61쪽. ISBN 89-7442-3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