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형 성격설

ABO식 혈액형에 따라 사람의 성격이 얘기하는 속설

혈액형 성격설(血液型性格說, 영어: blood type personality theory)은 ABO식 혈액형에 따라 사람의 성격이 영향을 받는다는 속설이자 사이비과학이다.[2] 이 속설은 20세기 초 유럽에서 시작되어 한국일본 등에 전파되었다. 그러나 혈액형 성격설은 과학적 근거가 없는 일종의 유사과학이며, 혈액형을 기준으로 사람의 성격을 미리 재단하는 것은 일종의 차별에 해당할 수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혈액형 성격설에서 주장하는 혈액형별 성격[1]
A형
장점꼼꼼함, 배려심
단점부끄러움, 집단주의, 고집불통
B형
장점리더쉽, 호기심, 창의력, 똑똑함, 개인적
단점잘난척, 재수없음
O형
장점열정, 노력, 비글
단점오바함, 모방, 바보
AB형
장점머리 좋음, 판단력
단점싹수도 없음, 이기적

유래 편집

20세기 초 카를 란트슈타이너가 오직 수혈을 위해 ABO식 혈액형을 발견하였는데, 독일의 내과의사 둥게른과 폴란드의 생물학자 힐슈펠트는 이를 우생학적으로 적용하여 피의 형질에 따라 인간의 기질이 결정된다(주로 백인이 많은 A형의 우수성과 유색 인종이 많은 B형의 열등성)는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1927년 후루카와 다케지가 이 이론을 일본 제국에 전하며 관심을 불러모았는데, 그는 다른 연구에서 당시 폭동을 일으킨 대만 원주민에 O형이 많은 것을 들어 아이누인과 비교하며 인종개량론을 정당화하였다.

이후 이러한 이야기는 거의 잊혀져 있다가 1970년대에 방송 프로듀서인 노미 마사히코가 쓴 혈액형 성격설에 관한 책이 인기를 끌며 새로운 혈액형 성격론이 떠올랐다. 이는 여론에 큰 파장을 일으켜 인기를 얻는 한편 수많은 비판도 받기 시작했다. 이후 혈액형 성격설은 대한민국을 비롯한 여러 아시아 국가에도 전파되어 인기를 끌었다.

문화적 영향 편집

대한민국 편집

대략 2004년을 기점으로 한국에서도 혈액형 성격설이 유행하였다. 경향신문[3], 세계일보[4]한국에서 부는 혈액형 열풍을 보도하였다. 2004년 메디TV의 설문 조사 결과 한국인의 75%가 혈액형과 성격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응답했다는 결과가 나왔다.[5] 2006년 10월 24일 옥주현은 자신이 혈액형을 중요하게 본다며 "A형 남자가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6]

2004년 B형인 두 남녀의 사랑을 다룬 김현정의 노래 'B형 남자'는 B형을 매도한다는 비판에 직면했고[7] 10월 27일 MBC 실험쇼 진짜? 진짜!도 B형을 부정적으로 묘사하여 항의를 받았다. 반면 같은 해 B형 남자를 옹호하는 영화 B형 남자친구가 방영되었고, B형인 강동원도 B형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8] 이런 B형 열풍은 로이터[9], 아에라[10]에 소개되며 비판을 받기도 했다.

2004년 농협 한밭사업단은 O형과 B형만 채용한다는 구인광고로 물의를 빚었다.[11] 2007년 2월 강남교육청은 혈액형별로 공부법이 다르다는 책자를 배부해서 논란이 일었다.[12]

음악계에도 혈액형 성격설은 영향을 끼쳤다. 2004년 5월 심현보는 앨범 'Blood Type-A'를 발매했고[13], 2005년 싸이는 앨범 '18번'에 '인생극장-A형, B형'이라는 곡을 수록하였다.[14] 2009년 피디토미의 앨범 '혈액형 러브스토리'는 혈액형을 소재로 했다.[15] 2010년 1월 유키스MBC every1에서 방영하는 '유키스의 뱀파이어'에 출연하였다. '유키스의 뱀파이어'의 컨셉은 "일상생활 속에서 혈액형별로 뚜렷한 성격 차이를 보여주는 심리 버라이어티"다.[16] 2010년 4월 발매한 F(x)의 앨범 NU ABO에 'ABO'는 혈액형을 상징한다.[17] 2011년 데뷔한 아이돌 B1A4의 이름은 멤버들의 혈액형에서 따온 것이다.[18] 2012년 데뷔한 트루로맨스는 '트루로맨스 ABO'라는 프로그램에서 멤버마다 다른 혈액형을 컨셉으로 런칭했다.[19] 2013년 록밴드 시베리안 허스키의 앨범 오드 아이즈(Odd Eyes)중 한 곡은 혈액형이 다른 두 남녀의 사랑을 다룬 'O형 여자, B형 남자'다.[20]

OCN은 2010년 11월 혈액형 성격설에 기반을 둔 16부작 드라마 썸데이를 방영하였다.[21] 2011년 5월 20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는 혈액형을 주제로 한 연극 '내 남자의 혈액형'을 10일간 공연했다.[22] 개그계에서는 2006년 B.O.A[23], 2011년 혈액형 브라더스[24]라는 혈액형을 소재로 한 코너가 편성되었다. 혈액형에 관한 간단한 고찰은 혈액형 성격설을 최초로 다룬 웹툰이다.[25]

비판 편집

2006년 8월 20일 SBS에서는 혈액형 성격설 열풍을 비판적으로 다룬 'SBS 스페셜: 혈액형의 진실'을 방영했다. 연출 PD 오기현은 "인종, 외모, 성별에 이어 혈액형이라는 또 하나의 유사과학이 우리 사회의 편견을 조장하고 있다"며 "과학의 시대에 비과학적인 사고가 확산될 경우 입게 될 불이익과 후유증을 심각히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26] 2008년 대한혈액학회는 혈액형 성격설을 믿는 곳은 "한국과 일본뿐"이라며 혈액형 성격설을 부정했다.[2] 한규섭 교수는 혈액형이 성격과 관련이 있다는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고 언급했다.[27] 물리학 교수 김범준은 "과학이 발전하면서 다양한 생물학적 결정론이 부단히 부정돼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면서 "혈액형에 따라 사람을 구별하는 것은 구별이 아니라 차별"이라고 비판했다.[28] 2020년 이후에는 AI를 활용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29][30] 모두 정답률은 우연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2022년에는 과학저널 『네이처』에 ABO형 혈액형과 장내세균에 관한 논문이 3편 발표되었다.[31][32][33] 질병, 정신과 인과 관계가 있는 세균의 존재량 차이가 나타났다.

각주 편집

  1. “[혈액형의 재발견]대한민국에 '피바람'이 분다”. 주간경향. 2004년 9월 13일. 
  2. “혈액형이 성격 결정? ‘새빨간 거짓말’”. 한겨레. 2008년 5월 26일. 
  3. “[대중문화]혈액형 신드롬”. 경향신문. 2004년 11월 1일. 
  4. "저는 A형이라 본래 소심해서 발표는 별로…””. 세계일보. 2006년 4월 13일. 
  5. “한국인 75%“혈액형과 성격은 밀접””. 헤럴드경제. 2004년 12월 18일. 
  6. “옥주현 "남친은 동갑·A형" 자랑 또 자랑”. 한국일보. 2006년 10월 25일. 2013년 12월 11일에 원본 문서에서 보존된 문서. 
  7. “김현정, "미안해요 B형 남자들" 홈피에 사과문”. 헤럴드경제. 2004년 10월 28일. 
  8. “이동건, 'B형 남자친구'로 영화 데뷔”. 연합뉴스. 2004년 9월 9일. 
  9. “로이터, "한국의 'B형 기피' 근원은 일본작가" 비아냥”. 프레시안. 2005년 4월 16일. 
  10. “‘혈액형 성격학’ 결국 일본베끼기였나?”. 한겨레. 2005년 2월 16일. 
  11. "혈액형 O형과 B형만 채용합니다~~". 조선일보. 2004년 11월 22일. 2013년 9월 23일에 원본 문서에서 보존된 문서. 
  12. “강남교육청의 황당한 공부법 소동”. MBC. 2007년 2월 21일. 
  13. “히트곡 제조기서 솔로 `변신` "본업이 노래였죠". 문화일보. 2004년 5월 25일. 
  14. “싸이, 'A형 듣고 막힌 가슴 B형으로 해소한다'. 마이데일리. 2005년 8월 6일. 
  15. “피디토미 "이제 노래도 혈액형에 맞게 들으세요". 아시아경제. 2009년 3월 17일. 
  16. “이수근·데니안이 소원을 들어드립니다”. 경향신문. 2010년 1월 12일. 
  17. “에프엑스, 미니앨범 타이틀곡 ‘NU ABO’ 뜻은…”. 쿠키뉴스. 2010년 4월 30일. 2016년 2월 3일에 원본 문서에서 보존된 문서. 
  18. “B1A4 “어깨 너머로 조금씩 작곡 배웠는데 이젠 자신감 붙어 다양한 실험도 해””. 문화일보. 2013년 5월 23일. 
  19. “MBC뮤직, '트루로맨스'와 함께하는 혈액형 탐구 프로그램 '트루로맨스 ABO' 론칭”. 스포츠월드. 2012년 10월 10일. [깨진 링크(과거 내용 찾기)]
  20. “시베리안허스키, 3집 발매기념 미니콘서트 개최!”. 아시아뉴스통신. 2013년 5월 20일. 2016년 2월 1일에 원본 문서에서 보존된 문서. 
  21. “혈액형으로 본`사랑 방정식`”. 헤럴드경제. 2010년 4월 6일. 2013년 12월 12일에 원본 문서에서 보존된 문서. 
  22. “연극 '내 남자의 혈액형' 오늘 공연”. 시민일보. 2011년 5월 19일. [깨진 링크(과거 내용 찾기)]
  23. “유세윤“A형 비하 아니야". 헤럴드경제. 2006년 3월 9일. 
  24. '개콘' 태진아 깜짝 출연, 트로트버전 '까만 안경' 열창”. 파이낸셜뉴스. 2011년 8월 28일. 
  25. “혈액형에 관한 간단한 고찰. 2”. 독서신문. 2011년 5월 4일. 2013년 12월 13일에 원본 문서에서 보존된 문서. 
  26. “혈액형은 성격과 아무 상관 없다…20일 SBS 스페셜 ‘혈액형의 진실’”. 쿠키뉴스. 2006년 8월 18일. 
  27. “[Healthy Life] (40) 혈액형 편견과 진실”. 서울신문. 2009년 7월 24일. 
  28. “혈액형에 확 끌려서 사랑에 빠진다고?”. 주간동아. 2013년 2월 18일. 2013년 12월 12일에 원본 문서에서 보존된 문서. 
  29. Akbar, A. T.; Husaini, R.; Akbar, B. M.; Saifullah, S. (2020), 《A proposed method for handling an imbalance data in classification of blood type based on Myers-Briggs type indicator》, 2021년 7월 24일에 확인함 
  30. Masayuki Kanazawa (2023), 《Pilot Analysis of Genetic Effects on Personality Test Scores with AI: ABO Blood Type in Japan. Bio Med. 15:527.》, 2023년 3월 11일에 확인함 
  31. Yang H; 외. (2022), 《ABO genotype alters the gut microbiota by regulating GalNAc levels in pigs》 
  32. Qin Y; 외. (2022), 《Combined effects of host genetics and diet on human gut microbiota and incident disease in a single population cohort》 
  33. Lopera-Maya EA; 외. (2022), 《Effect of host genetics on the gut microbiome in 7,738 participants of the Dutch Microbiome Project》 

참고 자료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