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쥐가오리

대왕쥐가오리 또는 만타가오리(Mobula birostris)는 쥐가오리과에 속하는 연골어류의 일종으로, 현존하는 가오리류 중에서 제일 큰 종이다. 학명은 모불라 비로스트리스(Mobula birostris)이며 구 학명은 만타 비로스트리스(Manta birostris)이다.[1] 근연종으로는 암초대왕쥐가오리(M. alfredi)가 존재한다.

대왕쥐가오리

생물 분류ℹ️
계: 동물계
문: 척삭동물문
아문: 척추동물아문
강: 연골어강
아강: 판새아강
상목: 가오리상목
목: 매가오리목
과: 쥐가오리과
속: 쥐가오리속
종: 대왕쥐가오리
학명
Mobula birostris
(Walbaum, 1792)
대왕쥐가오리의 분포

보전상태


취약(VU): 절멸가능성 높음
평가기관: IUCN 적색 목록 3.1[출처 필요]

이름 편집

대한민국에서는 이전에 보고되었던 쥐가오리보다 더 크다는 의미에서 "대왕쥐가오리"라는 명칭이 붙었다.[2] 영어 명칭은 "자이언트 만타(Giant manta)" 또는 "자이언트 오시애닉 만타 레이(Giant oceanic manta ray)"이며, 여기서 "만타(Manta)"란 단어는 스페인어로 모포 양탄자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는 대왕쥐가오리의 신체에 양탄자 같이 넓은 가슴지느러미가 달려 있어서 붙여진 것이다.[3][4] 이 외에도 전체적인 실루엣이 악마를 닮았다 하여 "데블피시(Devilfish)"라고 부르기도 한다.[3]

분류 편집

대왕쥐가오리는 1792년, Walbaum에 의해 가오리속(Raja)으로 분류되어 라야 비로스트리스(Raja birostris)라는 학명으로 보고하였다. 이후 동물 분류가 개편되면서 가오리속에서 따로 분리되었고, 2017년 이전에는 대왕쥐가오리속(Manta)으로 분류되어 만타 비로스트리스(Manta birostris)라는 학명을 지니게 된다. 그러나 2017년 6월 24일, 윌리엄 화이트(William T. White) 및 동료 연구진들이 공동으로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분자생물학 연구 결과 대왕쥐가오리속은 기존의 쥐가오리속(Mobula)과 유전학적으로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별개의 속으로 분류될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대왕쥐가오리는 일반 쥐가오리속으로 분류되어 학명이 모불라 비로스트리스(Mobula birostris)로 변경되었다.[1]

외관 편집

 
측면에서 바라본 대왕쥐가오리.

대왕쥐가오리는 가오리류 중에서도 가장 거대한 종이다. 평균 날개 너비는 3~4.5미터, 평균 몸무게는 약 1톤 정도 나가며, 최대 크기의 개체는 날개 너비가 7미터, 몸무게가 2톤 씩 나간다.[5] 입은 뻥 뚫려 있는 형태로, 매우 작은 이빨이 달려 있다. 입의 양쪽 끝에는 기다란 머리지느러미가 달려 있는데 대왕쥐가오리는 이것을 이용해서 먹이를 입 주위로 모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6] 가슴지느러미는 날개와 비슷하게 생겼으며 이 지느러미를 이용하여 날개를 퍼덕이는 듯이 헤엄을 칠 수 있다. 기다란 꼬리에는 독가시가 없다.[7]

무늬 편집

 
흰색 무늬가 있는 대왕쥐가오리.

대왕쥐가오리의 등 부분은 검은색(어두운 갈색, 또는 어두운 푸른색으로도 표현된다.) 바탕무늬와 작은 크기의 흰색 무늬를 띠고 있다. 일반적으로 머리 부분에는 데칼코마니 형식으로 된 한 쌍의 "후크" 형태의 흰색 무늬가 있고, 가슴지느러미 양쪽 끝에도 흰색 무늬가 존재한다. 배 부분은 거의 완전한 흰색을 띠고 있으며 연한 검은색 무늬가 존재하는 개체도 존재한다. 대왕쥐가오리의 무늬는 개체마다 약간의 차이가 발견되는데, 이러한 차이는 개체 식별의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 종종 등 부분에 흰 무늬가 없어 완전한 검은색을 띠고 있는 개체가 관찰되기도 하는데 이러한 개체 대부분은 배 부분에도 흰색 무늬보다 검은색 무늬가 더 많이 분포해 있다.[8]

분포 및 생태 편집

대왕쥐가오리는 북반구남반구의 열대 지역과 온대 지역에 걸쳐 널리 분포해 있다. 남부 캘리포니아뉴저지주부터 뉴질랜드까지 다양한 지역에서 모습을 드러낸다.[9] 대한민국에서는 제주특별자치도추자군도에서 발견된 것이 처음이다.[2] 한 지역에 계속 머물지 않고 먹이를 찾기 위해 먼 거리를 이동하는 원양 어류이다.[10] 보통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바다에서 서식하며 햇빛이 잘 드는 수면 가까이에서 활동을 한다. 이빨이 작은 대신 커다란 입과 먹이를 걸러낼 수 있는 아가미를 이용하여 플랑크톤과 같은 미세 생물을 걸러서 먹는다.[10] 직선 유영을 하면서 먹이를 섭취하고, 수중제비를 돌면서 먹이를 섭취하기도 한다.[11] 대왕쥐가오리처럼 미세 생물을 걸러 먹고 사는 고래상어와 함께 출몰하기도 한다.[12]

 
"청소 구역"에 있는 대왕쥐가오리.

대왕쥐가오리는 자신의 몸에 붙어 있는 기생충을 떼어내기 위해 산호초 가까이에 접근하여 그곳에 사는 물고기들에게 청소를 맡기기도 하는데, 기생충 제거는 주로 만조일 때 진행된다.[13] 기생충 제거 작업에 참여하는 물고기는 대부분 청소놀래기속에 속하는 종들이다.[13] 빨판상어는 대왕쥐가오리가 산호초를 떠나도 함께 붙어 다닌다.

대왕쥐가오리는 지능이 매우 높은 어류이며 미러 테스트(Mirror test)를 제일 처음으로 통과한 어류이기도 하다. 사우스 플로리다 대학교에서 대왕쥐가오리를 대상으로 미러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대왕쥐가오리는 자신을 의식하는 듯이 거울 주위를 맴돌며 지느러미를 반복적으로 움직였다. 또한 실험 개체는 거울을 향해 공기방울을 날리기도 했다.[14]

번식 편집

대왕쥐가오리는 봄과 가을이 되면 때때로 수면을 박차고 높게 뛰어오르기도 한다. 이러한 행동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 제대로 밝혀진 것이 없으며, 번식 행동과 관련된 행동이라는 추측이 지배적이다.[15]

짝짓기 행동에 대해서는 1999년, 일본오가사와라 제도의 대왕쥐가오리를 관찰하여 기록한 논문에서 자세히 소개되고 있다. 우선 수컷이 암컷의 뒤꽁무니를 뒤쫓으며 암컷을 공격하는 듯이 행동하여 짝짓기를 종용한다. 짝짓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수컷이 암컷의 가슴지느러미를 문 상태에서 서로의 배를 맞댄다. 그리고 나서 수컷은 자신의 교미기를 암컷의 총배설강과 접합하여 짝짓기를 시작한다. 짝짓기를 끝마치면 암수가 서로 떨어져 나가며 헤어지게 된다.[16][17]

대왕쥐가오리는 난태생으로 번식한다. 어미의 뱃 속에서 부화한 새끼는 처음에 노른자로 영양 섭취를 하며 노른자가 전부 소모되면 어미의 자궁에서 흘러 나오는 영양성 점액질을 섭취한다.[18] 새끼는 어미의 신체와 연결되는 탯줄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산소 공급을 전적으로 구강 호흡에 의존해야만 한다.[19] 어미의 임신 기간은 12~13개월이며, 한 마리 또는 두 마리의 적은 숫자의 새끼를 출산한다. 갓 태어난 새끼는 날개 너비가 1.4미터, 몸무게는 9킬로그램 정도 나가며 전체적인 형태는 성체와 거의 닮아 있다. 출산은 주로 해안가에서 진행되며 새끼는 어느정도 성장할 때까지 얕은 바다에서 몇 년 동안을 지내게 된다.[6][18]

사람과의 관계 편집

다이버와 만난 대왕쥐가오리.

사람에게 해를 입히지 않는 가오리이기 때문에 다이버가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이러한 행동 덕분에 다이버들이 자주 찾는 어종이기도 하다.

추라우미 수족관가이유칸과 같이 대형 수조가 설비되어 있는 수족관에서 대왕쥐가오리를 사육하기도 한다. 추라우미 수족관의 경우 사육 개체가 번식에 성공하여 새끼가 여러 번 태어난 기록이 있다.[20]

온순한 성격과 거대한 덩치 때문에 밀렵의 대상이 되기 쉽다. 필리핀이나 멕시코와 같은 여러 아열대 지방 국가에서 대왕쥐가오리의 지느러미와 피부, 아가미 등을 얻기 위해 어부들에 의해 잡히고 있는 추세다. 특히 중국에서는 아가미가 약재로 가공되어 판매되고 있다.[9]

2011년, 세계자연보전연맹은 대왕쥐가오리의 개체수가 상당히 감소하고 있음을 경고하였다. 밀렵이 상당히 많이 일어나고 있지만 대왕쥐가오리의 낮은 번식력이 개체수 조절을 담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IUCN 적색 목록에서 대왕쥐가오리는 취약(VU) 등급으로 분류되고 있다.[9]

참고 문헌 편집

  1. William T. White, Shannon Corrigan, Lei Yang, Aaron C. Henderson, Adam L. Bazinet, David L. Swofford, Gavin J. P. Naylor (2017년 6월 24일). “Phylogeny of the manta and devilrays (Chondrichthyes: mobulidae), with an updated taxonomic arrangement for the family”. 《Zoological Journal of the Linnaean Society》. 
  2. 이태원 (2003년 11월 25일). 《현산어보를 찾아서 5》. 청어람미디어. 
  3. “Common names of Manta birostris”. 《피시베이스. 2017년 8월 9일에 확인함. 
  4. “Manta”. 《Collins English Dictionary – Complete & Unabridged (열한 번째 개정판)》. HarperCollins Publishers. 2017년 8월 9일에 확인함. 
  5. “Mantas at a Glance”. 《Manta Trust》. 2013년 1월 3일에 원본 문서에서 보존된 문서. 2017년 8월 9일에 확인함. 
  6. Passarelli, Nancy; Piercy, Andrew. “Biological profiles: Manta birostris”. 《Florida Museum of Natural History》. 2017년 8월 9일에 확인함. 
  7. Stevens, Guy (2011년). “Field guide to the identification of Mobulid rays (Mobulidae)” (PDF). 《Manta Trust》. 2016년 10월 20일에 원본 문서 (PDF)에서 보존된 문서. 2017년 8월 9일에 확인함. 
  8. “Spot the Difference: Patterning & Morphs”. 《Manta Trust》. 2017년 8월 11일에 원본 문서에서 보존된 문서. 2017년 8월 9일에 확인함. 
  9. Marshall, A., Bennett, M.B., Kodja, G., Hinojosa-Alvarez, S., Galvan-Magana, F., Harding, M., Stevens, G. & Kashiwagi, T. (2011년). Manta birostris. 《IUCN 적색목록》. 
  10. Luiz Jr, O. J.; Balboni, A. P.; Kodja, G.; Andrade, M.; Marum, H. (2009년). “Seasonal occurrences of Manta birostris (Chondrichthyes: Mobulidae) in southeastern Brazil”. 《Ichthyological Research》. 
  11. “Feeding Frenzy: Manta Rays in the Maldives (동영상)”. 《내셔널 지오그래픽 협회 유튜브 공식 계정》. 2009년 7월 6일. 2017년 8월 9일에 확인함. 
  12. Melissa Cronin (2014년 10월 28일). “Drone Captures Aerial Footage Of Whale Shark And Manta Ray Feeding Frenzy”. 《The Dodo》. 2017년 8월 9일에 확인함. 
  13. Jaine, Fabrice R. A.; Couturier, Lydie I. E.; Weeks, Scarla J.; Townsend, Kathy A.; Bennett, Michael B.; Fiora, Kym; Richardson, Anthony J. (2012년). “When giants turn up: sighting trends, environmental influences and habitat use of the manta ray Manta alfredi at a coral reef”. 《PLoS ONE》. 
  14. Agata Blaszczak-Boxe (2016년 3월 21일). “Manta rays are first fish to recognise themselves in a mirror”. 《New Scientist》. 2017년 8월 9일에 확인함. 
  15. Homma, K., T. Maruyama, T. Itoh, H. Ishihara, S. Uchida (1999년). “Biology of the manta ray Manta birostris Walbaum, in the Indo-Pacific”. 《Société française d'ichtyologie》. 
  16. Homma, K., T. Maruyama, T. Itoh, H. Ishihara, S. Uchida (1999년). “Observations of mating behavior of the manta ray, Manta birostris, at the Ogasawara Islands, Japan”. 《Ichthyological Research》. 
  17. Manta birostris. 《피시베이스》 (영어). 2017년 8월 9일에 확인함. 
  18. Marshall, A. D.; Bennett, M. B. (2010년). “Reproductive ecology of the reef manta ray Manta alfredi in southern Mozambique”. 《Journal of Fish Biology》. 
  19. Tomita, T.; Toda, M.; Ueda, K.; Uchida, S.; Nakaya, K. (2012년). “Live-bearing manta ray: how the embryo acquires oxygen without placenta and umbilical cord”. 《Biology Letters》. 
  20. “Behind the scenes with the Churaumi Aquarium Mantas”. 《Manta Trust》. 2014년 4월 23일. 2017년 3월 17일에 원본 문서에서 보존된 문서. 2017년 8월 9일에 확인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