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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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숭(고대 노르드어: Vǫlsungr)은 노르드 신화의 등장인물이다. 레리르의 아들이며, 운수가 사납기로 유명한 볼숭 일족(고대 노르드어: Vǫlsungar 볼숭가)의 시조이다. 기트족의 왕인 사위 시게이르에게 살해당했으며, 그의 아들 시그문드와 딸 시그뉘가 그 원수를 갚는다. 노르드 사가의 대표적인 영웅들인 헬기 훈딩스베인시구르드는 시그문드의 자식이며, 볼숭의 손자에 해당한다.

볼숭 대계란 볼숭에서부터 시구르드에 이르는 볼숭 일족의 내력을 다루고 있는 장대한 이야기다. 볼숭 대계가 기록된 가장 이른 시기의 문헌은 중세 아이슬란드어 필사본이며, 이후 스칸디나비아 민속과 결합해 확장되었다(예컨대 상술한 헬기의 경우 본래 울핑족의 영웅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볼숭 대계는 《고 에다》 및 《뵐숭 그 일족의 사가》에 그 내용이 보존되어 있다. 중세 고지독일어 서사시인 《니벨룽의 노래》 역시 볼숭 일족을 둘러싼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몇 가지 차이점을 제외하면 전체적인 흐름은 볼숭 대계와 유사하다. 또한 고대 영어 서사시 《베오울프》에도 볼숭 일족이 "웰스"(Wæls)라고 언급된다.

상세 편집

볼숭은 오딘의 증손자이다. 볼숭의 부모는 후날란드의 왕과 왕비였는데, 여신 프리그흘료드를 시켜 생식의 사과를 전해주기 전까지 아이를 갖지 못했다. 볼숭의 아버지 레리르는 사과를 받은 직후 죽었고, 그의 아내는 이후 6년 동안 임신을 유지했다. 왕비는 제왕절개를 통해 아이를 꺼내라고 명했는데, 이 당시 제왕절개 수술을 하면 산모의 목숨은 포기해야 했다. 볼숭은 튼튼한 아이였고 어머니가 죽기 전에 어머니에게 키스를 했다.

그는 즉시 후날란드의 왕이 되었고, 어른이 되어서 사과를 전해주었던 흘료드와 결혼했다. 둘은 열 명의 아들과 한 명의 딸을 낳았는데, 그 중 장남 시그문드와 외동딸 시그뉘는 쌍둥이 남매였다. 시그문드는 아들들 중에서 가장 용감하고 아름다웠다.

볼숭의 궁전 중앙에는 바른스톡크라는 커다란 참나무가 서 있었다. 기트족의 왕 시게이르가 시그뉘에게 청혼하기 위해 찾아왔고, 볼숭과 아들들은 모두 허락하였다. 그러나 시그뉘는 내키지 않아했다. 궁전에서 성대한 결혼식이 열리는 와중에 갑자기 정체불명의 낯선 이가 나타났다. 눈이 하나밖에 없고 키가 껑충하니 큰 그 노인은 다름 아닌 오딘이었다. 그는 바른스톡크에 다가가더니 검을 뽑아 나무줄기에 깊이 박아넣었다. 오딘은 이 검을 뽑는 자가 검의 주인이 되리라고 모두에게 선언한 뒤 홀연 사라졌다.

결혼식에 와 있던 사람들이 한 명씩 모두들 검을 잡아당겼으나 모두 실패했고, 시그문드가 별 힘도 들이지 않고 뽑아내는 데 성공했다. 이제 시그문드의 매제가 된 시게이르는 세 번에 걸쳐 시그문드에게 금을 줄 테니 검을 자신에게 달라고 했으나, 시그문드는 매몰차게 거절했다. 이에 시게이르는 분노했고, 언젠가 그 검은 자신의 것이 될 것이고 볼숭 일족에게 복수할 것이라고 맹세했다. 그는 다음날 아침 피로연을 빨리 마치고 시그뉘와 함께 기트로 돌아가 버렸다. 그는 떠나면서 볼숭 일족에게 겨울이 지나가면 자신이 연회를 대접하겠다고 초대하고 갔다.

3개월 뒤 볼숭과 그의 아들들은 시게이르의 땅으로 배를 타고 갔다. 그런데 그들을 맞은 시그뉘는 시게이르가 그들을 죽이려 한다는 것을 알렸다. 시그뉘가 제발 돌아가라고 간청했으나 볼숭 부자들은 돌아가지 않았다. 곧 시게이르의 군사들이 그들을 공격했고, 볼숭 왕은 죽었으며 그의 열 아들들은 포로로 잡혔다.

볼숭 일족의 가계 편집

범례:   볼숭 일족 /   니플룽 일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