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착오

진부한 전시대적인 사상이나 언동을 냉소적으로 가리킬 때 쓰는 말

시대착오(時代錯誤, anachronism 아나크로니즘[*])란 사람, 사건, 사물, 언어, 실천 등 역사적 요소들을 묘사하는 한 장면에서 그 요소들의 역사성이 일관되지 않고 서로 다른 시대의 요소들이 혼재하고 있는 것을 말한다. 대개 고증에 맞지 않는 물건이 전형적인 시대착오의 사례이지만, 그 밖에도 언어생활, 기술 수준, 철학적 사상, 음악 스타일, 자재, 동식물, 관습, 기타 특정한 시대를 특징지을 수 있는 모든 요소가 시대착오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공룡과 원시인이 나란히 살고 있는 영화들이 많이 나와 있지만, 실제로는 공룡과 원시인이 살던 시대는 수백만 년이나 차이가 있다.

누미디아 왕 유구르타를 중세 프랑스 왕처럼 그린 중세 채식필사본.

시대착오는 의도적인 것일 수도 있고, 의도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의도적인 시대착오는 현대인 독자-관객-청중이 역사적 시대에 더 쉽게 몰입하도록 돕기 위해 예술작품에 도입된다. 시대에 따라 언어가 끊임없이 변해 왔지만, 역사소설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현대어로 말하는 것이 그 예다. 또한 희극적 효과나 충격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 의도하지 않은 시대착오는 작가가 역사에 대해 무지할 때 발생할 수 있으며, 흔히 고증오류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