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드룬 규카도티르(고대 노르드어: Guðrún Gjúkadóttir→규키의 딸 구드룬)는 게르만 신화에 등장하는 중요 인물이다. 특히 시그문드 왕의 아들 용자 시구르드와 관련된 이야기의 중심인물로 등장한다. 노르드의 에다 및 사가 문학에서는 "구드룬"이라 하고, 대륙 게르만의 《니벨룽의 노래》에서는 크림힐트(독일어: Kriemhild)라 한다. 리하르트 바그너의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에는 구트룬(독일어: Gutrune)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하겐에게 군터의 머리를 보여주는 크림힐트. 1807년 그림.

구드룬은 부르군트족의 규키 왕과 그림힐드 왕비 사이에서 태어난 딸이다. 규키 왕의 후계자인 군나르는 구드룬의 형제이다. 구드룬은 영웅 시구르드에게 반했으나 시구르드는 발키리 브륀힐드를 사랑했기에 구드룬을 거들떠보지 않았다. 시구르드는 브륀힐드에게 사랑의 증표로 안드바리나우트를 준 바 있었다. 구드룬의 형제 군나르는 브륀힐드를 사랑했으나, 자신과 싸워 이기는 사내만을 받아들이겠다고 맹세한 브륀힐드는 시구르드를 사랑했다.

또다른 판본의 신화에서는, 브륀힐드는 오딘의 벌을 받아 불의 고리 속에 갇혀 있는데 시구르드가 그 불길 속을 뚫고 브륀힐드를 구해내고 그녀와 결혼을 약속했으나, 안드바리나우트의 저주를 받게 된다. 그 뒤 시구르드는 군나르와 몸을 바꿔 다시 한번 불을 헤치고 들어가 군나르의 몸으로 브륀힐드를 이긴다. 이때 시구르드는 예전에 자기가 브륀힐드에게 줬던 안드바리나우트를 도로 뺏어온다. 결국 브륀힐드는 군나르와 결혼하게 된다. 군나르는 브륀힐드를 대신 이겨주는 대가로 시구르드에게 구드룬을 내준다.

니벨룽겐의 노래》에서는 구드룬과 군나르의 어머니인 그림힐드가 시구르드에게 물약을 먹여 브륀힐드를 잊게 만들었다고 한다.

아무튼 그 뒤 브륀힐드는 자신이 속아서 열등한 군나르와 결혼했음을 알게 되고, 군나르에게 시구르드를 모함해 군나르가 시구르드를 죽이게 만들어 복수한다. 구드룬은 남편의 죽음에 분노하여 자신의 형제인 군나르에게 복수할 것을 다짐한다.

그 뒤 구드룬은 훈족의 왕 아틀리와 재혼하고, 아틀리에 의해 시구르드의 볼숭 일족과 군나르의 니벨룽 일족은 멸족을 당한다. 그 뒤 구드룬은 이번에는 가족들을 죽인 아틀리에게 복수하기 위해 아틀리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인 에르프와 에이틀리를 죽인 뒤 그 고기를 술자리 안주로 올린다.

아틀리가 술에 골아떨어지자 구드룬은 아틀리의 궁궐에 불을 지르고, 아틀리와 그 신하들은 모두 불에 타 죽는다. 구드룬은 바다에 투신자살하려 했으나 죽지 않고 스웨덴으로 떠밀려가 그곳에서 요나크(Jonakr) 왕과 재혼했다. 요나크 왕과의 사이에서 구드룬은 세 명의 아들 함디르, 솔리, 에르프를 낳았다.

시구르드와 구드룬 사이에 스반힐드라는 딸이 있었는데, 그녀는 고트족의 왕 요르문렉크에게 시집갔으나 요르문렉크의 아들과 바람이 났다가 요르문렉크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 구드룬의 세 아들들이 누이의 복수를 하기 위해 고트로 가서 요르문렉크의 팔다리를 잘랐다. 그들은 날붙이에 상처를 입지 않았으나, 웬 애꾸눈 노인이 나타나 요르문렉크의 허스칼들에게 돌로 쳐 죽이라고 충고를 해줌으로써 죽임을 당했다.

오스트리아 지방에는 쿠드룬이라는 신화의 존재가 있는데, 쿠드룬 이야기는 구드룬과는 상당히 다르다.

가계도 편집

범례:   볼숭 일족 /   니플룽 일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