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용권(作用圈, 영어: ergosphere)은 회전하는 블랙홀의 외부에 위치하는 영역으로, 블랙홀로부터 에너지와 질량을 얻는 것이 이론적으로 가능한 공간이다.

커 계량에서는 두 가지 표면의 특이점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내부의 표면은 사건 지평선이고, 외부의 표면은 정지 한계라고 불리는 편구면(oblate spheroid)이다. 작용권은 두 표면 사이에 있다.

역사와 어원 편집

존 휠러가 이름붙였다. 영명 영어: ergosphere 어고스피어[*]는 일·작업을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 ἔργον 에르곤[*]과 공을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 σφαῖρα 스파이라[*]에서 왔다.

특징 편집

작용권은 회전하는 타원체 모양을 하고 있으며, 블랙홀의 자전축에서 사건 지평선과 접한다. 작용권에서의 시공은 블랙홀의 회전 방향으로 당겨진다. 내부의 시공은 정지 우주와 비교하면 광속보다 빠른 속도로 끌려가고 있다. 이 현상은 중력 자성이라 알려져있다. 작용권 안에서 물체는 빛의 속력 이상으로 끌려가기 때문에, 그 물체가 바깥의 우주에 서 보기에 정지한 것처럼 보이기 위해서는 빛의 속력 이상으로 움직여야 하며, 이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작용권 안의 물체는 바깥에서 절대 정지해 보일 수 없다. 또한 작용권에는 음의 에너지가 존재하게 된다.

경계 편집

작용권 바깥쪽의 경계는 정지 한계(영어: stationary limit)라고 불린다. 정지 한계에서는 바깥에서 보기에는 공간이 다만 광속으로 끌려가며, 광속으로 움직이는 물체는 정지해있다. 이 경계의 외부도 블랙홀을 향해 끌려가지만, 광속보다는 느리게 끌려간다.

안쪽의 경계는 사건 지평선이다.

펜로즈 과정 편집

작용권이 사건 지평선보다 밖에 있을 경우, 블랙홀의 중력에서 물체가 빠져나가는 것이 가능하다. 물체는 블랙홀의 회전에 끌려 에너지를 얻을 수 있고, 그 때 벗어날 수 있다. 즉, 블랙홀에서 에너지를 꺼낼 수 있다. 회전하는 블랙홀에서 에너지를 추출하는 과정은 수학자 로저 펜로즈에 의해 1969년에 제창되어 펜로즈 과정(영어: Penrose process)이라고 부른다.

이론적으로 회전하는 블랙홀에서 꺼낼 수 있는 에너지는 블랙홀이 가진 에너지의 29%다. 여기에 상당하는 에너지를 추출했을 때, 블랙홀의 회전은 정지하고 작용권은 사라진다.

이 과정은 감마선 폭발 현상의 에너지원을 설명할 수 있다고 여겨진다. 컴퓨터 모델의 계산에 의해, 펜로즈 과정은 퀘이사활동은하핵에서 관측되는 고에너지 입자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