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세: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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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세''' (張經世, [[1547년]] ~ [[1615년]]) 는 [[조선]]의 [[문신]]이다. 자는 겸선, 호는 사촌, 본관은 [[흥덕 장씨|흥덕]]이다. [[선조]] 때 문과에 급제하여, 부모를 모시기 위해 금구 군수를 자원하여 내려갔다. 그러나 재직중 실정의 책임으로 파면당했다. 일찍이 [[이황]]의 <도산 십이곡>을 모방하여 충군 애국 성심을 읊은 <강호 연군가> 12곡을 지었다.
노년에 남원 서 풍악산에서 은거하면서 지은 유선가 87곡은 도학적이고 신선의 풍류를 표현한 작품이다
한시는
 
▷ 유선가(遊仙歌)
(1)
靑鳥飛來語正長(청조비래어정장) 파랑새가 날아와 길게 재잘대고
玉淸消息報仙郞(옥청소식보선랑) 옥청궁의 소식을 선관이 알려 준다.
鶴笙寥亮瑤空逈(학생료량요공형) 요량한 학 울음 벽공 밖으로 멀어가고
五色雲中駕鳳凰(오색운중가봉황) 오색구름 속에 봉황을 타고 간다.
 
(2)
紫府眞人駕赤龍(자부진인가적룡) 자부에서 진인이 붉은 용을 타고와
峯頭折得白芙蓉(봉두절득백부용) 산봉우리에서 흰 연꽃을 꺾어드니
玉簫聲斷秋天杳(옥소성단추천묘) 옥퉁소 소리 추천에 끊어져 아득하고
飛度崑崙萬丈松(비탁곤륜만장송) 곤륜산의 만길 소나무를 날아 넘어간다.
 
(3)
碧落烟銷夜月明(벽락연소야월명) 푸른 하늘에 연기 사라지고 달 밝은 밤
桂香浮動步虛聲(계향부동보허성) 계수향기 진동하고 허공 밟는 소리.
玉階露氣凉如許(옥계노기양여허) 옥계단의 이슬 기운 이처럼 차거운데
颯颯天風徹骨淸(삽삽천풍철골청) 씽씽 부는 하늘 바람 뼛속까지 맑혀준다.
 
(4)
遇人禮罷坐仙壇(우인예파좌선단) 손님을 맞아 예 마치고 선단에 앉아
爲讀黃庭玉露寒(위독황정옥로한) 황정경을 읽어주니 옥빛 이슬이 차다
風擺桂花天外落(풍파계화천외락) 바람이 계수를 흔들어 하늘에 꽃 지니
餘香飛動惹靑鸞(여향비동야청란) 그 향기에 이끌려 청난새가 날아온다.
 
(5)
輕風吹送上元書(경풍취송상원서) 바람에 편지 날려 상천(上天)에 보냈더니
白玉霞牋字半疎(백옥하전자반소) 백옥경의 노을 답장 글자가 뭉개졌네
千歲想思蒼海遠(천세상사창해원) 천년 뒤를 생각하니 창해처럼 멀고
一天明月碧空虛(일천명월벽공허) 온 누리에 달이 밝아 벽공이 텅 빈 듯.
 
(6)
金鴨香殘半夜烟(금압향잔반야연) 금압에 남은 향연 밤중까지 이어지니
鶴驚松露上秋天(학경송로상추천) 학은 솔밭 이슬에 놀라 하늘로 오른다.
道人念罷玄眞訣(도인염파현진결) 도인은 현진 결을 외우는 일을 마치고
手把黃庭倚樹眠(수파황정의수면) 황졍경 손에 쥔 채 나무를 베고 잠든다.
 
(7)
淸秋騎鶴洞天歸(청추기학동천귀) 가을에 학을 타고 동천에 돌아오니
松桂輕陰蔭石扉(송계경음음석비) 계수와 솔 그늘이 돌 사맆을 가리고
閒倚玉壇吹鐵篴(한의옥단취철적) 한가이 옥단에 기대어 태평소를 부니
碧雲時繞白鸞飛(벽운시요백란비) 푸른 구름이 때때로 백란을 에워 난다.
 
(8)
風飄仙袂入空虛(풍표선몌입공허) 신신이 소매 깃을 날리며 허공에 드니
手裡新詞小篆書(수리신사소전서) 손에는 새말로 쓴 소전서가 들려있네
碧海茫茫空有月(벽해망망공유월) 벽해는 망망한데 하늘엔 달이 떠있고
俯看人世分全疎(부간인세분전소) 진세를 굽어보니 사이가 너무 멀구나.
 
(9)
淨掃仙壇禮碧空(정소선단예벽공) 선단을 깨끗이 쓸어 벽공에 예배하니
玉簫聲裡萬緣空(옥소성리만연공) 옥퉁소 소리에 모든 속연을 잊는다.
曲終飛去不知處(곡종비거부지처) 노래 마치고 날아가니 어딘지 알 수 없고
香霧菲菲空滿空(향무비비공만공) 꽃 안개 자욱한데 공(空)속에 공이가득.
 
 
(10
人間幾度熟黃梁(인간기도숙황량) 사람이 몇 번이나 황량을 익혔던가?
壺裡乾坤日月長(호리건곤일월장) 병속의 천지에는 해와 달이 길다네.
一局碁中送今古(일국기중송금고) 한판의 바둑에 고금이 바뀌고
五雲繚繞桂花香(오운요요계화향) 오색구름 에워싸니 계화가 향기롭다.
(11)
中宵明月玉壇空(중소명월옥단공) 깊은 밤 밝은 달은 옥단을 텅 비우고
淸露凄凄滿袖風(청로처처만수풍) 맑은 이슬 차거워 소매가득 바람인다
千歲蒼松萬歲栢(천세창송만세백) 천세의 푸른 솔이요 만세의 잣나무라
碧桃花映桂花紅(벽도화영계화홍) 벽도화 빛나는 곳에 계수화도 붉구나
(12)
遼海茫茫鶴馭歸(요해망망학어귀) 요해는 망망한데 학을 몰아 돌아오니
滿空香霧濕蘿衣(만공향무습라의) 공중에 가득한 향무가 이끼를 적시네
靑山影裡多秋草(청산영리다추초) 청산의 그늘 속에 가을풀이 무성하고
朝露寒光未日晞(조로한광미일희) 아침 이슬 차거운데 미처 동이 안튼다.
 
(13)
靑鳥翩翩去不廻(청조편편거불회) 파랑새는 훨훨 날아가 아니 돌아오고
桂花疎影襤前來(계화소영남전래) 계수 꽃 성긴 그늘이 난간에 다가온다
劉郞未換神仙骨(유랑미환신선골) 유랑은 신선으로 환골하지 못하여서
海上空成百尺臺(해상공성백척대) 헛되이 백척의 해상 누대를 지었는가
 
(14)
碧桃花下看殘碁(벽도화하간잔기) 벽도화 아래서 남은 바둑을 두니
洞府風烟麗日遲(동부풍연여일지) 선계에 바람 잔잔하고 해는 더디가네
此去塵寰知幾許(차거진환지기허) 여기서 홍진세상이 얼마나 될까?
蓬瀛只隔小潢池(봉영지격소황지) 봉래와 영주 사이도 웅덩이 하나.
 
 
(15)
閶闔朝開夜不關(창합조개야불관) 아침에 천문이 열려 밤도 빗장을 풀고
滿庭疎影桂花寒(만정소영계화한) 온 뜰에 계수꽃 그늘이 성글고 시리다.
雲和一曲風前奏(운화일곡풍전주) 줄 퉁겨 바람 앞에 한 곡조를 화답하니
餘韻還應落世間(여운환응낙세간) 여운이 되울려 꽃이 세상으로 떨어진다.
 
(16)
上界秋風夜色濃(상계추풍야색농) 상계에 가을바람 일어 야색이 짙고
玉階淸露適玲瓏(옥계청로적영롱) 옥 계단 이슬에 젖어 그 빛이 영롱한데
月明殿前羣仙去(월명전전군선거) 달 밝은 궁전 앞은 신선들이 떠나 비고
鶴頂寒光點點紅(학정한광점점홍) 학의 머리 찬 빛을 받아 알록달록 붉구나.
 
(17)
蟾宮久服長生藥(섬궁구복장생약) 섬궁에서 오랫동안 불로초를 먹었더니
稚齒韶顔鶴骨成(치치소안학골성) 새로난 이와 동안(童顔)으로 학골이 되었네
笑指海籌山已積(소지해주산이적) 웃으며 선계를 가리키니 산이 첩첩하고
玉皇香案聽簫聲(옥황향안청소성) 옥제의 향탁에서 퉁소 소리가 들리네.
 
(18)
朝來鳴珮上天梯(조래명패상천제) 아침에 명패를 차고 하늘에 오르니
鳳管聲中小鶴啼(봉관성중소학제) 봉의 울음 속에 작은 학이 울고
仙品已高無與配(선품이고무여배) 선계는 품수가 높아 짝지을 이 없더니
玉卮娘子願爲妻(옥치낭자원위처) 옥잔 맡은 선녀가 아내 되고 싶단다.
(19)
太華高出紫霄烟(태화고출자소연) 태화산 높이 솟고 하늘엔 붉은 구름
折得峯頭十丈蓮(절득봉두십장련) 그 봉우리에서 십장연화를 꺾어 가지고
爲作片帆東海水(위작편범동해수) 한폭의 돛을 지어 동해 바다에 띄우고
臥看仙篆倚波眠(와간선전의파면) 누워서 선전을 보며 파도 베고 잠들리.
 
 
(20)
仙源何處泛桃花(선원하처범도화) 도원에서 복사꽃 띄워 어디로 보냈나?
絳雪新成白玉砂(강설신성백옥사) 붉은 눈이 새로이 백옥경의 모래 되었네
一片入喉塵骨換(일편입후진골환) 한 알만 목에 넘어가도 진골이 바뀌니
鳳簫吹向紫皇家(봉소취향자황가) 봉 퉁소 불면서 자황의 집으로 향한다.
(21)
何處吹簫月裡歸(하처취소월리귀) 그 누가 피리부나? 달빛 속에 돌아오니
綵鸞孤影影瑤池(채란고영영요지) 오색 난조의 그림자가 요지에 비친다.
遙知王母傳杯地(요지왕모전배지) 서왕모가 술잔 잡고 눈웃음 치며
綺語霏霏弄綠眉(기어비비농록미) 좋은 말로 수다 떨던 곳임을 알겠노라.
 
(22)
三淸臺殿接天高(삼청대전접천고) 삼청궁의 누대가 하늘 높이 솟아 있고
白玉盤中薦碧桃(백옥반중천벽도) 백옥 쟁반에는 복숭아가 담겨 있네
一虯翩翩雲外至(일규편편운외지) 규룡이 구름 밖에서 훨훨 날아오고
蟾宮又奉老霜毫(섬궁우봉노상호) 섬궁에서도 머리흰 노인을 봉양한다.
(23)
瑤池高宴十旬遊(요지고연십순유) 요지의 잔치에서 열흘을 놀다 오니
人世光陰歲已周(인세광음세이주) 속계의 세월은 일주년이 다 지났네
仙袂一分腸欲斷(선몌일분장욕단) 신선과 작별할 때 단장의 아픔 참고
半天斜日駕蒼虯(반천사일가창규) 서산에 해질 무렵 푸른 규룡을 탔다네.
(24)
頭戴華陽一幅巾(두대화양일폭건) 화양건 한 폭을 머리에 쓰고
藍橋日暮四無鄰(남교일모사무린) 남교에 해저무니 사방에 이웃이 없네
仙漿奉歠顔如玉(선장봉철안여옥) 신선주 받아 마시고 얼굴이 옥 같으니
除是淸都弟一人(제시청도제일인) 이 선계의 황도에서 내가 제일 일세
 
 
(25)
曾逐長房入玉壺(증축장방입옥호) 일찍이 장방을 따라 옥 호리병에 드니
一區風物別洪爐(일구풍물별홍로) 한 구역 풍물이 그대로 별천지라
山川世界寬如許(산천세계관여허) 산천과 세계가 이렇게 넓으니
知有仙宮已剖符(지유선궁이부부) 어느 선관이 벌써 부표를 나누었나보다.
 
(26)
六熬齊首戴三山(육오제수대삼산) 여섯 마리 거북이가 삼신산을 등에 지고
綠髮仙翁且玉顔(녹발선옹차옥안) 녹발의 늙은 신선도 얼굴이 옥 같은데
鳳管一吹秋月白(봉관일취추월백) 가을달 밝을때 봉피리를 한번 부니
曲聲廖亮五雲間(곡성요량오운간) 가락이 오색구름 속으로 울려 퍼진다.
(27)
碧桃花發幾千年(벽도화발기천년) 벽도화가 몇천년 만에 다시 피니
上界氤氳五色烟(상계인온오색연) 상계에 향기 퍼져 오색연기 서리고
一曲雲和天外去(일곡운화천외거) 한 곡조 퉁기니 하늘 밖으로 흩어져
晩風吹落十洲前(만풍취락십주전) 저녁 바람 타고 십주에 떨어진다.
 
(28)
桃花別院暫春遊(도화별원잠춘유) 도화 핀 봄에 별원에서 잠시 놀았는데
松桂蕭蕭又一秋(송계소소우일추) 계수 닢 지는 소리에 또 가을이 왔구나!
明月滿天風露冷(명월만천풍로랭) 명월은 하늘 가득히 바람과 이슬이 찬데
異香飄落入層樓(이향표락입층루) 야릇한 향기 누대에 날려 층층이 흩어진다.
 
(29)
紫羅衣又綠羅裙(자라의우녹라군) 붉은 비단 옷에 푸른 비단 치마 입고
駕鶴驂鸞擘綵雲(가학참란벽채운) 학 타고 난조 딸려 오색구름 가르며
鳳管一聲滄海月(봉관일성창해월) 봉황이 한번 울어 창해에 달이 뜨고
夜深齊向玉眞君(야심제향옥진군) 야심할 때 일제히 태을진군을 향한다.
 
 
(30)
千歲仙翁頂髮稀(천세선옹정발희) 천년을 산 늙은 신선, 머리가 드문드문
駕風鞭霆自在飛(가풍편정자재비) 바람 타고 우레 치며 마음대로 날아가
瑤池西畔多琪樹(요지서반다기수) 산호수가 무성한 요지의 서쪽 호반에
藉草閒眠久不歸(자초한면구불귀) 풀베고 한가히 잠든 채 돌아 갈줄 모르네
 
(31)
碧桃開落幾千秋(벽도개락기천추) 벽도화 피고 지며 몇천년이 지났는가?
頭上猶存太古巾(두상유존태고건) 머리엔 태고적 두건이 아직도 새롭다.
玄圃日長無一事(현포일장무일사) 현포에 해가 길어 할일이 거의 없고
小仙初擾小麒麐(소선초요소기린) 동자가 처음으로 어린 기린을 길들인다.
 
(32)
九萬長天渺泬氵寥(구만장천묘혈료) 구만리 장천이 텅 비어 구름 한 점 없고
桂輪飛輾路迢迢(계륜비전노초초) 달이 날아도는 길은 까마득히 멀다.
遙知孀宿無眠處(요지상숙무면처) 자려 해도 잠 못 이루는 과부를 위해
爲命雙成奏玉簫(위명쌍춘주옥소) 쌍성이 명을 받아 옥퉁소를 부나보다.
 
(33)
星斗初橫月半沈(성두초횡월반침) 별들이 빛나기 시작 할 때 달이 지고
滿天淸露濕珠簪(만천청로습주잠) 이슬이 하늘에 가득, 옥비녀를 적신다.
蓬萊千歲相思約(봉래천세상사약) 봉래산 천년 전 약속을 서로 생각하고
鶴馭催歸碧霧深(학어최귀벽무심) 학 몰아 서둘러 오니 푸른 안개가 짙다.
 
(34)
后土夫人嫁韋郞(후토부인가위랑) 후토부인이 위랑에게 시집갈 때
煌煌花燭耀扶桑(황황화촉요부상) 부상은 화촉으로 눈부시게 찬란하고
大羅仙女來朝處(대라선녀래조처) 선녀들이 줄줄이 조회에 참석하니
滿顔紅愁恨語長(만안홍수한어장) 근심어린 얼굴과 말씨, 긴 한이 서렸네
 
 
(35)
五雲深處是仙都(오운심처시선도) 오색구름 깊은 이곳은 선계의 황도라
鸞鶴交飛亂自呼(난학교비난자호) 난과 학이 어우러져 날며 서로 부르고
閒倚玉欄看碧海(한의옥란간벽해) 한가히 옥난에 기대서서 벽해를 보니
綵霞繚繞鎖方壺(채하요요쇄방호) 비단 노을이 방장의 병을 둘러 막았네
(36)
淸露凄凄鶴背沾(청로처처학배첨) 맑은 이슬이 축축이 학등을 적시니
一聲寥亮繞前簷(일성요량요전첨) 학울음 요량하게 처마끝을 감돈다,
侍童却怕寒光逼(시동각파한광핍) 동자는 문득 차거운 야광이 싫어져
自下窓前碧玉簾(자하창전벽옥렴) 스스로 창앞에 푸른 주렴을 내린다
 
(37)
碧桃深洞久離居(벽도심동구리거) 벽도화 짙은 골을 떠난지 오랜만에
昨夜初承白玉書(작야초승백옥서) 간밤에 처음 백옥경서 온글을 받고
千歲相思知有會(천세상사지유회) 천년의 상사 끝에 다시 만날 줄 알았거니
促鞭龍駕上空虛(촉편용가상공허) 용을 몰아 채찍질하여 하늘로 오른다.
 
(38)
太華峯上富烟霞(태화봉상부연하) 태화봉 위에 연기와 노을이 서리어
繞鎖池中十丈花(요쇄지중십장화) 못 속의 열길 연꽃을 에워 싸주고
東院夜深招女伴(동원야심초녀반) 야심한 동원에서 여자 도반이 부르니
月明閒輾七香車(월명한전칠향거) 달 밝을 때 한가히 칠향거를 굴린다.
 
(39)
滿酌流霞累百卮(만작유하누백치) 흐르는 노을을 잔질하니 수백잔이라
自將丹臉讓西妃(자장단검양서비) 스스로 뺨 붉어져 서비에게 사양하네
仙家一別三千歲(선가일별삼천세) 선가의 한번 이별은 짧아야 삼천년
未及人間七十稀(미급인간칠십희) 인간의 칠십 생애는 족탈불급일세.
 
(40)
獨上蓬萊上上頭(독상봉래상상두) 봉래산 상상봉에 나홀로 앉았으니
碧雲深鎖羽人丘(벽운심쇄우인구) 푸른 구름이 짙게 단구를 가리우고
翻天慾浪多煩惱(번천욕랑다번뇌) 욕랑이 하늘에 번드쳐 번뇌가 많은데
渺渺彈丸是九州(묘묘탄환시구주) 까마득히 콩알만한 것이 구주로구나!
 
(41)
三淸臺前絶纖塵(삼청대전절섬진) 삼청대 앞에서 홍진의 인연을 끊고
綠髮仙翁且不巾(녹발선옹차불건) 녹발의 노신선은 건마져 벗어 버렸네
閒倚玉峯看碧落(한의옥봉간벽락) 한가이 옥녀봉에 기대어 하늘을 보니
蟠桃花下有天人(반도화하유천인) 반도 복사꽃 아래 천상인이 서있네.
 
(42)
誤讀黃庭別玉都(오독황정별옥도) 황정경을 잘못 읽어 옥도를 떠났으나
頂毛猶有七星符(정모유유칠성부) 머리에는 아직도 칠성부가 남아있네
靑宵惹起歸仙興(청소야기귀선흥) 청명한 밤에 선계로 가고픈 흥이 일어
催喚靑童點藥鑪(최환청동점약로) 청의 동자 불러 약로에 불 피우라 했네
 
(43)
春雲繡出紫羅袍(춘운수출자라포) 봄구름이 수를 놓은 붉은 비단도포에
腰下玲瓏太乙刀(요하영롱태을도) 허리에 진주빛 태을도를 비껴 차고
浥露碧桃知己飮(읍로벽도지기음) 벽도에 젖은 이슬을 지기와 마실 때
侍童來獻玉葡萄(시동래헌옥포도) 시동이 진주알 포도를 가져와 올린다.
 
(44)
遂別西妃一萬年(수별서비일만년) 서왕모와 작별한지 일만년 만에
太淸書自九重天(태청서자구중천) 태청궁 서찰이 구중천을 지나 왔네
書中說盡相思恨(서중설진상사한) 서찰에 상사의 한을 구구히 밝혀놓고
要我明朝訪玉田(요아명조방옥전) 나더러 내일 아침 옥전으로 오라 하네
 
 
(45)
玉笙瑤瑟又彈箏(옥생요슬우탄쟁) 아름다운 생황과 비파와 쟁을 타면서
樂奏鈞天問幾成(낙주균천문기성) 균천을 연주하니 몇 곡이나 만들었나?
嬴得東皇一回笑(영득동황일회소) 동군이 남은 곡을 얻어 웃음이 가득하고
太淸宮裡沸歡聲(태청궁리비환성) 태청궁 궐내는 환성으로 물이 끓는 듯.
(46)
琪樹重重繞赤城(기수중중요적성) 옥 나무가 겹겹이 적성을 둘러싸고
夜深瓊露襲衣淸(야심경로습의청) 깊은 밤 진주이슬이 옷자락을 적신다.
黃庭讀罷無餘事(황정독파무여사) 황정경 독송을 마치고 할 일이 없어
閒坐仙壇吹玉笙(한좌선단취옥생) 한가히 선단에 앉아 옥피리를 부노라.
(47)
三千年後碧桃開(삼천년후벽도개) 삼천년이 지나야 벽도화가 핀다는데
偸食仙童幾往來(투식선동기왕래) 선동이 훔쳐 먹으려 몇 번을 오갔던가?
劉郞未識中州薄(유랑미식중주박) 유랑은 중원 땅이 메마른 줄도 모르고
便欲移根上苑栽(변욕이근상원재) 뿌리만 대궐동산에 옮겨 심으려하네.
 
(48)
靑鳥西飛邀上元(청조서비요상원) 사자가 서쪽에 가서 상원을 맞아오니
髮垂三角入瓊門(발수삼각입경문) 머리 늘인채 화려한 문으로 들어온다
話罷五千年外事(화파오천년외사) 오천년 뒤에 있을 일을 말하고 나서
又期王子會崑崙(우기왕자회곤륜) 왕자와 곤륜산에서 만날 기약을 하네
 
(49)
東皇高拱御爐西(동황고공어로서) 춘신(春神) 고공이 홍로를 서쪽으로 옮기니
含果階前雁帝嘶(함과계전안제시) 기러기가 벽도를 물고 뜰 앞에 와 운다.
南岳丈人來奏事(남악장인래주사) 남악장인이 입조하여 행사를 아뢰니
詔書新賜玉符圭(조서신사옥부규) 부절과 옥홀을 새로 내리라고 명한다.
 
(50)
三見鴻濛于闢天(삼견홍몽우벽천) 혼돈과 천지개벽을 세 번이나 보다니
幾看滄海變桑田(기간창해변상전) 상전벽해는 얼마나 많이 겪었을고?
老來閒覺華胥夢(노래한가화서몽) 늙어 한가하매 화서몽에서 깨어나
爲囑神農用赭鞭(위촉신롱용자편) 신농에게 붉은 채찍 쓸 것을 부탁하네.
 
(51)
溪上初開白玉田(계상초개백옥전) 시냇가에 처음으로 꽃밭을 일궈놓고
更敎童子種靑蓮(갱교동자종청련) 다시 동자를 시켜 푸른 연꽃을 심었네
西關仙老歸何晩(서관선로귀하만) 서관의 노신선은 왜 이리도 늦을까?
碧霧千重鎖洞天(벽무천중쇄동천) 푸른 안개가 동천을 겹겹이 에워싸네.
 
(52)
天上神仙白玉京(천상신선백옥경) 천상의 신선 세계는 백옥경이라
五雲深鎖十重城(오운심쇄십중성) 짙은 오색구름이 열겹의 성을 막고
東皇禮罷朝元閣(동황예파조원각) 춘신(春神)이 조원각에서 예를 마치니
一曲雲和萬里平(일곡운화만리평) 한곡조 탄금소리에 만리가 태평하다.
 
(53)
半醉瓊醪倚玉樓(반취경료의옥루) 미주에 반쯤 취해 옥루에 기대서서
仰天噓氣彩霞浮(앙천허기채하부) 하늘보고 호흡하니 채색 노을이 뜬다.
無端又起尋眞興(무단우기심진흥) 까닭 없이 또 일어나 참 재미를 찾아서
飛到蓬萊頂上頭(비도봉래정상두) 날아서 봉래산 꼭대기에 이르른다.
(54)
麝臍蘭膏滿室香(사제난고만실향) 사제와 난고의 향기가 집에 가득하니
玉花飛入九華堂(옥화비입구화당) 아름다운 꽃잎이 구화당에 날아든다.
小童更說仙家藥(소동갱설선가약) 선동이 선가의 약을 다시 설명함에
音韻琅琅語似簧(음운랑랑어사황) 낭랑한 말소리가 생황소리 같구나
 
(55)
玉府眞仙吸曙霞(옥부진선흡서하) 옥부의 참신선은 새벽노을을 마시니
不須丹鼎合玄砂(불수단정합현사) 단정에 현사를 섞어 넣을 필요가 없다.
朝元禮罷歸來晩(조원예파귀래만) 원각에서 조회를 마치고 늦게 돌아와
又把天香入大家(우파천향입대가) 또 모란꽃을 들고 큰집으로 들어간다.
 
(56)
靑鳥西飛又不廻(청조서비우불회) 파랑새 서쪽으로 가서 아니 돌아오니
上元仙子幾時來(상원선자기시래) 상원 선녀는 몇 번이나 왔던고?
淸夜已闌歸與促(청야이란귀여촉) 날이 새매 “어서 돌아가자” 서둘고
一聲鸞鶴向蓬萊(일성란학향봉래) 난학이 한번 울자 봉래산으로 향한다
 
(57)
群仙昨夜送書來(군선작야송서래) 간밤에 신선들이, 서찰을 보내 왔길래
珍重芳緘次第開(진중방함차제개) 설레며 꽃 편지를 차례로 열어보니
除却相思無一語(제각상사무일어) 그립다는 말은 한마디도 아니 쓰고
玉皇明幸望春臺(옥황명행망춘대) 옥황상제가 내일 망춘대로 납신다네.
 
(58)
瑞日螭階謁玉皇(서일이계알옥황) 경삿날 궁전 뜰에서 옥제를 배알 할 때
手將靈草進芝房(수장영초진지방) 손에 영초 들어 지방가와 함께 올리니
天顔一破留香案(천안일파유향안) 용안에 웃음 가득히 향탁에 올려놓고
徐喚靑童送大郞(서환청동송대랑) 천천히 동자를 불러 대랑 에게 보낸다.
 
(59)
驂鸞駕鶴作天遊(참란가학작천유) 학 타고 난을 딸려 하늘을 유람 할 제
上界初成白玉樓(상계초성백옥루) 상계에 처음으로 백옥루가 세워졌네.
樓上小仙新草記(누상소선신초기) 누상에서 선동이 새로이 초안을 잡아
瓊詞爲掛彩楣頭(경사위괘채미두) 좋은 글귀 지어 채식 문미에 걸어놓네
 
 
(60)
瑞日初昇白玉墀(서일초승백옥지) 경삿날 처음으로 백옥경 뜰에 오르니
華仙爭整綠雲綦(화선쟁정녹운기) 선녀들이 다투어 푸른 옷을 차려 입고
朝元禮罷騎鸞鶴(조원예파기란학) 상제께 조회 마친 후 난과 학을 타고
一曲笙歌向入司(일곡생가향입사) 생황 한곡을 부르며 공청으로 향한다.
 
(61)
劉安鷄犬盡登仙(유안계견진등선) 유안의 닭과 개는 다 신선 되어 오르니
貝闕朱宮玉海前(패궐주궁옥해전) 진주로 꾸민 궁궐과 옥빛 바닷가라네.
月明瓊圃珍禽語(월명경포진금어) 달밝은 정원에서 진금기수가 재잘대고
藉草靈厖吠不眠(자초영방폐불면) 삽살개는 풀밭에서 짖어 자지 않는다.
 
(62)
五雲繚繞廣寒宮(오운요요광한궁) 오색구름이 광한궁을 에워 두르니
仙管聲飄玉軫風(선관성표옥진풍) 신선의 피리소리 거문고 발을 울린다.
碧海炯銷天欲曉(벽해형소천욕효) 벽해는 녹을 듯 빛나고 날은 밝아오고
十州三島有無窮(십주삼도유무궁) 십주와 삼도는 무궁하기만 하여라
 
(63)
琪樹秋風撓幾枝(기수추풍뇨기지) 옥 나무 추풍 맞아 몇 가지나 꺾였는가?
滿庭篩影月明時(만정사영월명시) 성긴 그림자 뜰에 가득하고 달 밝을 때
靑童西去邀王母(청동서거요왕모) 동자 시켜 서왕모를 모셔 오려하니
露濕蒼虯滑不騎(노습창규활불기) 이슬에 젖은 규룡을 미끄러워 못타네
 
(64)
玉皇高珙含春殿(옥황고공함춘전) 옥제와 고공이 머무는 함춘전은
一萬年中一改元(일만녀중일개원) 만년 만에 한번씩 원갑자를 바꾼다.
群帝連翩朝紫闕(군제연편조자궐) 천제(天帝)들이 잇달아 자미궁에 내조하고
五雲繚繞七香轅(오운요요칠향원) 오색구름이 칠향거를 에워 두른다.
 
 
(65)
簷外寒蟾萬丈高(첨외한섬만장고) 추녀밖엔 시린 달이 만장이나 높은데
鶴驚淸露拂霜毛(학경청로불상모) 학은 이슬에 놀라 서리깃을 털어 댄다.
道人讀罷黃庭訣(도인독파황정결) 도인은 황정경의 비결을 독파하고
洞府香雲鎖碧桃(동부향운쇄벽도) 동부의 향운은 벽도화를 가리운다.
 
(66)
庭畔仙童掃落花(정반선동소낙화) 뜰악에서 선동이 낙화를 쓸어 내니
花香浮動逐輕霞(화향부동축경하) 꽃향기가 떠다니며 노을을 몰아낸다
紅龍吹作陽和氣(홍룡취작양화기) 붉은 용이 봄기운을 따뜻이 불어내니
二月猶能進綠瓜(이월유능진록과) 이월에도 능히 푸른 오이를 따겠구나.
(67)
烟鎖碧落露溥溥(연쇄벽락노보보) 연기가 하늘을 가리어 이슬이 퍼질 때
十萬群仙駕采鸞(십만군선가채란) 십만의 신선들이 채색 난조를 타고
宴罷瑤池歸去晩(연파요지귀거만) 요지에서 잔치를 파하고 늦게 돌아가니
一天凉透綠杉寒(일천양투록삼한) 서늘한 하늘기운이 푸른 나삼에 스민다.
 
(68
朝元使者過靑城(조원사자과청성) 내조한 사자가 푸른 성을 지나가니
醉臥松陰是叔卿(취와송음시숙경) 솔 그늘에 취해 누운이가 곧 숙경일세.
一局殘碁誰與着(일국잔기수여착) 남은 바둑 한판을 누구와 붙어볼까?
九霄空有步虛聲(구소공유보허성) 구층의 하늘에 허공 밟는 소리 들린다.
 
(69)
海上群峰點玉星(해상군봉점옥성) 해상에 솟은 산들 반짝반짝 빛나는 별
彩霞香霧列奇屛(채하향무열기병) 채하 향무가 기이한 병풍을 둘러준다
無端覺破華胥夢(무단각파화서몽) 까닭 없이 화서몽 에서 깨어나 보니
簾外落花香滿庭(염외낙화향만정) 발 밖에 꽃이 떨어져 향기 가득 하구나
 
 
(70)
三山飄渺霧重重(삼삼표묘무중중) 삼신산이 아득히 구름 속에 들락날락
綠髮仙翁夢裡逢(녹발선옹몽리봉) 녹발의 노신선을 꿈속에서 만났네
遙望帝居知幾許(요망제거지기허) 멀리 바라보니 상계(上界)가 예서 얼마일꼬?
玉鞭催着葛陂龍(옥편최착갈피룡) 옥 채찍을 휘둘러 갈피룡을 재촉한다.
 
(71)
海上群仙會玉都(해상군선회옥도) 해상의 신선들이 상계의 황도에 모여
促鞭龍駕引麻姑(촉편용가인마고) 용을 채질하여 마고선녀를 불러왔네
香雲繚繞遮歸路(향운요요차귀로) 향그런 구름이 돌아갈 길을 에워 막고
遙望層空是畵圖(요망층공시화도) 멀리 구중천을 바라보니 그것이 그림일세
 
(72)
廣寒宮殿掛雲街(광한궁전괘운가) 광한궁전이 구름거리에 솟아 있으니
中有仙娥足不鞋(중유선아족불혜) 그 속에 항아가 있어 맨발로 걷네
玉女三千誰管領(옥녀삼천수관령) 옥녀 삼천명을 누가 거느리는가?
腰間一一佩銀牌(요간일일패은패) 허리에 일일이 은패를 차고 있네
 
(73)
鼎裡新成白玉砂(정리신성백옥사) 솥 속에서 새로 백옥덩이를 만들어
紫皇頒賜列仙家(자황반사열선가) 자황이 모든 신선의 집에 나누어 주니
列仙來謝朝元閣(열선래사조원각) 신선들이 원각에 내조하여 사례하고
五色雲中桂有花(오색운중계유화) 계수도 오색구름 속에 꽃을 피운다.
 
(74)
太華峯頭十丈花(태화봉두십장화) 태화산 꼭대기에 십장의 꽃이 피니
群仙來看輾香車(군선내간전향거) 신선들이 와보려고 향수레를 굴린다
無端忽被潛龍妬(무단홀피잠룡투) 까닭없이 홀연 잠룡의 시기를 받아
碧霧十重鎖水涯(벽무십중쇄수애) 푸른 안개가 열겹으로 물가를 가린다.
 
 
(75)
碧落雲消夜寂寥(벽락운소야적료) 푸른 하늘에 구름개고 밤은 적막한데
靑藜一擲忽成橋(청려일척홀성교) 지팡이를 던지니 홀연 다리가 된다
歸來億得仙宮事(귀래억득선궁사) 돌아오는 길에 선궁의 일을 되새길때
桂樹陰中聽玉簫(계수음중청옥소) 계수의 그늘 속에 옥퉁소 소리 들린다
 
(76)
蓬萊頂上五雲中(봉래정상오운중) 봉래산 상상봉의 오색구름 속을
飛去飛來綠髮翁(비거비래녹발옹) 훨훨 날아다니는 녹발의 저 노인아
弱水三千波渺渺(약수삼천파묘묘) 약수 삼천리에 물결만 아득히 넓어
不知何處是仙宮(부지하처시선궁) 선궁이 어디 있는지 나는 알 수 없구려.
 
(77)
雲盡天空夜色虛(운진천공야색허) 구름 없어 하늘도 비고 야색도 비고
月光斜照斗牛墟(월광사조두우허) 달빛은 두우의 별자리를 비껴 비춘다.
驂麟駕鶴金鞭促(참린가학금편촉) 학 타고 기린 딸려 금채찍을 휘두름은
爲有玉皇催召書(위유옥황최소서) 옥제가 급히 부르는 서찰 때문이라네
 
(78)
紫府仙人歸洞天(자부선인귀동천) 자부의 신선이 동천에 돌아오니
碧峯斜日玉生烟(벽봉사일옥생연) 청봉에 해 비껴 옥에 연기 서린 듯.
蒼松翠栢依然在(창송취백의연재) 푸른솔과 푸른잣은 옛날과 같은데
屈指如今已萬年(굴지여금이만년) 손꼽아 세어보니 오늘이 벌써 만년째.
 
(79)
寶蓋懸空月欲斜(보개현공월욕사) 보개가 공중에 걸리고 달은 기울려 하고
鵲橋秋水夜生波(작교추수야생파) 오작교의 추수는 밤에도 물결이 인다.
中宵驚破雲窓夢(중소경파운창몽) 밤중에 놀라 운창의 꿈을 깨니
斷腸梧桐露有華(단장오동노유화) 오동에 핀 서리꽃이 애를 끊어 놓을 듯.
 
 
(80)
玉府眞仙歸洞天(옥부진선귀동천) 옥부의 참 신선이 동천에 돌아오니
嘶風麟馬不須鞭(시풍인마불수편) 인마가 바람에 울어 채찍이 필요없네
翩翩翠蓋空中擧(편편취개공중거) 일산이 사뿐사뿐 공중에 들려지니
疑是峰頭十丈蓮(의시봉두십장련) 십장연화가 봉우리 위에 피어났는가?
 
(81)
三島群仙九十儀(삼도군선구십의) 삼신산의 신선들은 위의도 화려하다
連翩龍駕上天時(연편용가상천시) 잇따라 훨훨 용타고 하늘에 오를때
碧霄雲盡秋空逈(벽소운진추공형) 가을 하늘 구름 없이 푸르고 아득한데
爲待麻姑姑少遲(위대마고고소지) 마고를 기다리려고 짐짓 조금 늦추네.
 
(82)
琪樹花飛久不歸(기수화비구불귀) 옥나무에 꽃 지도록 오래 못 돌아가니
妻妻芳草掩瑤池(처처방초엄요지) 방초가 흐드러지게 피어 옷을 가리고
相逢共設千年事(상봉공설천년사) 서로 만나 천년의 일을 함께 말하니
笑語聲中展彩眉(소어성중전채미) 웃으며 말 할 때 마다 그린 눈썹이 활짝.
 
(83)
金風吹破塞雲流(금풍취파색운류) 금풍이 크게 불어 구름이 흩어지고
露浥梧桐又一秋(노읍오동우일추) 이슬 젖은 오동은 또 가을을 맞는다
寶蓋翩翩歸路促(보개편편귀로촉) 보개가 사뿐사뿐 귀로를 재촉하니
鵲橋何日會牽牛(작교하일회견우) 어느날 오작교에서 견우를 또 만나리?
 
(84)
桂影婆娑弄素秋(계영파사농소추) 계수의 그림자는 춤추며 가을과 놀고
五雲浮動繞仙樓(오운부동요선루) 오색구름은 두둥실 떠 누각을 휘감네
靈風吹擺天香散(영풍취파천향산) 바람이 세게 부니 모란꽃이 흩어져
飄落三山又十洲(표락삼산우십주) 나부끼다 삼신산과 십주에 떨어지네.
 
(85)
環珮丁東入帝城(환패정동입제성) 패옥소리 딸랑딸랑, 황성에 들어가니
騎鯨學士抵仙京(기경학사저선경) 고래 탄 학사를 선경에서 만나네.
醉餘揮灑三千字(취여휘쇄삼천자) 술 취한 김에 삼천자를 갈겨쓰니
十二樓中畵有聲(십이루중화유성) 열 두 누각 중에 그림은 명성이 있네
 
(86)
六尺羅杉十幅裙(육척나삼십폭군) 여섯자 비단 적삼에 열 폭 치마 떨치고
暫隨行兩入行雲(잠수행양입행운) 비를 따르다 구름속을 걸어 들어가네
陽臺朝暮閒來往(양대조모한내왕) 양대에 아침저녁으로 왕래 하면서
香夢中宵惱楚君(향몽중소뇌초군) 한밤중 달콤한 꿈으로 초왕을 뇌쇄하네
 
(87)
連翩龍駕足生烟(연편용가족생연) 잇따라 용타고 날아 발밑에 연기 일구며
共向溪南白玉田(공향계남백옥전) 함께 시내 남쪽 백옥전으로 향한다
腸斷洞天西日暮(장단동천서일모) 동천의 서산에 해 저물어 애끊는듯하니
一番分袂又千年(일번분몌우천년) 한번 옷소매 나누고 헤어지면 또 천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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