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과학: 두 판 사이의 차이

내용 삭제됨 내용 추가됨
편집 요약 없음
4번째 줄:
===집단적 거대과학 형태의 연구 ===
{{본문|거대과학}}
[[File파일:Ssc mdl.JPG|left|thumb|200px|건설이 무산된 후 폐허로 변한 [[초전도 초충돌기|초전도초충돌자]](SSC) 검출센터]]
제2차 세계 대전 이후에 발전된 과학의 두드러진 특징 가운데 하나는 연구의 규모가 거대화되었다는 것이다. 과거처럼 개인이나 작은 집단에 의해서 연구가 수행되는 것이 아니라 현재는 하나의 프로젝트를 전세계에서 수백, 수천 명의 과학자들이 협동하여 연구한다<ref name="ReferenceA">《현대사회와 과학 연구》, 존 피터 디킨슨 저, 황정남 역, 나남, 1989., 118페이지</ref>.
 
39번째 줄:
 
[[복잡계]]의 과학은 오로지 [[컴퓨터]]의 발달로 가능해진 학문으로, 컴퓨터가 일차적 도구이다. 자연의 복잡한 현상들에 대한 방정식은 대부분 수많은 변수가 들어 있어 해석적으로 풀 수 없는 [[비선형]] 방정식들인데, 컴퓨터는 이들을 수치적으로 해석하여 비선형 결정론적 방정식에 숨어 있는 [[카오스]]를 보여 주었다. [[날씨]], [[신경]] 그물, 심폐계, [[진화]], [[면역]] 반응, 세계 경제 등 많은 복잡한 현상들이 컴퓨터를 이용해 수학적 모형으로 기술되고 해석되었다. [[자연 과학]] 뿐만 아니라 [[경제학]], [[정치학]], [[심리학]] 등 [[사회 과학]]에도 적용되어 사회의 새로운 실체를 보여 주고 있다. 진화 현상에 대한 컴퓨터 모델링은 어떤 생물종이 번성, 멸종케 되는지까지 짐작하게 해 준다<ref>《인공생명》, 스티븐 레비 저, 김동광 외 1기관 공역, 사민서각, 1995., 5-16페이지.</ref>.
[[File파일:Braitenberg vehicle (simulation made with breve).jpg|thumb||200px|right|컴퓨터를 이용한 [[인공생명]]의 관찰]]
생명 과학 연구도 생체 실험(in vivo)에서 시험관의 실험(in vitro)으로, 생명 모의 실험(in silico)으로 옮겨가는 중이다<ref>《인공생명》, 스티븐 레비 저, 김동광 외 1기관 공역, 사민서각, 1995., 20페이지.</ref>. 가상 세포 혹은 인공 세포는 세포의 대사 회로를 그대로 흉내내도록 만든 컴퓨터 프로그램이다. 미래에는 가상 세포를 이용해 원하는 물질이 세포 내에서 만들어지는 과정을 모의 실험함으로써 신약 개발 연구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ref name="ReferenceC">(상동)</ref>.
 
===시스템적 사고의 등장===
[[File파일:GluehwuermchenImWald.jpg|thumb||300px|right|'''[[반딧불이]]''' 반딧불이는 짝짓기 신호로 빛을 내는데, 한마리가 반짝이기 시작하면 그 지역에 있는 반딧불이 전체가 반짝인다. 처음에는 무질서하나 곧 질서가 나타나 30분 후 모든 반딧불이가 매초마다 동시에 깜빡이다. 최근에 이것은 자기 조직화 현상으로 연구되고 있다.]]
20세기에는 과학과 산업의 발달이 가져온 폐해에 대한 사회적 각성으로 과학의 절대성에 대한 회의와 비판의 시각이 대두되었을뿐만 아니라 과학 내에서도 기존의 [[환원주의]]적 연구 방법의 한계가 드러나고 새로운 과학관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과학 혁명]]기에 확립된 '''환원주의''' 과학관은 생물을 포함한 전 우주의 복잡한 현상을 이루는 가장 작은 부분까지 쪼게어 분석함으로써 전체에 대한 이해에 도달하려는 방법이다. 이 세상을 고립된 구성 재료들로 조립되어 정확하게 운행되는 기계로 보는 환원주의적 세계관에서는, 일어나는 모든 사건에는 명확한 원인이 있고 어느 한 시점의 상태를 상세히 알면 미래의 결과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고 본다. 자연을 객관적으로 정확하게 측정하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과학 연구는 정당화되어왔던 것이다.<ref>《지식의 통섭 : 학문의 경계를 넘다》, 최재천 외 1인 저, 이음, 2007., 157-176페이지.</ref>
 
55번째 줄:
 
===복잡계 과학의 발전===
[[File파일:NAM 500 MB.PNG|thumb||200px|right|'''[[복잡계]] 과학''' 주가 예측, 뇌, 교통 흐름, 전쟁, 날씨와 같은 무질서하게 보이는 현상에서 보편적인 질서를 찾으려는 연구를 복잡계 과학이라고 한다. 이들 중 가장 앞선 연구 분야는 기상 예측으로 정확도는 약 80%이다<ref>《과학사》, 한국교원대학교 과학교육연구소 저, 천재교육(교육인적자원부), 2003., 261페이지</ref>.]]
원래 근대 과학의 초석이 되는 [[아이작 뉴턴|뉴턴]]의 역학은 한 두 가지 요소만 관계하는 단순계에 대한 법칙으로, 태양과 지구, 지구와 달과 같이 두 행성의 역학 관계로부터 밀물과 썰물을 정확하게 예측하게 해 준다. 그러나 행성이 3개만 되어도 수학적으로 해를 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그 동안 많은 과학자들은 변수가 많고 복잡한 현상은 단순화와 이상화를 통해 근사값으로 처리하였다. 그러나 현대에 [[컴퓨터]]의 비약적인 발달은 복잡한 현상을 새로운 방법으로 분석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 결과 [[복잡계]]를 지배하는 법칙을 탐구하는 복잡계의 과학이 20세기 후반부터 크게 발전하기 시작하였다<ref>《지식의 통섭 : 학문의 경계를 넘다》, 최재천 외 1인 저, 이음, 2007., 5, 130, 177페이지.</ref>.
 
62번째 줄:
== 현대 과학과 사회==
=== 과학과 사회의 밀접한 관계 ===
[[File파일:Leeuwenhoek Microscope.png|thumb||200px|right|'''최초의 [[현미경]]''' 17세기 네덜란드의 부유한 직물상 [[레벤후크]]는 직물의 직조 상태를 평가하기 위해 금으로 이러한 현미경을 여러개 제작하였다. 레벤후크는 그의 현미경을 활용하여 연못물, 침 등에 들어있는 미생물도 관찰하고 학회에 발표하기도 하였다.]]
과학의 일반적 발전 방향과 속도는 사회 경제적 요인의 영향을 받으며, 동시에 과학의 발전은 정치, 경제 등 사회의 진로를 크게 변화시킨다. 인류의 역사에서 과학의 변천 과정을 살펴보면, 과학은 분명히 사회ㆍ문화적 토대와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스 로마 시대에서 중세까지는 세부적 관찰을 할 수 있는 도구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당시 통치자는 국가의 화신이며 국민은 의미 없는 노예로 간주되는 사회였기 때문에 과학도 자연을 하나의 전체로 보는 전체론적 방법을 기초로 하였다.
 
89번째 줄:
== 현대 과학의 과제 ==
=== 핵무기 개발 억제 ===
[[File파일:Nagasakibomb.jpg|thumb||200px|right|'''히로시마 [[원자 폭탄]] 투하'''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에 우라늄-235로 제작한 핵폭탄이 투하되어 34만의 인구 중 10만여명이 사망하고, 도시 전체가 폐허로 되었다.]]
20세기 과학의 발전은 전쟁을 위한 군사 장비 개발과 생산의 필요성에 큰 영향을 받으며 전개되었다. 전쟁의 양상 자체도 과학에 의해 크게 달라졌음은 21세기의 첫 전쟁인 [[아프가니스탄 전쟁 (2001년 ~ 현재)|아프가니스탄과 미국의 전쟁]]에서 나타났다. 핵에너지는 평화적ㆍ합리적으로 활용되기만 하면 좋지만 제2차 세계 대전 시 핵폭탄이 대량 살상 무기로서의 위력을 떨쳤듯이 악용될 경우 인류의 존속에 큰 위협으로 된다. 현대 사회에서 핵무기는 인류의 애물 단지가 되었다. 강대국들이 핵폭탄을 다량 보유하고 있으며 필요 시 사용할 수도 있다는 위협은 국제 관계를 악화시키고 테러를 확산하여 전세계를 절망 속에 빠뜨리고 있다. 한 연구에 의하면 현재 인류가 보유한 핵폭탄의 1/10만 사용해도 인류가 멸망할 것이라는 보고도 있다<ref>《운명의 시계의 서곡; 미국의 과학자들》, 로렌스 카루스, 옥스포드 대학교 출판부, 2010, 27페이지</ref>.
 
96번째 줄:
하지만 1979년의 미국 [[스리마일 섬 원자력 발전소 사고|스리마일 섬의 원자력 발전소의 방사능 누출 사고]] 이후 안전성 문제와 엄청나게 비싼 건설 비용 때문에 [[원자력 발전소]]의 건설이 여러 나라에서 현저하게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원자력 발전의 문제로는 우선 [[핵분열]] 반응에서 연료로 쓰고 남은 찌꺼기 [[우라늄]] 광석의 [[방사능]] [[반감기]]가 수억 년이라는 것이다. 인간 문명의 역사도 겨우 수천 년에 불과한데 이보다 더 오랜 기간 핵폐기물 방사능이 누출되지 않도록 안전하게 보관한다는 것은 매우 난감한 문제이다.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핵 반응로는 1기당 [[원자 폭탄]]의 원료가 될 수 있는 [[플루토늄]]을 매년 수백kg을 부산한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만 매년 40개의 원자 폭탄을 만들 수 있는 양의 플루토늄이 부산되고 있으며, 원자 폭탄 제조 기술은 이제 도서관에서도 찾아볼 수 있을 정도여서 민간단체나 테러기관이 원자 폭탄을 제조할 가능성까지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수소]]를 이용한 [[핵융합]] 에너지는 [[핵분열]]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방사능 페기물을폐기물을 배출하지 않으며 원료인 수소를 바다로부터 무제한적으로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핵융합 에너지 발전소 건설에는 천문학적 건설 비용이 소요되고 기술적 문제가 산적해 있다. 따라서 모든 원자력 기술은 버터를 자르는 데 전기 톱을 이용하는 것과 같다<ref>전기 톱을 이용하여 버터를 자른다면 순식간에 자를 수 있지만, 전기칼의 사용자에 따라 버터가 놓여있는 접시까지 자를 수 있다는 의미이다.</ref> 고 비유되기도 한다.
 
미국이 제2차 세계 대전에서 [[원자 폭탄]]으로 결정적인 승기를 획득하자, 핵무기 소유는 한 나라의 국력과 국제 정치의 핵심적 요소로 등장하고 모든 국가들이 핵무기 제조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대전 후 미국만이 핵을 독점하고 핵확산이 금지되었는데, 1949년 [[소련]]이 원자 폭탄 실험이 성공함으로써 미국의 핵독점은 끝나고 미ㆍ소는 치열한 핵무기 경쟁을 벌이게 되었다. 미국은 원자 폭탄보다 월등히 위력이 큰 [[수소폭탄]] 실험을 1952년에 성공하였고, 같은 해에 영국은 세 번째 핵무기 보유국가가 되었다. 이어서 프랑스가 1960년, 중국이 아시아에서 최초로 1964년에 성공하여 제3세계 국가들의 핵무기 보유 의욕을 자극하였다. 중국은 핵무기 보유를 바탕으로 [[국제 연합 안전 보장 이사회]] 이사국이었던 [[대만]]을 축출하고 그 자리를 차지하였다.
125번째 줄:
 
==== 유전자 특허 ====
[[File파일:Catharanthus roseus white CC-BY-SA.jpg|thumb||200px|right|'''로지 페리윙클(Rosy periwinkle; ''Catharanthus roseus'')''' 미국의 한 제약회사가 최근 [[마다가스카르]] 섬에 자생하는 이 식물에서 항암효과가 있는 알칼로이드를 추출하여 연간 2억불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마다가스카르는 한 푼도 벌지 못하였다<ref>Karasov, C. (2001). "Who Reaps the Benefits of Biodiversity?". Environmental Health Perspectives (Environmental Health Perspectives, Vol. 109, No. 12) 109 (12): 582–587페이지.</ref>. 대한민국은 1994년 ‘생물 다양성 협약’에 가입한 이후 자연 환경 보존법이 개정되어 자생 식물 190종을 국외 반출 승인 대상으로 지정하였다.]]
유전자가 귀중한 자원이 되는 생명 공학 시대에 논란 거리의 하나는 유전자 특허 문제이다. 오래전부터 선진국의 제약 회사와 생명 공학 회사들은 세계 구석구석을 뒤져 특이한 동식물의 유전자형을 확보하는 데 막대한 자본을 투재해 왔다. 그러나 ‘토착민들이 조상 대대로 터득한 치료법을 산업체가 특허라는 이름으로 소유할 수 있는가’하는 비난을 받고 있다. 수대에 걸쳐 유전 자원으로 보존, 확장 시켜온 제3세계 토착민들의 전통적 지식은 보호 대상에서 제외하고 서방 과학 연구의 성과만을 보호하는 것이 올바른 지적 재산권 보호 정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환경 단체들은 살아 있는 생물의 일부인 유전자가 인간이 만들어 낸 발명품과 같이 특허권이 주어질 수 있는 대상인가 의문을 제기한다.
 
151번째 줄:
 
과학의 연구 결과는 사회에서 여러 가지로 활용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과학자의 의견이 반영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ref>Bird, Kai; Sherwin, Martin J. (2005). American Prometheus: The Triumph and Tragedy of J. Robert Oppenheimer. New York, New York: Alfred A. Knopf. ISBN 0-375-41202-6., 552페이지</ref>. 과학자들은 자신이 책임질 수 없는 결과를 이 세상에 내놓는 것과 같다. 그렇다고 과학자에게 사회적 책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과학자는 자신이 개발한 물질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위험성을 충분히 알리고 그런 물질의 사용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데 적극 협조해야 한다. 그리고 그 물질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충분한 지식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File파일:ChicagoPileTeam.png|thumb||300px|right|세계 최초로 [[핵분열]] 연쇄 반응 실험을 성공시킨 [[이탈리아]] 출신 물리학자 [[엔리코 페르미]](아랫줄 가운데)와 그의 동료들]]
그동안 과학자들은 첨단 전문가 배출 프로그램을 거쳐 지식과 기술은 익혔지만 도덕적 소양 교육을 별도로 받은 적은 없었다. 앞으로 대학교와 중등 교육기관들은 과학 교과 과정에 생명 윤리를 비롯한 윤리적 이슈를 포함할 것이 권유되고 있다. 궁극적 목표는 윤리가 과학 발전의 중요한 부분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것에 대하여 물리학자 [[프리먼 다이슨]]은 아래와 같이 언급하였다<ref>《현대 과학 사상과 신학의 과제》, 감신대, 새날. 111-123페이지.</re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