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두 판 사이의 차이

내용 삭제됨 내용 추가됨
편집 요약 없음
114번째 줄:
모든 조직은 각기 권한과 책임을 달리하는 여러 기관이 상하의 계층질서를 형성하고 횡적으로 상호연결된 기구인데, 그 구성기관 중에는 하부의 의사를 집약하고 상부의 명령을 자체의 책임으로 이행하는 중추적 존재가 있다. 이것이 당원조직에 있어서는 이러한 지위를 가진 것이 선거구의 당조직인데, 그 하부의 조직은 선거구조직에 의해 통괄되며, 전국조직과의 관계로는 의원 후보자의 선정과 같은 업무처리에 있어서 어떤 범위까지의 자율권이 선거구조직에 인정된다. 이렇게 선거구조직이 정당의 기본적 단위로서 그 중추적 역할을 인정받는 것은 정당이 선거활동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다는 사실로써 설명된다. 따라서 전국조직에 권한을 집중시키는가(중앙집권), 혹은 선거구조직에 상당한 범위의 자율권을 인정하는가(지방분권) 하는 문제는 그 정당이 선거에 어느 정도의 중요성을 부과하는가에 따라 좌우된다. 별개의 관점에서 말한다면 이 문제는 정당성립의 역사적 배경에 의해 좌우된다고도 할 수 있다. 즉 간부정당은 원래 독립된 각 지방의 선거위원회의 이완된 연락조직으로서 성립된 것이어서, 말하자면 지방분권적 성격을 체질적으로 가지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대중정당은 중앙에서의 정치운동으로 출발해서, 의회에 그 대표를 파견할 필요 때문에 지방조직을 정비하기 시작하는 것이므로, 처음부터 중앙집권적 성격을 강하게 가지고 있다.
 
=== 원내정당과 당원조직 ===
 
전국 조직이건 선거구 조직이건 요컨대 당원의 당조직인데, 당이 선출하는 의원들은 의회 안에서 협동하여 행동할 필요가 있으므로 특별한 원내조직, 즉 원내정당을 만들게 된다. 즉 의원은 당원조직의 일원인 동시에 원내정당의 일원이기도 하므로 이 양자의 관계, 특히 후자의 당원조직으로부터의 독립성이 문제가 된다. 당 성립의 역사적 배경으로 볼 것 같으면 간부정당의 경우에는 먼저 형성된 것이 원내정당으로, 그 구성원의 재선을 확보하고, 다시 새로운 다수의 의원들을 선출하여 원내정당의 세력을 확대시킬 목적으로 당원조직이 만들어졌으므로 당원조직은 원래 원내정당 때문에 있으며, 봉사하는 수단이며, 당원조직이 원내정당을 구속한다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일이라는 견해가 나오게 된다. 영국의 자유당을 예로 든다면 1876년에 전국자유당연합이 조직되어, 한편으로 선거구조직을 민주적인 것으로 재편성하는 동시에, 또 한편 이와 같은 선거구조직으로 형성된 전국연합에 의하여 당출신 의원의 원내행동을 지시하려고 시도했으나<ref>이른바 caucus制</ref>, 이 기도는 실패로 끝나고 원내정당의 주도권이 확립되었다. 그러나 대중정당의 경우에는 사정이 완전히 다르다. 노동당이나 사회주의정당의 경우 먼저 형성된 것은 노동조합이나 사회주의운동과 같은 원외의 대중조직·대중운동이며, 당원조직은 원내활동의 필요 때문에 그 후에 형성되어 선거운동을 담당하게 된 것이다. 의원들이 원내에서 조직한 원내정당은 당원조직의 입장에서 본다면 자기네의 정치적 요구나 정책을 의회를 통해서 실현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므로, 당원조직이 원내정당에 요구와 지시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말이 나오게 된다. {{출처|날짜=2013-11-06|그러나 근대적 의회제도가 국민대표권과 의원의 [[면책특권]] 위에 성립되어 있다는 입장에서 본다면, 의원은 전체 국민을 대표하며 전체 국민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하므로, 의원이 당원조직의 지령에 의해서만 움직인다는 것은 위헌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그러므로 대중정당이 원내정당의 당원조직으로부터의 독립성을 인정한다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나, 그것이 근대적 의회제도의 테두리 안에서 활동하는 존재로서 정권교체 체제 안에 묶여 버렸을 때에는 현실적으로 어느 정도 원내정당의 독립성을 인정치 않을 수 없는 입장에 놓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