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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a)’는 이탈리아어의 ‘알라(alla)’와 같은 의미로, ‘~으로’ 또는 ‘~풍으로’라는 뜻이다. 그래서 아카펠라(a cappella)라는 말은 '성당 풍으로' 또는 ‘성가대 풍으로’라는 뜻이 된다. 16세기 유럽의 교회와 성당에서 불렀던 악기 반주 없는 합창곡을 이렇게 불렀다. 무반주 합창곡들을 작곡했던 까닭은 악기의 소리를 배제하고 목소리만을 취해 신에 대한 찬미를 더욱 순수하고 경건하게 하려 했던 것이라고 본다. 100곡이 넘는 미사곡을 작곡했던 이탈리아 작곡가 조반니 팔레스트리나(Giovanni Pierluigi da Palestrina, 1525-1594)의 다성(폴리포니) 합창곡이 이 무반주 교회음악을 대표하는 작품들이었다. 역시 수많은 미사곡과 모테트를 작곡했던 그레고리오 알레그리(Gregorio Allegri, 1582-1652)의 [주님,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Miserere mei, Deus]는 바티칸의 시스티나 성당에서 해마다 성주간에 성가대가 불렀던 대표적 5성부 아카펠라 합창곡이다.
 
그러나 아카펠라라는 개념이 무조건 악기 반주를 뺀 합창으로 공인된 것은 아니었다. 1732년 요한 고트프리트 발터가 펴낸 음악사전에는 아카펠라의 뜻이 “성악 및 기악 성부가 동시에 같은 음을 연주하는 것”으로 적혀 있다. 1851년에 라이프치히에서 출판된 브로크하우스 백과사전에서는 “옛 교회음악에서, 성악부가 기악반주 없이 연주되거나 기악부가 성악부와 똑같은 선율과 리듬으로 반주하는 것”을 아카펠라라고 설명해 놓았다. 다만 발터의 음악사전은 한 가지 예외를 설명한다.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서 교횡교회 미사곡을 연주할 때는 파이프 오르간이나 다른 어떤 악기도 사용하지 말고 목소리로만 노래하라는 지침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사실 ‘아카펠라’라는 명칭이 나타난 것이 16세기 경 일뿐, 이런 형태의 무반주 합창은 그보다 훨씬 오래 전부터 세계 곳곳에 존재했다. 고대의 종교음악이나 여러 나라의 민속음악을 보면 알 수 있다. [[르네상스]] 시대의 세속 [[마드리갈]]도 아카펠라 형식을 취한 경우가 많다. 정통 아카펠라라고 할 때는 이처럼 [[교회음악]]으로 쓰인 무반주 합창곡들만을 가리킨다. 과거의 음악학자들은 1600년 이전의 합창음악을 모두 아카펠라로 알고 있기도 했지만, 1600년 이전에도 합창에 반주악기가 비중을 차지했다는 사실이 최근의 연구로 밝혀졌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