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1년: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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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위해 친인척까지 제거한 태종… 신하 밟아죽인 코끼리는 살려줘                    태종실록 11년(1411) 2월 22일에 이 동물에 대한 첫 기록이 나온다. '일본 국왕이 우리나라에 없는 코끼리를 바치니 사복시에서 기르게 하다.' 사복시(司僕寺)는 조선시대 말과 마구 등을 관장하던 부서다. 담당자는 당황했다. "이것은 말과 사뭇 달라 기르기가 어렵습니다." "다리 넷 달린 것이 거기서 거기지. 먹이나 제때 주도록 하라." "다리는 다섯으로 보입니다만." 며칠 뒤 담당자는 다시 보고를 올렸다. "무한대로 먹어댑니다. 하루 콩 네댓 말은 기본입니다." "뭣이라? 일주일이 아니고?" 먹을 것이 귀하던 시절이다. 일본 국왕이 특별히 친할 것도 없는 태종에게 코끼리를 보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아시다시피 일본도 코끼리 산지가 아니다. 이 코끼리는 항국(港國·인도네시아)에서 일본에 선물한 것이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왕이 미운 신하를 골탕먹일 때 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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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 쩐 왕조]](後陳朝) [[중광제]](重光帝) 3년
 
== 사건권력 위해 친인척까지 제거한 태종… ==
== 사건 ==
 
== 신하 밟아죽인 코끼리는 살려줘 ==
 
== 사건 ==
 
==                 태종실록 11년(1411) 2월 22일에 이 동물에 대한 첫 기록이 나온다. '일본 국왕이 우리나라에 없는 코끼리를 바치니 사복시에서 기르게 하다.' 사복시(司僕寺)는 조선시대 말과 마구 등을 관장하던 부서다. 담당자는 당황했다. ==
 
== "이것은 말과 사뭇 달라 기르기가 어렵습니다." ==
 
== "다리 넷 달린 것이 거기서 거기지. 먹이나 제때 주도록 하라." ==
 
== "다리는 다섯으로 보입니다만." ==
 
== 며칠 뒤 담당자는 다시 보고를 올렸다. ==
 
== "무한대로 먹어댑니다. 하루 콩 네댓 말은 기본입니다." ==
 
== "뭣이라? 일주일이 아니고?" ==
 
== 먹을 것이 귀하던 시절이다. 일본 국왕이 특별히 친할 것도 없는 태종에게 코끼리를 보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아시다시피 일본도 코끼리 산지가 아니다. 이 코끼리는 항국(港國·인도네시아)에서 일본에 선물한 것이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왕이 미운 신하를 골탕먹일 때 코끼리를 선물했다. 왕이 내린 것이니 허투루 관리할 수도 없고 그렇게 수년 끼니를 감당하다가는 집안이 거덜난다. 해서 일본 국왕도 3년간 끼고 있다가 조선에 떠넘겼던 것이다. ==
 
== 이 코끼리가 조선에서 사고를 친다. 생긴 꼴이 우습다며 침까지 뱉어가며 놀리던 전직 공조전서 이우를 밟아 죽인 것이다. 살인범, 아니 살인상(象)에 대한 공판은 일 년 후에 열린다. ==
 
== 병조판서 유정현이 아뢰었다. "이 동물은 전하께서 아끼는 것도 아니고 나라에 이익도 없습니다. 두 사람을 다치게 했으니 전라도 섬에 귀양 보내소서." 둘이라 하니 그 사이 하나를 더 깔아버린 모양이다. 태종은 웃으면서 그리하라 했다. 장관이었을 것이다. 유배 길에 오른 코끼리 옆에 군졸 몇이 붙어 있고 길가의 백성들은 귀한 구경을 했다. 그때 코끼리라는 말이 생겼다. 코의 옛말은 '고'이고 여기에 길다의 '길'과 어미 '이'가 붙어 만들어졌다. 섬에서 코끼리는 행복했을까. 별로 그렇지 못했나 보다. ==
 
== 태종 14년 코끼리에 대한 기록이 다시 등장한다. 전라도 관찰사가 보고하기를 코끼리가 풀을 먹지 않아 날로 수척해지고 사람을 보면 눈물을 흘립니다 하니 태종이 불쌍히 여겨 육지에 내보내라 명했다. 재미있는 대목이다. 사람 목숨을 파리 목숨보다도 못하게 여겼던 태종이다. 정적(政敵) 참살은 기본이고 처가 식구와 사돈까지 거침없이 잡아 죽인 태종이었지만 미물에게는 참 관대했다. 동물 애호가여서가 아니라 그 본성과 헤아리는 바가 사람과 같지 않으니 대하기를 사람 다루듯 하지 않았던 것이다. ==
 
== 과천 서울대공원 동물원에서 호랑이가 사육사를 물어 의식불명 상태에 빠뜨렸다. 인터넷상에서는(네티즌이라는 표현을 쓰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렇다면 네티즌은 어디 별도의 나라에라도 사는 사람들이란 말인가) 호랑이를 사살해야 한다는 극단적 주장까지 나온다. 거참, 호랑이를 기르면서 고양이처럼 굴기라도 바랐단 말인가. 관리 부실을 탓해야지 천성이 맹수인 호랑이를 그 천성을 이유로 죽이자니 태종이 웃을 일이다. ==
 
== 세종 3년(1421) 이 코끼리에 대한 마지막 기록이 나온다. 죄수(罪獸)를 이감받은 충청도 관찰사가 보고했다. "코끼리를 기르는 종이 발길에 차여서 죽었습니다. 다른 짐승의 열 곱절을 먹어대고 화가 나면 사람을 해치니 바다 섬 가운데 있는 목장에 내놓으소서." 아이고 또 죽였네. 세종은 물과 풀이 좋은 곳을 가려서 내어놓고 병들어 죽지 말게 하라고 했다. 운 좋은 코끼리가 아니라 이치가 합당한 선조가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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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하 밟아죽인 코끼리는 살려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