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성/식민성 그룹"의 두 판 사이의 차이

잔글
기술과학적 [[합리성]]이 유럽 식민주의의 창출과 팽창의 결정적 요소로 작용하고, 18세기부터 다른 형태의 (전통적 혹은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인식'(episteme)들을 배제하면서 지식 생산에서 유일하게 유효한 모델로 변하게 된 현상을 '''지식의 식민성'''이라고 부른다. 키하노는 15~16세기의 복음화가 이미 원주민과 흑인노예들로 하여금 그들만의 지식 생산 형식을 비하하게 만들었고, 이에 따라 식민 지배자들의 지식 생산 형식을 사회적 권위(prestigio social)로 여기고 받아들이게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카스트로고메스는 18세기 부르봉 개혁 때부터 '알기'(conocer)는 세상과 거리를 유지한 채 그가 '0도의 히브리스'(la hybris del punto cero)라고 부르는 오염되지 않은 관찰 지점에서 냉철하고 체계적으로 세계를 바라보는 것이라는 관념이 [[스페인어]]권 식민지에 강요되었다고 설파한다. 아메리카를 향한 유럽의 식민적 팽창은 이렇듯 세계에 대한 인식적 다양성(multiplicidad epistémica)을 공격하고, 현재 보편적으로 여겨지는 단 한 가지 유효한 지식생산 체계를 강요했다. 지배적 '인식'(episteme)의 보편적 규율에 부합되지 않는 모든 지식은 '전(前) 과학적 지식'으로 여겨졌다. 란데르는 20세기의 사회과학이 어떻게 이 모델을 차용했는지, 또한 (특히 [[경제학]]이) 1960~1970년대의 라틴아메리카 전역에서 어떻게 사회에 대한 특정 언어와 관념을 채택하여 발전 기획으로 제도화하였는지 보여 준다. 미뇰로는 영국, 프랑스, 미국의 전 세계적인 상업적 헤게모니에 발맞추어 19세기부터 모든 스페인어권 라틴아메리카의 지배적 지식이 기본적으로 [[영어]]와 [[프랑스어]] 두 가지 언어로 생산되었다고 주장한다. 지식이란 이처럼 명백하게 [[지정학]]적이다. 두셀은 '유럽중심주의 신화'를 논한다. '유효'하다고 간주되는 모든 지식은 먼저 세계체제의 권력 중심에서 창출되고, 이어 여러 주변부로의 불균등 배분이 이루어진다고 보는 시각이다. 따라서 주변부는 결코 지식의 생산자가 될 수 없고 수용자에 그칠 뿐이다. 이는 라틴 아메리카 학계와 국가를 비롯한 모든 제도권에서 벌어져 온 일이다.
 
라틴 아메리카인을 식민적 논리에 예속시키는 일은 [[폭력]]을 통해 이루어지기 일쑤였다. 말도나도토레스는 [[기독교]]화, 그리고 이어 근대화의 장애물로 여겨진 라틴 아메리카인들이(특히 원주민과 아프리카인의 후손들) 어떻게 '인간성'을 거부당했는지 보여준다. 이들은 '[[현존재]]'(Dasein)가 없는 이들, 하위 인간, 열등한 것들로 여겨졌고, 그래서 [[노예]]로 삼고, 땅을 빼앗고, 전쟁을 걸고, 처벌 없이 죽여도 정당한 것이었다. 서구적 삶의 방식의 우월성은 두셀이 '정복하는 자아'(ego conquiro)라고 부르는 [[자아]]를 토대로 하고 있다. 말도나도토레스가 '''존재의 식민성'''이라고 칭한 개념은 다음과 같은 논리를 띠고 있다. '존재현존재'는 유럽인과 이들의 후손인 [[크리오요]]만 지니는 속성이고, 식민지 주민들은 '비-존재현존재'(no-ser), 따라서 ([[하이데거]]적인 의미에서의) '세계'가 없는 이들이다. [[프란츠 파농]]이 말하는 '[[대지의 저주받은 사람들]]'인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카스트로고메스는 [[미셸 푸코]]의 '[[삶정치]]'(biopolitics) 개념을 이용하여, 18세기부터는 식민적 논리에 예속시키는 작업이 비강압적인 방법으로도 행해졌음을 보여주었다. 식민지 주민들을 '죽게만' 하지 않고 '살게 만든다'. 즉 이들을 위해 근대화 기획에 부합되는 현존 형식(formas de existencia)들을 생산한다. 이런 경우 존재의 식민성은 파괴의 기획이 아니라 생산의 기획이다. 이 기획은 19세기, 특히 20세기 초에 대다수 라틴 아메리카 국가에서 근대화 과정과 함께 구체화된다. 사회적ㆍ도시적 존재론(ontología social urbana), [[주체]]가 성적 충동을 느끼듯이(libidinalmente) 자본주의에 종속되는 '[[세계-내-존재]]'(ser-en-el-mundo)의 체계적 생산이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이처럼 주체성의 구조에 닻을 내리고 있는 존재의 식민성은 억압으로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욕망의 대상이다. 광범위한 계층의 사람들에게 물질적ㆍ비물질적인 현존 조건들을 생산해주기 때문이다.
 
== 식민적 차이와 트랜스모더니티 ==

편집

1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