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논리학에서 2차 논리(二次論理, 영어: second-order logic)는 임의의 다항 관계 및 다항 연산에 대한 변수 및 이에 대한 전칭·존재 기호를 사용할 수 있는 논리이다. 1차 논리에서 변수는 사용하는 모형의 원소만을 지칭하지만, 2차 논리에서는 모형 속의 임의의 부분 집합에 대하여 언급할 수 있다. 이에 따라 2차 논리는 1차 논리보다 더 다양한 개념들에 대하여 논할 수 있다. 그러나 2차 논리는 1차 논리와 달리 완전한 증명 체계를 갖지 못하며, 콤팩트성 정리뢰벤하임-스콜렘 정리와 같은 중요한 성질들이 성립하지 않는다.

2차 논리의 문장 가 쓰여진 그라피티 (노이쾰른)

정의 편집

문법 편집

2차 논리의 문법은 다음과 같은 기호들로 구성된다.

2차 논리의 변수(영어: variable)들은 다음과 같은 가산 무한 개의 종류(영어: sort)에 속한다.

  • 각 자연수  에 대하여,  항 연산 변수  .
    • 특히,  일 때,  1차 논리의 변수에 해당한다.
    • 사실,  인 연산 변수들은 생략할 수 있다.[1]:63 예를 들어,   와 같이 풀어 쓸 수 있다.
  • 각 자연수  에 대하여,  항 관계 변수  .
    • 특히,  일 때,  1차 논리 변수들의 집합에 해당한다.

변수 밖에도 다음과 같은 논리 기호들이 사용된다. (이들은 1차 논리와 같다.)

  • 전칭 기호  와 존재 기호  
  • 등호  
  • 명제 논리 기호   (논리곱),   (논리합),   (부정) 등
  • 괄호   및 반점  
  • 주어진  항 연산   항 관계  . 예를 들어, 집합론의 언어는 하나의 2항 관계  를 갖는다. 다른 예로, 순서체의 언어는 2항 연산   , 1항 연산  , 0항 연산   , 그리고 2항 관계  를 갖는다.

2차 논리의 (영어: term)은 다음 문법을 따라야 한다.

  •  항 연산 변수   개의 항  에 대하여,  은 항이다. (편의상  일 때 괄호  를 생략하여  로 쓴다.)
  •  항 연산   개의 항  에 대하여,  은 항이다. (편의상  일 때 괄호  를 생략하여  로 쓴다.)

2차 논리의 논리식(영어: (well formed) formula)은 다음 문법을 따라야 한다.

  •  항 관계 변수   개의 항  에 대하여,  는 논리식이다.
  •  항 관계   개의 항  에 대하여,  는 논리식이다.
  • 두 항  ,  에 대하여,  는 논리식이다.
  • 논리식   에 등장하는  항 자유 연산 변수  에 대하여,   는 논리식이다.
  • 논리식   에 등장하는  항 자유 관계 변수  에 대하여,   는 논리식이다.
  • 두 논리식   에 대하여,    에 대하여,  는 논리식이다.

여기서, 논리식  에 등장하는 연산 변수 또는 관계 변수  자유 변수(영어: free variable)라는 것은    가 포함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의미론 편집

2차 논리의 의미론은 흔히 2차 논리의 모형으로 주어진다. 이 경우, 모형  가 주어졌을 때,  항 연산 변수는   위의 모든 (외적 관점에서의) 연산  의 값을 가질 수 있으며,  항 관계 변수는   위의 모든 (외적 관점에서의) 관계  의 값을 가질 수 있다. 특히, 1항 관계 변수는  의 모든 부분 집합의 값을 가질 수 있다. 반면, 1차 논리 모형에서는 (집합론의 언어를 사용할 경우, 추이적 모형의 경우) 1차 논리 언어로 정의 가능한  의 부분 집합만을 다룰 수 있다.

2차 논리의 경우, 위와 같은 표준적인 의미론 대신 헹킨 의미론(영어: Henkin semantics)을 사용할 수 있다. 헹킨 의미론에서는 각 변수 종류(영어: sort)가 다른 정의역(영어: domain)을 가질 수 있다. 헹킨 의미론을 사용할 경우 2차 논리는 사실상 1차 논리와 같아진다. 간혹 헹킨 의미론과 구별하기 위하여 전자를 표준 의미론(영어: standard semantics)이라고 하기도 한다.

성질 편집

2차 논리의 증명 체계(영어: proof system)는 (순수한 논리 기호만 포함하는, 즉 변수 및  만을 포함하는) 2차 논리 명제에 대하여 증명을 제시하거나 또는 제시하지 않는 함수이다. 증명 체계가 증명을 제시하는 명제를 증명 가능 명제(영어: provable proposition)라고 한다. 여기서 "증명"이란 (주어진 알파벳에 대한) 일련의 문자열을 뜻한다.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에 따라, 2차 논리의 증명 체계는 다음 세 조건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없다.

  • (정당성 영어: soundness) 증명 체계가 증명할 수 있는 모든 명제는 2차 논리의 모든 (표준) 모형에서 참이다.
  • (완전성 영어: completeness) 증명 체계는 2차 논리의 모든 (표준) 모형에서 참인 2차 논리 명제를 증명할 수 있다.
  • (유효성 영어: effectiveness) 증명들의 집합은 재귀적 집합이다. 즉, 주어진 문자열이 어떤 명제의 증명인지 여부를 항상 종료하는 알고리즘으로 판별할 수 있다.

반면, 1차 논리의 경우 위 세 조건을 만족시키는 증명 체계가 존재한다 (괴델의 완전성 정리).

2차 논리에서는 또한 콤팩트성 정리뢰벤하임-스콜렘 정리가 성립하지 않는다.

(위 성질들은 2차 논리의 표준 의미론에 대한 것이다. 헹킨 의미론을 사용하면 이는 1차 논리와 같은 성질들을 갖는다.)

역사 편집

고틀로프 프레게는 1879년에 출판된 《개념 표기법》[2]에서 오늘날의 2차 논리와 유사한 논리 체계를 도입하였다.[3]:295 그러나 프레게는 1차 논리와 고차 논리를 구분하지 않았다. 이후 찰스 샌더스 퍼스가 1차 논리와 2차 논리를 구분하였으며, "2차 논리"라는 용어를 도입하였다.[3]:296

헹킨 의미론은 리언 앨버트 헹킨(영어: Leon Albert Henkin, 1921~2006)이 1950년에 도입하였다.[4]

2차 논리에 대하여 윌러드 밴 오먼 콰인은 (이솝 우화에 빗대어) “양의 탈을 쓴 집합론”(영어: set theory in sheep’s clothing)이라고 평하였다.[5]:66, Chapter 5 즉, 2차 논리로는 집합론에 해당하는 여러 개념들(멱집합 등)을 정의할 수 있으며, 또한 적절한 증명 이론을 제시할 수 없으므로, 1차 논리와 달리 2차 ‘논리’는 사실 논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반면, 조지 불로스(영어: George Boolos)[6]를 비롯한 다른 수리철학자들은[1][7][8][9][10] 콰인의 비판에 반대하여 2차 논리를 옹호하였다.

참고 문헌 편집

  1. Shapiro, Stewart (2000). 《Foundations without foundationalism: a case for second-order logic》. Oxford Logic Guides (영어) 17. Oxford University Press. doi:10.1093/0198250290.001.0001. ISBN 978-0-19-825029-6. 
  2. Frege, Gottlob (1879). 《Begriffsschrift, eine der arithmetischen nachgebildete Formelsprache des reinen Denkens》 (독일어). 할레: Verlag von Louis Nebert. 
  3. Putnam, Hilary (1982). “Peirce the logician”. 《Historia Mathematica》 (영어) 9 (3): 290–301. doi:10.1016/0315-0860(82)90123-9. ISSN 0315-0860. 
  4. Henkin, Leon Albert (1950). “Completeness in the theory of types”. 《Journal of Symbolic Logic》 (영어) 15 (2): 81–91. doi:10.2307/2266967. ISSN 0022-4812. JSTOR 2266967. 
  5. Quine, W. V. O. (1986년 6월). 《Philosophy of logic》 (영어) 2판. Harvard University Press. ISBN 978-067466563-7. 
  6. Boolos, George S. (1975년 9월). “On second-order logic”. 《The Journal of Philosophy》 (영어) 72 (16): 509–527. doi:10.2307/2025179. 
  7. Shapiro, Stewart (1999년 2월). “Do not claim too much: second-order logic and first-order logic”. 《Philosophia Mathematica》 (영어) 7 (1): 42–64. doi:10.1093/philmat/7.1.42. ISSN 0031-8019. 
  8. Shapiro, Stewart (2012년 10월). “Higher-order logic or set theory: a false dilemma”. 《Philosophia Mathematica》 (영어) 20 (3): 305–323. doi:10.1093/philmat/nks002. ISSN 0031-8019. 
  9. Väänänen, Jouko (2001). “Second-order logic and foundations of mathematics” (PDF). 《Bulletin of Symbolic Logic》 (영어) 7 (4): 504–520. doi:10.2307/2687796. JSTOR 2687796. 
  10. Bueno, Otávio (2010). “A defense of second-order logic” (PDF). 《Axiomathes》 (영어). doi:10.1007/s10516-010-9101-4. ISSN 1122-1151. 

외부 링크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