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위백법
오위백법(五位百法)은 유식 계통의 불교 종파인 법상종에서 세친의 《대승백법명문론》(大乘百法明門論)에 근거하여 일체의 만유제법(萬有諸法)을 크게 다섯 종류의 총 100개의 법으로 나눈 것을 말한다.[1][2][3]
대분류인 오위(五位: 다섯 종류)는 심법(心法) · 심소유법(心所有法) · 색법(色法) · 심불상응행법(心不相應行法) · 무위법(無爲法)이다.
소분류인 백법(百法: 100가지 법)은 심법에 8개의 법, 심소유법에 51개의 법, 색법에 11개의 법, 심불상응행법에 24개의 법, 무위법에 6개의 법으로 구성되어 있다.
오위백법을 세운 법상종에서는, 비록 일체의 법을 다섯 종류의 총 100개의 법으로 나누지만, 이들 100개의 법은 '모두 실체가 없는 것[並無實體]'으로 단지 '가상으로 또는 임시로 세운 것[假立]'이라고 말한다.[3] 즉, 이 모두가 하나의 마음(아뢰야식)에서 생긴 것이지만, 시각적 인식인 안식과 청각적 인식인 이식이 인식 즉 앎이라는 측면에서는 동일하지만 뚜렷이 구분되는 특징 즉 차별상 또는 자상(自相)이 있으므로 구분하며 다루는 것이 크게 유용하고 실제적인 것처럼, 이런 이유로 100가지 법을 특히 구분하여 실법(實法)으로 다루는 것이다(실제로는 100가지 법 중에 이러한 실법이라고도 할 수 없는 법, 즉, 가법이지만 그 중요도가 크기 때문에 포함시킨 것들도 있다). 이러한 관점은 마음은 하나이지만 그 상태 또는 모습에 따라 89가지 마음 또는 121가지 마음으로 구분한다는 상좌부 아비담마의 교학과 상통하는 점이 있다.[4][5]
구성
편집T31n1614_p0855b15║如世尊言。一切法無我。何等一切法。云何為
T31n1614_p0855b16║無我。一切法者。略有五種。一者心法。二者心
T31n1614_p0855b17║所有法。三者色法。四者心不相應行法。五者
T31n1614_p0855b18║無為法。一切最勝故。與此相應故。二所現
T31n1614_p0855b19║影故。三分位差別故。四所顯示故。如是次
T31n1614_p0855b20║第。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일체법은 무아이다. 일체법이란 무엇이고 무아란 무엇인가? 일체법이란 간략히 말해 5개의 법이다.
① 심법 ② 심소유법 ③ 색법 ④ 심불상응행법 ⑤ 무위법.첫 번째 심법은 가장 뛰어난 것이고, 두 번째 심소유법은 심법의 상응하는 것이고, 세 번째 색법은 심법의 나타난 영상이고, 네 번째 심불상응행법은 심법의 분위차별이고, 다섯 번째 무위법은 심법이 나타내 보이는 것이다. 5개의 법은 이 순서에 따른 것이다.
— 《대승백법명문론》 한문본 & 한글본은 편집자가 번역. 2022년 8월 5일에 확인.
아래의 "백법" 문단의 표에 나오는 다섯 대분류와 100개의 법(오위백법 · 五位百法)의 이름들 중 맨 처음에 나오는 것은 모두 《대승백법명문론》(大乘百法明門論)과 《대승백법명문론해》(大乘百法明門論解)에 나오는 이름이다. 다섯 대분류들과 그 아래의 세부 분류들 그리고 법들이 나열되는 순서도 이 두 논서에 나오는 순서를 그대로 따른 것이다.[6][7][8] 이 문서에서도 이 이름들과 순서를 사용한다.
오위
편집100개의 법의 5위(五位), 즉 다섯 대분류는 다음과 같다.
- 심법(心法): 8개의 법이 있다. 누적 개수는 총 8개이다.
- 심소유법(心所有法): 51개의 법이 있다. 누적 개수는 총 59개이다.
- 색법(色法): 11개의 법이 있다. 누적 개수는 총 70개이다.
- 심불상응행법(心不相應行法): 24개의 법이 있다. 누적 개수는 총 94개이다.
- 무위법(無爲法): 6개의 법이 있다. 누적 개수는 총 100개이다.
백법
편집백법(百法), 즉 100개의 법의 세부 구성은 다음과 같다.
1. 심법 (8 一 8)
편집심법(心法)에는 4종류의 총 8개의 법이 있다.
- 전5식(前五識) 또는 5식(五識): 5개의 법이 있다.
- 제6식(第六識) 또는 제6의식(第六意識): 1개의 법이 있다.
- 제7식(第七識): 1개의 법이 있다.
- 제8식(第八識): 1개의 법이 있다.
심법의 8개의 법을 통칭하여 심의식(心意識)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이 경우 제8식이 심(心)이며 제7식이 의(意)이며 제6식과 전5식을 합한 것이 식(識)이다. 또는 전5식을 제외한 나머지 제8식 · 제7식 · 제6식을 심의식(心意識)이라 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제8식이 심(心)이며 제7식이 의(意)이며 제6식이 식(識)이다. 한편, 대체로 심의식(心意識)을 마음[心]이라 부른다. 하지만, 제8식만을 마음[心]이라 할 때도 있다. 또한, 심법(心法)과 동의어로, 심법의 8개의 법 전체를 심왕(心王) 또는 마음[心]이라 하기도 하는데,[9] '왕(王)'이라는 낱말이 붙은 것은 심법의 8개의 법이 객관에 대한 주관이라는 측면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이며 또한 심법의 8개의 법이 모든 마음작용의 원천이라는 의미를 부각시키기 위한 것이다. 또한 제6식 이하의 여섯 가지 식이 아직 나타나지 않은 상태일 때 제7식과 제8식을 합한 것을 심왕이라 하는 경우도 있다.[10] 그리고 '유식(唯識: 모든 것은 식(識)이라는 뜻)'이라는 낱말처럼, 식(識)이 심법의 8개의 법을 포함한 100법 전체를 가리키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마음[心]이나 식(識)이 정확히 무엇을 지칭하는가 하는 것은 문맥에 따라 달라진다.
(1) 안식(眼識)
편집심법 1/8 안식 眼識 색깔 · 모양을 인식함, 색경을 요별함
산스크리트어: cakṣur-vijñāna
팔리어: cakkhu-viññāṇa
영어: visual consciousness[11]
안식(眼識)은 아뢰야식의 종자로부터 생겨난 식(識)으로, 안근(眼根, 눈)에 의지하면서 안근과 함께 작용하여 색경(色境) 즉 사물의 색깔과 모양을 인식[了別]하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한다.[12][13][14]
안식(眼識)은 현대적인 용어로는 시각(視覺)을 뜻한다.[15][16]
(2) 이식(耳識)
편집심법 2/8 이식 耳識 소리를 인식함, 성경을 요별함
산스크리트어: śrota-vijñāna
팔리어: sota-viññāṇa
영어: auditory consciousness[17]
이식(耳識)은 아뢰야식의 종자로부터 생겨난 식(識)으로, 이근(耳根, 귀)에 의지하면서 이근과 함께 작용하여 성경(聲境) 즉 사물의 소리를 인식[了別]하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한다.[12][13][18]
이식(耳識)은 현대적인 용어로는 청각(聽覺)을 뜻한다.[19][20]
(3) 비식(鼻識)
편집심법 3/8 비식 鼻識 냄새를 인식함, 향경을 요별함
산스크리트어: ghrāṇa-vijñāna, ghrāṇavijñāna
팔리어: ghāna-viññāna
영어: olfactory consciousness, sensation or perception of smell[21]
비식(鼻識)은 아뢰야식의 종자로부터 생겨난 식(識)으로, 비근(鼻根, 코)에 의지하면서 비근과 함께 작용하여 향경(香境) 즉 사물의 냄새를 인식[了別]하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한다.[12][13][22]
비식(鼻識)은 현대적인 용어로는 후각(嗅覺)을 뜻한다.[23][24]
(4) 설식(舌識)
편집심법 4/8 설식 舌識 맛을 인식함, 미경을 요별함
산스크리트어: jihvā-vijñāna
팔리어: jivhā-viññāna
영어: gustatory consciousness, taste perception[25]
설식(舌識)은 아뢰야식의 종자로부터 생겨난 식(識)으로, 설근(舌根, 혀)에 의지하면서 설근과 함께 작용하여 미경(味境) 즉 사물의 맛을 인식[了別]하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한다.[12][13][26]
설식(舌識)은 현대적인 용어로는 미각(味覺)을 뜻한다.[27][28]
(5) 신식(身識)
편집심법 5/8 신식 身識 촉감을 인식함, 촉경을 요별함
산스크리트어: kāya-vijñāna, kāyavijñāna
팔리어: kāya-viññāna
영어: bodily consciousness, tactile consciousness[29]
신식(身識)은 아뢰야식의 종자로부터 생겨난 식(識)으로, 신근(身根, 몸)에 의지하면서 신근과 함께 작용하여 촉경(觸境) 즉 사물의 촉감을 인식[了別]하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한다.[12][13][30]
신식(身識)은 현대적인 용어로는 촉각(觸覺)을 뜻한다.[31][32]
(6) 의식(意識)
편집심법 6/8 의식 意識 온갖 대상을 전체적으로 인식함, 온갖 대상의 총상을 요별함
산스크리트어: mano-vijñāna
영어: thinking consciousness, mental consciousness, discriminating consciousness[33]
의식(意識)은 아뢰야식의 종자로부터 생겨난 식(識)으로, 의근(意根)에 의지하면서 의근과 함께 작용하여 산하대지(山河大地)와 같은 일체의 공법(共法)과 자신의 신체 · 정신과 같은 불공법(不共法)을 인식[了別]하는데 그 총상(總相)을 인식하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한다. 즉, 외부의 감각대상뿐만 아니라 감관을 초월한 대상이나 내면의 정신세계를 포함한 유위(有爲) · 무위(無爲)의 온갖 존재[法]를 대상으로 전체적으로 인식한다.[34][35][36][37]
그리고 의근(意根)은 무간멸의(無間滅意: 직전에 소멸한 마음), 즉, 찰나 생멸하는 식의 흐름에서 전찰나의 6식 즉 전찰나의 안식 · 이식 · 비식 · 설식 · 신식 · 의식을 뜻하는데, 유식유가행파의 교학에 따르면 제7식인 말나식이 있기 때문에 무간멸의가 존재한다. 따라서 의근은 사실상 제7 말나식이라고 할 수 있다.[33][34][35][38][39][40][41][42]
(7) 말나식(末那識)
편집말나식(末那識)은 아뢰야식의 종자로부터 생겨난 식(識)으로 그 성질과 작용이 의식(意識)과 많은 부분에서 유사하지만, 의식이 무상천 · 무상정 · 멸진정 · 극수면 · 극민절의 5위무심(五位無心)에서 상속이 그 시간 동안 끊어지는 반면 이들 상태에서도 상속이 결코 끊임이 없다는 차이점을 가진 식(識) 즉 마음이다. 이러한 상속 항상성을 가진 말나식은 아뢰야식과 6식(六識) 사이에서 매개 역할을 하여 6식이 5위무심을 제외한 곳에서 끊임없이 일어나게 한다.[43][44][45][46][47]
말나식은 항심사량(恆審思量)의 식(識)이다. 항상 살펴서 생각하는 식이다. 살펴서 생각하는 인식대상이 의식만큼 그 폭이 넓고 다양하지만, 말나식은, 특히, 돌이켜 자신의 연원인 아뢰야식을 인식대상으로 하는 식으로, 아뢰야식을 아트만 즉 '상일주재성(常一主宰性)을 가진 자아'로 착각하고 집착하여 아치(我痴) · 아견(我見) · 아만(我慢) · 아애(我愛)의 4근본번뇌와 상응하는 것을 본질적 성질 즉 극히 두드러진 특징으로 한다. 즉, 끈질기고 집요한 자아의식, 자기 집착심, '나라는 가짜 정체성의 단멸을 두려워하고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항상 애쓰는 의지'를 본질적 성질로 하는 염오식이다.[44][45][48]
말나식의 이러한 자기 집착심은 비록 불선 즉 악은 아니지만 성도(聖道)를 장애하는 유부무기로서 잡염 즉 번뇌에 속한다.[49]
(8) 아뢰야식(阿賴耶識)
편집심법 8/8 아뢰야식 阿賴耶識 일체종자식, 이숙식, 무의식
산스크리트어: ālayavijñāna
영어: ālayavijñāna, store consciousness, mind with all the seeds, differential maturing consciousness[50]
아뢰야식(阿賴耶識)은 전생의 업과 번뇌를 간접적 원인[緣]으로 하고 아득한 옛적부터 일어난 희론(戲論) 즉 망상(妄想)의 훈습을 직접적 원인[因]으로 하여 생겨난 모든 종자의 총체적인 이숙식(異熟識) 즉 선 · 악업 종자의 세력에 의해 초감(招感)된 총보(總報)로서의 식(識) 즉 마음이다. 즉, 일체종자식이자 이숙식으로서의 식이 아뢰야식의 본질적 성질이자 아뢰야식 그 자체이다.[51][52][53][54][55][56][57][58][59][60][61][62]
《현양성교론》제1권에 따르면 아뢰야식은 다음과 같은 성질, 특징 또는 작용을 가진다.
- 아뢰야식은 신체[有根身] 즉 모든 승의근(勝義根)과 부진근(扶塵根)을 유지 보존한다. 그리고 이들 근을 의지처로 하여 6식과 말나식이 이루는 희론 즉 망상의 훈습을 받아들여 종자의 형태로 유지 보존한다.[63][64]
- 아뢰야식은 그 성질이 무부무기성(無覆無記性)의 한 부류로 생멸하며 그 안에 저장된 업종자의 세력에 의해 그 상속이 단절되지 않는다. 아뢰야식의 인식대상은 종자 · 신체 · 기세간인데, 아뢰야식의 구체적인 상속과 대상[所緣]과 작용[行相]은 그 양태가 너무 미세하여 완전한 깨달음에 도달한 상태가 아니면 명석하게 알기 어렵다.[65][66][67][68]
- 능히 외부의 기세간(器世間) 즉 객관적 세계 또는 자연계를 유지하고, 기세간을 인식대상으로 하여 요별한다.[69][70]
- 고수 · 낙수 · 불고불락수의 3수(三受) 중 오직 불고불락수와 상응한다. 그리고 마음작용(심소유법)들 중에서는 오직 작의 · 촉 · 수 · 상 · 사의 5변행심소와 상응한다.[71][72]
- 아뢰야식은 근본식으로서 전식(轉識: 전변되어 생겨난 식)인 안식 · 이식 · 비식 · 설식 · 신식 · 의식 · 말나식의 7식(七識)의 의지처가 된다. 전식과 그 상응하는 수 · 상 · 사 등의 마음작용들의 청정한 상태와 염오한 상태와 더불어 함께 전전(展轉)한다.[73][74] 즉, 아뢰야식은 오로지 무부무기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는 청정도 염오도 아니다. 7전식(七轉識)이 염오이면 아뢰야식도 염오이고 7전식이 청정이면 아뢰야식도 청정이다. 달리 말하자면, 아뢰야식에 저장된 종자들이 염오이면 7전식과 그 상응하는 마음작용들이 염오이고 종자들이 청정이면 7전식과 마음작용들도 청정이다.
- 염오한 7전식을 강화시키고 청정한 7전식을 약화시키는 작용을 한다.[75][76] 실제로는, 아뢰야식에는 선업 · 악업의 갖가지 종자가 저장되어 있으므로 아뢰야식이 종자를 통해 7전식의 염오도 강화시킬 수 있고 청정도 강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아뢰야식은 이미 아득한 옛적부터의 희론의 훈습에 의해 이미, 전체적으로 보아, '염오한 상태'에 처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 상태 즉 현재 상태로 그대로 두면 점점 염오가 강화되고 청정이 약해진다. 오직, 수행 즉 4성제의 도제를 통한 노력이 가해져야만 청정으로 되돌릴 수 있다. 즉, 비록 모두가 불성 즉 진여의 무분별지를 지니고 있지만, 환멸연기 또는 전의(轉依)는 정진을 통하지 않고서는 결코 가능하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현양성교론》에서는 아뢰야식의 마지막 작용 또는 특징으로 염오가 강화되고 청정이 약화되는 것만을 말하고 있다.
2. 심소유법 (51 一 59)
편집심소유법(心所有法) 또는 심소법(心所法)에는 6종류의 총 51개의 법이 있다. 법의 누적 개수는 총 59개이다.
- 변행심소 5개
- 별경심소 5개
- 선심소 11개
- 번뇌심소 6개
- 수번뇌심소 20개
- 부정심소 4개
심소유법(心所有法)의 문자 그대로의 뜻은 '마음 속에 존재하는 법' 또는 '마음 속에 존재할 수 있는 법'으로, 마음작용 또는 정신작용의 주체인 심법(心法: 여덟의 식) 또는 심왕(心王: 심법과 동의어)에 의해 일어나는 마음의 작용을 가리킨다. 대체로, 심법 또는 심왕을 주관이라 할 수 있으며 심소법 또는 심소유법을 주관의 운동(동작, 행위, 기능, 작용)이라 할 수 있다.
2.1. 변행심소 (5 一 5 一 13)
편집변행심소(遍行心所)에는 5개의 법이 있다. 심소법의 누적 개수는 총 5개이다. 법의 누적 개수는 총 13개이다.
- 작의(作意)
- 촉(觸)
- 수(受)
- 상(想)
- 사(思)
'변행'(遍行: 편행이라고 읽지 않고 변행이라고 읽는다)의 문자 그대로의 뜻은 '두루 일어난다' 또는 '보편적으로 언제나 일어난다'는 뜻이다. 변행심소는 마음이 일어날 때면, 즉, 심왕(心王: 여덟의 식)이 존재할 때면, 항상 심왕과 더불어 반드시 함께 일어나는 마음작용으로, 선악의 성격이 없다.[3][77]
(9) 작의(作意)
편집변행심소 1/5 작의 作意 마음을 일으킴[心發悟], 마음을 발동시키고 이끔[動心引心], 마음을 경각시키고 이끔[警心引心], 주의, 유의
산스크리트어: manasikara, manasi-kāra, manaskāra, manaḥ-kāra
팔리어: manasikara
영어: attention, focusing attention, paying attention, mental orientation, gathering of the attention[78][79]
작의(作意)는 마음과 수(受) · 상(想) · 사(思) 등의 다른 마음작용들을 발동시켜 대상을 향하게 하는 마음작용이다.[80][81][82][83][84][85][86][87]
작의(作意)는 아뢰야식의 종자로부터 생겨나서[生] 마음을 의지처로 하여 일어나는[起] 마음작용으로, 마음과 다른 마음작용들로 하여금 움직이게 하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하고 마음과 다른 마음작용들을 인식대상을 향해 이끄는 것을 본질적 작용으로 한다.[88][89][90][91][92][93] 현재의 인과에 적합한 마땅히 일어나야 할 마음 종자[心種]와 마음작용 종자[心所種]를 경각(警覺)시켜 인식대상으로 향하게 만드는 마음작용이다.[94][95][96][97][98]
(10) 촉(觸)
편집촉(觸)은 마음으로 하여금 대상에 접촉하게 하는 마음작용이다.[101] 달리 말해, 감각 기관 즉 인식도구인 근(根)과 객관 즉 인식대상인 경(境)과 주관 즉 인식주체인 식(識: 마음)을 연결 또는 화합시키는 마음작용이다. 즉, 근 · 경 · 식의 3사(三事)의 화합, 3사화합(三事和合) 또는 3화합(三和合)의 마음작용이다.[102][103]
엄밀히 말하자면, 촉이 곧 '3사화합'(三事和合)인 것은 아니다. 3사가 화합할 때, 즉, 3사가 만날 때, 즉, 근과 경이 만나서 식이 생겨날 때, 바로 이 때, 근과 경과 식은 '전체적으로 말해' 온갖 마음작용이 생겨나게 하는 힘도 발휘하는데 그 생겨나는 마음작용들 중의 하나가 촉이다. 그런데 이렇게 생겨난 촉이 다른 온갖 마음작용이 생겨나는 구체적인 즉 실제적인 소의처로서의 역할을 한다. 즉, 촉 이후에 생겨나는 마음작용들은 모두 촉을 바탕으로 하여 일어난다. 그리고 그 마음작용들은 모두 촉에 의해 대상과 만나게 된다. 이런 의미를 담아, 편의를 위해 간단히 말해, '촉은 3사화합이다'라고 마치 '촉'과 '3사화합'이 서로 등가인 것처럼 표현한다. 그리고 《현양성교론》 제1권, 《대승아비달마집론》 제1권, 《대승오온론》, 《성유식론》 제3권, 《성유식론술기》 제3권 등에서는 근과 경과 식이 화합할 때 이들이, 전체적으로 말해, 온갖 마음작용이 생겨나게 하는 힘을 발휘하는 것을 '변이'(變異)라고 하고 촉이 다른 온갖 마음작용이 생겨나는 구체적인 즉 실제적인 소의처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을 '분별'(分別)이라 한다.[104][105][106][107][108][109][110][111][112][113][114][115]
이 용어들을 사용하여 정의하자면, 촉은 3사화합에 따른 변이가 분별된 마음작용, 또는, 3사화합에 의거하여 분별된 마음작용으로, 마음과 다른 마음작용으로 하여금 대상을 접촉[觸, 和合]하게 하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하고 수(受) · 상(想) · 사(思) 등의 마음작용이 생겨나는 소의처가 되는 것을 본질적 작용으로 한다.[116][117][118][119][120][121][122][123][124][125][126][127][128]
(11) 수(受)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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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행심소 3/5 수 受 감수작용, 느낌, 지각, 감각, 과보의 영납, 결과를 받아들여 느낌
산스크리트어: vedanā
팔리어: vedanā
영어: feeling, sensation; to experience; to receive, or undergo, the results of good and evil actions; to experience karma[129]
수(受)는 형성된 촉(觸)을 통해 마음에 들지 않는 · 마음에 드는 · 마음에 들지도 들지 않지도 않는 대상 즉 이숙과 즉 인과법칙의 결과를 받아들여 고 · 낙 · 불고불락의 느낌을 느끼는 마음작용이다.[130][131][132][133][134][135][136]
수(受)는 마음에 들지 않는 · 마음에 드는 · 마음에 들지도 들지 않지도 않는 대상을 받아들여 고 · 낙 · 불고불락의 느낌을 느끼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하고 욕(欲)과 애(愛)의 마음작용이 일어나게 하는 조건[緣]이 되는 것을 본질적 작용으로 한다.[137][138][139][140][141][142][143]
수(受)에는 고수(苦受: 괴로운 느낌) · 낙수(樂受: 즐거운 느낌) · 사수(捨受: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는 느낌)의 3수(三受) 또는 3수를 세분한 고수 · 낙수 · 우수 · 희수 · 사수의 5수(五受)가 있다.[144] 수(受: 느낌 · 지각 · 감각)를 분류하는 방법에는 3수 또는 5수로 나누는 방법 외에도, 예를 들어, 통각 · 미각 · 촉각 등으로 나누거나 또는 일반 감각 · 초감각 등으로 나누는 것과 같은 여러 가지 분류법이 있을 수 있지만, 3수 또는 5수로 나누는 이유는 십이연기나 아뢰야연기와 같은 연기 관계(유전 연기와 환멸 연기)를 밝히는데는 수(受)를 3수 또는 5수로 분류하는 것이 유용하기 때문이다.[145]
(12) 상(想)
편집변행심소 4/5 상 想 개념, 관념, 표상작용, 취상(取像), 취상(取相), 구료상(搆了相)
산스크리트어: saṃjñā
팔리어: saññā
영어: ideation, perception, cognition, conceptualization, distinguishing, idea, conceptual thought, associative thought[146]
상(想)은, 수(受)의 마음작용 다음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대상에 대해 개념을 형성하고 이름을 붙이는 마음작용이다.[147][148] 예를 들어, 어떤 남자 · 여자 · 풀 · 나무 등을 보았을 때 그 사람 또는 사물을 남자 · 여자 · 풀 · 나무 등으로 인식하는 것을 말한다.[149][150][151]
대상에 대해 개념을 형성하는 것을 나타내는 전통적 표현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취상(取像): 본뜬 형상(形狀)을 취함, 본떠 그린 모양을 취함, 대상의 이미지를 취함[152][153][154][155]
- 취상모(取像貌) 본뜬 모습과 모양을 취함, 본떠 그린 모습과 모양을 취함, 대상의 이미지를 취함[156][157][158][159][160]
- 취상(取相): 모습 · 모양 · 특징을 취함[161][162][163][164][165][166][167]
- 취상모(取相貌): 특징과 모습을 취함, 모습 · 모양 · 특징을 취함[168][169]
- 취차별상(取差別相): 다른 사물과 구별되는 그 사물만의 모습 · 모양 · 특징을 취함[170][171]
- 구료상(搆了相): 모습 · 모양 · 특징을 얽어서 앎, 모습 · 모양 · 특징을 그려서 인식함[172][173]
대상에 대해 이름을 붙이는 것을 전통적 표현으로 시설명언(施設名言)이라 한다.[174][175]
상(想)은 대상에 대해 본뜬 형상(形狀)을 취하는 것[取像]을 본질적 성질로 하고, 대상에 대해 갖가지 이름을 붙이는 것[施設名言]을 본질적 작용으로 한다. 즉, 대상을 구분하는 한계[分齊相] 즉 대상의 공상(共相: 구체적인 대상이 속한 종의 사물들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다른 종과 구별되는, 특징)을 인식하여 갖가지 명칭[名言]을 일으키는 작용을 한다.[176][177][178][179][180]
(13) 사(思)
편집변행심소 5/5 사 思 의사, 의지, 추진, 조작(造作), 만들고 지음, 짓고 만듦
산스크리트어: cetanā
팔리어: cetanā
영어: volition,
directionality of mind,
attraction,
urge[181][182]
사(思)는 수(受)에 의해 형성된 고수(苦受) · 낙수(樂受) · 사수(捨受)의 느낌과 상(想)에 의해 형성된 개념을 바탕으로 대상에 대해 선 · 악 또는 무기(無記: 선도 악도 아닌 것)의 업(業: 카르마 · 세력 · 흐름 · 경향성 · 습관을 쌓는 것) 즉 행위를 짓는 마음작용이다.[183][184][185][186][187][188][189]
사(思)는 5온 중 행온(行蘊)을 대표한다.[190][191][192][193][194][195][196][197]
사(思)는 마음으로 하여금 선 · 불선 · 무기의 의업(意業) 즉 온갖 종류의 마음으로 짓는 업을 짓게 하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하고, 선법 · 불선법 · 무기법 즉 온갖 종류의 법에 대해 마음으로 하여금 작용하게 하는 것 즉 선 · 불선 · 무기의 행위를 행하게 하는 것을 본질적 작용으로 한다.[198][199][200][201][202][203][204][205][206][207][208][209]
2.2. 별경심소 (5 一 10 一 18)
편집별경심소(別境心所)에는 5개의 법이 있다. 심소법의 누적 개수는 총 10개이다. 법의 누적 개수는 총 18개이다.
- 욕(欲)
- 승해(勝解)
- 염(念)
- 정(定) = 삼마지(三摩地) = 삼매(三昧)
- 혜(慧) = 반야(般若)
변행심소가 마음이 일어날 때 대상[境: 객관]의 종류에 관계 없이 반드시 함께 일어나는 마음작용인 반면, 별경심소는 특정 종류의 대상, 즉 특정 유형의 객관에 대해서만 일어나는 마음작용이다. 예를 들어, 즐거운 대상을 만나면 욕(欲)의 마음작용이 일어나고, 결정을 필요로 하는 대상을 만나면 승해(勝解)의 마음작용이 일어나는 것과 같은 것이다.[211][212]
(14) 욕(欲)
편집별경심소 1/5 욕 欲 희망(希望), 희구(希求), 욕구
산스크리트어: chanda
팔리어: chanda
영어: to hope desire, to long for, intention, interest, desire to act, desire for action, aspiration[213]
욕(欲)은 좋아하는 대상에 대해 그것을 희망(希望: 바라고 기대함)하는 마음작용이다.[214][215][216]
좋아하는 대상은 전통적인 표현으로는 소락경(所樂境), 자락경(自樂境), 가애사(可愛事) 또는 애락사(愛樂事)라고 한다.[217][218][219][220][221]
선욕(善欲)은 선심소 중의 하나인 정진(精進)의 마음작용의 발동근거가 된다. 악욕(惡欲) 중 타인의 재물 등을 바라고 구하는 것이 근본번뇌 즉 번뇌심소 중의 하나인 탐(貪)의 마음작용이다.[222]
욕(欲)은 좋아하는 대상을 희망하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하고 정진의 마음작용의 발동근거가 되는 것을 본질적 작용으로 한다.[223][224][225][226][227][228][229][230][231][232][233][234][235][236]
(15) 승해(勝解)
편집별경심소 2/5 승해 勝解 확실한 이해, 뛰어난 이해, 인가와 유지[印持]
산스크리트어: adhimokṣa, adhimoksha, adhimukti
팔리어: adhimokkha
영어: interest, intensified interest, decision, firm conviction, resolution, approval[237]
승해(勝解)의 문자 그대로의 뜻은 '수승하게(殊勝: 아주 뛰어나게) 요해하다(了解: 형편이나 사정 등을 알아서 자세하게 이해하다)'이다.
승해(勝解)는 결정할 대상에 대하여 아주 뛰어난 이해를 내는 것으로 시비(是非: 맞음과 틀림) · 정사(正邪: 바름과 삿됨) · 선악(善惡: 선함과 악함)을 아주 잘 살펴 이해하여 결정하는 마음작용이다.[238][239][240][241]
결정할 대상은 전통적인 표현으로는 결정경(決定境) 또는 결정사(決定事)라고 한다. 결정하는 것 또는 확정하는 것을 전통적인 표현으로는 결정(決定), 인(印) 또는 인가(印可)라고 한다. 결정하고 또한 그 결정을 지니는 것을 전통적인 표현으로는 인지(印持)라고 한다.[242][243][244][245][246]
승해(勝解)는 결정할 대상에 대하여 아주 잘 살펴 이해하여 결정하고 또한 그 결정을 지니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하고, 달리 이끌려 그 결정이 바뀌는 일이 없는 것을 본질적 작용으로 한다.[247][248][249][250][251][252][253][254][255]
아주 잘 살펴 이해하여 결정하는 것이란 달리 말하면 이해하여 결정함에 있어 장애가 없다는 말이다.[247][248][256] 즉, 무언가를 이해하거나 행함에 있어서 어려움이 없이 그 이해나 행위가 이루어진다면 그 무엇에 대하여 승해가 있는 것이다. 승해 즉 확실한 이해 즉 확실한 지식이 있다는 것은 그 일을 능히 잘 이룰 수 있는 역량이 있는 것이다. 승해는 단순히 지적 이해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현대적인 표현으로는, 노하우 즉 전문가적 식견과 역량을 뜻한다.[257][258][259][260]
(16) 염(念)
편집별경심소 3/5 염 念 관, 정념, 4념처, 알아차림, 주의집중, 끊임없는 수동적 관찰, 지속적인 알아차림, 명기(明記)와 불망(不忘), 불산란
산스크리트어: smṛti
팔리어: sati
영어: mindfulness, awareness, concentration, inspection, recollection, retention, memory[261][262]
염(念)은 마음으로 하여금 대상을 분명히 기록하여[明記] 잊지 않게 하는 마음작용이다. 특히 이미 알고 있는 대상을 다시금 분명히 기록하여 잊지 않게 하는 마음작용이다.[263][264][265][266][267][268]
이미 알고 있는 대상은 전통적인 표현으로는 증습경(曾習境), 증소수경(曾所受境), 관습경(串習境) 또는 관습사(串習事)라고 한다.[263][264][269][270][271][272][273]
염(念)은 '기억하다'라는 의미의 작억(作憶)이라고도 한다.[274] 무언가를 기억하여 회상하는 것은 분명히 기록하는 것의 2차적인 작용이다. 염(念)은 과거의 대상을 기억으로부터 끄집어 낼 뿐만 아니라 또한 현재의 대상을 기억에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마음이 대상을 의식적으로 분별(分別) 또는 식별(識別)하는 현재 순간에는 염(念)의 마음작용, 즉 기억 작용이 반드시 동반한다.[275]
또한 마음이 무언가를 분명히 기록하는 것은 대상에 대한 집중과 주시 또는 알아차림을 동반하므로 염(念)은 집중, 주시, 주의집중 또는 알아차림이라고도 한다.[276]
염(念)은 마음으로 하여금 이미 알고 있는 대상을 다시 분명히 기록하여[明記] 잊지 않게 하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하고, 정(定) 즉 삼마지(三摩地)의 마음작용, 즉, 선정(禪定) 즉 등지(等持)에 들어가는 것의 발동근거가 되는 것을 본질적 작용으로 한다. 즉, 이미 알고 있는 대상을 반복적으로 생각하여 지녀서 잊어버리지 않게 해서 능히 삼마지의 마음작용 즉 선정을 이끌어 낸다.[263][264][269][270][271][272][273][277][278][279][280][281][282][283][284][285]
(17) 정(定)
편집별경심소 4/5 정 定 심일경성(心一境性), 대상과 하나됨, 전일(專一), 전주(專注), 선정, 집중, 몰입
산스크리트어: samādhi, ekāgratā
팔리어: samādhi, ekaggatā
영어: concentration, one-pointedness, unification, unification of mind[286][287]
삼마지(三摩地) 또는 삼매(三昧)라고도 한다.[288][289] 둘 다 산스크리트어 '사마디'(samādhi)를 음에 따라 번역한 낱말이다. 한자어 '정'(定)의 문자 그대로의 뜻은 '자리를 정하다, 머무르다, 안정시키다'인데,[290] 산스크리트어 '사마디'(samādhi)를 뜻에 따라 번역한 낱말이다.[289]
정(定)은 마음으로 하여금 하나의 대상에 집중하여 흩어지지 않고 머물게 하는 마음작용,[288][289][291][292][293] 즉, 심일경성(心一境性: 마음이 대상과 하나가 되게 하는 성질)의 마음작용이다.[294][295][296][297] 특히 관찰할 대상에 대해 집중하여 산란되지 않게 하는 마음작용이다.[298][299][300]
관찰할 대상은 전통적인 표현으로는 소관경(所觀境), 소관사(所觀事) 또는 관찰경(觀察境)이라고 한다.[301][302][303][304]
정(定)을 등지(等持)라고도 하는데,[305] '등지'(等持)의 문자 그대로의 뜻은 '평등하게 유지한다'로서, 심일경성(心一境性) 즉 '대상과 평등하게 유지한다, 대상과 하나가 된 상태를 유지한다'를 뜻한다.[306][307][308][309][310]
정(定)은 마음으로 하여금 관찰할 대상에 집중하여 그 대상과 하나가 되어 산란하지 않게 하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하고, 번뇌를 단멸하는 지(智)의 발동근거가 되는 것을 본질적 작용으로 한다.[298][299][311][312][313][314][315][316][317][318]
(18) 혜(慧)
편집별경심소 5/5 혜 慧, 반야, 지혜, 택법, 간택, 식별, 판단, 선택, 의심을 끊음
산스크리트어: prajñā, mati
팔리어: paññā
영어: wisdom, discrimination, discernment[319][320]
반야(般若) 또는 말저(末底)라고도 한다.[319] 혜는 산스크리트어 '프라즈나'(prajñā)를 뜻에 따라 번역한 것이고, 반야는 음에 따라 번역한 것이다.[319] 말저(산스크리트어: mati)는 반야의 다른 이름이다.[321][322]
혜(慧) 또는 반야(般若)는 사물 또는 이치로서의 대상[境], 즉, 온갖 법(法)을 추리 · 판단 · 선택하는 마음작용이다.[319][321][323] 특히 관찰할 대상에 대해 추리 · 판단 · 선택하는 마음작용이다.[324][325]
관찰할 대상은 전통적인 표현으로는 소관경(所觀境), 소관사(所觀事) 또는 관찰경(觀察境)이라고 한다. 추리 · 판단 · 선택하는 것을 전통적인 표현으로는 간택(簡擇) 또는 택법(擇法)이라고 한다.[326][327][328][329][330][331]
유식유가행파와 법상종에서는 마음이 혜(慧)의 마음작용을 통해 모든 대상 즉 마음이 만나는 모든 법이 아니라 그 모든 법들 중의 일부인 관찰하고 있는 대상에 대하여 정사(正邪: 바름과 삿됨) · 득실(得失: 얻음과 잃음)을 판단하여 좋은 것(특히, 열반에 나아가게 하는 것)은 취하고 나쁜 것(특히, 열반에 나아가게 하지 않거나 열반에 나아가는 것을 장애하는 것)은 버리는 일을 한다고 본다.[321][332][333][334] 또한, 유식유가행파와 법상종에서는 어리석고 우매한 상태에 처해 있는 마음에는 혜(慧)의 마음작용이 없다고 보며, 따라서 혜는 변행심소에 속하지 않고 별경심소에 속한다.[321][324][325][335][336][337][338]
혜(慧) 또는 반야(般若)는 관찰할 대상을 간택하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하고, 관찰할 대상에 대해 의심[疑]을 끊는 것을 본질적 작용으로 한다. 즉, 관찰 대상이 선법인지 불선법인지 선법도 불선법도 아닌지 추리하고 판단하여 결정적 선택이 이루어지게 함으로써 더 이상 유예함이 없는 상태가 되게 한다.[324][325][335][339][340][330][331][341][342][343][344][345][346][347]
혜(慧)는 크게 유루혜와 무루혜로 나뉘는데, '완전한 결정적 선택' 즉 '번뇌의 단멸' 즉 '택멸'은 오직 무루혜, 즉, 출세간의 힘에 의해서만 이루어진다.[348][349] 유루혜는 번뇌를 단멸하지 못하고 다만 조복시킬 수 있는데, 번뇌를 충분히 조복시킴으로써 현행하지 못하게 할 수 있다.[350][351]
2.3. 선심소 (11 一 21 一 29)
편집선심소(善心所)에는 11개의 법이 있다. 심소법의 누적 개수는 총 21개이다. 법의 누적 개수는 총 29개이다.
- 신(信)
- 정진(精進) = 근(勤)
- 참(慚)
- 괴(愧)
- 무탐(無貪)
- 무진(無瞋)
- 무치(無癡)
- 경안(輕安)
- 불방일(不放逸)
- 행사(行捨) = 사(捨)
- 불해(不害)
선심소(善心所) 또는 선(善, kuśala, kusala, good)은 그 성질이 고요하고 편안한 마음작용들로, 편안하고 즐거운 과보를 낳는 마음작용들을 가리킨다. 이에 비해 번뇌(불선과 유부무기)는 그 성질이 고요하지 않은[不寂靜] 마음작용들이다. 선(善)은 지금의 생과 미래의 생에 걸쳐 자신과 타인을 이롭게 하는 정법(淨法), 즉 장애가 없거나 장애를 제거하는 성질을 가진 마음작용들을 가리킨다.[352][353][354][355]
선(善)은 청정(清淨: 맑고 깨끗함, 장애가 없거나 장애를 제거함)의 의의를 가진다.[354] 선(善)은 일반적인 의미 또는 광의의 의미로는 좋은 것 · 뛰어난 것 · 훌륭한 것을 뜻하나,[356] 유식유가행파와 법상종에서는 위에 열거한 11가지의 법(法) 만을 선(善)이라고 본다.[354] 즉, 유식유가행파와 법상종에서는 이들 11가지 마음작용이 열반으로 나아감에 있어 장애를 제거하는 역할을 하여 환멸 연기를 가능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고 본다.
《현양성교론》제1권에 따르면, 선심소는 다음과 같은 공통적인 작용력을 가진다.[357][358][359][360]
- 반대되는 장애를 끊는다. 예를 들어, 신(信)은 불신(不信)의 장애를, 무진(無瞋)은 진(瞋)의 장애를 끊는다.
- 보리(菩提)의 자량(資糧)을 획득 · 성취하여 원만해지게 한다.
- 자신과 남 둘 다를 이롭게 한다.
- 선도(善道) 즉 인간도와 천상도에 태어나게 한다.
- 그 자체를 증장시킨다. 예를 들어, 무치(無癡) 즉 지혜는 지혜를, 사(捨) 즉 균형력은 균형력을 증장시킨다.
(19) 신(信)
편집선심소 1/11 신 信 믿음, 인가, 청정, 맑음, 희망
산스크리트어: śraddhā
팔리어: saddhā
영어: faith, conviction, trust, to believe in[361]
사라태(捨攞馱)라고도 하는데, 이것은 산스크리트어 '스라다'(śraddhā)를 음에 따라 번역한 것이다.[362]
일반적인 의미로는, 신(信) 즉 믿음은 어떤 사물 · 현상 · 명제 · 진술 · 주장 · 설명 등을 적절한 것 또는 진실한 것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심적 태도 또는 마음작용이다.[363] 이런 일반적인 관점에서 볼 때, 신(信)은 4성제라는 진리와 불법승 3보에 대해 비방하는 마음이 없는 것이다.[364]
그런데 유식유가행파와 법상종에서 말하는 신(信)에는 이러한 일반적인 뜻도 들어있지만 이보다는 그 의미가 더욱 구체적이고 한정적이다. 《현양성교론》과 《성유식론》등에 따르면, 신(信)은 마음으로 하여금 진실된 것[實]을 깊이 인정하고 덕(德)을 깊이 좋아하고 능력[能]을 깊이 원하게 함으로써, 제법의 참다운 현상[事]과 본질[理]에 대하여, 불법승 3보의 덕(德)에 대하여, 세간의 선(善)과 출세간의 선(도제)이 가진 힘에 대하여 마음을 청정하게 만드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하고, 불신(不信)을 대치하고 선(善)을 즐겨 행하게 하는 것을 본질적 작용으로 하는 마음작용이다.[365][366][367][368][369][370][371][372][373][374]
간략히 가장 본질적인 성질만을 들어 상태 측면에서 말하자면, 신(信) 즉 믿음이란 청정한 마음 즉 맑은 마음이다.[375][376][377] 불신이나 의심을 비롯한 여러 번뇌로 혼탁해지거나 얼룩지지 않은 상태의 마음이다. 4성제라는 진리와 불법승 3보에 대해 마음이 청정한 것, 맑은 것이다.[378][379] 작용 측면에서 말하자면, 마음을 청정하게 하는, 정화시키는, 맑게 하는 마음작용이다.[362][380][381][382][383][384][385][386][387][388] 깨달음의 측면에서 말하자면, 나 자신에게 깨달음을 능히 성취할 힘이 있다는 것에 의혹이 없는 것이다.[389][390]
자세히 말하자면, 신(信)은 다음과 같은 6가지 성질을 가진 마음작용이다. 신(信)의 이들 6가지 성질 때문에, '유신능입'(唯信能入: 오직 믿음에 의해서만 들어갈 수 있다)이라 하여 신(信)의 마음작용이 불도(佛道: 불교, 즉, 깨달음의 길)에 들어가는 첫 걸음이라고 흔히 말한다.[362][391]
- 실심인(實深忍): 진실된 것[實]을 깊이 인(忍)한다. 여기서 '진실된 것'[實]이란 일체법의 진실된 모습과 이치[諸法實事理]를 가리킨다. '인'(忍)은 일반적인 사전적인 의미의 '참는다'의 뜻이 아니며 별경심소(別境心所)에 속한 5개의 법(法: 마음작용) 중의 하나인 승해(勝解)의 뜻이다.[367][368] 승해는 대상에 대하여 아주 뛰어난 이해를 내는 것으로 시비(是非: 맞음과 틀림) · 정사(正邪: 바름과 삿됨) · 선악(善惡: 선함과 악함)을 살펴서 결정하는 마음작용이다.[392]
- 덕심락(德深樂): 덕(德)을 깊이 즐겨 좋아한다[深樂]. 여기서 덕(德)은 불법승 3보의 진실되고 청정함[三寶眞淨]을 가리킨다.[367][368] 낙(樂)은 욕(欲)으로 이어지는데, 욕(欲)은 별경심소에 속한 5개의 마음작용 중의 하나로, 좋아하는 대상에 대하여 그것을 얻기를 희망하는 마음작용이다.[393]
- 능심욕(能深欲): 능력[能]을 깊이 원한다[深欲]. 욕(欲)은 별경심소에 속한 5개의 마음작용 중의 하나로, 좋아하는 대상에 대하여 그것을 얻기를 희망하는 마음작용이다.[393] 그런데, 여기에 나오는 '능력을 원한다'는 말은 '어떤 능력을 가지기를 원한다'는 일반적인 뜻이 아니다. 여기서 능력[能]은 세간과 출세간의 모든 선(善)에는 열반으로 나아가는 것을 장애하는 것들을 제거하고, 열반으로 나아가게 하고, 열반을 성취할 수 있게 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신(信)이라는 마음작용은 이러한 능력에 대해 깊이 믿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신(信)이라는 마음작용에 의해 발현되는 이 믿음으로부터, 열반을 성취하게 되리라는 희망이 마음에서 저절로 그리고 반드시 생겨난다는 것을 의미한다.[367][368] 따라서 '능력을 깊이 원한다'[能深欲]는 말은, 신(信)이라는 마음작용은 선(善)이 장애를 제거하고 열반을 성취하게 하는 힘이 있음을 믿는 성질이 있는데, 열반을 성취하게 되리라는 욕구 또는 희망이 이러한 믿음으로부터 저절로 그리고 필연적으로 생겨난다는 것을 축약해서 말한 표현이다.
- 심정(心淨): 마음을 청정하게 만든다[淨: 정화시키다], 즉, 마음을 맑게 하다.
- 대치불신(對治不信): 열반으로 나아가는 것을 장애하는 불신(不信)이라는 마음작용을 다스려 마음으로부터 제거한다[對治].
- 낙선(樂善): 마음으로 하여금 선(善), 즉 선심소(善心所)의 11가지의 법(法: 마음작용)을 더욱더 좋아하고 원하며 즐겨 행하게 한다.
(20) 정진(精進)
편집선심소 2/11 정진 精進 마음의 용맹함, 결단과 인내, 용맹하게 전진함
산스크리트어: vīrya
팔리어: viriya
영어: diligence,
energy,
perseverance,
enthusiasm,
sustained effort
근(勤)이라고도 한다. 마음으로 하여금 수행을 게을리 하지 않고 항상 용맹하게 나아가게 하는 마음작용을 말한다.[394]
선(유익한 것)을 수행하고 악(해로운 것)을 끊는 것에 대해 용맹하고 굳세게 하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하고, 게으름을 다스려 선을 원만히 이루게 하는 것을 본질적 작용으로 한다.[395][396]
(21) 참(慚)
편집선심소 3/11 참 慚 부끄러워함, 자신에게 부끄럽게 여김, 숭중현선(崇重賢善)
산스크리트어: hrī
팔리어: hiri
영어: self-respect,
conscientiousness,
sense of shame,
dignity,
respect
마음으로 하여금 스스로를 반성하게 하여 자신이 범한 죄에 대해 스스로에게 부끄러워하게 하는 마음작용을 말한다.[397]
자신의 힘과 법(즉 인과법, 연기법)의 힘을 의지하여 현명한 덕이 있는 이들[賢聖]과 선법(善法)을 받들고 존중하게 하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하고, 무참(無慚)을 대치(對治)하고 악행을 멈추게 하는 것을 본질적 작용으로 한다.[398][399]
(22) 괴(愧)
편집선심소 4/11 괴 愧, 뉘우침, 부끄러워함, 남에게 부끄럽게 여김
산스크리트어: apatrāpya
팔리어: ottappa
영어: decorum,
shame,
consideration,
propriety,
fear
마음으로 하여금 허물에 대해 남부끄러워하게 하는 마음작용을 말한다.[400]
세간의 힘을 의지하여, 즉, 사나움이나 악행이 타인의 비방이나 법적 처벌을 받게 하는 가치 없는 것임을 깨달아, 사나움과 악행을 가치가 없는 것으로 여기고 거부하게 하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하고, 무괴(無愧)를 대치하고 악행을 멈추게 하는 것을 본질적 작용으로 한다.[401][402]
(23) 무탐(無貪)
편집선심소 5/11 무탐 無貪 염착이 없음, 집착하지 않음
산스크리트어: alobha
팔리어: alobha
영어: purity,
non-attachment,
without attachment,
absence of desire
마음으로 하여금 어떠한 경계(境界)에도 탐착하지 않게 하는 마음작용을 말한다.[403]
윤회하는 삶[有]과 그 원인[有具]에 대해서 탐착하지 않게 하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하고, 탐착을 다스려서 선을 행하게 하는 것을 본질적 작용으로 한다.[404][405]
무진(無瞋) · 무치(無癡)와 함께 3선근(三善根, 3가지 선의 뿌리)을 이루는데, 이들을 뿌리[根]라고 칭한 이유는 선(유익함)을 일으키는 힘이 뛰어나고 또한 탐 · 진 · 치의 3불선근(三不善根)을 직접적으로 대치하기 때문이다.[406][407]
3선근 중 무탐과 무진은 모든 착한 마음과 함께한다. 무치는 착한 마음과 함께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408][409]
(24) 무진(無瞋)
편집선심소 6/11 무진 無瞋 자애로움, 자(慈), 사랑, 성내지 않음, 노여워하지 않음
산스크리트어: apratigha,
adveṣa
팔리어: adosa
영어: good will,
non-aggression,
non-hatred,
imperturbability,
non-anger,
absence of hatred
마음으로 하여금 어떠한 경계(境界)에도 성내지 않게 하는 마음작용을 말한다.[410]
괴로움과 괴로움의 원인[苦具]에 대해서 성내지 않게 하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하고, 성냄을 대치하여 선을 행하게 하는 것을 본질적 작용으로 한다.[408][409]
(25) 무치(無癡)
편집선심소 7/11 무치 無癡 어리석지 않음, 바른 앎, 결택, 명료하게 이해함
산스크리트어: amoha
팔리어: amoha
영어: wisdom,
non-delusion,
non-bewilderment,
lack of naivety,
lack of stupidity
마음으로 하여금 모든 법의 사리(事理)를 밝게 알게 하는 마음작용을 말한다.[411]
모든 본체[理]와 현상[事]에 대해서 밝게 아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하고, 우치를 대치하여 선을 행하게 하는 것을 본질적 작용으로 한다.[412][413]
(26) 경안(輕安)
편집선심소 8/11 경안 輕安 조화롭고 가뿐함, 고르고 상쾌함, 평안
산스크리트어: praśrabdhi
팔리어: passaddhi
영어: pliancy,
alertness,
flexibility,
aptitude
몸과 마음으로 하여금 경쾌하고 편안하게 하여, 몸과 마음이 그 하려는 일을 잘 감당하여 잘해낼 수 있게 하는 마음작용을 말한다.[414][415]
달리 말해, 몸과 마음으로 하여금 추중(麤重: 무거움과 혼침을 일으키는 번뇌)을 멀리 떠나게 하여 고르고 화창하게 해서 그 하려는 일(주로 선정을 뜻함, 즉, 4선과 4무색정)을 잘 감당하여 잘해낼 수 있게 하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하고, 혼침을 대치하여 몸과 마음을 전환시키는 것을 본질적 작용으로 한다.[416][417]
(27) 불방일(不放逸)
편집선심소 9/11 불방일 不放逸 성실, 선법을 닦음, 마음을 방호함
산스크리트어: apramāda
팔리어: appamada
영어: carefulness,
concern,
conscientiousness,
conscious awareness,
diligence
마음으로 하여금 나쁜 일(불선법)을 막게 하고 모든 착한 일(선법)에 집중하여 닦게 하는 마음작용을 말한다.[418][419]
무탐 · 무진 · 무치의 3선근과 정진의 4가지 마음작용으로 하여금 단멸해야 할 것 즉 불선법을 방지하게 하고 닦아야 할 것 즉 선법을 닦게 하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하고, 방일을 대치하고 세간과 출세간의 선법을 원만히 성취하게 하는 것을 본질적 작용으로 한다.[420][421]
달리 말하자면, 불방일은 온갖 선법(善法)을 닦는 것이다. 선법 그 자체가 닦는 것인데, 온갖 선법을 떠나 다시 무엇을 일컬어 닦는단 말인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진의는 선에 대해 전념하는 것을 말한다. 또한 《증일아함경》에서는 “능히 마음을 수호하는 것을 일컬어 불방일(不放逸)이라 한다”고 하였다.
한편, 불방일은 무탐 · 무진 · 무치의 3선근과 정진의 4가지 마음작용을 떠나서는 별도의 작용이 없기 때문에 그 자체가 별도의 본질이 있는 실법이 아닌 가법이다. 다만, 무탐 · 무진 · 무치의 3선근의 마음작용이 모든 선심의 의지처가 되어 능히 악을 방지하고 정진의 마음작용이 마음을 두루 책려함으로써 전체적으로 이들 4가지가 악을 그치고 선을 증진시키는 모습 또는 작용이 특기할 만하기 때문에 가법이지만 선심소에 포함시킨 것이다.[422][423]
선심소 중 불방일(不放逸) · 행사(行捨) · 불해(不害)의 3가지는 실법이 아닌 가법이다.[424][425]
(28) 행사(行捨)
편집선심소 10/11 행사 行捨 내려놓음, 버림, 평등 · 정직 · 무공용, 고요, 평정, 평정심, 평온, 균형, 평형
산스크리트어: upeksā
팔리어: upekkhā,
upekhā
영어: serenity,
equilibrium,
equanimity,
stability,
composure,
indifference
사(捨)라고도 한다. 마음으로 하여금 혼침의 침몰과 도거의 요동을 떠나 균형과 평정의 상태인 고요함[寂靜]에 머물게 하는 마음작용이다.[426][427][428]
무탐 · 무진 · 무치의 3선근과 정진의 4가지 마음작용으로 하여금 마음이 평등(平等: 고르고 가지런함)하고 정직(正直: 바르고 기울지 아니함)하고 무공용(無功用: 의식적인 노력이 없음)한 상태에 머무르게 하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하고 혼침과 도거(들뜸)를 대치하여 적정(寂靜, 고요함, 균형, 평정, 중도)에 머물게 하는 것을 본질적 작용으로 한다.[429][430][431][432]
《대승광오온론》에 따르면, 심평등성(心平等性) · 심정직성(心正直性) · 심무공용성(心無功用性)은 순서대로 획득되는데, 무탐 · 무진 · 무치 · 정진에 의지하여 수행해 가는 중에 첫 번째 단계인 혼침과 도거의 허물을 멀리 떠난 상태[遠離昏沈掉舉諸過失]에 도달하게 되는데 이것이 평등(平等)을 획득한 것이다. 그런 후, 다시 수행에 정진하여, 두 번째 단계인 마음대로 움직여지고 억지로 애씀이 없는 상태[任運無勉勵]에 도달하게 되는데 이것이 정직(正直)을 획득한 것이다. 그런 후, 다시 수행에 정진하여, 세 번째 단계인 모든 잡염을 멀리 떠났기에 의식적인 노력이 전혀 없어도 되는 상태[無功用]에 도달하게 되는데 이것이 무공용(無功用)을 획득한 것이다.[433][434]
사(捨)의 마음작용을 변행심소에 속한 수(受)의 마음작용, 즉, 3수 또는 5수 중 사수(捨受)와 구분하기 위해 행사라고 한다. 변행심소의 수가 5온 중 수온에 속한 법임에 비해 선심소의 사는 행온에 속한 법이므로 행사(行捨)라고 한다. 하지만, 모든 마음이 일어날 때는 변행심소가 함께하므로, 행사와 상응하는 마음이 있을 때 5수 중 사수가 함께한다. 따라서 이 때의 사수를 단순히 무덤덤함 또는 평온의 느낌이 아니라 수준 높은 균형 또는 평정의 느낌이라고 할 수 있다.
선심소 중 불방일(不放逸) · 행사(行捨) · 불해(不害)의 3가지는 실법이 아닌 가법이다.[424][425][435][436]
(29) 불해(不害)
편집선심소 11/11 불해 不害 아힘사, 해치지 않음, 비(悲), 불손뇌(不損惱), 연민, 비폭력
산스크리트어: ahiṃsā
팔리어: avihiṃsā
영어: no harm,
non-violence
마음으로 하여금 다른 유정에게 이롭지 않은 일이나 손상시키는 일이나 괴롭히는 일을 하지 않게 하는 마음작용을 말한다.[437][438]
마음으로 하여금 모든 유정에 대해서 손상시키거나 괴롭히지 않게 하는 무진(無瞋)의 마음작용을 본질적 성질로 하며, 해(害)를 대치하고 비민(悲愍: 마음 아파하고 가엾게 여김)하여 고통을 없애 주는 행동을 하게 하는 것을 본질적 작용으로 한다.[439][440]
선심소 중 불방일(不放逸) · 행사(行捨) · 불해(不害)의 3가지는 실법이 아닌 가법이다.[424][425][441][442]
2.4. 번뇌심소 (6 一 27 一 35)
편집번뇌심소(煩惱心所)는 단순히 번뇌(煩惱)라고도 하며, 근본번뇌(根本煩惱) · 본번뇌(本煩惱) · 근본혹(根本惑) · 본혹(本惑)이라고도 한다. 6개의 법이 있다. 심소법의 누적 개수는 총 27개이다. 법의 누적 개수는 총 35개이다.
- 탐(貪)
- 진(瞋)
- 만(慢)
- 치(痴) = 무명(無明)
- 의(疑)
- 부정견(不正見) = 악견(惡見)
(30) 탐(貪)
편집마음으로 하여금 마음에 드는 사물에 대해 염오한 애착을 일으키게 하여 5취온이 생기게 함으로써 온갖 괴로움[苦]을 낳는 마음작용이다.[443][444]
마음으로 하여금 유(有: 윤회하는 삶)와 유구(有具: 윤회하는 삶의 원인)에 대해 탐착하게 하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하고, 무탐(無貪)의 마음작용을 장애하여 애착의 힘으로 5취온이 생겨나게 해서 괴로움[苦]을 낳는 것을 본질적 작용으로 한다.[445][446]
(31) 진(瞋)
편집번뇌심소 2/6 진 瞋 미워함, 성냄, 노여워함, 상처입히고 해치는 것을 좋아함
산스크리트어: pratigha, dvesa
팔리어: paṭigha
영어: ill will, anger, repugnance, hatred
진에(瞋恚)라고도 한다.
마음으로 하여금 마음에 들지 않는 사물에 대해 미워하고 분하게 여기게 하여 몸과 마음으로 하여금 온갖 악업을 일으키게 하는 마음작용이다.[447][448]
마음으로 하여금 고(苦: 마음에 들지 않는 것)와 고의 원인[苦俱: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일으키는 사람, 사물 또는 자신의 결핍 상태]에 대해 미워하고 성내게 하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하고, 무진(無瞋)의 마음작용을 장애하여 악행의 발동근거가 되는 것을 본질적 작용으로 한다. 즉, 마음으로 하여금 마음에 들지 않는 것에 대해 발끈하게 하여[熱惱, 열받게 하여] 몸과 마음이 온갖 악행(불선) 즉 현세와 미래에 자신과 남을 해롭게 하는 것을 일으키게 촉발하는 마음작용이다.[449][450]
기본적인 지혜를 지닌 사람도, 즉, 인과의 법칙, 즉, 업과 업의 과보의 법칙, 즉 연기법에 대해 알고 있는, 대체로 관대한 착한 마음의 사람도 자신이 특히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것과 만날 때 진(瞋)의 마음작용과 상응하여 그 결과 발끈하여 인과의 법칙도 잊어버린채 악업(현세와 미래에 자신과 남을 해롭게 하는 것)을 저지를 수 있다. 진(瞋)은 이러한 작용을 한다.
《대지도론》 제14권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451][452]
성냄[瞋恚]은 그 허물이 가장 깊어서 3독 가운데서 이보다 깊은 것이 없다. 98사(九十八使)가운데서 이것이 가장 견고하고, 모든 마음의 법 가운데 가장 고치기 어렵다. 성내는 사람은 착한 것도 모르고, 착하지 않은 것도 모르며, 죄와 복도 관찰하지 못하고, 이익과 손해도 알지 못한 채 스스로 억념하지도 못하다가 스스로 악도에 떨어진다. 착한 말을 망실하고 명예를 아끼지 않으며, 남의 괴로움을 모르고 자기의 몸과 마음이 피로하고 지치는 줄도 모른 채 성냄에 지혜의 눈을 가려 오로지 남을 괴롭히는 짓만을 한다.’ 어떤 5통선인(五通仙人)이 화를 냈기 때문에 비록 청정한 행을 닦았으나 한 나라 사람을 다 죽이기를 마치 전다라와 같이 했다. ... 예컨대 구섬미국(拘睒彌國)의 비구들은 사소한 일로 성내는 마음이 점점 커져서 두 패로 나뉘게 되었다. ... 부처님께서 오셔서 상륜(相輪)의 손을 들어 막으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싸우지 말라. ... 그대들은 열반을 구해 세간의 이익을 버리고 착한 법 가운데 들어왔거늘 어찌 성내고 싸우는가?’ ... 비구들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은 법왕이시니, 잠시 잠자코 계십시오. 이 무리들이 나를 침해하니 어찌 대꾸하지 않으리이까.’ 부처님께서는 ‘이 사람은 제도할 수 없다’고 생각하시고는 승중 가운데서 허공으로 날아오르더니 숲으로 들어가셔서 조용히 삼매에 드셨다.
성내는 죄는 이와 같아서 부처님의 말씀까지도 듣지 않는다. 이런 까닭에 반드시 성냄을 제거하고 인욕을 닦아야 한다. 또한 능히 인욕을 닦는다면 자비를 얻기 쉽고, 자비를 얻으면 곧 불도에 이르게 된다.(32) 만(慢)
편집자만심을 말한다. 즉, 마음으로 하여금 남과 비교하게 하여 '내가 그와 동등하다'고 생각하게 하거나 '내가 그보다 더 뛰어나다'고 생각하게 하거나 '내가 그보다 열등하긴 하다. 그렇지만...'이라고 생각하게 하여 '스스로 자부하고 자신을 높이게 하는[恃舉]' 마음작용이다.[453][454]
마음으로 하여금 스스로 자부하여 남에 대해서 자신을 높이게 하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하고, 불만(不慢)의 마음작용을 장애하여 괴로움[苦]을 낳는 것을 본질적 작용으로 한다.[455][456]
한편, 만의 마음작용을 일으키는 시작점인 비교에서 동등하다 또는 뛰어나다고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세간의 기술이나 능력에서 동등하다 또는 뛰어나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며 출세간 즉 열반을 향하게 하는 덕에서 동등하다 또는 뛰어나다는 것을 뜻한다.
세분하여 3만(三慢) · 7만(七慢) · 9만(九慢)이 있는데, 이들의 관계는 다음과 같다.
만(慢) · 과만(過慢) · 만과만(慢過慢) · 아만(我慢) · 증상만(增上慢) · 비만(卑慢) · 사만(邪慢)의 7만 중에서 만 · 과만 · 비만을 3만이라고 한다. 3만을 주로 3종만류(三種慢類) 즉 세 가지 종류의 만이라고 칭한다.[453][454] 즉, 만 · 과만 · 비만을 각각 아등만류(我等慢類: 자기와 동등한 이에 대해 '내가 그와 동등하다.'고 생각하게 하여 자만하게 하는 종류) · 아승만류(我勝慢類: 자기와 동등한 이에 대해 '내가 그보다 더 뛰어나다.'고 생각하게 하여 자만하게 하는 종류) · 아열만류(我劣慢類: 자기보다 뛰어난 이에 대해 '내가 그보다 열등하긴 하다. 그렇지만...'이라고 생각하게 하여 자만하게 하는 종류)라고 이름한다. 이렇지만, 7만과 3만은 차이점이 있는데, 7만은 자기보다 열등한 이, 자기와 동등한 이, 자기보다 뛰어난 이의 3가지를 비교 대상으로 하여 자만하는 것이며, 3만은 자기와 동등한 이와 자기보다 뛰어난 이의 2가지를 비교 대상으로 하여 자만하는 것이다. 그리고 3만의 각각을 3가지로 세분한 것을 9만이라고 한다. 9만을 9만류(九慢類) 즉 아홉 가지 종류의 만이라고도 한다.[457]
(32.1) 7만(七慢)
편집(32.1.1) 만(慢)
편집만(慢)은 마음으로 하여금 자기보다 열등한 이에 대해 자기가 뛰어나다고 생각하게 하거나 혹은 자기와 동등한 이에 대해 자기와 동등하다고 생각하게 하여 자신을 높이는 마음[高舉心]이 일어나게 하는 마음작용이다.[460][461]
3만의 아등만류(我等慢類: 자기와 동등한 이에 대해 '내가 그와 동등하다.'고 생각하게 하여 자만하게 하는 종류)에 해당한다. 보다 정확히 말해, '자기와 동등한 이에 대해 자기와 동등하다고 생각하게 하여 자신을 높이는 마음이 일어나게 하는 마음작용'만을 취하여 3만의 아등만류로 삼는다.[457]
(32.1.2) 과만(過慢)
편집과만(過慢)은 마음으로 하여금 자기와 동등한 이에 대해 자기가 뛰어나다고 생각하게 하거나 혹은 자기보다 뛰어난 이에 대해 자기와 동등하다고 생각하게 하여 자신을 높이는 마음[高舉心]이 일어나게 하는 마음작용이다.[462][463]
3만의 아승만류(我勝慢類: 자기와 동등한 이에 대해 '내가 그보다 더 뛰어나다.'고 생각하게 하여 자만하게 하는 종류)에 해당한다. 보다 정확히 말해, '자기와 동등한 이에 대해 자기가 뛰어나다고 생각하게 하여 자신을 높이는 마음이 일어나게 하는 마음작용'만을 취하여 3만의 아승만류로 삼는다.[457]
(32.1.3) 만과만(慢過慢)
편집만과만(慢過慢)은 마음으로 하여금 자기보다 뛰어난 이에 대해 자기가 더 뛰어나다고 생각하게 하여 자신을 높이는 마음[高舉心]이 일어나게 하는 마음작용이다.[464][465]
(32.1.4) 아만(我慢)
편집아만(我慢)은 마음으로 하여금 5취온에 대해 나[我]라고 생각하거나 내 것[我所]이라고 생각하게 하여 자신을 높이는 마음[高舉心]이 일어나게 하는 마음작용이다.[466][467]
(32.1.5) 증상만(增上慢)
편집번뇌심소 3/6 7만 5/7 증상만 增上慢
산스크리트어: adhi-māna
영어: false arrogance, anticipatory arrogance, arrogance of showing off
증상만(增上慢)은 마음으로 하여금 아직 증득하지 못한 뛰어난 법, 예를 들어, 4선이나 4무색정과 같은 선정 또는 4과 · 10지 · 열반과 같은 출세간을 자신이 이미 증득했다고 생각하게 하여 자신을 높이는 마음[高舉心]이 일어나게 하는 마음작용이다.[468][469]
(32.1.6) 비만(卑慢)
편집비만(卑慢)은 마음으로 하여금 자기보다 훨씬 뛰어난 이에 대해 자신이 열등하기는 하나 조금 열등하다고 생각하게 하여 자신을 높이는 마음[高舉心]이 일어나게 하는 마음작용이다.[470][471]
3만의 아열만류(我劣慢類: 자기보다 뛰어난 이에 대해 '내가 그보다 열등하긴 하다. 그렇지만...'이라고 생각하게 하여 자만하게 하는 종류)에 해당한다. 비만의 마음작용을 취하여 3만의 아열만류로 삼는다.[457]
(32.1.7) 사만(邪慢)
편집사만(邪慢)은 마음으로 하여금, '본질적으로 또는 실제로는 덕(德)이 없는 법(존재 · 현상 · 사물)인데도 덕이 있는 법이라고 여기는 그릇된 생각' 즉 견취(見取) 또는 계금취(戒禁取)에 바탕하여, 자신이 그러한 법을 가진 상태를 두고 자신이 덕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하여 자신을 높이는 마음[高舉心]이 일어나게 하는 마음작용이다.[472][473] 즉, 실제로는 덕이 없음에도 덕이 있다고 생각하게 하여 자만심이 일어나게 하는 마음작용을 말한다.
예를 들어, 신통한 점술이나 세간의 뛰어난 기술이나 지식 등과 같은 능력은 그 자체로는 3선근과 정진과 같은 선심소가 아닌 무기(無記)의 마음작용이므로 열반을 향하게 하는 덕이 없는 것인데 그것을 덕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러한 능력을 가졌을 때 자신이 덕이 있는 사람이라고 여겨 자만심을 가지는 것을 말한다. 다른 예로는, 10악에 속하는 도둑질을 크게 잘하는 것을 자랑으로 여겨 자신을 대도(大盜)라고 부르는 것을 말한다.
사만(邪慢)은 '본질적으로 덕이 없는 것, 즉, 무기이거나 불선인 것'을 획득 또는 성취한 상태에서 자신이 덕이 있는 사람이라고 여겨 자만하는 것이고 증상만(增上慢)은 '본질적으로 덕이 있는 것 즉 3선근을 갖춘 것'을 성취하지 못한 상태에서 자신이 덕이 있는 사람이라고 자만하는 것이다.
(32.2) 9만(九慢)
편집3만을 세분하여 얻어지는 9만은 다음의 아홉 가지 종류의 만을 말한다.[457]
① 아승만류(我勝慢類) ② 아등만류(我等慢類) ③ 아열만류(我劣慢類)
④ 유승아만류(有勝我慢類) ⑤ 유등아만류(有等我慢類) ⑥ 유열아만류(有劣我慢類)
⑦ 무승아만류(無勝我慢類) ⑧ 무등아만류(無等我慢類) ⑨ 무열아만류(無劣我慢類)
3만을 세분하는 형태로 9만을 기술하면 다음과 같다.[457]
(32.2.1~3) 아등만류(我等慢類)
편집아등만류(我等慢類)는 7만의 만(慢)에 해당한다. 자기와 동등한 이에 대해 '내가 그와 동등하다.'고 생각하게 하여 자만하게 하는 종류를 말한다.
- ② 아등만류(我等慢類): 자기와 수준이 동등한 이[同等之人]에 대해 '나와 그는 동등하다.'고 생각하게 하여 자신을 높이는 마음[高舉心]이 일어나게 하는 마음작용
- ⑤ 유등아만류(有等我慢類): 자기와 수준이 비슷한 이[相等之人]에 대해 '나와 그는 동등하다.'고 생각하게 하여 자신을 높이는 마음[高舉心]이 일어나게 하는 마음작용
- ⑦ 무승아만류(無勝我慢類): 자기와 수준이 동등한 이[同等之人]에 대해 '그가 나보다 반드시 뛰어난 것은 아니다.'고 생각하게 하여 자신을 높이는 마음[高舉心]이 일어나게 하는 마음작용
(32.2.4~6) 아승만류(我勝慢類)
편집아승만류(我勝慢類)는 7만의 과만(過慢)에 해당한다. 자기와 동등한 이에 대해 '내가 그보다 더 뛰어나다.'고 생각하게 하여 자만하게 하는 종류를 말한다.
- ① 아승만류(我勝慢類): 자기와 수준이 동등한 이[同等之人]에 대해 '내가 그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게 하여 자신을 높이는 마음[高舉心]이 일어나게 하는 마음작용
- ⑥ 유열아만류(有劣我慢類): 자기와 수준이 비슷한 이[相等之人]에 대해 '그가 나보다 열등하다.'고 생각하게 하여 자신을 높이는 마음[高舉心]이 일어나게 하는 마음작용
- ⑧ 무등아만류(無等我慢類): 자기와 수준이 동등한 이[同等之人]에 대해 '그가 나보다 열등하다.'고 생각하게 하여 자신을 높이는 마음[高舉心]이 일어나게 하는 마음작용
(32.2.7~9) 아열만류(我劣慢類)
편집아열만류(我劣慢類)는 7만의 비만(卑慢)에 해당한다. 자기보다 뛰어난 이에 대해 '내가 그보다 열등하긴 하다. 그렇지만...'이라고 생각하게 하여 자만하게 하는 종류를 말한다.
- ③ 아열만류(我劣慢類): 자기보다 수준이 뛰어난 이[勝過自己之人]에 대해 '내가 그보다 열등하긴 하다. 그렇지만...'이라고 생각하게 하여 자신을 높이는 마음[高舉心]이 일어나게 하는 마음작용
- ④ 유승아만류(有勝我慢類): 자기보다 수준이 뛰어난 이[勝過自己之人]에 대해 '그가 나보다 뛰어나긴 하다. 그렇지만...'이라고 생각하게 하여 자신을 높이는 마음[高舉心]이 일어나게 하는 마음작용
- ⑨ 무열아만류(無劣我慢類): 자기보다 훨씬 수준이 뛰어난 이[多分勝於我者]에 대해 '내가 그보다 아주 조금 열등하긴 하다.'라고 생각하게 하여 자신을 높이는 마음[高舉心]이 일어나게 하는 마음작용
(33) 치(痴)
편집번뇌심소 4/6 치 痴 어리석음, 우치, 무명(無明), 무지(無知), 무지(無智), 무현(無顯)
산스크리트어: moha, mūdha, avidyā
팔리어: avijjā
영어: ignorance, delusion, error
무명(無明)이라고도 한다.
치(痴)는 마음으로 하여금 업(業)과 과(果)와 진리[諦]와 보배[寶], 즉, 인과의 법칙 즉 업과 업의 과보의 법칙 즉 연기법과, 인과의 법칙에 따라 증득하는 수다원과 · 사다함과 · 아나함과 · 아라한과의 4과(四果)와, 성스러운 진리인 4성제와, 불 · 법 · 승 3보에 대해 알지 못하게 하는 마음작용이다.[475][476][477][478]
치(痴)는 마음으로 하여금 갖가지 법의 사리(事理, 현상과 이치, 현상과 본질, 구체적 모습과 본질적 모습)에 대해 미혹하고 어두워지게 하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하고, 무치(無癡)의 마음작용을 장애하여 온갖 잡염(雜染)의 발동근거가 되는 것을 본질적 작용으로 한다.[479][480][481][482][483][484]
(34) 의(疑)
편집번뇌심소 5/6 의 疑 의심, 망설임, 주저함, 미룸, 진리에 대한 유예
산스크리트어: vicikitsa, vicikitsā
팔리어: vicikicchā
영어: doubt, indecision, skepticism, indecisive wavering
의(疑)는 마음으로 하여금 진리 즉 연기법과 4성제를 의심하게 하여 참으로 그러하다고 결정을 내리지 못하게 하는 마음작용이다.[485][486] 달리 말해, 미(迷)의 인과 법칙이나 오(悟)의 인과 법칙, 즉, 유전연기와 환멸연기, 즉, 고집멸도의 4성제에 대해 결정을 내리지 못하게 함으로써 진리를 실천하지 못하게 하는 마음작용이다.[487][488]
의(疑)는 마음으로 하여금 모든 진리[諦]와 논리[理]에 대해서 결정을 미루게 하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하고, 결정 내림[不疑, 의심하지 않음, 결정을 미루지 않음]과 선(善, 유익함)이 일어나는 것을 장애하는 것을 본질적 작용으로 한다. 결정을 미루게 함으로써 결국 선이 생겨나지 않게 한다.[489][490]
(35) 부정견(不正見)
편집악견(惡見)이라고도 한다. 간단히 견(見)이라고도 한다.
부정견(不正見)은 마음으로 하여금 모든 진리[諦]와 논리[理]에 대해 전도(顛倒)된 추론을 일으키게 하는 염혜(染慧: 번뇌와 상응한 지혜, 악혜)를 본질적 성질로 하고, 바른 견해를 장애하여 괴로움을 불러들이는 것을 본질적 작용으로 한다.[491][492] 부연하자면, 부정견에 따른 행위의 과보로는 괴로운 것이 많으므로, 괴로움울 불러들이는 것을 부정견의 본질적, 특징적 작용이라 할 수 있다.[493][494]
부정견은 세분하여 유신견 · 변집견 · 사견 · 견취 · 계금취의 5견으로 나뉜다.
(35.1) 유신견(有身見)
편집번뇌심소 6/6 · 부정견 1/5 유신견 有身見 나라는 견해, 내 것이라는 견해
산스크리트어: satkāya-drsti
팔리어: sakkāya-ditth
영어: view of individuality, self view, identity view
살가야견(薩迦耶見)이라고도 한다.
유신견(有身見)은 마음으로 하여금 5취온에 대해 나[我]와 내 것[我所]으로 집착하게 하는 것을 본질적 작용으로 하고, 모든 부정견의 의지처(발생 근거)가 되는 것을 본질적 작용으로 한다. 세분하여 20살가야견 · 65살가야견 등이 있다.[495][496]
《아비달마대비바사론》 제8권에 따르면, 20살가야견은 색 · 수 · 상 · 행 · 식의 5온에 대해 다음의 5가지 아견과 15가지 아소견을 가진 것을 말한다. 아견이건 아소견이건 '나'를 실체로 여기는 견해를 말한다.
5가지 아견
- 나는 몸(색)이다 = 몸(색)이 나다
- 나는 느낌(수)이다 = 느낌(수)이 나다
- 나는 생각(상)이다 = 생각(상)이 나다
- 나는 정신활동(행, 마음작용)이다 = 정신활동(행, 마음작용)이 나다
- 나는 의식(식, 마음)이다 = 의식(식, 마음)이 나다
15가지 아소견
- 나에게는 몸(색)이 있다
- 몸(색)은 내 것이다
- 나는 몸(색) 안에 있다
- 나에게는 느낌(수)이 있다
- 느낌(수)은 내 것이다
- 나는 느낌(수) 안에 있다
- 나에게는 생각(상)이 있다
- 생각(상)은 내 것이다
- 나는 생각(상) 안에 있다
- 나에게는 정신활동(행, 마음작용)이 있다
- 정신활동(행, 마음작용)은 내 것이다
- 나는 정신활동(행, 마음작용) 안에 있다
- 나에게는 의식(식, 마음)이 있다
- 의식(식, 마음)은 내 것이다
- 나는 의식(식, 마음) 안에 있다
《아비달마대비바사론》 제8권에 따르면, 65살가야견은 색 · 수 · 상 · 행 · 식의 5온 각각에 대해 다음과 같은 13가지 견해가 있어 총 65가지 견해가 있는 것을 말한다.
의식(식, 마음)을 나로 여기는 13가지 견해
- 나는 의식(식, 마음)이다 = 의식(식, 마음)이 나다
- 나는 의식(식, 마음)이고, 몸(색)은 나의 보배[瓔珞]이다. 즉, 나의 소중한 내 것이다.
- 나는 의식(식, 마음)이고, 몸(색)은 나의 종[童僕]이다. 즉, 내가 버리기도 하고 부리기도 하는 것이다
- 나는 의식(식, 마음)이고, 몸(색)은 나의 그릇[器]이다. 즉, 나를 담는 그릇, 즉, 나를 표현하는 소중한 수단이다.
- 나는 의식(식, 마음)이고, 느낌(수)은 나의 보배[瓔珞]이다. 즉, 나의 소중한 일부이다.
- 나는 의식(식, 마음)이고, 느낌(수)은 나의 종[童僕]이다. 즉, 내가 버리기도 하고 부리기도 하는 것이다
- 나는 의식(식, 마음)이고, 느낌(수)은 나의 그릇[器]이다. 즉, 나를 담는 그릇, 즉, 나를 표현하는 소중한 수단이다.
- 나는 의식(식, 마음)이고, 생각(상)은 나의 보배[瓔珞]이다. 즉, 나의 소중한 일부이다.
- 나는 의식(식, 마음)이고, 생각(상)은 나의 종[童僕]이다. 즉, 내가 버리기도 하고 부리기도 하는 것이다
- 나는 의식(식, 마음)이고, 생각(상)은 나의 그릇[器]이다. 즉, 나를 담는 그릇, 즉, 나를 표현하는 소중한 수단이다.
- 나는 의식(식, 마음)이고, 정신활동(행, 마음작용)은 나의 보배[瓔珞]이다. 즉, 나의 소중한 내 것이다.
- 나는 의식(식, 마음)이고, 정신활동(행, 마음작용)은 나의 종[童僕]이다. 즉, 내가 버리기도 하고 부리기도 하는 것이다
- 나는 의식(식, 마음)이고, 정신활동(행, 마음작용)은 나의 그릇[器]이다. 즉, 나를 담는 그릇, 즉, 나를 표현하는 소중한 수단이다.
(35.2) 변집견(邊執見)
편집번뇌심소 6/6 · 부정견 2/5 변집견 邊執見 치우친 견해, 극단적인 견해, 단견과 상견
산스크리트어: anta-grāha-drsti
팔리어: anta-ggāhikā
영어: extreme view
변견(邊見)이라고도 한다.
변집견(邊執見)은 견해의 대상에 대해 단견(斷見)과 상견(常見)을 가지게 하는 마음작용이다.[497][498][499]
변집견(邊執見)은 유신견이 더욱 강성하게 하여 마음으로 하여금 그 견해의 대상을 단멸하는 것 또는 상주하는 것으로 집착하게 하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하고, 처중행출리(處中行出離), 즉, 처중행에 의한 출리, 즉, 단견과 상견의 양극단을 벗어난 중도 연기의 반야에 의한 출리, 즉 도제에 의해 증득되는 멸제를 장애하는 것을 본질적 작용으로 한다.[500][501][502]
초기 불교의 외도의 견해인 62견(六十二見) 가운데 단견은 7가지, 상견은 40가지로 총 47가지가 변집견에 해당하고 나머지 15가지는 상견이라고도 단견이라고도 할 수 없다.[503][504]
구분 | 대분류 | 소분류 | 상견 | 단견 |
---|---|---|---|---|
본겁본견(本劫本見) - 18견
|
상론(常論) - 4견
| (1) 상론 초견 | ● | |
(2) 상론 제2견 | ● | |||
(3) 상론 제3견 | ● | |||
(4) 상론 제4견 | ● | |||
역상역무상론(亦常亦無常論) - 4견
| (5) 역상역무상론 초견 | ● | ||
(6) 역상역무상론 제2견 | ● | |||
(7) 역상역무상론 제3견 | ● | |||
(8) 역상역무상론 제4견 | ● | |||
변무변론(邊無邊論) - 4견
| (9) 변무변론 초견 | |||
(10) 변무변론 제2견 | ||||
(11) 변무변론 제3견 | ||||
(12) 변무변론 제4견 | ||||
종종론(種種論) - 4견
| (13) 종종론 초견 | |||
(14) 종종론 제2견 | ||||
(15) 종종론 제3견 | ||||
(16) 종종론 제4견 | ||||
무인이유론(無因而有論) - 2견
| (17) 무인이유론 초견 | |||
(18) 무인이유론 제2견 | ||||
말겁말견(末劫末見) - 44견
|
유상론(有想論) - 16견
| (19) 유상론 초견 (제1그룹 1) | ● | |
(20) 유상론 제2견 (제1그룹 2) | ● | |||
(21) 유상론 제3견 (제1그룹 3) | ● | |||
(22) 유상론 제4견 (제1그룹 4) | ● | |||
(23) 유상론 제5견 (제2그룹 1) | ● | |||
(24) 유상론 제6견 (제2그룹 2) | ● | |||
(25) 유상론 제7견 (제2그룹 3) | ● | |||
(26) 유상론 제8견 (제2그룹 4) | ● | |||
(27) 유상론 초견 (제3그룹 1) | ● | |||
(28) 유상론 제2견 (제3그룹 2) | ● | |||
(29) 유상론 제3견 (제3그룹 3) | ● | |||
(30) 유상론 제4견 (제3그룹 4) | ● | |||
(31) 유상론 제5견 (제4그룹 1) | ● | |||
(32) 유상론 제6견 (제4그룹 2) | ● | |||
(33) 유상론 제7견 (제4그룹 3) | ● | |||
(34) 유상론 제8견 (제4그룹 4) | ● | |||
무상론(無想論) - 8견
| (35) 무상론 초견 (제1그룹 1) | ● | ||
(36) 무상론 제2견 (제1그룹 2) | ● | |||
(37) 무상론 제3견 (제1그룹 3) | ● | |||
(38) 무상론 제4견 (제1그룹 4) | ● | |||
(39) 무상론 제5견 (제2그룹 1) | ● | |||
(40) 무상론 제6견 (제2그룹 2) | ● | |||
(41) 무상론 제7견 (제2그룹 3) | ● | |||
(42) 무상론 제8견 (제2그룹 4) | ● | |||
비유상비무상론(非有想非無想論) - 8견
| (43) 비유상비무상론 초견 (제1그룹 1) | ● | ||
(44) 비유상비무상론 제2견 (제1그룹 2) | ● | |||
(45) 비유상비무상론 제3견 (제1그룹 3) | ● | |||
(46) 비유상비무상론 제4견 (제1그룹 4) | ● | |||
(47) 비유상비무상론 제5견 (제2그룹 1) | ● | |||
(48) 비유상비무상론 제6견 (제2그룹 2) | ● | |||
(49) 비유상비무상론 제7견 (제2그룹 3) | ● | |||
(50) 비유상비무상론 제8견 (제2그룹 4) | ● | |||
단멸론(斷滅論) - 7견
| (51) 단멸론 초견 | ● | ||
(52) 단멸론 제2견 | ● | |||
(53) 단멸론 제3견 | ● | |||
(54) 단멸론 제4견 | ● | |||
(55) 단멸론 제5견 | ● | |||
(56) 단멸론 제6견 | ● | |||
(57) 단멸론 제7견 | ● | |||
현재니원론(現在泥洹論) - 5견
| (58) 현재니원론 초견 | |||
(59) 현재니원론 제2견 | ||||
(60) 현재니원론 제3견 | ||||
(61) 현재니원론 제4견 | ||||
(62) 현재니원론 제5견 | ||||
합계 2 | 10 | 62 | 40 | 7 |
(35.3) 사견(邪見)
편집번뇌심소 6/6 · 부정견 3/5 사견 邪見 그릇된 견해, 진리에 어긋난 견해, 인과를 부정하는 견해
산스크리트어: mithyā-drsti
팔리어: sassata-ditthi
영어: false view,
evil view
|
사견(邪見)은 마음으로 하여금 특히 인과법칙 즉 업과 업의 과보의 법칙 즉 연기법을 무시하거나 부정하게 하는 마음작용이다.[505][506][507][508]
보다 자세히는 대체로 다음을 통칭하여 사견이라 한다.[509][510]
- 원인[因]을 부정하는 마음작용: 보시 등의 선이나 탐착 등의 악에 선악업을 쌓는 원인[因]으로서의 힘이 없다고 부정하는 것
- 결과[果]를 부정하는 마음작용: 선악업에 의해 초감되는 이숙과가 없다고 부정하는 것
- 작용(作用)을 부정하는 마음작용: 세간 · 부모 등 모든 사회 · 국가를 부정하는 것
- 실사(實事, 실제의 사실, 실제로 존재하는 것)를 부정하는 마음작용: 아라한이나 붓다 또는 여래란 없다고 부정하는 것
- 기타, 유신견 · 변집견 · 견취 · 계금취를 제외한 다른 모든 그릇된 견해
《대승광오온론》에 따르면, 원인[因]이란 12연기의 12가지 지분 가운데 번뇌와 업의 성질의 지분들인 총 5가지를 말한다. 즉, 번뇌에 해당하는 무명 · 애 · 취의 3가지와 업에 해당하는 행과 유의 2가지를 말한다. 행은 업의 다른 말이고, 유는 아뢰야식의 업종자를 말한다. 따라서, 원인을 부정하는 것이란 12연기 즉 인과법칙에서 이들의 작용을 부정하는 것을 말한다.[511][512]
결과를 부정하는 것이란, 무명이라는 번뇌에 의해 쌓인 행이라는 업에 의해 식 · 명색 · 6입 · 촉 · 수의 5가지 결과가 생겨난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이다. 또한 애 · 취라는 번뇌에 의해 쌓인 유라는 업에 의해 생 · 노사의 결과가 생겨난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이다.[511][512]
작용을 부정하는 것이란, 이 세상과 저 세상이 없고, 아버지도 없고 어머니도 없고, 화생(化生)의 중생 즉 천인(天人)도 없다고 여기는 생각을 말한다. 즉 선업과 악업의 작용을 부정하는 견해를 말한다. 이 세상으로부터 저 세상으로 태어나는 상속 즉 윤회의 작용이 없다거나, 종자 즉 원인을 지니고 지속시키는 작용이 없다거나, 결생(結生: 수태 시에 중유 즉 바르도에서 모태로 의탁하는 것)의 작용이 없다는 견해를 말한다.[511][512] 자신이 이 세상으로 다시 윤회하여 태어난 것은 자신이 스스로 지은 업에 따른 것이라고 보지 않아 이 세상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탓하거나, 자신이 이 세상에서 자신의 가족 가운데 태어난 것은 자신이 스스로 지은 업에 따른 것이라고 보지 않고 단지 자신의 부모가 자신을 낳음으로 인해 자신이 태어난 것이라고 보아 자신의 처지에 대해 자신의 부모를 탓하거나 사회나 국가를 탓하거나, 또는 자신이 욕계에 윤회하게 된 이유가 색계 · 무색계에 태어날 수 있을 만큼의 선업을 쌓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을 부정하는 것을 말한다.
실사(實事, 실제의 사실, 실제로 존재하는 것)를 부정하는 것이란, 욕계 · 색계 · 무색계의 세간이 없다거나, 출세간이 없다거나, 세간으로부터 출세간으로 넘어가는 유정이 없다고 하는 견해 등을 말한다.[511][512] 즉, 비록 전생들의 업과 그 작용에 의해 욕계에 태어났지만 이번 생에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인과법칙에 의해, 욕계에서의 상황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이고 색계 · 무색계로 넘어가는 정도가 아니라 출세간으로도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을 무시하거나 부정하는 것을 말한다.
초기 불교의 외도의 견해인 62견 가운데 다음의 14가지가 사견에 해당한다.[513][514]
- 무인이유론(無因而有論) = 무인론(無因論) 2가지
- 변무변론(邊無邊論) = 유변무변상론(有邊無邊想論) = 유변등론(有邊等論) 4가지
- 종종론(種種論) = 불사교란론(不死矯亂論) 4가지
- 현재니원론(現在泥洹論) = 현법열반론(現法涅槃論) 4가지
또한 다음과 같은 견해들이 사견에 속한다.[515][516]
- 자재천 즉 욕계 제6천인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의 천신을 최고신으로 보고, 변화 없는 영원한 존재라고 여기는 것
- 세주(世主) 즉 대자재천 즉 색계의 18천 가운데 최고천인 색구경천(色究竟天)의 천신을 최고신으로 보고, 변화 없는 영원한 존재라고 여기는 것
- 제석천 즉 욕계 제4천인 33천 즉 도리천의 천신을 최고신으로 보고, 변화 없는 영원한 존재라고 여기는 것
- 자성(自性) 즉 프라크리티(prakriti) 등의 사물[物類]을 변화 없는 영원한 존재 즉 영원한 법(다르마)이라고 여기는 것
- 자재천 · 대자재천 · 제석천 · 자성(自性) 등이 모든 사물의 원인이라고 여기는 것, 즉, 집제(集諦)에 대한 그릇된 견해
- 여러 그릇된 해탈을 진실한 해탈이라고 여기는 것, 즉, 멸제(滅諦)에 대한 그릇된 견해
예를 들어, 무상정의 성취 또는 무상천에 태어나는 것을 열반이라 여기는 것 - 도(道) 즉 길이 아닌 것을 도로 여기는 것, 즉, 도제(道諦)에 대한 그릇된 견해
(35.4) 견취(見取)
편집번뇌심소 6/6 · 부정견 4/5 견취 見取 염오견에 대한 집착
산스크리트어: drstiparāmarśa
영어: adherence to views,
view of attachment to views
견취견(見取見)이라고도 한다. 견취(見取)는 견등취(見等取)의 뜻으로, 사견[見] 등을 (뛰어난 것으로) 취한다는 의미이다.[517][518]
견취(見取)는 유신견 · 변집견 · 사견 등으로 일으킨 견해를 마음으로 하여금 고집하게 하여 진실하고 뛰어난 견해라고 집착하게 하는 마음작용이다.[519][520][521]
견취(見取)는 마음으로 하여금 여러 그릇된 견해와 그것의 발동근거가 된 온(蘊)에 대해 집착하게 하여 그것들을 청정(열반)을 획득 · 성취할 수 있게 하는 가장 뛰어난 법이라고 여기게 하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하고, 모든 투쟁의 발동근거가 되는 것을 본질적 작용으로 한다.[522][523]
(35.5) 계금취(戒禁取)
편집번뇌심소 6/6 · 부정견 5/5 계금취 戒禁取 그릇된 계금에 대한 집착
산스크리트어: śīla-vrata-parāmarśa
영어: adherence to observances and rituals,
view of rigid attachment to the precepts
계금취견(戒禁取見), 계취견(戒取見) 또는 계도견(戒盜見)이라고도 한다.
계금취(戒禁取)는 마음으로 하여금 그릇된 계율이나 금지 조항을 바른 것으로 여겨 집착하게 함으로써, 그 결과 원인이 아닌 것을 원인이라 집착하게 하고 참된 해탈도(解脫道)가 아닌 것을 참된 해탈도라고 집착하게 하는 마음작용이다.[524][525]
예를 들어, 개나 소 따위가 죽은 뒤엔 하늘에 태어난다고 하여 개나 소처럼 풀을 먹고 똥을 먹으며 개와 소의 행동을 하면서 이것이 하늘에 태어나는 원인이고 바른 길이라고 집착하는 것, 또는, 하늘에 태어나기 위해 갠지즈강에 목욕하거나 불속에 뛰어드는 것 등이 계금취에 해당한다.[524][525] 또는 계율이나 금지 조항의 진정한 정신을 이해하고 실천하기 보다는 계율이나 금지 조항의 형식 그 자체에 취착하는 것이 계금취에 해당한다.[526]
계금취(戒禁取)는 마음으로 하여금 여러 그릇된 견해와 상응하는 계율이나 금지 조항과 그것의 발동근거가 된 온(蘊)에 대해 집착하게 하여 그것들을 청정(열반)을 획득 · 성취할 수 있게 하는 가장 뛰어난 법이라고 여기게 하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하고, 유익함 없이 헛되이 수고롭게 애쓰는 고통의 발동근거가 되는 것을 본질적 작용으로 한다.[526][527]
2.5. 수번뇌심소 (20 一 47 一 55)
편집수번뇌심소(隨煩惱心所) 또는 수번뇌(隨煩惱)에는 3종류의 총 20개의 법이 있다.[528][529][530][531] 심소법의 누적 개수는 총 47개이다. 법의 누적 개수는 총 55개이다.
- 소수번뇌심소(小隨煩惱心所) 10개: 각기 따로따로 일어나는 번뇌[532]
분(忿) · 한(恨) · 뇌(惱) · 부(覆) · 광(誑) · 첨(諂) · 교(憍) · 해(害) · 질(嫉) · 간(慳) - 중수번뇌심소(中隨煩惱心所) 2개: 불선심에 두루하는 번뇌[533]
무참(無慚) · 무괴(無愧) - 대수번뇌심소(大隨煩惱心所) 8개: 잡염심에 두루하는 번뇌[534]
불신(不信) · 해태(懈怠) · 방일(放逸) · 혼침(昏沈) · 도거(掉擧) · 실념(失念) · 부정지(不正知) · 산란(散亂)
예를 들어, 질투[嫉]하는 마음, 즉, 질(嫉)의 마음작용과 상응하고 있는 마음이 있을 때, 이 마음과 함께 일어나는 번뇌들을 헤아리면 다음과 같다.
- 다음과 같은 이유로 질투하는 마음은 탐 · 진 · 만 · 치 · 의 · 부정견의 6가지 번뇌심소 중 만(慢) · 치(痴)의 2가지와 함께한다.[535][536]
- 질투는 진(瞋)에서 파생된 수번뇌이므로 질투는 이미 진(瞋)의 일부분이다.[537][538] 따라서, 질투하는 마음은 6가지 번뇌심소 중 다시 진(瞋)과 함께 일어나지는 않는다.
- 진(瞋)은 마음에 들지 않는 대상에 대해 일어나고 탐(貪)은 마음에 드는 대상에 대해 일어나므로, 진(瞋)과 탐(貪)은 같이 일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진(瞋)의 일부인 질투는 탐(貪)과는 함께 일어나지 않는다.
- 10가지 소수번뇌심소는, 반드시, 의(疑)와 부정견과는 함께 일어나지 않는다. 소수번뇌심소는 그 작용이 두드러진 것이고 부정견과 의(疑)는 미세하게 살피는 것이어서 서로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 결국, 6가지 번뇌심소 중 질투는 만(慢) · 치(痴)와 함께 일어난다고 인정된다.
- 질투는 잡염 즉 번뇌이므로, 질투하는 마음은 대수번뇌심소 8가지 모두와 함께한다.[539][540]
- 다음과 같은 이유로 질투는 불선에 속하므로, 질투하는 마음은 중수번뇌심소 2가지 모두와 함께한다.[541][542]
- 질투는 소수번뇌심소이고, 소수번뇌심소는 각기 따로따로 일어나므로,[530][531] 질투하는 마음은 소수번뇌심소에서는 질투 1가지만이 함께한다.
따라서, 총 2 + 8 + 2 + 1의 13가지 번뇌가 질투하는 마음과 함께 일어난다.
2.5.1. 소수번뇌심소 (10 一 37 一 45)
편집소수번뇌심소(小隨煩惱心所) 또는 소수번뇌(小隨煩惱)에는 10개의 법이 있다. 심소법의 누적 개수는 총 37개이다. 법의 누적 개수는 총 45개이다.
소수번뇌심소 | 실유 · 가유 | 근본번뇌 | 잡염 | |||
---|---|---|---|---|---|---|
탐 | 진 | 치(무명) | 불선 | 유부무기 | ||
1. 분(忿) | 가유 | ● | ● | |||
2. 한(恨) | 가유 | ● | ● | |||
3. 뇌(惱) | 가유 | ● | ● | |||
4. 부(覆) | 가유 | ● | ● | ● | ||
5. 광(誑) | 가유 | ● | ● | ● | ● | |
6. 첨(諂) | 가유 | ● | ● | ● | ● | |
7. 교(憍) | 가유 | ● | ● | ● | ||
8. 해(害) | 가유 | ● | ● | |||
9. 질(嫉) | 가유 | ● | ● | |||
10. 간(慳) | 가유 | ● | ● |
(36) 분(忿)
편집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만났을 때, 마음으로 하여금 분노하게 하는 마음작용을 말한다.[547][548][549]
이롭지 않은 대상 또는 자신에게 이익이 없다고 생각되는 대상이 눈앞에 나타날 때 마음으로 하여금 분노를 일으키게 하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하고, 분노하지 않음[不忿]의 마음작용이 일어나는 것을 장애하고 욕과 악담을 하거나 몽둥이를 잡아 때리는 등의 언어적 · 신체적 악한 행위를 하게 하는 것을 본질적 작용으로 한다.[550][551]
분(忿)은 진(瞋)의 일부분으로 따로 별도의 체(體)가 없다.[550][551] 즉, 가유이다.[552][553]
불선과 유부무기 중 항상 불선에 속한다.[545][546]
(37) 한(恨)
편집소수번뇌심소 2/10 한 恨 원한, 원망
산스크리트어: upanāha
영어: resentment,
enmity,
vindictiveness
마음으로 하여금 마음에 들지 않는 대상에 대해 원망하거나 원한을 가지게 하는 마음작용을 말한다.[554][555][556]
이전에 있은 분노[忿] 이후에, 마음으로 하여금 그 분노의 여력을 품고 버리지 않게 하여 원망하게 하거나 원한을 맺게 하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하고, 마음으로 하여금 참을 수 없을 만큼 몹시 괴롭게 하는 것[熱惱: 열받아 괴로움, 심화가 쌓여 괴로움]을 본질적 작용으로 한다.[557][558]
한(恨)은 진(瞋)의 일부분으로 따로 별도의 체(體)가 없다.[557][558] 즉, 가유이다.[552][553]
불선과 유부무기 중 항상 불선에 속한다.[545][546]
《아비달마순정리론》제54권에 따르면, 한(恨)과 분(忿)은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다.[559][560]
- 분은 나무 껍질에 붙은 불처럼 그 드러난 모습은 맹렬하지만 그것이 가라앉은 후 지속하는 여력이 약하다.
- 한은 겨울 방의 열기처럼 그 드러난 모습은 경미하지만 지속하는 여력이 강하다.
- 한은 분이 끝나고 나서 이어서 일어나는 것으로 마음으로 하여금 혼탁하게 한다.
(38) 뇌(惱)
편집소수번뇌심소 3/10 뇌 惱 괴롭힘, 사나움, 포악함, 죄사에 대한 견고한 집착[561][562][563][564]
산스크리트어: pradāśa
영어: spite,
spitefulness,
malice,
stubbornness
마음으로 하여금 포악한 말로써 상대를 탓하고 힐책하며 괴롭히게 하는 마음작용을 말한다.[565][566][567][568][569] 포악한 말이란 칼로 저미듯이 아프게 하고[切], 해롭고[害], 거칠고[麁], 사나운[獷] 말을 뜻한다.[567][568]
이전에 있은 분노[忿]와 원망[恨] 이후에, 마음으로 하여금 사나워지게 하고 마음과 말이 매우 거칠고 비꼬이게 하고 포악해지게 하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하고, 괴롭히지 않음[不惱]의 마음작용을 장애하여 마치 지네가 쏘듯이 사납고 흉한 추하고 거친 말을 하게 하는 것을 본질적 작용으로 한다.[570][571]
뇌(惱)는 진(瞋)의 일부분으로 따로 별도의 체(體)가 없다.[570][571] 즉, 가유이다.[552][553]
불선과 유부무기 중 항상 불선에 속한다.[545][546]
(39) 부(覆)
편집소수번뇌심소 4/10 부 覆 숨기고 감춤
산스크리트어: mrakśa
팔리어: makkha
영어: concealment,
slyness-concealment,
hypocrisy
마음으로 하여금 명예가 떨어질까 두려워 지은 죄를 덮어 숨기게 하는 마음작용을 말한다.[572][573][574]
마음으로 하여금 지은 죄에 대해서 이익과 명예를 잃을까 두려워하여 감추게 하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하고, 숨기지 않음[不覆]의 마음작용을 장애하여 마음으로 하여금 후회하고 괴로워하게 하는 것을 본질적 작용으로 한다. 즉, 죄를 숨기는 사람은 후에 반드시 후회가 되고 괴로움이 있어 편안하지 않다.[575][576]
부(覆)는 탐(貪)과 치(癡)의 일부분으로 따로 별도의 체(體)가 없다.[577][578] 즉, 가유이다.[552][553] 부가 탐의 일부분이라는 것은 학자나 관리와 같이 지식이 있는 자가 명리의 탐욕 때문에 자신의 죄를 은폐하는 것을 말하고, 부가 치의 일부분이라는 것은 무지한 자가 참회할 줄 몰라서 자신의 죄를 은폐하는 것을 말한다.[579][580]
불선과 유부무기 중 항상 불선에 속한다.[545][546]
(40) 광(誑)
편집소수번뇌심소 5/10 광 誑 속임, 미혹시킴
산스크리트어: śāthya
영어: hypocrisy,
dishonesty,
deception,
spirit of deception
마음으로 하여금 이익과 명예를 위해 다른 이를 속이게 하는 마음작용을 말한다.[581][582][583]
마음으로 하여금 이익과 명예를 얻기 위해서 덕이 있는 것처럼 보여서 속이게 하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하고, 속이지 않음[不誑]의 마음작용을 장애하여 그릇된 생계 즉 정직하지 못한 삶을 살아가게 하는 것을 본질적 작용으로 한다.[584][585]
광(誑)은 탐(貪)과 치(癡)의 일부분으로 따로 별도의 체(體)가 없다.[584][585] 즉, 가유이다.[552][553]
불선과 유부무기 중 둘 다에 속한다. 즉, 그 성격과 정도에 따라 불선이 될 수도 있고 유부무기가 될 수도 있다.[545][546]
(41) 첨(諂)
편집다른 이의 마음을 얻기 위해 또는 자신의 과오를 감추기 위해 또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마음으로 하여금 스스로를 왜곡[心曲]시키게 하는 마음작용을 말한다.[586][587] 즉, 다른 사람에 대해 본심을 숨기고 그의 뜻에 따르는 것처럼 아첨하게 하거나 자신의 허물과 죄과를 은폐하기 위해 교묘한 수단을 부리게 하는 마음작용이다.[588][589][590]
다른 이를 끌어들이기 위해 마음으로 하여금 본심과는 다른 행동을 보여서 진실하지 못하게 굽히게 하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하고, 아첨하지 않음[不諂]의 마음작용과 덕이 있는 사람의 가르침[敎誨]을 장애하는 것을 본질적 작용으로 한다. 즉, 아첨해서 본심을 왜곡시키는 사람은 시기를 보아 교묘한 방편을 사용해 다른 이의 마음을 사로잡거나 혹은 자신의 과실을 감추기 위해 스승의 바른 가르침이나 친구의 바른 권고를 따르지 않는다.[591][592]
첨(諂)은 탐(貪)과 치(癡)의 일부분으로 따로 별도의 체(體)가 없다.[591][592] 즉, 가유이다.[552][553]
불선과 유부무기 중 둘 다에 속한다. 즉, 그 성격과 정도에 따라 불선이 될 수도 있고 유부무기가 될 수도 있다.[545][546]
부파불교 설일체유부의 논서 《아비달마장현종론》 제27권에 따르면, 첨(諂)은 심곡(心曲) 즉 마음의 왜곡이고 광(誑)은 심험(心險) 즉 마음의 험악함인데, 심곡과 심험은 다른 이를 속인다는 것에서는 동일하지만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다.[593][594]
- 심곡은 구불구불한 지팡이[杖]와 같고, 심험은 험악한 길[道]과 같다.
- 심곡은 자신에 대한 것이고, 심험은 타인에 대한 것이다.
- 심곡은 부정견[見]에 인한 것이고 심험은 탐(貪)에 인한 것이다. 즉 심곡은 부정견이라는 근본번뇌로부터 생겨나는 수번뇌로 부정견의 등류이며, 심험은 탐(貪)이라는 근본번뇌로부터 생겨나는 수번뇌로 탐의 등류이다.
한편, 위의 《현종론》의 견해에서 심곡 즉 첨이 부정견에서 파생된다는 견해는 대승불교의 유식유가행파의 견해, 즉, 첨이 탐과 치에서 파생된다는 견해와는 다르다. 심험 즉 광이 탐에서 파생된다는 견해는 대승불교의 유식유가행파의 견해, 즉, 광이 탐과 치에서 파생된다는 견해와 대체로 같다고 볼 수 있다.
(42) 교(憍)
편집소수번뇌심소 7/10 교 憍 교만, 오염된 기쁨
산스크리트어: mada
팔리어: mada
영어: self-satisfaction,
self-infatuation,
mental inflation,
smugness,
conceit
마음으로 하여금 자신의 번성한 일에 집착하여 그것에 도취되게 함으로써 오만방자하게 하는 마음작용을 말한다.[595][596] 오만방자의 사전적인 뜻은 '어려워하거나 조심스러워하는 태도가 없이 자기 분수에 맞지 않게 잘난 체하거나 다른 사람을 낮추어 보거나 업신여기다'이다.[597][598][599][600] 오만방자에는 스스로에게 잘난 체하는 것과 남에게 잘난체 하는 것의 두 가지 뜻이 함께 있는데 교(憍)는 스스로에게 잘난체 하는 것, 즉, 스스로 잘났다고 도취하는 것을 말한다. 한편, 남에게 잘난체 하는 것, 즉, 남에 대해 자신을 높이는 것은 만(慢)이다.[601]
마음으로 하여금 자신의 번성한 일, 즉, 혈통[種姓] · 신분 · 미모 · 건강 · 체력 · 재력 · 지위 · 지혜 · 학문적 성취 · 기술적 성취 등에 대해 깊이 탐착하게 하여 그것에 도취되어 방자하게 하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하고, 방자하지 않음[不憍]의 마음작용을 장애하여 마음으로 하여금 온갖 번뇌를 생기게 하고 이미 생긴 번뇌를 강화하게 하는 것을 본질적 작용으로 한다.[602][603]
교(憍)는 탐(貪)의 일부분으로 따로 별도의 체(體)가 없다.[602][603] 즉, 가유이다.[552][553]
불선과 유부무기 중 둘 다에 속한다. 즉, 그 성격과 정도에 따라 불선이 될 수도 있고 유부무기가 될 수도 있다.[545][546]
부파불교 설일체유부의 논서 《아비달마구사론》 제4권에 따르면 교(憍)와 만(慢)은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다.
- 교(憍)는 먼저 자신의 법에 대해 염착하여 마음으로 하여금 오만 방일[傲逸]하게 하여 다른 것을 돌아보는 일이 없게 하는 성질을 말한다.[604][605]
- 만(慢)은 타인에 대해 마음이 스스로 치켜세우는 성질[自擧性]을 말하는데, 자신과 다른 이의 덕(德)의 차별을 재고 헤아려 마음이 스스로를 믿고 거들먹거리며[擧恃] 다른 이를 능멸하는 것이다.[606][607]
말하자면, 교는 비교가 없는 자기도취이고 만은 비교가 있는 자기도취이다.
(43) 해(害)
편집소수번뇌심소 8/10 해 害 핍박, 해침, 손뇌
산스크리트어: vihiṃsā
영어: hostility,
cruelty,
intention to harm,
spirit of violence
마음으로 하여금 다른 이를 손뇌(損惱)하게 하는 마음작용을 말한다. 즉, 다른 이를 좋지 않은 상태가 되게 하거나[損] 괴롭히려는[惱] 의도를 가진 마음작용을 말한다.[608][609][610][611][612]
온갖 유정에 대해 마음에 비민(悲愍: 마음 아파하고 가엾게 여김)이 없게 하고 좋지 않은 상태가 되게 하고 괴롭히게 하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하고, 해롭게 하지 않음[不害]의 마음작용을 장애하여 다른 유정을 핍박하게 하는 것을 본질적 작용으로 한다.[613][614]
해(害)는 진(瞋)의 일부분으로 따로 별도의 체(體)가 없다.[613][614] 즉, 가유이다.[552][553]
불선과 유부무기 중 항상 불선에 속한다.[545][546]
(44) 질(嫉)
편집마음으로 하여금 다른 이가 잘 되는 것을 기뻐하지 않게 하는 마음작용을 말한다.[615][616][617]
자신의 명예와 이익을 지나치게 구하여 다른 이의 영화 즉 다른 이의 온갖 흥하고 성한 일에 대해 시기하여 기뻐하지 않게 하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하고, 질투하지 않음[不嫉]의 마음작용을 장애하고 불만족[憂]하고 근심[慼]하게 하는 것을 본질적 작용으로 한다.[618][619][620][621]
질(嫉)은 진(瞋)의 일부분으로 따로 별도의 체(體)가 없다.[618][619] 즉, 가유이다.[552][553]
불선과 유부무기 중 항상 불선에 속한다.[545][546]
(45) 간(慳)
편집소수번뇌심소 10/10 간 慳 아까워함, 인색, 희사하지 못함, 베풀지 못함
산스크리트어: mātsarya
팔리어: macchariya
영어: stinginess,
avarice,
miserliness,
greed
보시(布施)와 반대되는 마음작용으로, 마음으로 하여금 재물과 참된 교법에 대해 인색하게 하는 마음작용을 말한다.[622][623][624][625][626]
마음으로 하여금 재물과 교법에 탐착하여 베풀지 못하고 감추고 아끼게 하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하고, 인색하지 않음[不慳]의 마음작용 즉 보시의 마음작용을 장애하여 비루하게 비축하게 하는 것을 본질적 작용으로 한다.[627][628] 비루하게 비축한다는 것은 싫증이나 불만족이 없이 아끼고 인색하여 쓰이지 않는 물건을 미리 항상 쌓아두는 것을 말한다.[622][623]
간(慳)은 탐(貪)의 일부분으로 따로 별도의 체(體)가 없다.[627][628] 즉, 가유이다.[552][553]
불선과 유부무기 중 항상 불선에 속한다.[545][546]
2.5.2. 중수번뇌심소 (2 一 39 一 47)
편집중수번뇌심소(中隨煩惱心所) 또는 중수번뇌(中隨煩惱)에는 2개의 법이 있다. 심소법의 누적 개수는 총 39개이다. 법의 누적 개수는 총 47개이다.
- 무참(無慚)
- 무괴(無愧)
(46) 무참(無慚)
편집중수번뇌심소 1/2 무참 無慚 스스로에게 부끄러워하지 않음, 공경하지 않음
산스크리트어: āhrīkya,
ahrī
팔리어: ahirika
영어: lack of shame,
lack of consciousness,
consciencelessness,
shamelessness,
disrespect
마음으로 하여금 자신이 지은 죄에 대해 스스로에게 수치스럽게 여기치 않게 하는 마음작용을 말한다.[629][630][631][632]
마음으로 하여금 자신과 법을 돌아보지 않지 않게 함으로써 현성(賢聖)과 선법(善法)을 가볍게 여기거나 거부하게 하고 또한 자신의 잘못을 부끄러워하지 않게 하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하고, 참(慚)의 마음작용을 장애하여 악행이 생겨나게 하고 강화하게 하는 것을 본질적 작용으로 한다.[633][634][635]
무참(無慚)은 별도의 체(體)가 있는 실유이다.[552][553]
불선과 유부무기 중 항상 불선에 속한다.[545][546]
(47) 무괴(無愧)
편집중수번뇌심소 2/2 무괴 無愧 남에게 부끄러워하지 않음, 뉘우치지 않음, 숭중포악(崇重暴惡)
산스크리트어: anapatrāpya,
atrapā
팔리어: anottappa
영어: lack of propriety,
disregard,
shamelessness
마음으로 하여금 자신이 지은 죄에 대해 남에게 수치스럽게 여기지 않게 하는 마음작용을 말한다.[636][637][638][639]
마음으로 하여금 세간을 돌아보지 않지 않게 함으로써 포악함을 받들어 중히 여기게 하고[崇重暴惡] 또한 죄과를 부끄럽게 여기지 않게 하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하고, 괴(慚)의 마음작용을 장애하여 악행이 생겨나게 하고 강화하게 하는 것을 본질적 작용으로 한다.[640][641][642]
무괴(無愧)는 별도의 체(體)가 있는 실유이다.[552][553]
불선과 유부무기 중 항상 불선에 속한다.[545][546]
2.5.3. 대수번뇌심소 (8 一 47 一 55)
편집대수번뇌심소(大隨煩惱心所) 또는 대수번뇌(大隨煩惱)에는 8개의 법이 있다. 심소법의 누적 개수는 총 47개이다. 법의 누적 개수는 총 55개이다.
- 불신(不信)
- 해태(懈怠)
- 방일(放逸)
- 혼침(昏沈)
- 도거(掉擧)
- 실념(失念)
- 부정지(不正知)
- 산란(散亂)
(48) 불신(不信)
편집대수번뇌심소 1/8 불신 不信 믿지 않음, 인가하지 않음, 청정하지 않음, 희망하지 않음
산스크리트어: āśraddhya
영어: lack of faith,
lack of trust,
disbelieving a fact,
disbelief
인과법, 즉, 업과 업의 과보의 법칙, 즉, 연기법을 믿고 따르지 않게 하여 마음으로 하여금 청정하지 않게 하는 마음작용을 말한다.[643][644][645][646]
마음으로 하여금 진실된 것을 깊이 인정하지[實深忍] 않게 하고 덕을 깊이 좋아하지[德深樂] 않게 하고 능력을 깊이 원하지[能深欲] 않게 함으로써 마음을 더럽히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하고, 청정한 믿음[信]을 장애하여 게으름[懈怠]의 발동근거가 되는 것을 본질적 작용으로 한다.[647][648][649]
불신(不信)은 별도의 체(體)가 있는 실유이다.[552][553]
불선과 유부무기 중 둘 다에 속한다. 즉, 그 성격과 정도에 따라 불선이 될 수도 있고 유부무기가 될 수도 있다.[545][546]
(49) 해태(懈怠)
편집대수번뇌심소 2/8 해태 懈怠 게으름, 책려하지 않음, 노력하지 않음
산스크리트어: kausīdya
팔리어: kusīta
영어: laziness,
slothfulness,
spiritual sloth,
idleness
마음으로 하여금 선법(善法)에 대해 용맹스럽게 정진하지 못하게 하는 마음작용을 말한다.[650][651][652][653][654]
마음으로 하여금 선법(善法)을 닦고 불선법(不善法)을 끊는 일에 대해 게으르게 하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하고, 정진(精進)을 장애하여 번뇌(잡염)가 늘어나고 강화되게 하는 것을 본질적 작용으로 한다.[655][656]
또한 해태는 모든 잡염법의 일, 즉, 번뇌와 함께하는 일, 즉, 불선법이나 유부무기의 법, 즉, 번뇌심소나 수번뇌 심소와 상응하고 있는 마음에 대해서 부지런히 책려하는 것도 포함한다.[655][656][657] 한편, 무기 즉 무부무기의 일에 대해서 부지런히 책려하는 것은 모든 선법에 대해서 나아가게도 물러나게도 하지 않기 때문에 해태에 포함되지 않는다. 무부무기의 책려는 무부무기의 마음작용인 욕(欲)이나 승해(勝解)에 의해 일어나는 일이다. 이것은 무부무기의 일에 대해 인정하고[忍] 좋아하고[樂] 욕구하는[欲] 것은 신(信)의 마음작용도 불신(不信)의 마음작용도 아닌 것과 같다.[655][656] 예를 들어, 세간의 기술이나 학문을 연마하거나 그것을 촉진하는 것은 불교의 관점에서는 선도 악도 아니다. 즉, 열반에 가까이 가게 하는 것도 열반에서 멀어지게 하는 것도 아니다. 그냥 세상의 (아마도 필요한) 일일 뿐이다.
해태(懈怠)는 별도의 체(體)가 있는 실유이다.[552][553]
불선과 유부무기 중 둘 다에 속한다. 즉, 그 성격과 정도에 따라 불선이 될 수도 있고 유부무기가 될 수도 있다.[545][546]
(50) 방일(放逸)
편집대수번뇌심소 3/8 방일 放逸 노는 것, 불성실, 포기,
선법을 닦지 않음, 마음을 방호하지 않음
산스크리트어: pramāda
영어: heedlessness,
carelessness,
unconcern,
non-diligence
마음으로 하여금 온갖 번뇌(잡염법)에 대하여 막지 않게 하고 온갖 착한 일(선법)에 대하여 닦지 않게 하는 마음작용을 말한다.[658][659][660][661][662][663][664]
탐 · 진 · 치의 3불선근과 해태의 4가지 마음작용으로써 '단멸해야 할 것 즉 번뇌'를 방지하지 않도록 그리고 '닦아야 할 것 즉 선법'을 닦지 않도록 마음으로 하여금 방탕하게 흐르게 하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하고, 불방일(不放逸)을 장애하여 번뇌(잡염, 불선과 유부무기)가 늘어나고 강화되게 하고 선은 줄어들고 약화되게 하는 일의 발동근거가 되는 것을 본질적 작용으로 한다.[665][666]
방일(放逸)는 탐(貪) · 진(瞋) · 치(癡) · 해태(懈怠)의 일부분으로 따로 별도의 체(體)가 없다. 즉, 가유이다.[552][553][665][666]
불선과 유부무기 중 둘 다에 속한다. 즉, 그 성격과 정도에 따라 불선이 될 수도 있고 유부무기가 될 수도 있다.[545][546]
(51) 혼침(昏沈)
편집대수번뇌심소 4/8 혼침 惛沈 몽매함, 침울함, 어두움, 무거움,
감당할 능력이 없음, 민활하지 못함
산스크리트어: styāna
팔리어: thīna
영어: lethargy,
gloominess,
foggymindedness,
torpor
마음으로 하여금 적합하고 순조롭지[調暢, 고르고 막힘이 없음] 못하게 하여 (4념처와 같은 선법을) 잘 감당하여 해내지 못하게[無堪任] 하고 흐릿하고 어둡게[蒙昧] 하는 마음작용을 말한다.[667][668][669][670][671][672]
마음으로 하여금 대상에 대해 잘 감당하여 해내지 못하게[無堪任] 하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하고, 경안(輕安)과 비발사나(毘缽舍那)를 장애하는 것을 본질적 작용으로 한다.[673][674]
혼침(昏沈)은 가유라는 견해도 있고 실유라는 견해도 있다.[552][553]
- 치(癡)의 일부분으로 따로 별도의 체(體)가 없는 가유이다.[669][670][675][676]
- 모든 번뇌심소에 의거하여 가립된, 별도의 체가 없는 가유이다.[677][678]
- 매중(瞢重, 답답하고 무거움, 흐릿하고 무거움)을 체로 하는, 별도의 체가 있는 실유이다.[679][680][681]
불선과 유부무기 중 둘 다에 속한다. 즉, 그 성격과 정도에 따라 불선이 될 수도 있고 유부무기가 될 수도 있다.[545][546]
(52) 도거(掉擧)
편집대수번뇌심소 5/8 도거 掉擧 고요하지 않음, 들뜸
산스크리트어: auddhatya
팔리어: uddhacca
영어: excitement,
restlessness,
ebullience,
flightiness of mind,
dissipation
마음으로 하여금 과거의 기쁘고 즐거웠던 일들을 회상하고 기억하게 하여 고요하지 못한 상태[不寂靜]에 있게 하는 마음작용이다.[682][683][684][685][686][687][688]
마음으로 하여금 대상에 대해 고요하지 않게 하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하고, 행사(行捨)와 사마타(奢擧他)를 장애하는 것을 본질적 작용으로 한다.[689][690]
도거(掉擧)는 가유라는 견해도 있고 실유라는 견해도 있다.[552][553]
- 탐(貪)의 일부분으로 따로 별도의 체(體)가 없는 가유이다.[684][685][691][692]
- 모든 잡염심에 두루하는 것으로, 별도의 체가 없는 가유이다. 즉, 도거는 모든 번뇌의 공통된 특징[共相]이다.[693][694]
- 효동(囂動, 시끄럽게 움직임)을 체로 하는, 별도의 체가 있는 실유이다.[695][696]
불선과 유부무기 중 둘 다에 속한다. 즉, 그 성격과 정도에 따라 불선이 될 수도 있고 유부무기가 될 수도 있다.[545][546]
(53) 실념(失念)
편집대수번뇌심소 6/8 실념 失念 망념, 염오념, 그릇된 염, 오염된 염,
관을 놓침, 정념을 놓침, 4념처를 놓침
산스크리트어: muṣitasmṛtitā
영어: forgetfulness
망념(妄念) 또는 염오념(染污念)이라고도 한다. 즉, 그릇된 염(念), 그릇된 주의집중과 알아차림을 뜻한다.
마음으로 하여금 4념처 등과 같은 온갖 선법에서 분명하게 기록하지[明記] 못하게 하는 것, 즉, 주의집중하여 알아차리지 못하게 하는 마음작용을 말한다.
마음으로 하여금 인식대상을 분명하게 기록하지[明記] 못하게 하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하고, 정념(正念)을 장애하고 산란(散亂)의 발동근거가 되는 것을 본질적 작용으로 한다.
실념(失念)은 별도의 체(體)가 없는 가유인데, 다음과 같은 견해들이 있다.
- 염(念)의 일부분으로 따로 별도의 체(體)가 없는 가유이다.
- 치(癡)의 일부분으로 따로 별도의 체(體)가 없는 가유이다.
- 염(念)과 치(癡) 둘 다의 일부분으로 따로 별도의 체(體)가 없는 가유이다. 법상종의 정통 견해이다.
불선과 유부무기 중 둘 다에 속한다. 즉, 그 성격과 정도에 따라 불선이 될 수도 있고 유부무기가 될 수도 있다.[545][546]
(54) 부정지(不正知)
편집대수번뇌심소 7/8 부정지 不正知 염오혜, 악혜, 그릇된 이해, 그릇된 앎, 오염된 이해, 오염된 앎, 바르게 알지 못함, 바르지 않은 앎 산스크리트어: asaṃprajanya 영어: non-alertness, inattentiveness
염오혜(染污慧) 즉 오염된 지혜라고도 한다.[697][698][699][700]
마음으로 하여금 몸 · 말 · 뜻으로 짓는 행위[身語意行]에 대해 바르게 알지 못하게 하는 마음작용을 말한다.[697][698][701][702][703][704][705]
마음으로 하여금 관찰되는 대상에 대해서 그릇되게 이해하게 하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하고, 정지(正知, 바르게 앎)의 마음작용을 장애하여 계율 등을 어기게 하는 것을 본질적 작용으로 한다.[706][707]
부정지(不正知)는 별도의 체(體)가 없는 가유인데, 다음과 같은 견해들이 있다.[552][553]
- 혜(慧)의 일부분으로 따로 별도의 체(體)가 없는 가유이다. 즉, 번뇌와 상응하고 있는 혜, 염오혜(染污慧)이다.[697][698][699][700][708][709]
- 치(癡)의 일부분으로 따로 별도의 체(體)가 없는 가유이다.[710][711]
- 혜(慧)과 치(癡) 둘 다의 일부분으로 따로 별도의 체(體)가 없는 가유이다. 법상종의 정통 견해이다.[712][713]
불선과 유부무기 중 둘 다에 속한다. 즉, 그 성격과 정도에 따라 불선이 될 수도 있고 유부무기가 될 수도 있다.[545][546]
(55) 산란(散亂)
편집대수번뇌심소 8/8 산란 散亂 마음의 분산, 마음의 흐트러짐, 염오등지, 염오삼마지, 그릇된 등지, 그릇된 삼마지, 오염된 등지, 오염된 삼마지 산스크리트어: vikṣepa 영어: distraction, desultoriness
마음으로 하여금 떠돌고[流] 흩어지게[散] 하는,[717][718] 또는, (인식대상을) 바꾸고[馳] 흩어지게[散] 하는,[714][715] 또는, 떠돌고[流] 갈피가 없게[流蕩] 하는[719][720] 마음작용을 말한다.[721]
마음으로 하여금 떠돌고[流] 갈피가 없게[蕩] 하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하고, 바른 선정[正定]의 마음작용을 장애하여 악혜(惡慧)의 발동근거가 되는 것을 본질적 작용으로 한다.[722][723][724]
산란(散亂)은 가유라는 견해도 있고 실유라는 견해도 있다.[552][553]
- 치(癡)의 일부분으로 따로 별도의 체(體)가 없는 가유이다.[725][726]
- 탐(貪) · 진(瞋) · 치(癡)의 일부분으로 따로 별도의 체(體)가 없는 가유이다.[717][718][725][726]
- 조요(躁擾, 조급하고 어지러움)를 체로 하는, 별도의 체가 있는 실유이다.[727][728]
불선과 유부무기 중 둘 다에 속한다. 즉, 그 성격과 정도에 따라 불선이 될 수도 있고 유부무기가 될 수도 있다.[545][546]
2.6. 부정심소 (4 一 51 一 59)
편집부정심소(不定心所)에는 4개의 법이 있다. 심소법의 누적 개수는 총 51개이다. 법의 누적 개수는 총 59개이다.
부정심소는 6가지 유형의 심소법 중 처음 5가지, 즉, 변행심소 · 별경심소 · 선심소 · 번뇌심소 · 수번뇌심소에 포함되지 않는 성질의 것으로 선 · 잡염(불선과 유부무기) · 무부무기 중의 무엇과도 상응할 수 있어 그 선악의 성질이 결정되어 있지 않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731][732][733][734]
보다 자세히는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에 '부정(不定)' 즉 '정해져 있지 않다, 결정되어 있지 않다'고 말한다.[735][736]
- 선인지 잡염(불선과 유부무기)인지 일정하지 않다. 따라서, 선심소라고도, 번뇌심소라고도, 수번뇌심소라고도 할 수 없다.
- 작의 등의 변행심소가 마음이 일어날 때면 항상 함께 일어나는 것과는 다르다. 따라서, 변행심소라고도 할 수 없다.
- 욕 등의 별경심소가 3계9지 모두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것과는 다르다. 즉, 계계(界繫)의 제한이 있다. 따라서, 별경심소라고도 할 수 없다.
(56) 수면(睡眠)
편집부정심소 1/4 수면 睡眠 잠, 흐릿함, 약화됨, 자유로이 움직이지 못함
산스크리트어: middha
팔리어: middha
영어: torpor,
sleep,
drowsiness,
apathy
면(眠)이라고도 한다.
마음으로 하여금 흐리게 하고 약하게 하고 몸으로 하여금 자유로이 움직이지 않게 하는 마음작용을 말한다.[737][738][739][740][741][742][743][744][745]
마음으로 하여금 흐리게 하고 약하게 하고 몸으로 하여금 자유로이 움직이지 않게 하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하고, 비발사나[觀]를 장애하는 것을 본질적 작용으로 한다. 흐리게 한다[昧]는 것은 잠의 고요함의 상태가 선정에 든 때의 고요함의 상태와 구별된다는 의미이다. 약하게 한다[略]는 것은 잠의 상태가 깨어 있을 때의 마음 상태와 구별된다는 의미이다. 자유로이 움직이지 않게 한다[不自在]는 것은 문자 그대로 몸이 움직이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746][747]
수면(睡眠)이 실유인가 가유인가에 대해 다음과 같은 여러 견해가 있다.[748][749]
- 치(癡)의 일부분으로 따로 별도의 체(體)가 없는 가유이다.[739][740][750][751] 보다 정확히는, 수번뇌와 치의 일부분이다.[752][753]
- 잡염법으로 나타나는 경우라면 치(癡)의 일부분으로, 청정법으로 나타나는 경우라면 무치(無癡)의 일부분으로 따로 별도의 체(體)가 없는 가유이다.[754][755]
- 사(思)와 상(想)의 일부분으로 따로 별도의 체(體)가 없는 가유이다. 그리고 잡염법으로 나타나는 경우라면 치(癡)의 등류이고 청정법으로 나타나는 경우라면 무치(無癡)의 등류이다.[756][757]
- 심매략(心昧略: 마음으로 하여금 흐리고 약하게 함)과 신부자재(身不自在: 몸으로 하여금 자유로이 움직이지 않게 함)를 체(體)로 하는, 별도의 체가 있는 실유이다. 법상종의 정통 견해이다.[758][759]
수면(睡眠)은 선 · 불선 · 무기의 3성, 달리 말해, 선 · 잡염(불선과 유부무기) · 무부무기 셋 다에 속한다. 즉, 그 성격과 정도에 따라 선이 될 수도 불선이 될 수도 유부무기가 될 수도 무부무기가 될 수도 있다.[750][751][760][761]
(57) 오작(惡作)
편집악작(惡作) 또는 회(悔)라고도 한다.[762][763][764][765]
문자 그대로의 뜻을 보면, 오작(惡作)은 과거에 지은 것[作]을 미워한다 또는 혐오한다[惡]를 의미하는데, 여기에서 '후회한다'는 뜻이 되었다. 악작(惡作)은 나쁘게[惡] 지은 것[作]을 의미하는데, 여기에서 '나중에 그 지은 것을 후회한다'는 뜻이 되었다. 대승불교 문헌에서는 한자어 惡作을 오작이라고 발음하고 부파불교 문헌에서는 악작이라고 발음한다.[766] 그렇지만 불교사전에서는 대부분 이러한 구분 없이 악작이라고 발음하고 있다.[767][768]
마음으로 하여금 변하여 후회하게 하는 마음작용을 말한다.[769][770][771][772]
마음으로 하여금 과거에 지은 업을 후회하게 하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하고, 사마타[止]를 장애하는 것을 본질적 작용으로 한다.[773][774][775][776]
오작(惡作)이 실유인가 가유인가에 대해 다음과 같은 여러 견해가 있다.[748][749]
- 치(癡)의 일부분으로 따로 별도의 체(體)가 없는 가유이다.[777][778] 보다 정확히는, 수번뇌와 치의 일부분이다.[752][753]
- 잡염법으로 나타나는 경우라면 치(癡)의 일부분으로, 청정법으로 나타나는 경우라면 무치(無癡)의 일부분으로 따로 별도의 체(體)가 없는 가유이다.[754][755]
- 사(思)와 혜(慧)의 일부분으로 따로 별도의 체(體)가 없는 가유이다. 그리고 잡염법으로 나타나는 경우라면 치(癡)의 등류이고 청정법으로 나타나는 경우라면 무치(無癡)의 등류이다.[756][757]
- 심추회(心追悔: 마음으로 하여금 후회하게 함)를 체(體)로 하는, 별도의 체가 있는 실유이다. 법상종의 정통 견해이다.[758][759]
오작(惡作)은 선 · 불선 · 무기의 3성, 달리 말해, 선 · 잡염(불선과 유부무기) · 무부무기 셋 다에 속한다. 즉, 그 성격과 정도에 따라 선이 될 수도 불선이 될 수도 유부무기가 될 수도 무부무기가 될 수도 있다.[760][761]
《대승광오온론》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오작의 4가지 유형이 있다.[771][772]
- 먼저 선을 짓지 않고 나중에 후회하는 마음을 일으킨 경우: 후회의 원인도 선이고 결과인 후회도 선이다.
- 먼저 악을 짓고 나중에 후회하는 마음을 일으킨 경우: 후회의 원인은 불선이지만 결과인 후회는 선이다.
- 먼저 악을 짓지 않고 나중에 후회하는 마음을 일으킨 경우: 후회의 원인도 불선이고 결과인 후회도 불선이다.
- 먼저 선을 짓고 나중에 후회하는 마음을 일으킨 경우: 후회의 원인은 선이지만 결과인 후회는 불선이다.
(58) 심(尋)
편집부정심소 3/4 심 尋 대강의 상(相: 성질, 모습, 자성)을 분별함, 거친 성질, 거친 움직임
산스크리트어: vitarka,
vitarkah
팔리어: vitakka
영어: conception,
selectiveness,
gross detection,
examination,
application of thought,
applied thinking,
initial application,
grossness of the mind
제6의식으로 하여금 대상을 대략적으로 분별[麁相分別]하게 하는 마음작용을 말한다.[779][780][781][782][783][784]
제6의식으로 하여금 재빨리 대상에 대해 대강 전전하게[麁轉] 하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하고, 사(伺)의 마음작용과 함께 몸과 마음이 평안한 상태와 불안한 상태를 일으키는 발동근거가 되는 것을 본질적 작용으로 한다. 즉, 제6의식이 심(尋)과 사(伺)를 통해 사물을 대략 그리고 세밀히 파악[推度, 헤아림]한 후에, 그 사물의 위험도에 따라 평안한 마음과 불안한 마음이 일어난다.[785][786][787]
심(尋)은 사(思)와 혜(慧)의 일부분으로 따로 별도의 체(體)가 없다. 즉, 가유이다.[779][780][781][782][785][786][787]
심(尋)은 선 · 불선 · 무기의 3성, 달리 말해, 선 · 잡염(불선과 유부무기) · 무부무기 셋 다에 속한다. 즉, 그 성격과 정도에 따라 선이 될 수도 불선이 될 수도 유부무기가 될 수도 무부무기가 될 수도 있다.[760][761]
(59) 사(伺)
편집부정심소 4/4 사 伺 자세한 상(相: 성질, 모습, 자성)을 분별함,
세밀한 성질, 세밀한 움직임
산스크리트어: vicara,
vitarkah
팔리어: vicāra
영어: discernment,
discursiveness,
analysis,
sustained application,
sustained thinking,
selectiveness,
subtle discernment,
subtlety of the mind
제6의식으로 하여금 대상을 자세하게 분별[細相分別]하게 하는 마음작용을 말한다.[788][789][790][791][792][793]
제6의식으로 하여금 재빨리 그러면서도 또한 대상에 대해 자세하게 전전하게[細轉] 하는 것을 본질적 성질로 하고, 심(尋)의 마음작용과 함께 몸과 마음이 평안한 상태와 불안한 상태를 일으키는 발동근거가 되는 것을 본질적 작용으로 한다. 즉, 제6의식이 심(尋)과 사(伺)를 통해 사물을 대략 그리고 세밀히 파악[推度, 헤아림]한 후에, 그 사물의 위험도에 따라 평안한 마음과 불안한 마음이 일어난다.[786][787]
사(伺)는 사(思)와 혜(慧)의 일부분으로 따로 별도의 체(體)가 없다. 즉, 가유이다.[786][787]
사(伺)는 선 · 불선 · 무기의 3성, 달리 말해, 선 · 잡염(불선과 유부무기) · 무부무기 셋 다에 속한다. 즉, 그 성격과 정도에 따라 선이 될 수도 불선이 될 수도 유부무기가 될 수도 무부무기가 될 수도 있다.[760][761]
3. 색법 (11 一 70)
편집색법(色法)에는 3종류의 총 11개의 법이 있다. 법의 누적 개수는 총 70개이다.
(60) 안(眼)
편집색법 1/11 안 眼 눈, 안근, 시각기관, 시각의 승의근
산스크리트어: cakṣur-indriya
팔리어: cakkhu-indriya, cakkhundriya
영어: faculty of sight, organ of sight[794]
안근(眼根)이라고 하며, 줄여서 안(眼)이라고 한다.
사물의 색깔이나 모양을 보는 시각기관으로서의 눈을 뜻한다.[795][796][797] 달리 말해, 안식(眼識)의 소의가 되는, 색경(色境: 색깔 · 모양)을 인식대상으로 하는 청정한 물질[淨色]로 이루어진 승의근으로서의 인식기관을 말한다.[798][799][800][801][802]
안근(眼根)은 18계 중 안계(眼界)에 해당하는데, 아뢰야 연기를 인정하는 대승불교권에서는 안계를 아뢰야식의 일부로 해석하므로, 엄밀히는 차이가 있다. 《대승아비달마집론》 제1권과 《대승아비달마잡집론》 제1권에 따르면, 안계 또는 안근은 다음과 같은 취지의 법(존재, 현상)이다.[803][804]
- 안계의 본질[眼界相]이란 안증현견색(眼曾現見色: 과거에 색깔과 모양을 본 안근과 현재에 색깔과 모양을 보는 안근 모두)을 말한다. 또한 이러한 (안근) 종자(種子)가 축적 및 이숙된 아뢰야식을 말한다. 안증견색(眼曾見色: 과거에 색깔과 모양을 본 안근)이란 과거식(過去識)을 지속시켜 수용한다는 뜻으로서의 계(界)의 성질을 보인 것이다. 안현견색(眼現見色: 현재에 색깔과 모양을 보는 안근)이란 현재식(現在識)을 지속시켜 수용한다는 뜻으로서의 계(界)의 성질을 보인 것이다. '이러한 종자(種子)가 축적 및 이숙된 아뢰야식'이란 안근 종자[眼種子]가 축적[積集]되는 것과 안근 종자가 이숙(異熟)된 것을 뜻한다. 즉, 안계(즉, 안계로서의 아뢰야식)가 현재와 미래의 안근을 견인하여 그 종자를 축적한다는 것을 뜻하고 또한 안근 종자가 이미 성숙되어 안계(즉, 안계로서의 아뢰야식)가 현재의 안근을 생겨나게 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2가지 뜻으로 인해 안계(즉, 안계로서의 아뢰야식)는 안근의 생인(生因: 생겨나게 하는 원인, 직접적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안계의 본질처럼 이계 · 비계 · 설계 · 신계 · 의계의 본질도 이와 같다.
《현양성교론》 제1권에 따르면, 안근은 다음과 같은 취지의 법(존재, 현상)이다.[805][806]
- 안근은 아뢰야식이 집수(執受: 잡아 받아들임)한 모든 (안근) 종자를 말한다. 4대로 이루어진 물질을 작용대상[境界]으로 하며, 그 사물의 색경(色境: 색깔과 모양)에 대하여 안식(眼識)의 의지처가 되는 청정한 물질[淨色], 즉, 승의근(勝義根)을 본질[體]로 한다. 5온 중 색온에 속한다. 3종색 중 무견유대색(無見有對色: 볼 수 없고 장애함이 있는 물질)에 속한다. 안근과 같이 이근(耳根) · 비근(鼻根) · 설근(舌根) · 신근(身根)도 역시 이러한데, 차이점은 각각 사물에서 자기의 인식대상[境]만을 반연(攀緣: 얽혀 들어감, 반응)하고 각각 사물에서 자기의 인식대상만을 인식하는 식(識)의 의지처가 된다는 것이다. 즉, 안근은 '사물 즉 작용대상[境界]'의 색깔과 모양만을 반연하고 안식은 안근에 의지하여 '인식대상[境]' 즉 '사물의 색깔과 모양'만을 인식한다. 이근은 사물의 소리만을 반연하고 이식은 이근에 의지하여 사물의 소리만을 인식한다. 비근은 사물의 냄새만을 반연하고 비식은 비근에 의지하여 사물의 냄새만을 인식한다. 설근은 사물의 맛만을 반연하고 설식은 설근에 의지하여 사물의 맛만을 인식한다. 신근은 사물의 촉감만을 반연하고 신식은 신근에 의지하며 사물의 촉감만을 인식한다.
(61) 이(耳)
편집색법 2/11 이 耳 귀, 이근, 청각기관, 청각의 승의근
산스크리트어: śrotrendriya, śrotra-indriya
팔리어: sotindriya, sotêndriya
영어: auditory faculty, organ of hearing[807]
이근(耳根)이라고 하며, 줄여서 이(耳)라고 한다.
사물의 소리를 듣는 청각기관으로서의 귀를 뜻한다.[808][809] 달리 말해, 이식(耳識)의 소의가 되는, 성경(聲境: 소리)을 인식대상으로 하는 청정한 물질[淨色]로 이루어진 승의근으로서의 인식기관을 말한다.[810][811][812][813][814]
이근(耳根)은 18계 중 이계(耳界)에 해당하는데, 아뢰야 연기를 인정하는 대승불교권에서는 이계를 아뢰야식의 일부로 해석하므로, 엄밀히는 차이가 있다. 《대승아비달마집론》 제1권과 《대승아비달마잡집론》 제1권에 따르면, 이계 또는 이근은 다음과 같은 취지의 법(존재, 현상)이다.[803][804]
- 이계의 본질[耳界相]이란 이증현청성(耳曾現聽聲: 과거에 소리를 들은 이근과 현재에 소리를 듣는 이근 모두)을 말한다. 또한 이러한 (이근) 종자(種子)가 축적 및 이숙된 아뢰야식을 말한다. 이증청성(耳曾聽聲: 과거에 소리를 들은 이근)이란 과거식(過去識)을 지속시켜 수용한다는 뜻으로서의 계(界)의 성질을 보인 것이다. 이현청성(耳現聽聲: 현재에 소리를 듣는 이근)이란 현재식(現在識)을 지속시켜 수용한다는 뜻으로서의 계(界)의 성질을 보인 것이다. '이러한 종자(種子)가 축적 및 이숙된 아뢰야식'이란 이근 종자[耳種子]가 축적[積集]되는 것과 이근 종자가 이숙(異熟)된 것을 뜻한다. 즉, 이계(즉, 이계로서의 아뢰야식)가 현재와 미래의 이근을 견인하여 그 종자를 축적한다는 것을 뜻하고 또한 이근 종자가 이미 성숙되어 이계(즉, 이계로서의 아뢰야식)가 현재의 이근을 생겨나게 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2가지 뜻으로 인해 이계(즉, 이계로서의 아뢰야식)는 이근의 생인(生因: 생겨나게 하는 원인, 직접적 원인)이라 할 수 있다.
《현양성교론》 제1권에 따르면, 이근은 다음과 같은 취지의 법(존재, 현상)이다.[805][806]
- 이근은 아뢰야식이 집수(執受: 잡아 받아들임)한 모든 (이근) 종자를 말한다. 4대로 이루어진 물질을 작용대상[境界]으로 하며, 그 사물의 성경(聲境: 소리)에 대하여 이식(耳識)의 의지처가 되는 청정한 물질[淨色], 즉, 승의근(勝義根)을 본질[體]로 한다. 5온 중 색온에 속한다. 3종색 중 무견유대색(無見有對色: 볼 수 없고 장애함이 있는 물질)에 속한다. 이근과 같이 안근(眼根) · 비근(鼻根) · 설근(舌根) · 신근(身根)도 역시 이러한데, 차이점은 각각 사물에서 자기의 인식대상[境]만을 반연(攀緣: 얽혀 들어감, 반응)하고 각각 사물에서 자기의 인식대상만을 인식하는 식(識)의 의지처가 된다는 것이다. 즉, 이근은 '사물 즉 작용대상[境界]'의 소리만을 반연하고 이식은 이근에 의지하여 '인식대상[境]' 즉 '사물의 소리'만을 인식한다. 안근은 사물의 색깔과 모양만을 반연하고 안식은 안근에 의지하여 사물의 색깔과 모양만을 인식한다. 비근은 사물의 냄새만을 반연하고 비식은 비근에 의지하여 사물의 냄새만을 인식한다. 설근은 사물의 맛만을 반연하고 설식은 설근에 의지하여 사물의 맛만을 인식한다. 신근은 사물의 촉감만을 반연하고 신식은 신근에 의지하며 사물의 촉감만을 인식한다.
(62) 비(鼻)
편집색법 3/11 비 鼻 코, 비근, 후각기관, 후각의 승의근
산스크리트어: ghrāṇendriya
팔리어: ghān'indriya, ghān
영어: olfactory faculty[815]
비근(鼻根)이라고 하며, 줄여서 비(鼻)라고 한다.
사물의 냄새을 맡는 후각기관으로서의 코를 뜻한다.[816][817][818] 달리 말해, 비식(鼻識)의 소의가 되는, 향경(香境: 맛)을 인식대상으로 하는 청정한 물질[淨色]로 이루어진 승의근으로서의 인식기관을 말한다.[819][820][821][822]
비근(鼻根)은 18계 중 비계(鼻界)에 해당하는데, 아뢰야 연기를 인정하는 대승불교권에서는 비계를 아뢰야식의 일부로 해석하므로, 엄밀히는 차이가 있다. 《대승아비달마집론》 제1권과 《대승아비달마잡집론》 제1권에 따르면, 비계 또는 비근은 다음과 같은 취지의 법(존재, 현상)이다.[803][804]
- 비계의 본질[鼻界相]이란 비증현후향(鼻曾現嗅香: 과거에 냄새를 맡은 비근과 현재에 냄새를 맡는 비근 모두)을 말한다. 또한 이러한 (안근) 종자(種子)가 축적 및 이숙된 아뢰야식을 말한다. 비증후향(鼻曾嗅香: 과거에 냄새를 맡은 비근)이란 과거식(過去識)을 지속시켜 수용한다는 뜻으로서의 계(界)의 성질을 보인 것이다. 비현후향(鼻現嗅香: 현재에 냄새를 맡는 비근)이란 현재식(現在識)을 지속시켜 수용한다는 뜻으로서의 계(界)의 성질을 보인 것이다. '이러한 종자(種子)가 축적 및 이숙된 아뢰야식'이란 비근 종자[鼻種子]가 축적[積集]되는 것과 비근 종자가 이숙(異熟)된 것을 뜻한다. 즉, 비계(즉, 비계로서의 아뢰야식)가 현재와 미래의 비근을 견인하여 그 종자를 축적한다는 것을 뜻하고 또한 비근 종자가 이미 성숙되어 비계(즉, 비계로서의 아뢰야식)가 현재의 비근을 생겨나게 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2가지 뜻으로 인해 비계(즉, 비계로서의 아뢰야식)는 비근의 생인(生因: 생겨나게 하는 원인, 직접적 원인)이라 할 수 있다. 비계의 본질처럼 안계 · 이계 · 설계 · 신계 · 의계의 본질도 이와 같다.
《현양성교론》 제1권에 따르면, 비근은 다음과 같은 취지의 법(존재, 현상)이다.[805][806]
- 비근은 아뢰야식이 집수(執受: 잡아 받아들임)한 모든 (비근) 종자를 말한다. 4대로 이루어진 물질을 작용대상[境界]으로 하며, 그 사물의 향경(香境: 냄새)에 대하여 비식(鼻識)의 의지처가 되는 청정한 물질[淨色], 즉, 승의근(勝義根)을 본질[體]로 한다. 5온 중 색온에 속한다. 3종색 중 무견유대색(無見有對色: 볼 수 없고 장애함이 있는 물질)에 속한다. 비근과 같이 안근(眼根) · 이근(耳根) · 설근(舌根) · 신근(身根)도 역시 이러한데, 차이점은 각각 사물에서 자기의 인식대상[境]만을 반연(攀緣: 얽혀 들어감, 반응)하고 각각 사물에서 자기의 인식대상만을 인식하는 식(識)의 의지처가 된다는 것이다. 즉, 비근은 '사물 즉 작용대상[境界]'의 냄새만을 반연하고 비식은 비근에 의지하여 '인식대상[境]' 즉 '사물의 냄새'만을 인식한다. 안근은 사물의 색깔과 모양만을 반연하고 안식은 안근에 의지하여 사물의 색깔과 모양만을 인식한다. 이근은 사물의 소리만을 반연하고 이식은 이근에 의지하여 사물의 소리만을 인식한다. 설근은 사물의 맛만을 반연하고 설식은 설근에 의지하여 사물의 맛만을 인식한다. 신근은 사물의 촉감만을 반연하고 신식은 신근에 의지하며 사물의 촉감만을 인식한다.
(63) 설(舌)
편집설근(舌根)이라고 하며, 줄여서 설(舌)이라고 한다.
사물의 맛을 느끼는 미각기관으로서의 혀를 뜻한다.[824][825] 달리 말해, 설식(舌識)의 소의가 되는, 미경(味境: 맛)을 인식대상으로 하는 청정한 물질[淨色]로 이루어진 승의근으로서의 인식기관을 말한다.[826][827][828][829][830]
설근(舌根)은 18계 중 설계(舌界)에 해당하는데, 아뢰야 연기를 인정하는 대승불교권에서는 설계를 아뢰야식의 일부로 해석하므로, 엄밀히는 차이가 있다. 《대승아비달마집론》 제1권과 《대승아비달마잡집론》 제1권에 따르면, 설계 또는 설근은 다음과 같은 취지의 법(존재, 현상)이다.[803][804]
- 설계의 본질[舌界相]이란 설증현상미(舌曾現嘗味: 과거에 맛을 본 설근과 현재에 맛을 보는 설근 모두)를 말한다. 또한 이러한 (설근) 종자(種子)가 축적 및 이숙된 아뢰야식을 말한다. 설증상미(舌曾嘗味: 과거에 맛을 본 설근)이란 과거식(過去識)을 지속시켜 수용한다는 뜻으로서의 계(界)의 성질을 보인 것이다. 설현상미(舌現嘗味: 현재에 맛을 보는 설근)이란 현재식(現在識)을 지속시켜 수용한다는 뜻으로서의 계(界)의 성질을 보인 것이다. '이러한 종자(種子)가 축적 및 이숙된 아뢰야식'이란 설근 종자[舌種子]가 축적[積集]되는 것과 설근 종자가 이숙(異熟)된 것을 뜻한다. 즉, 설계(즉, 설계로서의 아뢰야식)가 현재와 미래의 설근을 견인하여 그 종자를 축적한다는 것을 뜻하고 또한 설근 종자가 이미 성숙되어 설계(즉, 설계로서의 아뢰야식)가 현재의 설근을 생겨나게 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2가지 뜻으로 인해 설계(즉, 설계로서의 아뢰야식)는 설근의 생인(生因: 생겨나게 하는 원인, 직접적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설계의 본질처럼 안계 · 이계 · 비계 · 신계 · 의계의 본질도 이와 같다.
《현양성교론》 제1권에 따르면, 설근은 다음과 같은 취지의 법(존재, 현상)이다.[805][806]
- 설근은 아뢰야식이 집수(執受: 잡아 받아들임)한 모든 (설근) 종자를 말한다. 4대로 이루어진 물질을 작용대상[境界]으로 하며, 그 사물의 미경(味境: 맛)에 대하여 설식(舌識)의 의지처가 되는 청정한 물질[淨色], 즉, 승의근(勝義根)을 본질[體]로 한다. 5온 중 색온에 속한다. 3종색 중 무견유대색(無見有對色: 볼 수 없고 장애함이 있는 물질)에 속한다. 설근과 같이 안근(眼根) · 이근(耳根) · 비근(鼻根) · 신근(身根)도 역시 이러한데, 차이점은 각각 사물에서 자기의 인식대상[境]만을 반연(攀緣: 얽혀 들어감, 반응)하고 각각 사물에서 자기의 인식대상만을 인식하는 식(識)의 의지처가 된다는 것이다. 즉, 설근은 '사물 즉 작용대상[境界]'의 맛만을 반연하고 설식은 설근에 의지하여 '인식대상[境]' 즉 '사물의 맛'만을 인식한다. 안근은 사물의 색깔과 모양만을 반연하고 안식은 안근에 의지하여 사물의 색깔과 모양만을 인식한다. 이근은 사물의 소리만을 반연하고 이식은 이근에 의지하여 사물의 소리만을 인식한다. 비근은 사물의 냄새만을 반연하고 비식은 비근에 의지하여 사물의 냄새만을 인식한다. 신근은 사물의 촉감만을 반연하고 신식은 신근에 의지하며 사물의 촉감만을 인식한다.
(64) 신(身)
편집색법 5/11 신 身 몸, 신근, 촉각기관, 촉각의 승의근
산스크리트어: kāyendriya, kāya-indriya
팔리어: kāyêndriyam
영어: bodily faculty[831]
사물의 촉감을 느끼는 촉각기관으로서의 몸을 뜻한다.[832][833] 달리 말해, 신식(身識)의 소의가 되는, 촉경(觸境: 촉감)을 인식대상으로 하는 청정한 물질[淨色]로 이루어진 승의근으로서의 인식기관을 말한다.
한편, 몸[身]이라고 하면 이러한 촉각적 인식기관으로서의 작용 뿐만 아니라 다른 중요한 작용인 운동 즉 몸의 움직임이라는 작용과 안근 · 이근 · 비근 · 설근이 놓이는 장소로서의 작용이 있는데, 이 작용들은 부진근(扶塵根)으로서의 몸[身]에 속한다.[834] 달리 말해, 불교 문헌에서 신근이라고 하면 촉각적 인식기관으로서의 몸[身], 즉, 승의근(勝義根)으로서의 몸을 뜻한다. 불교 문헌에서 그냥 '몸[身]'이라고 하면 승의근을 뜻하는지 부진근을 뜻하는지 둘 다를 통칭하는지 문맥에 따라 구별해야 한다.[835][836] 또한 불교 용어로서 뿐만 아니라 중국의 유가 사상 등의 철학 전통에 따라 신(身)에는 다른 여러 뜻도 있으므로 그 문맥적 의미에 대해 유의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불교 용어 유신견(有身見)에서의 신(身)은 영원한 자아 즉 아트만을 뜻한다. 유가 사상에서 신(身)은 자신을 뜻하는데 몸으로서의 자신과 자아로서의 자신을 통칭한다.[837]
신근(身根)은 18계 중 신계(身界)에 해당하는데, 아뢰야 연기를 인정하는 대승불교권에서는 신계를 아뢰야식의 일부로 해석하므로, 엄밀히는 차이가 있다. 《대승아비달마집론》 제1권과 《대승아비달마잡집론》 제1권에 따르면, 신계 또는 신근은 다음과 같은 취지의 법(존재, 현상)이다.[803][804]
- 신계의 본질[身界相]이란 신증현촉경(身曾現觸境: 과거에 촉감을 감촉한 촉근과 현재에 촉감을 감촉하는 촉근 모두)을 말한다. 또한 이러한 (이근) 종자(種子)가 축적 및 이숙된 아뢰야식을 말한다. 신증촉경(身曾觸境: 과거에 촉감을 감촉한 촉근)이란 과거식(過去識)을 지속시켜 수용한다는 뜻으로서의 계(界)의 성질을 보인 것이다. 신현촉경(身現觸境: 현재에 촉감을 감촉하는 촉근)이란 현재식(現在識)을 지속시켜 수용한다는 뜻으로서의 계(界)의 성질을 보인 것이다. '이러한 종자(種子)가 축적 및 이숙된 아뢰야식'이란 신근 종자[身種子]가 축적[積集]되는 것과 신근 종자가 이숙(異熟)된 것을 뜻한다. 즉, 신계(즉, 신계로서의 아뢰야식)가 현재와 미래의 신근을 견인하여 그 종자를 축적한다는 것을 뜻하고 또한 신근 종자가 이미 성숙되어 신계(즉, 신계로서의 아뢰야식)가 현재의 신근을 생겨나게 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2가지 뜻으로 인해 신계(즉, 신계로서의 아뢰야식)는 신근의 생인(生因: 생겨나게 하는 원인, 직접적 원인)이라 할 수 있다.
《현양성교론》 제1권에 따르면, 신근은 다음과 같은 취지의 법(존재, 현상)이다.[805][806]
- 신근은 아뢰야식이 집수(執受: 잡아 받아들임)한 모든 (신근) 종자를 말한다. 4대로 이루어진 물질을 작용대상[境界]으로 하며, 그 사물의 촉경(觸境: 촉감)에 대하여 신식(身識)의 의지처가 되는 청정한 물질[淨色], 즉, 승의근(勝義根)을 본질[體]로 한다. 5온 중 색온에 속한다. 3종색 중 무견유대색(無見有對色: 볼 수 없고 장애함이 있는 물질)에 속한다. 신근과 같이 안근(眼根) · 이근(耳根) · 비근(鼻根) · 설근(舌根)도 역시 이러한데, 차이점은 각각 사물에서 자기의 인식대상[境]만을 반연(攀緣: 얽혀 들어감, 반응)하고 각각 사물에서 자기의 인식대상만을 인식하는 식(識)의 의지처가 된다는 것이다. 즉, 신근은 '사물 즉 작용대상[境界]'의 촉감만을 반연하고 신식은 신근에 의지하여 인식대상[境]' 즉 '사물의 촉감'만을 인식한다. 안근은 사물의 색깔과 모양만을 반연하고 안식은 안근에 의지하여 사물의 색깔과 모양만을 인식한다. 이근은 사물의 소리만을 반연하고 이식은 이근에 의지하여 사물의 소리만을 인식한다. 비근은 사물의 냄새만을 반연하고 비식은 비근에 의지하여 사물의 냄새만을 인식한다. 설근은 사물의 맛만을 반연하고 설식은 설근에 의지하여 사물의 맛만을 인식한다.
(65) 색(色)
편집색경(色境)이라고 하며, 줄여서 색(色)이라고 한다.
눈으로 볼 수 있는 색깔이나 모양을 말한다.[839][840] 달리 말해, 안근(眼根)을 소의로 하여 안식(眼識)이 인식하는 인식대상[所緣]으로서의, 사물의 색깔이나 모양을 말한다.[841][842][843][844]
색경(色境)은 5온 중 색온에 속하고 3종색 중 유견유대색(有見有對色)에 속하며, 현색(顯色, 색깔)과 형색(形色, 모양)과 표색(表色, 동작)으로 나뉜다.[845][846][847][848][849]
한편, 색경(色境)은 18계 중 색계(色界)에 해당하는데, 아뢰야 연기를 인정하는 대승불교권에서는 색계를 아뢰야식의 일부로 해석하므로, 엄밀히는 차이가 있다. 《대승아비달마집론》 제1권과 《대승아비달마잡집론》 제1권에 따르면, 색경과 색계는 다음과 같은 취지의 법(존재, 현상)이다.
- 색경(色境)이란 4대로 만들어진 물질[所造色]이면서 안근의 작용대상[所行]이 되는 것을 말한다. 즉, 색깔과 모양을 말한다. 청(青) · 황(黃) · 적(赤) · 백(白) · 장(長) · 단(短) · 방(方) · 원(圓) 등을 말한다.[850][851][852][853]
- 색계의 본질[色界相]이란 모든 색안증현견(色眼曾現見)을 말한다. 즉, 안근이 과거에 본 그리고 현재에 보는 색깔과 모양 모두를 말한다. 또한 안계가 여기에서 증상(增上)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이 색계의 본질[色界相]이다. 안계가 여기에서 증상(增上)하는 것이란 '과거와 현재의 모든 색깔과 모양'과 '안근'의 증상력을 발동근거로 하여 외부 대상[外境], 즉, 색경(色境), 즉, 외부 대상으로서의 색깔과 모양이 생겨나는 것을 말한다.[854][855]
(65.1) 현색(顯色, 색깔)
편집《유가사지론》 제1권과 《현양성교론》 제1권에 따르면, 현색(顯色)이란 ① 청(靑, 파란색) ② 황(黃, 노란색) ③ 적(赤, 빨간색) ④ 백(白, 흰색) ⑤ 광(光, 빛의 색깔) ⑥ 영(影, 그림자의 색깔) ⑦ 명(明, 밝음의 색깔) ⑧ 암(闇, 어두움의 색깔) ⑨ 운(雲, 구름의 색깔) ⑩ 연(煙, 연기의 색깔) ⑪ 진(塵, 티끌의 색깔) ⑫ 무(霧, 안개의 색깔) ⑬ 공일현색(空一顯色, 맑은 하늘의 색깔)을 말한다.[857][858][848][849]
이들 중 청(靑) · 황(黃) · 적(赤) · 백(白)을 4현색 또는 4본색(四本色)이라고도 한다. 나머지 9가지 색, 즉, 광(光) · 영(影) · 명(明) · 암(闇) · 운(雲) · 연(煙) · 진(塵) · 공일현색(空一顯色)은 모두 4본색으로부터 파생된 것으로, 4본색에 귀속시킬 수 있다.[848][849][859]
공일현색(空一顯色)은 맑은 하늘이 드러날 때에 하늘의 허공에 나타나는 색깔로, 유리색(瑠璃色), 즉, 보석 유리(瑠璃) 즉 청금석(lapis lazuli)의 짙은 푸른 빛이 하늘에 비추였을 때의 색깔을 말한다.[860][861]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불교의 우주론에 따르면, 4대주(四大洲)의 하늘색을 말한다. 수미산은 4면이 있는데, 4면의 각각은 보석으로 되어 있다. 북주(北洲)를 향한 면은 황금(黃金)으로, 동주(東洲)을 향한 면은 백은(白銀)으로, 남주(南洲)를 향한 면은 유리(琉璃, 청금석)로, 서주(西洲)를 향한 면은 파리(頗梨, 적수정)로 되어 있다. 이 보석들의 색깔인 북주의 금색, 동주의 은색, 남주의 벽색(碧色), 서주의 적색이 하늘에 비추여서 수미산의 4면 공중에서 각각 한 가지의 빛깔[顯色]이 되므로 공일현색(空一顯色)이라 부른다.[862][848][849] 남주(南洲) 즉 남섬부주(南贍部洲) 또는 남염부제(南閻浮提)는 지구(정확히는 고대 인도)가 속한 곳인데, 보석 유리(瑠璃) 즉 청금석의 색깔인 벽색(碧色) 즉 곱고 짙푸른 빛깔이 하늘에 비추여서 지구의 하늘이 맑을 때의 색깔이 되고, 이것을 (지구의 즉 남염부제의) 공일현색이라 한다.[863][864]
(65.2) 형색(形色, 모양)
편집형색(形色) 즉 모양이란 현색 즉 색깔이 모였을 때[積集], 길고 짧은 것 등으로 차이가 생기는 것을 말한다.[867][868][869][870] 말하자면, 같은 색깔의 극미(원자)가 충분히 모였을 때 전체적으로 그 색깔이 나타날 뿐만 아니라 또한 어떤 모양도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비유하자면, 흰 종이 위에 빨간색 점을 많이 찍어 삼각형이나 사각형을 만드는 것과 같다. 그리고 흰 점을 찍어 빨간색 점을 없애면 삼각형이나 사각형도 사라질 뿐 아니라 빨간색도 사라진다. 이런 이유로, 대승불교에서는 형색은 현색에 의거하여 가립된 것이라고 본다.[859][871]
《유가사지론》 제1권과 《현양성교론》 제1권에 따르면, 형색(形色) 즉 모양이란 ① 장(長, 긴 모양) ② 단(短, 짧은 모양) ③ 방(方, 모난 모양) ④ 원(圓, 둥근 모양) ⑤ 추(麁, 굵은 모양, 거친 모양) ⑥ 세(細, 가는 모양, 미세한 모양) ⑦ 정(正, 곧은 모양, 반듯한 모양) ⑧ 부정(不正, 곧지 않은 모양, 반듯하지 않은 모양) ⑨ 고(高, 높은 모양) ⑩ 하(下, 낮은 모양)를 말한다.[872][873][848][849]
(65.3) 표색(表色, 동작)
편집색법 6/11 · 색경 3/3 표색 表色 동작, 행동, 자태, 몸으로 나타내는 형상
산스크리트어: vijñapti-rūpa, vijñapti, prativijñapti
영어: expressive form, disclosive form[874]
작색(作色)이라고도 한다.
표색(表色)이란 다른 사람이 뚜렷이 볼 수 있는, 몸으로 나타내는 모든 동작과 형상을 말한다.[875][876][877]
《유가사지론》 제1권에 따르면, 표색(表色)이란 ① 취(取, 취하는 동작) ② 사(捨, 버리는 동작) ③ 굴(屈, 굽히는 동작) ④ 신(伸, 펴는 동작) ⑤ 행(行, 가는 동작) ⑥ 주(住, 머무르는 동작) ⑦ 좌(坐, 앉는 동작) ⑧ 와(臥, 눕는 동작) 등을 말한다.[878][879][848][849]
다시, 《유가사지론》 제1권에 따르면, 표색이란 다음과 같은 것이다.
- 표색(表色)이란 의사 또는 의지[思]를 발동근거로 하여 일어나는 구르고 움직이는 것[轉動]의 차별을 말한다.[880][881] 즉, 모아진 색[積集色] 즉 형색(形色)이 생멸상속하면서 변이인(變異因: 달라지게 하는 원인)에 의해 먼저 생긴 곳에서 거듭 생기지 않고 다른 곳에서 생기는 것을 말한다. 그 생기는 모습에, 시간적인 차별이 있어 무간(無間)으로 즉 다음에 이어서 바로 생기는 것도 있고 유간(有間)으로 즉 시간 간격을 두고 생기는 것도 있다. 또는 그 생기는 모습에, 가까움과 멈의 차별, 즉, 공간적인 차별도 있다. 또는 그 생기는 모습에, '바로 이 곳'에서 달라져서 생기는 것도 있다, 즉, 시간적으로 (사실상) 같은 시간이고 공간적으로 같은 공간인 경우도 있다.[882][883]
(66) 성(聲)
편집성경(聲境)이라고 하며, 줄여서 성(聲)이라고 한다.
귀로 들을 수 있는 소리를 말한다.[885][886][887] 달리 말해, 이근(耳根)을 소의로 하여 이식(耳識)이 인식하는 인식대상[所緣]으로서의, 사물의 소리를 말한다.[888]
성경(聲境)은 5온 중 색온에 속하고 3종색 중 무견유대색(無見有對色)에 속한다.[889][890]
소리는 지각[情, 느낌, 감각]을 가진 존재, 즉, 유정(有情)에 의한 것인지 비유정에 의한 것인지에 따라 다음 3가지로 구분한다.[891][892]
- 인집수대종성(因執受大種聲): 집수대종에 의한 소리. 유정의 육체로부터 생겨나는 언어 · 박수 등의 소리를 말한다.
- 인부집수대종성(因不執受大種聲): 부집수대종에 의한 소리. 지각을 가지지 않는 비유정에 의한 소리, 예를 들어, 시냇물의 졸졸거리는 소리와 같은 자연의 여러 소리를 말한다.
- 인집수부집수대종성(因執受不執受大種聲): 집수대종과 부집수대종 둘의 화합에 의한 소리. 예를 들어, 입으로 피리를 불거나 손으로 북을 쳐서 나는 소리를 말한다. 즉, 유정물인 입과 무정물인 피리, 유정물인 손과 무정물인 북이 만나서 나는 소리이다.
위 목록에서, 집수(執受)란 대상을 접촉할 때 그 대상에 대해 어떤 수(受) 즉 지각, 감각, 또는 느낌을 느끼고[執] 유지하는[持] 능력이 있다는 의미이다.[893] 즉, 입이나 손이나 발과 같은 유정의 신체 일부를 말한다. 대종(大種)은 4대종 즉 4대를 말하는데, 따라서, 집수대종(執受大種)이란 4대로 구성된 물질이면서 감각 능력이 있는 것을 뜻한다. 즉, 바위나 강이나 땅과 같은 물질이 아니라 입이나 손이나 발과 같은 물질을 말한다. 한편, 머리카락이나 손톱, 발톱 등은 인체에 속한 것이지만 부집수대종(不執受大種)에 해당한다.[894]
또는 안팎[內外]에 따라 구분하기도 한다.[891][892]
- 내연성(內緣聲): 안[內]의 것을 연(緣)하여 나는 소리. 즉, 6내입처 즉 6근에 의한 소리를 말한다. 인집수대종성에 해당한다.
- 외연성(外緣聲): 밖[外]의 것을 연(緣)하여 나는 소리. 즉, 6외입처 즉 6경에 의한 소리를 말한다. 인부집수대종성에 해당한다.
- 내외연성(內外緣聲): 안[內]의 것과 밖[外]의 것 둘 다를 연(緣)하여 나는 소리. 즉, 인집수부집수대종성에 해당한다.
또는 마음에 드는 소리인지 아닌지에 따라 구분하기도 한다.[895][896]
- 가의성(可意聲): 듣기 좋은 소리
- 불가의성(不可意聲): 듣기 나쁜 소리
- 구상위성(俱相違聲): 듣기 좋은 것도 듣기 나쁜 것도 아닌 소리
또는 모두가 소리[聲]이지만 그 특징이 다르다고 보아 다음을 포함한 여러 다른 이름으로 부르기도 한다.[897][898]
- 명(鳴): 울음
- 음(音): 소리, 사운드
- 사(詞): 말
- 규(吼): 울부짖음
- 표창어(表彰語): 드러내는 말
한편, 성경(聲境)은 18계 중 성계(聲界)에 해당하는데, 아뢰야 연기를 인정하는 대승불교권에서는 성계를 아뢰야식의 일부로 해석하므로, 엄밀히는 차이가 있다. 《대승아비달마집론》 제1권과 《대승아비달마잡집론》 제1권에 따르면, 성경과 성계는 다음과 같은 취지의 법(존재, 현상)이다.
- 성경(聲境)이란 4대로 만들어진 물질[所造色]이면서 이근의 작용대상[所取]이 되는 것을 말한다. 즉, 소리를 말한다. 가의성(可意聲) · 불가의성(不可意聲) · 구상위성(俱相違聲) 등을 말한다.[899][900][901][902]
- 성계의 본질[聲界相]이란 모든 성이증현청(聲耳曾現聽)을 말한다. 즉, 이근이 과거에 들은 그리고 현재에 듣는 소리 모두를 말한다. 또한 성계가 여기에서 증상(增上)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이 성계의 본질[聲界相]이다. 성계가 여기에서 증상(增上)하는 것이란 '과거와 현재의 모든 소리'와 '이근'의 증상력을 발동근거로 하여 외부 대상[外境], 즉, 성경(聲境), 즉, 외부 대상으로서의 소리가 생겨나는 것을 말한다.[903][904]
(67) 향(香)
편집향경(香境)이라고 하며, 줄여서 향(香)이라고 한다.
코로 맡을 수 있는 냄새를 말한다.[907][908][909] 달리 말해, 비근(鼻根)을 소의로 하여 비식(鼻識)이 인식하는 인식대상[所緣]으로서의, 사물의 냄새를 말한다.[910][911]
성경(聲境)은 5온 중 색온에 속하고 3종색 중 무견유대색(無見有對色)에 속한다.[912][913]
냄새는 좋은 냄새인지 아닌지에 따라 다음 3가지로 구분한다.[914][915][916]
- 호향(好香): 좋은 냄새
- 악향(惡香): 나쁜 냄새
- 평등향(平等香):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냄새
또는 후각 대상에 따라,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이 구분하기도 한다.[914][915]
- 뿌리의 향기
- 줄기의 향기
- 잎사귀의 향기
- 과일의 향기 등
한편, 향경(香境)은 18계 중 향계(香界)에 해당하는데, 아뢰야 연기를 인정하는 대승불교권에서는 향계를 아뢰야식의 일부로 해석하므로, 엄밀히는 차이가 있다. 《대승아비달마집론》 제1권과 《대승아비달마잡집론》 제1권에 따르면, 향경과 향계는 다음과 같은 취지의 법(존재, 현상)이다.
- 향경(香境)이란 4대로 만들어진 물질[所造色]이면서 비근의 작용대상[所取]이 되는 것을 말한다. 즉, 냄새를 말한다. 호향(好香) · 악향(惡香) · 평등향(平等香) 등을 말한다.[917][918][919][920]
- 향계의 본질[香界相]이란 모든 향비증현후(香鼻曾現嗅)를 말한다. 즉, 비근이 과거에 맡은 그리고 현재에 맡는 냄새 모두를 말한다. 또한 향계가 여기에서 증상(增上)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이 향계의 본질[香界相]이다. 향계가 여기에서 증상(增上)하는 것이란 '과거와 현재의 모든 냄새'와 '비근'의 증상력을 발동근거로 하여 외부 대상[外境], 즉, 향경(香境), 즉, 외부 대상으로서의 냄새가 생겨나는 것을 말한다.[921][922]
(68) 미(味)
편집미경(味境)이라고 하며, 줄여서 미(味)라고 한다.
혀로 맛볼 수 있는 맛을 말한다.[924][925][926] 달리 말해, 설근(舌根)을 소의로 하여 설식(舌識)이 인식하는 인식대상[所緣]으로서의, 사물의 맛을 말한다.[927][928][929]
미경(味境)은 5온 중 색온에 속하고 3종색 중 무견유대색(無見有對色)에 속한다.[930][931]
맛에는 ① 쓴맛[苦 고] ② 신맛[酢 초] ③ 매운맛[辛 신] ④ 단맛[甘 감] ⑤ 짠맛[鹹 함] ⑥ 담백한 맛[淡 담]이 있다.[932][933][934][935][936][937]
또는 마음에 드는 맛인지 아닌지에 따라 구분하기도 한다.[932][933][938][939]
- 가의미(可意味): 맛있는 맛
- 불가의미(不可意味): 맛없는 맛
- 사처소미(捨處所味) = 구상위미(俱相違味): 맛있지도 맛없지도 않은 맛
맛[味]을 감지하는 행위를 표현하는 말로는 다음과 같은 여러 표현들이 있다.[940][941]
- 맛보다[甞 상]
- 삼키다[吞 탄]
- 씹다[噉 담]
- 마시다[飲 음]
- 핥다[舐 지]
- 빨다[吮 전]
한편, 미경(味境)은 18계 중 미계(味界)에 해당하는데, 아뢰야 연기를 인정하는 대승불교권에서는 미계를 아뢰야식의 일부로 해석하므로, 엄밀히는 차이가 있다. 《대승아비달마집론》 제1권과 《대승아비달마잡집론》 제1권에 따르면, 미경과 미계는 다음과 같은 취지의 법(존재, 현상)이다.
- 미경(味境)이란 4대로 만들어진 물질[所造色]이면서 설근의 작용대상[所取]이 되는 것을 말한다. 즉, 맛을 말한다. 쓴맛[苦] · 신맛[酢] · 매운맛[辛] · 단맛[甘] · 짠맛[鹹] · 담백한 맛[淡] 등을 말한다.[938][939][942][943]
- 미계의 본질[味界相]이란 모든 미설증현상(味舌曾現嘗)을 말한다. 즉, 설근이 과거에 맛본 그리고 현재에 맛보는 맛 모두를 말한다. 또한 미계가 여기에서 증상(增上)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이 미계의 본질[味界相]이다. 미계가 여기에서 증상(增上)하는 것이란 '과거와 현재의 모든 맛'과 '비근'의 증상력을 발동근거로 하여 외부 대상[外境], 즉, 미경(味境), 즉, 외부 대상으로서의 맛이 생겨나는 것을 말한다.[944][945]
(69) 촉(觸)
편집촉경(觸境)이라고 하며, 줄여서 촉(觸)이라고 한다.
몸으로 감촉할 수 있는 촉감을 말한다.[948][949][950] 달리 말해, 신근(身根)을 소의로 하여 신식(身識)이 인식하는 인식대상[所緣]으로서의, 사물의 촉감을 말한다.[951][952][953]
촉경(觸境)은 5온 중 색온에 속하고 3종색 중 무견유대색(無見有對色)에 속한다.[954][955][951][952]
촉경(觸境)에는 지 · 수 · 화 · 풍의 4대가 포함되는데 이들을 능조촉(能造觸)이라고 하고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를 소조촉(所造觸)이라고 한다. 신근의 작용대상이자 신식의 인식대상인 촉감은 촉경에서 능조촉인 4대를 제외한 나머지, 즉, 소조촉을 말한다. 소조촉을 불교 논서들에서는 흔히 '촉일분(觸一分)' 즉 '촉경의 일부분'이라 표현한다.[954][955][956][957][958][959] 불교의 물질론에 따르면, 소조촉을 비롯한 모든 사물에는 4대가 모두 들어있는데 그들 중 무엇이 더 강하고 약한가 혹은 더 두드러지고 잠재적인가[隱顯]에 따라 사물의 차별과 변화가 생기게 된다.[960]
대승불교의 논서들에서 나열하고 있는 촉감은 다음 표와 같다. 한글 번역어는 참고문헌의 번역을 수정 없이 표기하였다.
번호 | 유가사지론 [961][962] | 현양성교론 [954][955] | 대승아비달마집론 [956][957] | 대승오온론 [958][959] |
---|---|---|---|---|
1 | 가벼운 성질[輕性 경성] | 깔깔함[澁 삽] | 매끄러움[滑性 활성] | 미끄러운 성질[滑性 활성] |
2 | 무거운 성질[重性 중성] | 미끄러움[滑 활] | 까칠까칠함[澁性 삽성] | 깔깔한 성질[澁性 삽성] |
3 | 미끄러운 성질[滑性 활성] | 가벼움[輕 경] | 가벼움[輕性 경성] | 무거운 성질[重性 중성] |
4 | 껄그러운 성질[澁性 삽성] | 무거움[重 중] | 무거움[重性 중성] | 가벼운 성질[輕性 경성] |
5 | 차가움[冷 냉] | 느슨함[緩 완] | 부드러움[軟性 연성] | 차가움[冷 냉] |
6 | 배고픔[飢 기] | 빠름[急 급] | 헐거움[緩 완] | 굶주림[飢 기] |
7 | 목마름[渴 갈] | 유연함[軟 연] | 뻑뻑함[急 급] | 목마름[渴 갈] |
8 | 배부름[飽 포] | 차가움[冷 냉] | 추움[冷 냉] | |
9 | 힘 있음[力 역] | 굶주림[飢 기] | 배고픔[飢 기] | |
10 | 힘 없음[劣 열] | 목마름[渴 갈] | 목마름[渴 갈] | |
11 | 느슨함[緩 완] | 배부름[飽 포] | 배부름[飽 표] | |
12 | 급함[急 급] | 답답함[悶 민] | 기력[力 역] | |
13 | 병듦[病 병] | 강함[強 강] | 무기력[劣 열] | |
14 | 늙음[老 노] | 약함[弱 약] | 답답함[悶 민] | |
15 | 죽음[死 사] | 가려움[癢 양] | 가려움[癢 양] | |
16 | 간지러움[蛘 양] | 병듦[病 병] | 끈끈함[黏 점] | |
17 | 답답함[悶 민] | 늙음[老 노] | 병[病 병] | |
18 | 끈끈함[粘 점] | 죽음[死 사] | 늙음[老 노] | |
19 | 고달픔[疲 피] | 피곤함[疲 피] | 죽음[死 사] | |
20 | 쉼[息 식] | 쉼[息 식] | 피곤함[疲 피] | |
21 | 연약[軟怯 연성] | 끈끈함[粘 점] | 편안함[息 식] | |
22 | 기운[勇 용] | 날램[勇 용] | 활력[勇 용] | |
23 | 광택을 반연함[緣光澤] | |||
24 | 광택이 나지 않음[不光澤] | |||
25 | 견실을 반연함[緣堅實] | |||
26 | 견실하지 않음[不堅實] | |||
27 | 잡아서 묶는 것을 반연함[緣執縛] | |||
28 | 더욱 모임을 반연함[緣增聚] | |||
29 | 어김을 반연함[緣乖違] | |||
30 | 순조로움을 반연함[緣和順] | |||
31 | 본래적인 것[若俱生] | |||
32 | 화합에 의한 것[若和合] | |||
33 | 변하여 달라짐에 의한 것[若變異] |
촉감은 좋은 촉감인지 아닌지에 따라 다음 3가지로 구분한다.[963][964]
- 호촉(好觸): 좋은 촉감
- 악촉(惡觸): 나쁜 촉감
- 사처소촉(捨處所觸):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촉감
한편, 촉경(觸境)은 18계 중 촉계(觸界)에 해당하는데, 아뢰야 연기를 인정하는 대승불교권에서는 촉계를 아뢰야식의 일부로 해석하므로, 엄밀히는 차이가 있다. 《대승아비달마집론》 제1권과 《대승아비달마잡집론》 제1권에 따르면, 촉경과 촉계는 다음과 같은 취지의 법(존재, 현상)이다.
- 촉경(觸境)이란 4대로 만들어진 물질[所造色]이면서 신근의 작용대상[所取]이 되는 것을 말한다. 즉, 촉감을 말한다. 매끄러움[滑性 활성] · 까칠까칠함[澁性 삽성] · 가벼움[輕性 경성] · 무거움[重性 중성] · 부드러움[軟性 연성] · 헐거움[緩 완] · 뻑뻑함[急 급] · 추움[冷 냉] · 배고픔[飢 기] · 목마름[渴 갈] · 배부름[飽 표] · 기력[力 역] · 무기력[劣 열] · 답답함[悶 민] · 가려움[癢 양] · 끈끈함[黏 점] · 병[病 병] · 늙음[老 노] · 죽음[死 사] · 피곤함[疲 피] · 편안함[息 식] · 활력[勇 용] 등을 말한다.[956][957][965][966]
- 촉계의 본질[觸界相]이란 모든 촉신증현촉(觸身曾現觸)을 말한다. 즉, 신근이 과거에 감촉한 그리고 현재에 감촉하는 촉감 모두를 말한다. 또한 촉계가 여기에서 증상(增上)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이 촉계의 본질[觸界相]이다. 촉계가 여기에서 증상(增上)하는 것이란 '과거와 현재의 모든 촉감'과 '신근'의 증상력을 발동근거로 하여 외부 대상[外境], 즉, 촉경(觸觸), 즉, 외부 대상으로서의 촉감이 생겨나는 것을 말한다.[967][968]
(70) 법처소섭색(法處所攝色)
편집색법 11/11 법처소섭색 法處所攝色 법처소섭색, 법처색, 법처에 속한 물질
산스크리트어: dharmâyatana-paryāpannam...rūpam, dharmâyatana-paryāpanna
영어: form that is included as a conceptual basis[969]
법처소섭색(法處所攝色)은 물질[色法 = 色]이지만 안식 · 이식 · 비식 · 설식 · 신식의 5식의 인식대상이 아니고 의식(意識)의 인식대상인 물질들을 말한다. 달리 말해, 12처 중 의식의 인식대상들의 그룹인 법처(法處)에 속하는[所攝] 물질[色]을 뜻한다.[970][971]
《대승아비달마집론》 제1권과 《대승아비달마잡집론》 제1권에 따르면 법처소섭색에는 극략색(極略色) · 극형색(極逈色) · 수소인색(受所引色) · 변계소기색(遍計所起色) · 정자재소생색(定自在所生色)의 5가지가 있다.[972][973][974][975] 대체로 말해, 이들은 5감 즉 5근을 통해서는 인식할 수 없는 물질이다. 이런 점에서, 물질이지만 물질적 실재성이 없으므로 가유이다. 다만 이들 중 정자재소생색은 예외이다. 정자재소생색은 선정력에 의해 생겨난 물질 즉 신통력으로 만든 물질을 뜻하는데, 선정력의 수준에 따라 그 물질이 아직 주관적 영역에만 머물러 있는 경우에는 법처에 속한 가유이고, 객관적 영역으로까지 현현한 경우에는 안처 · 이처 · 비처 · 설처 · 신처의 5처에 속한 실유이다. 즉, 물질적 실재성을 가지는 실법이다.[976]
법처소섭색(法處所攝色)은 5온 중 색온에 속하고 3종색 중 무견무대색(無見無對色)에 속한다.[977][978]
(70.1) 극략색(極略色)
편집색법 11/11 · 법처소섭색 1/5 극략색 極略色 극한으로 줄여진 물질, 극미, 원자
산스크리트어: abhisaṃkṣepika
영어: compact form, atomic particle, smallest perceivable matter, smallest perceptible particle[969][979]
《대승아비달마잡집론》 제1권에 따르면, 극략색(極略色)은 극미(極微)를 뜻한다.[980][981]
실색(實色)인 지 · 수 · 화 · 풍의 4대와 색 · 성 · 향 · 미 · 촉의 5경과 안 · 이 · 비 · 설 · 신의 5근을 쪼개어 들어가 얻어지는 물질의 최소단위인 극미(極微) 말한다. 즉 원자(atom)를 말한다.[979] 극미를 부파불교의 설일체유부에서는 5경과 5근과 마찬가지로 실색이라고 보는데, 안근(眼根)의 작용대상이자 안식(眼識)의 인식대상인 색경 즉 색처에 속한다고 본다. 이에 비해 대승불교의 유식유가행파에서는 극미는 너무나 작아 감각적 인식기관인 안근으로는 볼 수 없으며 따라서 감각적 인식인 안식으로 인식되는 것이 아니며, 정신적 인식기관인 의근(意根)과 정신적 인식인 의식(意識)에 의해 그 존재가 추론된다고 본다. 따라서 의근의 작용대상이자 의식의 인식대상인 법경 즉 법처에 속한 물질이라고 본다.[969][976][982][983][984]
달리 말해, 설일체유부에서는 유견유대색(有見有對色) 즉 가시성과 질애성을 가진 물질을 쪼개어 들어간 물질의 최소단위가 여전히 가시성과 질애성을 가진 유견유대색이라고 본 것이고, 유식유가행파에서는 유견유대색을 쪼개어 들어간 물질의 최소단위는 가시성도 없고 질애성도 없는 무견무대색(無見無對色)이 된다고 본 것이다.[977][978] 설일체유부는, 대체적으로 말해, 눈(물론, 정색淨色으로 이루어진 안근, 5안)으로 원자를 볼 수 있다는 입장으로, 물질의 근원이 여전히 물질이라는 물질의 객관성을 지지하는 관점이고, 유식유가행파는 원자는 정신(법처)에 속한 것이라는 입장으로, 물질의 근원이 정신(종자)이라는 물질의 주관성(아뢰야식)을 지지하는 관점이다. 이것은 아뢰야식과 종자설을 주요 교의로 하는 유식유가행파의 근본입장과 부합하는 관점이다. 설일체유부의 입장은 현대 과학의 객관적 유물론과 비슷해 보이지만 차이가 있는데, 설일체유부는 원자(극미, 보다 정확히는 미진微塵)를 보는 눈은 육안이 아닌 천안(天眼) 등의 눈이라고 본다.[985] 천안은 선정 즉 4선에 의해 획득되는 눈, 즉, 색계에서 획득되는 눈이다.[986][987] 즉, 현대 과학의 입장에서는 정신 또는 상상에 속한 것의 실재성을 지극히 인정하는 입장이다.
(70.2) 극형색(極逈色)
편집색법 11/11 · 법처소섭색 2/5 극형색 極逈色 극한으로 멀어진 물질, 극한으로 미묘해진 물질
산스크리트어: abhyavakāśika
영어: open form, extremely subtle colors[969][988]
《대승아비달마잡집론》 제1권에 따르면, 극형색(極逈色)은 물질의 특성인 질애성이 없는[離餘礙觸] 물질을 뜻한다.[989][990]
극형색(極逈色)은 즉 맑은 하늘이 드러날 때에 하늘의 허공에 나타나는 색깔인 공일현색(空一顯色)을 포함한, 빈 방, 안와(眼窩, 눈구멍), 외이도(外耳道, 귓구멍) 등과 같은 비어 있는 공간에 나타난 색깔, 즉, 공계색(空界色)을 극한으로 쪼개어 들어가 얻어지는 극미를 말한다.[991][992][993] 즉, 광(光, 빛의 색깔), 영(影, 그림자의 색깔), 명(明, 밝음의 색깔), 암(闇, 어두움의 색깔)의 질애성이 아주 희박한 색경, 즉, 질애성이 아주 희박한 현색의 극미를 말한다.[994][995] 유의할 점으로는, 극형색은 공간 그 자체의 색깔의 극한이 아니라 공간에 나타난 색깔의 극한이라는 것이다. 불교에서 공간은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절대 공간' 혹은 '공의 경지, 즉, 법성'인 허공무위는 무위법이다.[996][997][998] 둘째, 일상의 공간은 방(方)이라는 심불상응행법이다.[999][1000] 둘 다 색법이 아니므로 아무런 색깔도 없다.
극형색은 극미이므로, 극략색과 마찬가지로 무견무대색이고 의근의 작용대상이자 의식의 인식대상인 법경 즉 법처에 속한 물질이다.
극략색과 극형색의 관계에 대해서는 불교 논서들에서 언급이 없다. 즉, 극략색과 극형색이 별도인지 극형색이 극략색에 포함되는 것인지에 대한 언급이 없다. 극략색과 극형색이 별도라면 극략색은 질애성이 두드러진 산천초목과 같은 물질을 극한으로 분석했을 때의 극미를 뜻하고 극형색은 질애성이 희박한 물질을 극한으로 분석했을 때의 극미를 뜻하므로, 극미에 두 종류가 있다는 의미이다. 극형색이 극략색에 포함되는 것이라면, 극략색이 곧 극미이고 그것을 일부인 극형색을 특별히 따로 언급할 필요가 있어 그렇게 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경우라면 특별히 따로 언급하게 된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불교 논서에서는 이 이유에 대한 언급이 없다.
(70.3) 수소인색(受所引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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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법 11/11 · 법처소섭색 3/5 수소인색 受所引色 수계(受戒)로 이끌어진 색, 무표색
산스크리트어: samādānika
영어: undertaken form, form arising from reception (of precepts, etc.)[969][1001]
《대승아비달마잡집론》 제1권에 따르면, 수소인색(受所引色)은 무표색(無表色)을 뜻한다.[1002][1003] 무표색은 무표업(無表業)이라도 한다.[1004][1005]
《현양성교론》 제1권에 따르면, 수소인색(受所引色)은 율의(律儀)와 불율의(不律儀)를 말한다.[1006][1007]
율의 또는 선율의(善律儀)는 5계 등의 계율을 받아 자신의 신조로 삼아 몸과 말로 행하는 것에 의해 마음 속에 생겨나는 잠재력 또는 원동력으로서의 물질로서, 지수화풍의 4대에 의해 만들어지는 소조색이지만,[1008] 드러나는 물질이 아니라는 뜻에서 무표색(無表色)이라고 한다.[1009][1010][1011][1012][1013] 율의, 즉, 선한 무표업은 신업과 구업을 악으로부터 방어하거나 보호하는 물질을 말하며, 선 즉 환멸연기 즉 열반을 향해 선한 의업을 더욱더 짓게 하는 작용을 한다.[1014][1015]
불율의 또는 악율의(惡律儀)는 자신의 뜻의 의해 혹은 나쁜 친구나 나쁜 스승 등 다른 이의 교시를 받아들임에 의해 살생 · 도둑질 등의 악업을 자기의 신조로 삼아 몸과 말로 행하는 것에 의해 마음 속에 생겨나는 잠재력 또는 원동력으로서의 물질로서, 지수화풍의 4대에 의해 만들어지는 소조색이지만,[1008] 드러나는 물질이 아니라는 뜻에서 무표색(無表色)이라고 한다.[1016][1017][1018][1019] 불율의, 즉, 악한 무표업은 신업과 구업을 악으로부터 방어하거나 보호하지 않는 물질을 말하며, 악 즉 유전연기 즉 생사윤회를 향해 불선한 의업을 더욱더 짓게 하는 작용을 한다.[1020][1021]
간략히 요약하자면, 수소인색(受所引色)은 업 즉 카르마 즉 12연기의 행과 유를 뜻한다. 업이 상상이나 추론과 같은 주관적 정신적 산물이나 이론이 아니며 객관적으로 실재하는 정신적 물질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70.4) 변계소기색(遍計所起色)
편집색법 11/11 · 법처소섭색 4/5 변계소기색 遍計所起色 상상으로 만든 물질, 영상
산스크리트어: parikalpita-rūpa
영어: schematized or imagined form, form produced by pervasive discrimination[969][1022]
《대승아비달마잡집론》 제1권에 따르면, 변계소기색은 영상(影像)을 뜻한다.[1023][1024]
변계소기색(遍計所起色)은 망상(妄想), 즉, 제6의식의 그릇된 분별, 그릇된 상상에 의해 생겨난 영상으로, 거북의 털, 토끼의 뿔, 허공의 꽃, 물 속의 달과 같이 그것에 집착하는 이에게만 실재의 물질로서 존재하는 물질을 말한다.[1025][1026][1027] 예를 들어, 물 속의 달이 실재한다고 보는 이가 그 달을 가지기 위해 물 속으로 뛰어드는 경우가 변계소기색에 해당한다.
(70.5) 정자재소생색(定自在所生色)
편집색법 11/11 · 법처소섭색 5/5 정자재소생색 定自在所生色 선정으로 만든 물질
산스크리트어: vaibhūtvika
영어: supernatural form, form produced effortlessly in samādhi, form induced by one's will[969][1028][1029]
자재소생색(自在所生色) 또는 정과색(定果色)이라고도 한다.[1030]
《대승아비달마잡집론》 제1권에 따르면, 정자재소생색은 해탈정려소행경(解脫靜慮所行境) 즉 무루[解脫]의 선정[靜慮]의 작용대상[所行境]으로서의 물질을 뜻한다.[1031][1032]
정자재소생색(定自在所生色)은 선정력으로 4대를 조합하여 만든 물질을 말한다.[1033][1034][1035][1036] 보살 10지 중 제8지인 부동지(不動地)를 다른 이름으로는 '물질에 걸림이 없어 자유롭다'는 뜻에서 색자재지(色自在地)라고도 하는데,[1037][1038][1039] 제8지 이상의 보살이 선정력으로 만든 물질은 실제로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사물이어서 실색이고, 제7지 이하의 보살이 만든 물질은 아직 주관적인 상태에 있어 객관적으로 현현한 상태는 아니므로 가색이다.[969][976]
말하자면, 물을 포도주로 바꾸거나 납을 금으로 바꾸거나 많은 이가 계속 먹어도 줄어들지 않는 음식과 같은 연금술적 힘으로 창조된 물질을 말한다.[969] 즉, 제8지 이상은 물질을 창조하는 힘을 가진다.
4. 심불상응행법 (24 一 94)
편집T31n1614_p0855c10║第四心不相應行法。略有二十四種。一得二
T31n1614_p0855c11║命根。三眾同分。四異生性。五無想定。六滅盡
T31n1614_p0855c12║定。七無想報。八名身九句身十文身。十一生
T31n1614_p0855c13║十二老。十三住十四無常。十五流轉。十六定
T31n1614_p0855c14║異。十七相應。十八勢速。十九次第。二十方。
T31n1614_p0855c15║二十一時。二十二數。二十三和合性。二十
T31n1614_p0855c16║四不和合性。네 번째 그룹은 심불상응행법이다. 간략히 말해 24개가 있다.
① 득 ② 명근 ③ 중동분 ④ 이생성 ⑤ 무상정 ⑥ 멸진정 ⑦ 무상보 ⑧ 명신 ⑨ 구신 ⑩ 문신 ⑪ 생 ⑫ 주 ⑬ 노 ⑭ 무상 ⑮ 유전 ⑯ 정이 ⑰ 상응 ⑱ 세속 ⑲ 차제 ⑳ 시 ㉑ 방 ㉒ 수 ㉓ 화합성 ㉔ 불화합성.
— 《대승백법명문론》 한문본 & 한글본은 편집자가 번역. 2022년 7월 24일에 확인.
심불상응행법(心不相應行法)에는 총 24개의 법이 있다. 법의 누적 개수는 총 94개이다.
심불상응행법의 전체 명칭은 비색비심불상응행법(非色非心不相應行法)으로, 물질(색법)도 아니고[非色] 마음(심법)도 아니며[非心] 또한 마음과 상응하는 심소법도 아닌[心不相應] 법으로 유위법인 5온 중 행온[行]에 속한 법(法)을 말한다.[1040][1041] 즉, 물질적 감각(5근)으로 지각되는 것이 아니며 또한 마음과 함께 일어나는 것도 아니지만 존재하는 것으로, 현상들 또는 존재들 사이의 관계, 작용, 성질, 세력 등과 언어를 총칭한다.[1042]
《현양성교론》제1권 등에 따르면, 유식유가행파에서는 심불상응행법은 비록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하긴 하지만, 실법이 아닌 가법이라고 본다. 즉, 심법 · 심소법 · 색법의 분위(分位)를, 즉, 이들 세 가지가 가진 여러 특징이나 성질 또는 이들 세 가지에서 발견되는 특정 현상이나 상태를 법으로 삼은 것이라고 본다.[1043][1044][1045][1046][1047]
예를 들어, 명신(名身) · 구신(句身) · 문신(文身)은 각각 단어(개념) · 문장 · 음소를 뜻하는데 이들의 총체는 말 즉 언어이다.[1048][1049] 언어를 별도의 실재로 보기보다는 심법(마음)에 속한 제6의식이 가진 특기할 만한 즉 별도의 법으로 설정할 만한 성질 또는 특징이라고 보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의식(특히 인간의 자아의식)과 언어는 동전의 양면처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언어가 항상 마음과 상응한다고 할 수 있겠지만, 마음이 있는 존재들 즉 유정들 중 동물 즉 축생을 보면 그렇다고 말하기 곤란하다. 그러므로 언어를 마음과 상응하는 법이라고 할 수 없다. 즉, 심소법에 포함시킬 수 없다. 참고로, 인도의 6파철학 중 미맘사 학파는 언어를 별도의 실재로 보며, 그만큼 언어와 경전에 큰 가치를 부여한다. 비단 미맘사 학파 뿐 아니라, 유대교의 히브리어, 이슬람교의 아랍어, 힌두교의 산스크리트어, 기독교의 성경의 언어 등 많은 종교에서 자신들의 경전에 쓰인 언어에 신성(神性)을 부여한다. 혹은, 최소한, 인간의 지혜가 아니라 신적 영감에 의해 쓰여진 것이라고 본다.
심불상응행법에는 다음의 24가지가 있다.
- 득(得)
- 명근(命根)
- 중동분(衆同分)
- 이생성(異生性)
- 무상정(無想定)
- 멸진정(滅盡定)
- 무상보(無想報)
- 명신(名身)
- 구신(句身)
- 문신(文身)
- 생(生)
- 노(老)
- 주(住)
- 무상(無常)
- 유전(流轉)
- 정이(定異)
- 상응(相應)
- 세속(勢速)
- 차제(次第)
- 방(方)
- 시(時)
- 수(數)
- 화합성(和合性)
- 불화합성(不和合性)
《대승아비달마잡집론》 제2권에 따르면, 심불상응행법은 의처(依處) · 자체(自體) · 가립(假立) · 작의(作意) · 지(地)의 5문(五門)에 의거해 설정된 가법이다. 5문의 5가지 요소가 다 사용된 경우는 무상정과 멸진정이고, 작의를 제외한 4가지가 사용된 경우는 무상보이고, 나머지 심불상응행법은 처음의 3요소 즉 의처 · 자체 · 가립만이 사용된 경우이다.[1050][1051]
예를 들어, 득(得)은 선법 · 불선법 · 무기법의 획득 또는 성취를 뜻하는데, 선법 · 불선법 · 무기법이 5문 중 의처(依處) 즉 득(得)이라는 법의 설정 토대에 해당한다. 이들이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것이 5문 중 자체(自體) 즉 본질에 해당한다. 이러한 자체를 득(得)이라는 별도의 법으로 설정한 것이 5문 중 가립(假立)에 해당한다.[1052][1053] 5문 중 작의(作意)는 마음을 먹고 즉 특정한 '생각 또는 의도[想]'를 가진 후 지금 의지적으로 행한다 즉 수행한다는 것으로, 무상정(無想定)은 출리상(出離想)을 가진 후 그 원하는 바를 획득하기 위해 해당하는 선정을 지금 행하여 획득한다는 것을,[1054][1055] 멸진정(滅盡定)은 잠식상(暫息想)을 가진 후 그 원하는 바를 획득하기 위해 해당하는 선정을 지금 행하여 획득한다는 것을 뜻한다.[1056][1057] 그리고 5문 중 지(地)는 이러한 수행이 어디서 시작하여 어디에서 그 원하는 상태가 획득되는 것인가를 말하는데, 무상정은 3계9지 중 색계의 제3선이 완료된 상태에서 시작하여 제4선에서 일어나는 것임을 뜻하고,[1054][1055] 멸진정은 무색계의 제3천인 무소유처의 선정이 완료된 상태에서 시작하여 유정천 즉 무색계의 제4천인 비상비비상천의 선정을 초월하는 것을 뜻한다.[1056][1057] 무상보의 경우에서 지(地)는 무상보가 색계 18천 중 무상천(無想天)에서 일어나는 과보로서의 현상임을 뜻한다. 무상천에 태어나는 일이 선정이라는 현재의 수행, 즉, 작의가 있은 후 그 원하는 바를 획득하기에 합당한 현재의 수행에 의해 획득되는 것이 아니라 과거 생의 총체적 과보로서 획득되는 것임을 뜻한다.[1058][1059]
각각의 심불상응행법에 5문 중 무엇이 사용된 것인가는 다음 표와 같다.
순서 | 심불상응행법 | 5문(五門) | ||||
---|---|---|---|---|---|---|
의처(依處) | 자체(自體) | 가립(假立) | 작의(作意) | 지(地) | ||
1 | 득(得) | ● | ● | ● | ||
2 | 명근(命根) | ● | ● | ● | ||
3 | 중동분(衆同分) | ● | ● | ● | ||
4 | 이생성(異生性) | ● | ● | ● | ||
5 | 무상정(無想定) | ● | ● | ● | ● | ● |
6 | 멸진정(滅盡定) | ● | ● | ● | ● | ● |
7 | 무상보(無想報) | ● | ● | ● | ● | |
8 | 명신(名身) | ● | ● | ● | ||
9 | 구신(句身) | ● | ● | ● | ||
10 | 문신(文身) | ● | ● | ● | ||
11 | 생(生) | ● | ● | ● | ||
12 | 노(老) | ● | ● | ● | ||
13 | 주(住) | ● | ● | ● | ||
14 | 무상(無常) | ● | ● | ● | ||
15 | 유전(流轉) | ● | ● | ● | ||
16 | 정이(定異) | ● | ● | ● | ||
17 | 상응(相應) | ● | ● | ● | ||
18 | 세속(勢速) | ● | ● | ● | ||
19 | 차제(次第) | ● | ● | ● | ||
20 | 방(方) | ● | ● | ● | ||
21 | 시(時) | ● | ● | ● | ||
22 | 수(數) | ● | ● | ● | ||
23 | 화합성(和合性) | ● | ● | ● | ||
24 | 불화합성(不和合性) | ● | ● | ● |
(71) 득(得)
편집심불상응행법 1/24 득 得 획득, 성취, 증감
산스크리트어: prāpti
영어: to obtain, get, acquire, gain; acquisition, possession[1060]
득(得)은 어떤 법(현상, 존재) 또는 상태를 획득(獲得)하거나 성취(成就)하는 것을 말한다.[1061][1062][1063][1064][1065][1066]
달리 말해, 선법 · 불선법 · 무기법의 증감(增減)을 말한다. 이러한 증감을 가립하여 별도의 법으로 삼은 것이다.[1067][1068][1069][1070]
《대승오온론》과 《대승광오온론》에 따르면, 득은 종자성취(種子成就) · 자재성취(自在成就) · 현기성취(現起成就)로 나뉜다.[1061][1062][1063][1064] 현기성취는 현행성취(現行成就)라고도 한다.[1071]
(72) 명근(命根)
편집심불상응행법 2/24 명근 命根 수명, 생명력, 생명의 뿌리[1072]
산스크리트어: jīvitendriya, jīvitêndriya
영어: life force, life potential, life-faculty[1073]
유정의 수명(壽命) 또는 생명력을 말한다.[1074][1075]
명근(命根)은 지금까지의 지은 바 업에 따라 정해지는, 즉 현재까지의 원인에 의해 그 과보로서 받는, 현생에서 머무는 기간을 말한다. 이 기간을 가립하여 별도의 법으로 삼은 것이다.[1076][1077][1078][1079][1080][1081] 달리 말해, 인과법칙에 따라 5온의 상속이 현생에서 지속되는 기간을 가립하여 명근 또는 수명이라고 한다.[1082][1083]
(73) 중동분(衆同分)
편집심불상응행법 3/24 중동분 衆同分, 眾同分 유정의 유사성, 종의 유사성, 유개념(類槪念)[1084][1085]
산스크리트어: nikāya-sabhāga, sabhāga
영어: commonality of sentient beings[1086]
중동분(衆同分)은 유정들이 종류에 따라 서로 비슷한 것을 말한다. 이러한 특징을 가립하여 중동분이라 한다.[1088][1089][1090][1091][1092] 종류에 따라 비슷하다는 것은 크게 보아 지옥도 · 아귀도 · 축생도 · 인간도 · 아수라도 · 천상도의 6도의 유정들이 각기 서로 비슷한 것을 말한다.[1093][1094]
또한, 원인 또는 작용의 관점에서 보아서, 중동분을 유정들이 종류에 따라 서로 비슷하게 만드는 원인 또는 작용이라고도 보는데, 이 힘이 있기 때문에 사람 등의 특정 유형의 유정이 일생 동안 갑자기 개나 고양이 등의 다른 유형의 유정으로 변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1086][1095]
(74) 이생성(異生性)
편집심불상응행법 4/24 이생성 異生性 범부의 특성[1096]
산스크리트어: pṛthag-janatva
영어: worldling nature, nature of ordinary people[1097]
범부성(凡夫性)이라고도 한다. 이생(異生)은 성자와 다른[異] 생류(生類)라는 뜻, 또는, 쌓은 업에 따라 3계 6도의 여기저기 다른[異] 곳에서 다른 모습의 유정으로 태어난다[生]는 뜻으로, 범부(凡夫)와 동의어이다.[1098][1099][1100][1101]
이생성(異生性)은 범부들이 공통적으로 가진 상태인, 성법(聖法) 즉 무루혜를 획득하지 못한 상태를 말한다.[1102][1103][1104][1105] 이러한 상태를 가립하여 별도의 법으로 삼은 것이다.[1106][1107][1108][1109]
또한, 원인 또는 작용의 관점에서 보아서, 이생성을 범부들로 하여금 성자가 되지 못하고 계속하여 범부의 상태에 머무르게 하는 원인, 성질 또는 힘이라고도 한다.[1110][1111]
(75) 무상정(無想定)
편집심불상응행법 5/24 무상정 無想定 생각이 없는 선정, 마음작용이 없는 선정
산스크리트어: asaṃjñā-samāpatti, asaṃjñi-samāpanna, āsaṃjñika
영어: concentration without thought, concentration without conceptualization, concentration of no thought, meditative attainment without ideation[1112]
무상정(無想定)은 생각[想]이 없는 경지, 즉, 마음작용(심소법)이 모두 소멸된 경지가 해탈의 경지라는 관점을 가진 이들이 수행하는 선정을 말한다. 또는 그 선정을 통해 획득한 상태 또는 지위를 말한다. 특히, 불교도가 아닌 외도가 이러한 견해를 가지고 수행하는 선정을 가리킨다.[1113]
이미 높은 경지에 도달한 외도 수행자가 외도의 관점에서 볼 때 최후의 경지 즉 해탈의 경지인 마음작용이 모두 소멸된 경지, 예를 들어, 요가학파와 샹캬학파에서 말하는 프라크리티가 고요해져 푸루샤가 전면적으로 드러나는 경지에 도달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수행하는 선정을 말한다. 그리고 이 수행을 통해 획득 또는 증득된 경지를 말한다. 무상정의 상태가 최후의 경지 즉 해탈의 경지 즉 출리의 경지라는 관점을 가지고 이 경지에 도달하려는 의지를 내는 것을 전통적인 불교 용어로 '출리상(出離想)을 작의(作意)한다'고 표현한다.[1114][1115][1116][1117]
불교 우주론과 수행론에 따르면, 외도 수행자의 이 무상정은 색계 제3천에 속한 변정천(遍淨天)의 탐(貪)을 벗어난 상태에서 행해지는 것이다. 달리 말해, 색계 제4천의 탐을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서 행해지는 것이다.[1118][1119][1120][1121] 즉, 색계 4선 중 제3선에는 도달했지만 제4선에는 도달하지 못한 상태에서 행하는 수행이다. 그리고 이 수행의 결과, 불교의 해탈의 경지 즉 열반 즉 출리가 아닌 색계 제4천에 속한 무상천(無想天)에 도달하게 된다.[1122][1123]
무상정은 8식 중 아뢰야식과 말나식을 제외한 6식의 심법과 심소법이 소멸되는 선정이다.[1114][1115][1120][1121]
불교에 따르면, 무상정을 수행하여 무상천에 도달한 이는 다음 생에 무상천에 태어나게 된다. 달리 말해, 외도의 관점에서는 해탈의 상태 즉 열반의 상태를 영원히 향유하는 것이다. 불교의 관점에서는, 무상정과 무상천은 참된 열반이 아니므로, 오랜 시간(정확히는 5백대겁)이 지나 인연이 다하면 생각[想] 즉 마음작용이 다시 일어나게 되는데 그러면 무상천에서 나오게 되고 3계를 다시 윤회하게 된다.[1123]
참고로, 《천태사교의》에 따른 색계 18천은 다음과 같다.
천태사교의 |
---|
색계(色界) - 색계18천(色界十八天) |
(76) 멸진정(滅盡定)
편집심불상응행법 6/24 멸진정 滅盡定
산스크리트어: nirodha-samāpatti
영어: concentration of cessation, meditative attainment of cessation[1124]
멸수상정(滅受想定), 멸진삼매(滅盡三昧) 또는 멸진등지(滅盡等至)라고도 한다.
멸진정(滅盡定)은 붓다나 아라한이 마음과 마음작용의 소란스러움을 없애고 고요한[寂靜] 상태에 있고자 하여 행하는 선정이다.[1125][1126] 멸진정은 8식 중 아뢰야식을 제외한, 말나식의 염오 부분과 6식의 심법과 심소법이 소멸되는 선정이다.[1127] 마음과 마음작용의 소란스러움을 벗어나 고요한 상태 있고자 하는 의지, 즉, 멸진정에 들고자 하는 의지를 내는 것을 전통적인 불교 용어로 '잠식상(暫息想) 또는 지식상(止息想)을 작의(作意)한다'고 표현한다.[1128][1129][1130][1131][1132][1133][1134][1135]
불교 우주론과 수행론에 따르면, 멸진정은 무색계 제3천의 선정인 무소유처정에 든 상태에서 행하는 것으로, 유정천(有頂天) 즉 무색계 제4천의 선정인 비상비비상처정을 초월하여 멸진의 상태 즉 적정의 상태에 드는 선정이다.[1130][1131]
참고로, 《천태사교의》와 《아비달마구사론》에 따른 무색계 4천은 다음과 같다.
천태사교의 | 아비달마구사론 |
---|---|
무색계(無色界) - 무색계4천(無色界四天) |
무색계(無色界) - 4가지 처소 |
(77) 무상보(無想報)
편집심불상응행법 7/24 무상보 無想報 무상과, 무상사, 무상이숙
산스크리트어: āsaṃjñika
영어: results of nonconceptualization, realization gained by no-thought meditation[1136][1137]
무상과(無想果), 무상사(無想事), 무상소유(無想所有) 또는 무상이숙(無想異熟)이라고도 한다.[1138][1139][1140][1141][1142]
무상보(無想報)는 현생에서 무상정(無想定)을 수행하여 성취한 결과로 다음 생에서 색계 제4천에 속한 무상천(無想天)에 태어나는 과보를 받는 것을 말한다.[1143][1144][1145][1146]
무상천 또는 무상보는 8식 중 아뢰야식과 말나식을 제외한 6식의 심법과 심소법이 소멸된 경지이다.[1147][1148][1149][1150]
(78) 명신(名身)
편집심불상응행법 8/24 명신 名身 이름들, 명칭들, 단어들, 개념들
산스크리트어: nāmakāya, nāma-kāya
영어: collection of words, gathering of names[1151]
명신(名身)은 불교에서 언어[言說]를 구성하는 3요소라고 보는 단어[名] · 문장[句] · 음소[文][1048][1049] 중 단어[名]의 집합[身]을 말한다. 즉, '단어들' 즉 '개념들'을 말한다.[1152][1153][1154]
《현양성교론》 제1권에 따르면, 명신은 온갖 법의 자체(自體) 즉 자성(自性) 즉 본질 즉 본질적 성질과 작용을 나타내는 상호(想號)들 즉 '개념[想]一이름[號]'을 가립하여 별도의 법으로 설정한 것이다.[1155][1156]
《대승아비달마집론》 제1권과 《대승아비달마잡집론》 제2권에 따르면 명신은 온갖 법의 자성증언(自性增言)들을 가립하여 별도의 법으로 삼은 것이다.[1157][1158] 자성증언이란 자성(自性)에 대한 뛰어난[增] 말[言] 즉 어떤 법의 본질을 잘 설명하는 잘 만들어진 '개념一이름'을 뜻한다.[1159][1160] 《대승오온론》과 《대승광오온론》에서는 자성증언을 자성증어(自性增語)라고 표현하고 있다.[1161][1162][1163][1164]
예를 들어, '제행무상(諸行無常)' 즉 '모든 행(行, 유위법)은 무상하다'는 진술에서 '모든 행[諸行]'과 '무상'이 명신에 해당한다.[1155][1156][1165][1166][1167][1168]
(79) 구신(句身)
편집심불상응행법 9/24 구신 句身 문장들, 구절들
산스크리트어: padakāya, pada-kāya
영어: collection of phrases or sentences, gathering of two or more phrases[1169]
구신(句身)은 불교에서 언어[言說]를 구성하는 3요소라고 보는 단어[名] · 문장[句] · 음소[文][1048][1049] 중 문장[句]의 집합[身]을 말한다. 즉, '문장들' 또는 '구절들'을 말한다.[1170][1171]
《현양성교론》 제1권에 따르면, 구신은 여러 개념[名] 즉 명신을 모아서 잡염의 이치이나 청정의 이치를 나타내는 논설의 요소적 근거를 말한다. 즉, 문장 또는 구절을 말한다.[1172][1173]
《대승아비달마집론》 제1권과 《대승아비달마잡집론》 제2권에 따르면 구신은 온갖 법의 차별증언(差別增言)들을 가립하여 별도의 법으로 삼은 것이다.[1174][1175] 차별증언이란 법의 차별에 대한 뛰어난[增] 말[言] 즉 '법이 가진 별도의 뜻 즉 법의 특성'을 잘 드러내는 잘 만들어진 문장을 뜻한다.[1176][1177] 《대승오온론》과 《대승광오온론》에서는 차별증언을 차별증어(差別增語)라고 표현하고 있다.[1178][1179][1180][1181]
예를 들어, '제행무상(諸行無常, 모든 행은 무상하다)'이나 '제행무상이므로 모든 유정은 반드시 죽는다'와 같은 진술에서 이들 진술들 즉 문장들 자체가 구신에 해당한다.[1176][1177][1180][1181][1182] 이 문장들은 각각 '모든 행[諸行]'과 '유정'의 여러 특성들 즉 차별들 중의 하나를 드러내는 말이므로 차별증언 또는 차별증어이다.
(80) 문신(文身)
편집문신(句身)은 불교에서 언어[言說]를 구성하는 3요소라고 보는 단어[名] · 문장[句] · 음소[文][1048][1049] 중 음소[文]의 집합[身]을 말한다. 즉, '음소들', '글자들' 또는 '문자들'을 말한다.[1184][1185][1186]
《현양성교론》제1권,[1187][1188] 《대승아비달마집론》제1권,[1189][1190][1191][1192] 《대승오온론》[1193][1194][1195][1196] 등에 따르면, 문신은 명신(이름, 개념)과 구신(문장)의 소의처 즉 요소적 근거인 자(字), 즉, 음소, 글자 또는 문자를 말한다.
(81) 생(生)
편집심불상응행법 11/24 생 生 생상(生相), 생겨남, 태어남, 일어남
산스크리트어: jāti
팔리어: jāti
영어: arising; to produce, bring forth, beget; to be born; conception; production; coming into existence[1197]
생상(生相)이라고도 한다. 생(生) · 주(住) · 이(異) · 멸(滅)의 4상(四相) 중 생에 해당한다.[1198][1199][1200][1201]
생(生)은 모든 행(行) 즉 유위법의 자상(自相)이 일어나는 것을 가립하여 별도의 법으로 삼은 것이다.[1202][1203][1204]
즉, 생(生)은 여러 인연이 모여서 법(존재, 현상) 즉 유위법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1205][1206] 그리고 모든 유위의 존재 중에서도 특히 유정에 대해서 무게를 둔 표현으로, 유정의 5온 상속 중에 일어나는 태어남이라는 현상을 들어 모든 유위법이 가진 특징 중 하나를 표현한 것이다. 이런 뜻에서 《대승아비달마집론》 제1권과 《대승오온론》등에서는 생을 중동분(衆同分, 유정의 동류상사성, 유형별 유정, 종)의 온갖 유위법이 본래 없다가 지금 있는 것[本無今有]을 가립하여 별도의 법으로 삼은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1207][1208][1209][1210][1211][1212][1213][1214]
또한, 원인 또는 작용의 관점에서 보아서, 생(生)을 유위법으로 하여금 미래에서 현재로 이전하게 하는 법, 원인, 성질 또는 힘이라고도 한다.[1215][1216]
(82) 노(老)
편집심불상응행법 12/24 노 老 이상(異相), 늙음, 늙어감, 변해감, 달라짐
산스크리트어: jarā
영어: changing; old age, decay; to change, differ; to be different, unlike; to become otherwise; difference, differentiation, changing[1217][1218][1219]
이상(異相)이라고도 한다. 생(生) · 주(住) · 이(異) · 멸(滅)의 4상(四相) 중 이에 해당한다.[1220][1198][1199][1200][1201]
노(老) 즉 이(異)는 모든 행(行) 즉 유위법의 전후(前後)를 비교해보면 변화가 있어 전후의 모습이 다른 것을 가립하여 별도의 법으로 삼은 것이다.[1221][1222][1223][1224]
즉, 노(老) 즉 이(異)는 여러 인연으로 인해 유위법이 변해 가는 것을 말한다.[1225] 그리고 모든 유위의 존재 중에서도 특히 유정에 대해서 무게를 둔 표현으로, 유정의 5온 상속 중에 일어나는 늙어감 즉 변천 또는 변이라는 현상을 들어 모든 유위법이 가진 특징 중 하나를 표현한 것이다. 이런 뜻에서 《대승아비달마집론》 제1권과[1226][1227] 《대승오온론》[1228][1229] 등에서는 생을 중동분(衆同分, 유정의 동류상사성, 유형별 유정, 종)의 온갖 유위법의 상속이 변하여 달라지는 것[相續變異]을 가립하여 별도의 법으로 삼은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1230][1231][1232][1233]
또한, 원인 또는 작용의 관점에서 보아서, 노(老) 즉 이(異)를 유위법으로 하여금 변하여 달라지게 하는 법, 원인, 성질 또는 힘이라고도 한다.[1234]
(83) 주(住)
편집심불상응행법 13/24 주 住 주상(住相), 머무름, 일시적 안주, 유지
산스크리트어: sthiti
영어: abiding; to abide, stay, stop, settle[1235]
주상(住相)이라고도 한다. 생(生) · 주(住) · 이(異) · 멸(滅)의 4상(四相) 중 주에 해당한다.[1198][1199][1200][1201]
주(住)는 모든 행(行) 즉 유위법이 상속하면서 잠시 동안 소멸되지 않는 것을 가립하여 별도의 법으로 삼은 것이다.[1236][1237]
즉, 주(住)는 여러 인연이 모여서 법(존재, 현상) 즉 유위법이 그 본질의 모습대로 머무르고 있는 상태, 유지되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1238][1239][1240] 법의 본질적 성질과 본질적 작용이 현재 나타나 있는 상태, 법을 이루는 여러 인연이 유지되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그리고 모든 유위의 존재 중에서도 특히 유정에 대해서 무게를 둔 표현으로, 유정의 5온 상속 중에 일어나는 머무름이라는 현상을 들어 모든 유위법이 가진 특징 중 하나를 표현한 것이다. 이런 뜻에서 《대승아비달마집론》 제1권과[1241][1242] 《대승오온론》[1243][1244] 등에서는 생을 중동분(衆同分, 유정의 동류상사성, 유형별 유정, 종)의 온갖 유위법의 상속이 변하여 파괴되지 않는 것[相續不變壞] 또는 상속이 (이전의 모습을) 따라가는 것[相續隨轉]을 가립하여 별도의 법으로 삼은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1245][1246][1247][1248]
또한, 원인 또는 작용의 관점에서 보아서, 주(住)을 유위법으로 하여금 현재에서 잠시 안주하게 하여 그것의 본질적 성질과 작용이 나타나게 하는 법, 원인, 성질 또는 힘이라고도 한다.[1249]
(84) 무상(無常)
편집심불상응행법 14/24 무상 無常 멸상(滅相), 소멸, 없어짐, 사라짐, 덧없음
산스크리트어: anitya, anityatā, nivṛtti, nirodha
팔리어: anicca
영어: ceasing; impermanent; impermanence; to annihilate, finish, end, cease, wipe out, negate, extinguish, exterminate, destroy; cessation, disappearance[1250][1251][1252]
멸(滅) 또는 멸상(滅相)이라고도 한다. 생(生) · 주(住) · 이(異) · 멸(滅)의 4상(四相) 중 멸에 해당한다.[1253][1198][1199][1200][1201]
무상(無常) 또는 멸(滅)은 모든 행(行) 즉 유위법의 자상(自相)이 일어나고 머무르고 달라진 후 소멸하고 파괴되는 것을 가립하여 별도의 법으로 삼은 것이다.[1254][1255]
즉, 무상(無常) 또는 멸(滅)은 여러 인연이 흩어져 법(존재, 현상) 즉 유위법이 사라지는 것을 말한다.[1256][1257][1258] 그리고 모든 유위의 존재 중에서도 특히 유정에 대해서 무게를 둔 표현으로, 유정의 5온 상속 중에 일어나는 태어남이라는 현상을 들어 모든 유위법이 가진 특징 중 하나를 표현한 것이다. 이런 뜻에서 《대승아비달마집론》 제1권과[1259][1260] 《대승오온론》[1261][1262] 등에서는 생을 중동분(衆同分, 유정의 동류상사성, 유형별 유정, 종)의 온갖 유위법의 상속이 무너지는 것[相續變壞] 또는 상속이 소멸하는 것[相續謝滅]을 가립하여 별도의 법으로 삼은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1263][1264][1265][1266]
또한, 원인 또는 작용의 관점에서 보아서, 무상(無常) 또는 멸(滅)을 유위법으로 하여금 현재에서 과거로 이전하게 하는 법, 원인, 성질 또는 힘이라고도 한다.[1267][1268][1269]
(85) 유전(流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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