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Altostratus/반론 보도

최근 동아일보가 보도한 일련의 위키백과 관련 기사에 대해서

지난 7월 16일 동아일보는 1, 8면에 “北 편들고 南 깎아내리는 위키피디아”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실제 위키백과 사용자로서 필자는 이 기사가 특정 시각의 주장만 담긴 명백히 잘못된 기사임을 밝힌다.

물론 7월 18일 사설에서 지식인들이 위키백과의 오류를 고치는데 앞장서야 한다는 말에는 일정 부분 공감한다. 더 많은 사람들의 참여로 위키백과의 내용이 더 충실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16일 보도의 잘못된 측면에 대해서 위키백과 사용자로서 몇 가지 언급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기사 내에서 반복적으로 사용된 ‘위키피디아’라는 명칭 문제다. 이 표현이 인터넷에서 널리 통용되고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지만, 위키백과 한국어판의 정식 명칭은 ‘위키피디아’가 아닌 ‘위키백과’라고 홈페이지에 명시돼 있다. 김정일을 아무리 싫어하더라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라는 공식 명칭을 사용하듯, '위키백과'라는 정식 명칭을 사용해줘야 한다.

둘째, 위키백과가 친북이라는 말도 잘못이다.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한국어 위키백과에서 남북관계와 관련된 문서는 72개다. 이는 현재 16만 8000개에 이르는 전체 위키백과 한국어판 문서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누구나 편집할 수 있는 위키백과의 특성상 친북적인 내용이 잠시 실렸다가 순식간에 없어지는 일도 허다하다. 때문에 위키백과가 좌편향 또는 우편향이라는 잣대를 들이대는 것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셋째, 해당 기사는 원하는 사실만 취사선택해 진실을 왜곡한 측면이 있다. 16일자 1면 기사는 위키백과 ‘김일성’ 항목을 인용하며 박정희 시절 이산가족 상봉이 처음 이뤄졌다는 내용이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인용한 내용 중 김일성이 역대 우리나라 대통령들에게 평화통일을 제안했다는 내용이 맞는 내용인지 틀린 내용인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북한이 꾸준히 남북대화를 위해 노력했으나 한국이 이를 거부하다가 마지못해 받아들인 것처럼 묘사돼 있다”는 부분 역시 객관적 사실 진술이라기보다 기자 개인의 주관적 평가일 뿐이다. 결국 1면 기사만 보면 ‘김일성’ 항목 내용이 친북적인지 아닌지 뚜렷한 설명이 없는 셈이다. 그러면서도 기사 제목은 위키백과가 마치 친북이라는 식으로 몰고 가고 있다.

또한 같은 날 8면 기사는 ‘김정일’ 항목에 대해 “북한 정권의 정권의 잘못된 경제정책에 대한 언급은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실제 위키백과의 김일성, 김정일 문서에는 사실로 밝혀진 이들의 악정에 대해 서술돼 있다. 동아일보의 기사는 이를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같은 기사의 “‘김일성은 한국의 독립운동가’라는 대목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고쳤다”는 부분 역시 위키백과에 대한 오해를 불러올만하다. 현재 위키백과 내에서 ‘한국’이라는 표현은 남북한을 포괄한 영어판의 ‘Korea’에 대응하는 말일 뿐 친북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신문 기사의 제목은 신문 메커니즘에 있어서 기자 개인이 임의로 정하는 것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1면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北 편들고 南 깎아내리는 위키피디아”라는 제목에서 동아일보가 진정으로 위키백과가 친북 색채가 있다고 여긴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한국어 위키백과 사용자로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