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올해 6월 23일부터 이제 2주 조금 넘게 한국어 위키백과의 관리자를 맡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기고문을 실을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지난번에는 일반 편집자의 입장에서 알찬 글과 좋은 글에 대해 썼었는데, 이번에는 짧은 기간이나마 관리자로 활동하면서 느낀 점에 대해 써보고자 합니다.
한국어 위키백과에는 20분이 넘는 관리자가 계시지만, 실제로 활동적인 사용자 분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습니다. 그 결과 사용자 관리 요청, 업로드 요청, 이동 요청, 삭제 신청 등이 며칠, 몇 주씩 밀리기도 하면서 관리 인력의 부족함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일반 사용자일 때는 직접 문서 훼손을 저지르는 사용자나, 명백히 삭제 대상인 문서들을 직접 처리하지 못하는데 관리자 분들이 잘 오지 않아 답답할 때도 있었습니다. 물론 자원봉사일 뿐인데 바쁘게 살아가는 분들에게 생업을 제쳐두고 위키 관리를 하라고 말하는 것은 당연히 부당합니다. 시간이 여유로운 분이라 하여도 24시간 위키만 들여다 보고 있는 것 역시 불가능합니다. 그러니 일반 사용자 분들 중에서 관리 행위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공동체에서 충분히 관리 행위 경험을 쌓은 뒤 관리자에 새로이 도전하시는 것을 부디 꺼리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누군가가 반대할까봐 선거에 나가는 것을 꺼릴 수 있으나, 반대로 여러 분들이 그간 제가 활동해 온 것은 인정하고, 관리자가 되는 것에 찬성해 주시는 것은 멋진 경험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대단히 열심히 활동할 필요는 없습니다. 단지 본인이 어떤 분야에서 조금이라도 공동체에 도움이 될 수 있고, 그 경험이 충분하다는 것을 입증하실 수 있다면 관리자로서의 자격이 있다고 저는 생각하므로, 꼭 독자 여러분도 관심이 있으시면 도전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관리자로서는 최대한 많은 분야에서 활동해 보고자 합니다. 가령 차단 재검토 토론 같은 경우 누가 봐도 기각하는 게 마땅한 토론이 몇 년째 계류하고 있거나, 논의가 필요하지만 논의가 되지 않아 차단 기간이 만료되거나 모두가 까먹을 때까지 계속 방치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이런 일은 관리자로서 극복해야 할 공백 지대로 보입니다. 물론 모든 분야에서 제가 대처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사용자 관리 요청은 특별히 어려운 사안이 아니라면 보통 처리하기 어렵지는 않은데, 문서 훼손자들의 특성상 24시간을 가리지 않고 출현하므로 모든 것에 대응하기에는 물리적으로 어려움이 있습니다. 따라서 명백히 차단 대상인, 문서 훼손이나 차단 회피 관해서는 사용자 관리 요청에 신고 후 디스코드나 카카오톡 대화방에서의 호출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주시는 것도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이동 요청은 표제어 변경의 근거가 명확히 제시되어 있지 않으면, 관리자가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해서는 판단이 어려워 처리가 늦어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토론을 선행하거나 이동의 근거를 상세히 처음부터 제시해 주시면 관리 인력이 혼란을 겪을 일이 없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당부 드리고 싶은 말은 악의적인 차단회피자들에 관해서입니다. 위키에는 몇 년째 차단회피를 이어가며 인신공격과 문서 훼손을 일삼는 몇몇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아무런 이유도 없이, 자신의 시간을 낭비해 가며 위키를 망치는 것을 즐기고 있습니다. 이런 악의로 가득찬 유저들에게는 철저히 백:되차무를 유념하면서 대응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일반 이용자 분들은 되돌린 후 사용자 관리 요청을 넣어주시고, 관리자는 차단하기만 하면 충분합니다. 저희는 특정 차단회피 이용자를 띄워줄 이유가 없습니다. 그런 이상한 사용자는 이미 아주 많았고, 앞으로도 계속 나타날 것입니다. 그럴 때마다 일일이 과도하게 대응할 필요 없이, 담백하게 필요한 대응만 적절히 취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관리자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과분하게 기고문을 작성하게 되어, 다소 부족한 글을 선보이게 된 것 같습니다. 앞으로 경험이 쌓이면 쌓일수록 더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만 글을 줄이고자 합니다. 선의로 기여해 주시는 모든 위키백과 사용자 분들이 오늘도 평안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