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 전투 (1951년 5월)

가평 전투1951년 5월 26일부터 27일까지 경기도 가평군에서 진행된 전투이다. 미국 유타주 방위군(Utah Army National Guard) 제213 야전포병대대(213th Field Artillery Battalion)의 240명의 장병들은 중공군 4000명의 공격을 막아내며 진지를 수호하였는데, 중공군 350여명을 전사시키고 830여명을 생포하였다.

가평 전투
6.25 전쟁의 일부
Kapyong South Korea 1952 (AWM HOBJ3147).jpg
1952년 가평의 모습
날짜1951년 5월 26일 ~ 5월 27일
장소
결과 유엔군의 승리
교전국
미국의 기 미국 중화인민공화국 중화인민공화국
병력
미국 제213 야전포병대대 중화인민공화국 제20군
피해 규모
미국 0명 사상 중화인민공화국 1000~4000명 사상

똑같이 ‘가평 전투’라고 불리지만 이 전투는 미군이 수행한 5월 전투이며 영 연방군의 전투는 4월에 벌어진 전투이다. 5월의 가평 전투는 참전용사와 유타주 시더시티 주민들에 의해 ‘기적의 가평’ 전투(Miracle at Kapyong, Miracle at Gapyeong)라고 불린다.

배경편집

제213 야전포병대대의 대대원들은 유타주 남부의 시더시티와 그 인근의 리치필드, 비버, 세인트 조지 출신이다.[1] 이들은 당초 한국으로 파견된 독일의 부대를 대체하기 위해 독일로 배치될 예정이었는데 이들이 훈련한 결과 매우 정확하고 유능한 능력이 검증되어 한국 전쟁터로 배치되도록 변경되었다.[2] 이들은 미국 서부 개척의 주역인 예수 그리스도 후기성도 교회(일명 몰몬교) 교인들로서 유타주 정착민들의 후손인 젊은 교육자, 농부, 탄광노동자들로 구성되었다.[1] 1951년 1월 26일에 미국을 출발한 제213 야전포병대대는 2월 16일에 한반도에 도착했다.[3]

전투편집

1951년 5월 말에 경기도 가평 지역에서 중국인민지원군(사령관 펑더화이)의 대대적인 공세가 감행되었던 무렵, 미국 유타주 시더시티에 본부를 둔 그 지역 출신의 장병들[4]로 구성된 미국 유타주 방위군 제213 야전포병대대는 당시 가평에서 한국군과 미군 제24 보병사단 제21 보병연대에 대한 화력지원 임무를 받았다.[5] 당시의 작전 지역은 가평군 북면 상홍적리(화악리 윗홍적마을)였다.[6] 당시 포대가 지원하던 한국군은 아무런 통지 없이 후방으로 이동하였고,[2] 공격 중이던 제21 보병연대가 중공군을 포위하기 위하여 전진 이동하자 보병의 엄호 없이 고립된 상태에 놓이게 되었다.[5] 보병부대에 포위된 것을 알게 된 4,000명의 중공군들은 5월 26일 밤에 포위망을 탈출하기 위해 본부 및 본부포대와 A포대의 240명이 지키는 진지로 진격해 왔다.[6][7] 협곡인 통골[8]과 드렁골[9] 양쪽을 통해서였다.[10]

대대장 프랭크 댈리(Frank Dalley)는 "오늘 취침은 없다(Nobody sleeps tonight)."라고 명령했다.[5] 보병 엄호 없이 고립된 240명의 장병들은 대대장 프랭크 댈리(Frank Dalley)와 A포대장 레이 콕스(Ray Cox) 대위를 중심으로 포위당한 상태에서 밤새 포격과 백병전을 수행했다.[5] 근접 전투를 위해서는 신관을 0.5초로 설정하여 쳐들어오는 적들의 머리 바로 위에 터지도록 하였다.[2] 그러한 결과 진지를 지켜내는 데 성공하였다.[11]

동이 트자 전투가 수그러들었는데, 이 때 오전 8시에 A포대의 지휘관인 레이 콕스 대위는 18명의 병사와 포탑이 없는 자주포(105mm M7[11]), 50구경 기관총으로 수색대를 편성하여 중공군을 수색했다.[5] 남은 중공군은 산등성이 너머로 퇴각하려고 했지만 미군이 포탄을 퍼부어 탈출로를 끊었다.[5] 본부포대의 고든 판스워스(Gordon Farnsworth)는 "우리는 양쪽에 9명씩 타고 협곡을 올라가면서 상상할 수도 없게 적군을 사살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한 작은 협곡 안으로 나오자 중공군 수백 명이 있었습니다. 저는 순간 여기서 내가 죽는다고 생각했습니다."라고 말했다.[1] 그런데 판스워스는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놀랐는데, 중공군 병사들은 총을 내려놓고 두 손을 들기 시작했다.[1] 여기서는 단 한 발의 사격도 없었다.[1] 그 옆의 작은 협곡에는 중공군 98명이 있었는데 판스워스와 다른 병사 한 명이 그들을 본부로 데리고 왔다.[1]

결과편집

이 전투에서 미군은 중공군 전사 350명과 포로 831명의 전과를 얻었는데,[11] 미군은 소수의 부상자가 있었을 뿐 전사자는 한 명도 없었다.[5] 5월 26일과 27일 벌어진 이 전투에서 획득한 총기류들이 두 트럭 분량이었는데 이를 파괴했다. 미군은 중공군 부상자들을 보살피고, 중공군 포로들을 이동시키기 전에 전사자들을 정중히 매장했는데 일부 포로들이 이에 감사를 표했다.[5] 이러한 완전한 일방적인 전과에 대해 인류학자이자 한국학자인 브리검영 대학교의 마크 피터슨(Mark Peterson) 명예교수는 "전 세계에 남을 만한, 한쪽이 일방적인 승리를 거둔 전투(one of the most lopsided battles in history)"라고 평가했다.[12] 제213 야전포병대대는 이날의 승전을 '기적의 전투'로 부르며 자부심을 가진다.[1] 이 전과로 제213 야전포병대대는 같은 해 12월 미국의 대통령 해리 S. 트루먼에게 부대 표창을 받았다.[13] 대한민국 보훈처는 2011년 5월 26일 이 장병들의 출신지인 유타주 시더시티에서 개최된 기념식에서 자유의 메달을 전달하였다.[14]

4월의 가평 전투에서 자신들보다 5배나 많은 중공군을 필사적으로 막아낸 영연방 제27보병여단의 승리와 임진강에서 중공군으로 인해 패했지만 3일 동안 중공군을 막아낸 영연방 제29여단의 글로스터 고지 전투, 그리고 이 5월의 가평 전투에서의 미국 유타주 방위군 제213 야전포병대대의 승리로 중공군의 5차 공세는 완전히 좌절되었다. 이후 중공군의 대규모 공세는 더 이상 발생하지 않았고, 휴전을 추진하는 분위기로 지루한 고지 쟁탈전이 벌어지는 전황의 변화가 이어졌다.

기념편집

미국편집

2008년 9월, 6.25 전쟁 참전용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유타주 시더시티에 위치한 로터리 100주년 참전용사 공원(Rotary Centennial Veterans Park)에서 6.25 전쟁 참전 기념비 헌납식이 열렸다.[15] 이 기념비의 가운데에는 미국의 참전용사에 대해 미국 국민들이 가진 "겸손한 감사와 존경"의 태도를 상징하는 청동 병사가 세워졌다.[15] 이 행사에 참석한 주샌프란시스코 대한민국 총영사관 부총영사 신 W. 성(Sung W. Shin)은 “한국 전쟁은 때때로 ‘잊혀진 전쟁’이라고 일컬어집니다. 이것은 그야말로 사실이 아닙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대한민국을 위한 여러분의 헌신과 희생 그리고 고통을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15] 시더시티에 사는 재미한인 서니 리(Sunny Lee)는 대한민국 정부에 사업계획서를 보냈고 정부에게서 4만 달러를 받아 참전용사비의 건립을 도왔다.[16] 참전용사들의 방한을 지원하고 가평 전투 60주년 기념식에도 참가했던 서니 리는 유타주에서 살았던 21년째인 2020년 8월에 뇌출혈로 사망했다.[17]

2011년 5월의 가평 전투 60주년을 맞이하여 미국 유타주 시더시티 남유타 주립대학 캠퍼스에서 기념 행사가 열렸다.[14] 이 행사에는 제213 야전포병대대 부대원 52명, 그 외 6.25 전쟁 참전용사 26명, 그들의 가족, 이정관 샌프란시스코 주재 한국 총영사, 김기호 국가보훈처 과장, 시더시티 주민 등이 참가했다.[14] 참전용사들은 행사가 시작하기 전에 미리 모여서 먼저 사망한 동료 참전용사들을 추억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국가보훈처는 생존해 있는 참전용사들에게 평화의 사도 메달을 수여했다.[14]

2021년 가평 전투 70주년 기념식이 다니엘 S. 로버츠(Daniel S. Roberts) 대령, 타일러 스미스(Tyler Smith) 준장, 조니 오(Johnny Oh), 에밀리오 수아조(Emilio Suazo) 소령 등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18] 마일 윌슨-에드워드(Maile Wilson-Edwards) 시더시티 시장은 "한국 전쟁 참전용사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가평 기념비를 공식적으로 헌정할 수 있게 돼 영광스럽다."라고 말했다.[18] "We honor, respect and remember our heroes."라고 새겨진 새로운 기념비의 제막식이 2020년 10월에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범유행으로 인해 연기되어 70주년 기념식과 함께 개최되었다.[19] 이 기념비는 가평군청이 2020년에 지원한 가평 지역의 화강암인 가평석(加平石)으로 제작되었다.[20]

시더시티에서는 매년 5월 26일 참전용사들과 시민들이 큰 자부심을 가지고 기념식을 거행하고 있다. 참전용사들은 이제 90대의 고령으로 대부분 사망하고 몇 명 남지 않았다. 제213 야전포병대대는 남북 전쟁 등 미국 국내 전투와 6.25 전쟁을 비롯하여 이라크 전쟁 등에서 큰 공로를 세웠으며 현재는 제222 야전포병대대로 명칭이 바뀌었다.

대한민국편집

2009년 9월 30일 가평군과 시더시티는 자매결연을 맺고 문화적, 경제적, 교육적 유대를 함께 나누자고 합의했다.[21] 이진용 가평군수는 "반세기 전 맺어진 우정이 이제 동반자 관계로 이어지게 됐다. 결연을 계기로 양 도시가 상승효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라고 말했고, 제럴드 셰랫(Gerald R. Sherratt) 시더시티 시장은 "가평과 첫 번째로 자매결연을 맺게 된 것을 시민과 함께 기뻐한다. 상호 도움이 되는 관계로 유지, 발전시켜 나가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했다.[22] 두 도시는 지금까지도 지속적으로 협력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23]

그리하여 59년 만인 2010년 10월 8일에 제213 야전포병대대 전적비가 대한민국 가평군 가평읍 읍내리 영연방 한국전 참전 기념비 입구에 가로 1.4m, 세로 1.2m 크기로 세워졌다.[24] 펼친 책 형태의 전적비에는 당시의 전황을 한국어와 영어로 새겼다.[24] 같은 날 오후에 전적비 제막식이 이진용 가평군수, 조 버지스(Joe Burgess) 시더시티 시장, 다니엘 로버츠(Daniel Roberts) 참전용사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25] 가평군 관계자는 “이 참전 기념비 건립을 계기로 두 지역 간 교류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26] 이 전적비는 2015년 9월에 가평군 북면 카이저길 45-23(이곡리 446-11) 미국 한국전 참전 기념비 옆으로 이전 설치되었고 한국전쟁맹방국용사선양사업회에서 관리하고 있다.[27] 포대 진지가 있던 북면 화악리(윗홍적) 옆 화악지암길 도로변에도 이를 기념하는 표지판이 설치되어 전과와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10]

2015년 5월 국가보훈처는 5월의 6.25전쟁 영웅에 프랭크 댈리 미 육군 준장을 선정하였다.[28] 가평의 미국 한국전 참전 기념비에서 2021년 5월 26일 가평 전투 70주년 기념식이 개최되었고 2022년 5월 26일 가평 전투 71주년 기념식이 개최되었다.[29][30]

관련 작품편집

대한민국편집

  • KBS 스페셜 - 6.25기획, 허시 형제 이야기, 61년만의 해후》 : 2012년작 다큐멘터리
  • JTBC 특집다큐, 6.25의 이방인》 : 2013년작 다큐멘터리

미국편집

  • 《Miracle at KapYong: The Story of the 213th》 : 2002년작 다큐멘터리 (2002 UBEE Award for Best Documentary, 2003 Communicator Award of Distinction, 2003 Videographer Award of Excellence, 2003 Telly Award Finalist, 2005 Platinum Aurora Award 수상)[31]

각주편집

  1. Battle At Kapyong, 《Valor》, 2015-11-04
  2. 미군 600명이 중공군 4000명 물리친 기적의 가평 전투, 《중앙일보》, 2021-06-03
  3. Sobieski, Anthony J. (2003). Fire Mission!: The Story of the 213th Field Artillery Battalion in Korea 1951-1954. US: 1stBooksLibrary. p. xvii.
  4. Maw, Helene Ensign. (2002). Freedom Is for Those Willing to Defend It: Stories of Men in War. Indiana: Trafford Publishing. pp. 166-168.
  5. Maw, Helene Ensign. (2002). Freedom Is for Those Willing to Defend It: Stories of Men in War. Indiana: Trafford Publishing. pp. 171-178.
  6. Fleet, James. (1951). Korean Presidential Unit Citation. Sobieski, Anthony J. (2003). Fire Mission!: The Story of the 213th Field Artillery Battalion in Korea 1951-1954. US: 1stBooksLibrary. p. 31. 수록.
  7. Gilmore. (1951). OUTSTANDING PERFORMANCE OF THE 213TH ARMORED FIELD ARTILLERY BATTALION. Sobieski, Anthony J. (2003). Fire Mission!: The Story of the 213th Field Artillery Battalion in Korea 1951-1954. US: 1stBooksLibrary. p. 32. 수록.
  8. 마을명 : 통골, 《가평문화원》, 2015-06-13
  9. 마을명 : 드렁골, 《가평문화원》, 2015-06-13
  10. 경기도 가평군 북면 화악리 217-1에 있는 '미군 제213야전 포병대대 가평전투 안내' 표지판 내용 참고
  11. Sobieski, Anthony J. (2003). Fire Mission!: The Story of the 213th Field Artillery Battalion in Korea 1951-1954. US: 1stBooksLibrary. pp. 29-30.
  12. The "Miracle of Gapyeong" -- a battle between the Utah National Guard and the Chinese Army, 《The Frog Outside the Well》, 2021-07-02
  13. Latter-day stripling warriors: The Korea Seoul Mission’s touching visit to sacred ground, 《LDSLiving》, 2020-12-11
  14. 美서 전사자 0명 `가평 전투' 60주년 행사, 《연합뉴스》, 2011-05-27
  15. Southern Utah memorial salutes veterans of the Korean War, 《Deseret News》, 2008-09-28
  16. <인터뷰> 가평전투 기념행사 연 한국계 서니 리씨, 《연합뉴스》, 2011-05-27
  17. Sunny Lee, who ensured Utah remembered the Korean War, dies at 67, 《The Salt Lake Tribune》, 2020-08-14
  18. Battle Of Gapyeong Stone Dedicated At Veterans Park, 《Iron County Today》, 2021-06-04
  19. ‘There was divine intervention’: Cedar City observes 70th anniversary of ‘Miracle at Gapyeong’, 《Cedar City News》, 2021-05-27
  20. 가평군 가평석 지원 보훈정책 ‘지방의 국제화 우수사례 공모전’ 입상, 《경기일보》, 2020-10-21
  21. 美 시다시·가평군 자매결연…, 《경인일보》, 2009-10-06
  22. 가평-美 유타주 시다市 자매결연 교사 지원 등 약속, 《경기신문》, 2009-10-04
  23. 경기도 가평군 국제교류현황,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2021-05-26
  24. 가평 '기적의 전투' 美포병 참전비 제막, 《연합뉴스》, 2010-10-08
  25. 가평 '기적의 전투' 승리함성 기억하라, 《경인일보》, 2010-10-11
  26. 가평에 ‘기적의 전투’ 기념비 선다, 《동아일보》, 2010-10-08
  27. 기념비 건립 연혁, 《한국전쟁盟邦國勇士宣揚事業會》, 2016-02
  28. 5월의 6.25 전쟁영웅에 프랭크 댈리 美 육군 준장 선정, 《세계일보》, 2015-04-30
  29. 미군 한국전쟁참전 및 가평전투 70주년 기념 행사 개최, 《중부일보》, 2021-05-27
  30. 가평 이곡리서 미군 한국전쟁참전·가평전투 71주년 행사, 《기호일보》, 2022-05-27
  31. Miracle at KapYong: The Story of the 213th, 《SUTV DOCUMENTARIES》

외부 링크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