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위키백과와 만난 것은 엄청나게 초창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시작한 편집 이력은 띄엄띄엄 진행했다고는 하지만 벌써 17년이 되었다. 카메라를 쥐고나서 바로 다음해부터 위키백과에도 손을 댄 셈이다.
가장 크고 결정적으로 기여했던 순간을 꼽으라면 단연 KF-21 보라매 문서에 사진을 기여했던 때이다.
그때로 돌아가자면 2017년 ADEX 관람 당시에 KFX 미니어처를 한국항공우주산업이 공개하였기에 우연히 보고 찍었었다. 그리고 그것을 집에 돌아온 뒤 위키미디어 공용에 업로드하고 이어서 한국어 위키백과와 영어 위키백과에 관련 사진으로 편집하고 기여해서 공개하였다.
그 이후 엄청난 사건이 벌어졌다. 이 사진이 공개되고 난 뒤 다른 언어판 위키백과 등이 일제히 이 사진을 인용해서 관련 사진으로 사용했고, 지금도 영어 위키백과의 Fourth-generation fighter 와 튀르키예어 Dördüncü nesil jet avcı uçağı 문서 (한국어 위키백과의 4세대 전투기 문서에 연결) 등에 지금도 이 사진이 삽입되어있는 상태이기도 하다.
물론 시간이 흘러 이제는 KF-21 보라매의 실물이 공개되었기 때문에 다른 사진으로 교체되었다. 하지만 그 당시에 기여하고 편집해서 공개한 사진은 멀리멀리 퍼져나가 관련 사진으로 지금도 세상을 돌아다니고 있다. 그런 사진을 남긴 것이 내가 위키미디어 운동가로서 처음으로 크게 성공해 본 경험이지 않을까 싶다.
다른 한편으로는 필요한 사진이 있으면 가져올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인터넷 기고를 할 때 참조사진을 사용하면서 제일 먼저 찾는 곳은 픽사베이 같은 곳이 아니라 위키미디어 공용이다. 나는 필요한 주제의 사진을 위키미디어 공용에서 찾아서 바로 다른 기고 등에서 자료사진이나 이미지 상징으로 쓰기도 한다. 위키미디어 공용에 기여를 하면서도 다른 사람이 기여한 것을 활용하여 세상에 무언가를 사진으로 설명해야 할 때 사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기여를 하는 것을 통해서, 기여를 통해 생겨난 것을 이용하는 것으로 우리는 다양한 지식과 기록 등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지식을 가지고 있는 자이자 또한 사진작가이기도 하다. 내가 대학교 전공수업 시간으로 들었던 〈사진의 역사〉 과목 강의에 의하면, 19세기 제국주의 시대에 식민지 등에 관한 기록을 남기기 위해 전략적으로 사진을 활용했던 시절이 있었다고 설명을 들었다. 제국주의는 몰락했지만, 사진이라는 매체는 살아남았고 앞으로도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어디선가 또 촬영을 할 것이며 이 세상의 어딘가의 순간순간을 또 촬영할 지도 모를 것이다.
사진은 내 아카이브에도 있지만 더 넓은 장소에도 사진이 있어야 할 것이다. 나는 처음에는 잘 몰랐지만, 위키미디어 공용의 존재를 발견한 이후 기록성으로 남긴 사진 중 필요한 사진은 위키미디어 공용에 업로드하여 기여하는 형식으로 세상에 남기게 되었다. 그런 것이 내가 이후 위키미디어 운동에 참여하고 난 뒤 가장 효과적으로 사진을 활용할 수 있는 프로젝트로 남게 되었다.
나는 앞으로도 사진을 어디선가 찍을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사진을 찍게 된 것을 멀리멀리 퍼지게 만들 것이다. 그러한 기록들은 위키미디어 공용을 통해 쌓이게 될 것이다.
위키미디어 운동은 끝이 없는 운동이다. 위키미디어 운동은 종료되지 않는 운동이며, 이 세계의 역사가 끝나야 끝날 수 있는 운동이 될 것이다. 세상의 모든 지식을 모은다는 굳은 결의로 처음에 영어 위키백과로 출발했던 것이 오늘의 이 순간에 이르게 된 것이다.
위키백과 편집자, 그러니까 멀게 보면 위키미디어 운동가들에게 권고하는 것 중 하나는 일단 좋은 거리들이 있으면 바로 편집하고 기여하라는 것이다. 뭔가 결정적으로 "이것은 기록해야겠다" 라는 생각의 사진이 있다면 당장 촬영하라. 그리고 빨리 정리해서 공용에 기여하라. 그리고 위키백과 등 위키미디어 프로젝트에 편집하고 기여하면서 공개하라. 그 뒤에 당신의 기여가 멀리멀리 퍼져나가 이 세상에 당신이 남긴 세상의 모습과 지식의 탑을 쌓아나갈 것이다.
우리는 이 지구의 촬영 가능한 모든 장소에서 촬영할 것이다. 그리고 남길 수 있는 모든 것을 담아낼 것이다. 2017년 내가 뭔가 보고 사진찍었던 KF-21 보라매 전투기 모형을 담은 것이 지금도 위키미디어 공용에 가면 남아있고 언젠가 그것이 '실물 공개 이전 프로토타입 모형 사진'이라는 설명으로 후대에 남겨질 것이다. 그런 것 처럼 다음에는 여러분이 사진을 촬영하여 공용에 기여하자. 그 뒤 어떻게 된다면, 당신의 편집과 기여가 멀리멀리 갈 것이다!
- 기고문의 제목은 2019년 대한민국 음악 다큐멘터리 영화로 지적장애 기타리스트의 삶과 음악을 소재로 한 《나의 노래는 멀리멀리》를 패러디하였음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