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비령〉(銀飛領)은 1996년에 발표된 이순원의 단편소설이다. 이 소설로 이순원은 1997년 제42회 현대문학상을 수상하였다.

개요 편집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며, 과부인 여자와 별거 중인 남자가 만나 이루어지는 중년의 사랑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이 두 사람 간에는 죽은 친구에 대한 심적 부담이 가로막고 있고, 남자는 이 심적 부담감을 떨쳐내기 위해 길을 떠나는데 처음엔 격포로 가려다가 눈 소식을 듣고 은비령으로 향한다. 그러나 은비령에서 차가 고장나버리고 다음날 여자가 뒤쫓아온다. 두 사람은 "은자당"에서 한 방을 쓰게 되는데, 어색한 자리를 피하기 위해 밤산책을 나오고 은하계와 2천 5백만년 주기로 되풀이되는 만남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후 다음날 여자 혼자 떠난다.

이순원은 이 소설을 쓸 때 서해훼리호 침몰 사고, 때아닌 눈이 내리는 이상기후를 모티프로 삼고 교통방송의 멘트를 인용해 사실성을 더했다고 한다.

배경 장소 편집

배경 장소로 나온 은비령이라는 고개는 본래 지명에 존재하지 않는 고개다. 소설 속 배경이 된 이 고개의 실제 위치는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귀둔리와 양양군 서면을 잇는 곳에 위치하며 한계령 고개 바로 아래에 위치하고 있다. 대동여지도에는 '필노령'이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의미는 노력을 아끼는 고갯길, 즉 지름길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한계령보다 길이 험해 정말 촌각을 다툴 정도의 급한 일이 아니면 이 고개를 이용하는 건 피했다고 한다.[1] 또한 현지 주민들은 이 고개를 '피래고개'라고도 했다고 한다.[2]

이 고갯길은 이후 군용 도로로 이용되어 오랫동안 비포장인 상태로 유지되다가 이순원이 소설을 발표할 즈음에 도로가 포장되었다. 한편 이 고개에 '은비령'이라는 명칭은 같은 명칭의 소설을 지은 이순원이 직접 붙인 것이라고 한다.[3] 또한 이후에 이 고갯길 중간에 위치한 필례약수가 유명해지면서 이 고개 또한 유명세를 타게 되었으며, 지금은 필례약수, 원대리 자작나무 숲과 함께 둘러보는 관광 명소가 되었다.

각주 편집

  1. 필례약수와 은비령, 한국의산천
  2. 박하향 내뿜는 純白의 裸身… 수직의 세상 ‘고요한 외침’, 문화일보, 2011년 11월 23일 작성.
  3. 물오른 단풍 불붙는 향수 '한계령', 경향신문, 1998년 10월 14일 작성.

외부 링크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