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오화변: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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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번째 줄:
"세자가 환관,나인,노비등을 죽인것이 거의 백여명이며, 그들에게 불로 지지는 형벌을 가하는 등 참혹한 형상이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그 형구는 모두 내수사등에 있는것으로 수없이 가져다 썼습니다. 또 장번하는 내관을 내쫒고 어린환관, 별감들과 밤낮으로 함께 어울리며 궁중의 물품을 두루 나눠어주었습니다. 이 무리는 기생, 승려들과 밤낮으로 음란한 짓을 일삼았으며, 제 시종들을 불러 가두기도 하였습니다. 근자에는 도리에 어긋나는 일을 꾸미는 것이 심해져 한번 아뢰고자 하였으나 모자간의 은정때문에 차마 아뢰지 못하였습니다.
요즘 궁궐후원에 무덤을 만들고 감히 말할수 없는 분을 묻고자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시중드는 사람에게 머리를 풀고 날카로운 칼을 옆에 두게 하여 예측할수 없는 일을 행하려 하였습니다. 지난번 창덕궁에 갔을때 거의 죽을뻔하였다가 가까스로 모면하였습니다. 제 한몸이야 비록 돌아볼 것이 없다해도 우러러 생각건데 주상의 옥체야 어찌 소중하지 않겠습니까.
이러한 이유로 저번 어문의 노상에서 기우제를 지낼때 마음속으로 기원하기를
'주상의 옥체가 평안하다면 3일안에 비가 내릴 것이고 패악한 아들이 뜻을 얻게 되면 비가 내리지 않을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이에 과연 비가 내리니 이로부터 마음이 조금 안정되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옥체의 위기가 경각에 달렸으니 어찌 사사로운 감정에 이끌려 아뢰지 않겠으며 이러한 때 어찌 화평한 모습으로 올수 있겠습니까"라고 하였다.
영빈은 말을 마치고 비 오듯 눈물을 흘렸다. 아. 저 푸른 하늘이 나로 하여금 모면하게 하고자 이러한 거둥이 있게 하였고 이러한 말을 듣게 되었는데, 오늘 행차함에 일의 기미가 먼저 새어나갔다. 아. 말로 하기 어려운 변고가 있어서 기우제를 핑계하고 이곳에 오게 된 일을 휘령전에 이미 상세하게 아뢰었다. 아. 백발의 늙은이가 말년에 지난 역사에 없던 일을 만났으니, 무슨 얼굴로 절을 하겠는가. 비록 미쳤다고 하나 종사와 백성을 위해 어찌 처분을 내리지 않으리오. 내가 친히 반교문을 쓰고 눈물로 적삼을 적시며 휠여전으로 온것은 이 처분을 또한 정성왕후와 함께한다는 뜻이다.
아. 이미 내린 처분은 일종의 호령의 일이다. 여러 신하는 낙선당의 일을 보지 않았는가. 이때문에 세자를 안에 엄히 가두게 한것이다. 생각이 엄중한 곳에 미치니 온몸이 얼어붙는듯 하다. 아. 대리청정 14년만에 부득이하게 정사에 복귀하며 초심을 돌아보니 눈물을 삼키며 탄식하게 된다. 그러나 대리청정을 명하였을때 널리 알리지 않아 지금 다시 알리지 않을수 없으니 일체의 내용을 온나라에 알려 모두 알게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