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와 처벌: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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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인들은 자기의 기독교적 문화나 가치관과 다른 중동 이슬람세계를 정복할 때 처음에는 군사력 같은 물리력에 의존했다. 그러나 물리적 강압만에 의한 지배가 오래 지속되기는 어렵다. 약소국의 시민들이 강국의 가치관과 문화를 부러워하고 자신의 것을 오히려 부끄러워할 때 강대국의 헤게모니가 뿌리내리기 시작한다. 강대국의 관점과 자신들의 시각을 약소국 주민들이 동일시할 때 강국의 지배는 거의 영속화된다. 결국 동양에 대한 서양의 지배는, 부정적인 동양관과 긍정적인 서양관을 동양인들 자신이 자발적으로 수용할 때 완성되는 것이다.
 
오리엔탈리즘에서 표출되는 역사의 공식이 오늘날에도 한국인의 삶을 명징하게명칭하게 설명할 수 있다는 사실은 푸코 이론의 실천성을 생생히 증명한다. 서양-중동의 구도가 바로 미국-한국의 구도로 이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수천 년에 이르는 중국문명의 대(對)한반도 헤게모니는 우리 선조들이 한글을 '천한 글', 즉 언문(諺文)으로 비하하고 한문을 '참 글', 즉 진서(眞書)로 받아들이면서 '소중화(小中華)'를 자처했을 때 완결 단계에 이르렀다. 또한 일본 제국주의의 지배는 조선인들이 스스로를 '엽전'으로 비하했을 때 깊이 뿌리내린 것이다.
 
이런 푸코적 담론 개념을 배경에 깔고 지금부터 『감시와 처벌』의 문제설정을 본격적으로 살펴보기로 하자. 여기서 푸코는 근대적 감옥 제도의 형성이 근대 권력에 어떤 변화를 초래했는지를 해부한다. 즉 18세기에 발생한 형벌제도의 대대적 변화가 진정으로 무엇을 겨냥했는가를 실증적으로 묻는 것이다. 그에 의하면 계몽주의의 확산과 더불어 도입된 처벌의 인간화는 표면적인 관대함과는 달리 사실상 처벌효과를 극대화시키는 장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