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네스크 미술: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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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마네스크 조각 ==
로마네스크의 조각은 교회 건축의 일부를 이루는 주두(柱頭)나 팀펀(입구 상부의 아치를 막는 반원형의 석판), 또는 입구의 옆쪽과 제실의 외벽(外壁) 등의 공간을 메우고 있는 조각 가운데 가장 잘 대표되어 있다. 순수하게 추상적 요소에 의해 지배되는 일이 많은 건축 자체는, 라인 연안을 주로 하는 북부 지방에서도 독자적인 발전을 찾아볼 수 있었으나, 구체적인 형체를 추구하는 조각에서는 3차원적 시각에 익숙하던 고전적 조형의 전통을 가진 남부 지방인 프랑스나 에스파냐가 전개의 중심지가 되었다. 특히 11세기 중엽 이후의 프랑스의 클뤼니 수도원에 속하는 일파의 활동 영향은, 중세조각의 양식 보급에 큰 역할을 하였다. 오턴, 베를레, 소류 등 클뤼니 파(派)의 사원은 오늘날 로마네스크 조각의 보고가 되어 있다. 신의 모습을 공공연히 표현하는 것은 종래의 그리스도교기독교 미술 중에는 드문 일이었다. 그러나 문맹의 농민에 대한 포교 장소가 되어 있던 교회에서는 사람의 모습을 한 신이나 성서의 이야기가 도처에 표현되어 있다. 그것은 그리스, 로마의 신(神)들이 자연주의적인 의인상(擬人像)으로 표현되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정신적인 고전부흥이었다. 여기에도 동방적인 괴수나 괴인이 나온다. 구약 성서나 묵시록이 주제가 되는 것은 이즈음부터이며, 그런 주제는 계율이나 교의를 도해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이러한 장식조각은 어디까지나 건축의 일부로서, 건축의 기능에 의해 정해진 형체, 즉 일정한 형식에 따르지 않으면 안 되었다. 주두(柱頭)는 도립(倒立)된 각추대(角錐臺)이며, 팀펀은 반월형이다. 주제는 이 정해진 모양 내에서만 전개되었다. 이 때문에, 비사실적(非寫實的)인 형상의 왜곡된 표현도 행하여졌다. 그러나 무명(無名)의 조각가는 결코 그것을 부자연한 모양으로는 만들지 않았다. 오턴 본사원의 입구 상부에 있는 길다란 마구릿돌(楯石)에 조각된 <이브>는 일견 엎드려 사과를 따고 있다. 동일한 주두(柱頭)의 <마지의 각성>은, 세 사람의 마지의 부감도(府瞰圖)와 헤롯의 음모를 고하는, 측면시(側面視)된 천사가 교묘한 구성에 의해 대형(臺形) 속에 정리되어 있다. 베즐레의 팀펀에서는, 신의 모습은, 겨우 비현실적으로 다리를 구부리게 함으로써 반월형 속에 들어가 있다. 이 커다란 신의 모습은 신의 위대함을 표시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정면성(正面性)의 법칙(法則)도 그 특색이다. 로마네스크의 조각상에서는 신·그리스도·성모 등 신앙의 주대상(主對象)은, 반드시 정면을 향하게 표현되어 있다. 이러한 상(像)들은 대부분 반부조(半浮彫) 또는 고부조(高浮彫) 수법으로 제작되고, 옥내(屋內)의 것은 대부분 채색되어 있다.
=== 유럽 ===
노르망디나 영국에서는 인상(人像)보다 기하학적 무늬가 꽈배기 무늬의 부조(浮彫)가 주두의 모티프로 채택되는 경우가 많아 여기서는 그림 해설 기능보다는 오히려 장식으로서의 기능이 강하다. 켈트 예술의 전통이 강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하겠다. 아를에서 에스파냐에 걸쳐서 고전적 전통이 강하였으나, 12세기에 들어 콘포스테라의 <영광의 현관>이나 레온의 성(聖)인드로 사원의 팀펀 등에서, 중부 프랑스로부터 유래한 영향과, 지역성이 교묘히 융합된 풍성한 로마네스크 조각의 결실을 찾아볼 수 있다. 환조(丸彫)로 된 단독상(單獨像)은 많지 않으나 북 프랑스, 라인 연안, 스칸디나비아 등을 중심으로 채색목각(彩色木刻)의 성모자상과 십자가에 못박힌 그리스도의 상이 만들어졌다. 일정한 형식의 지배는 받지 않으나 소재가 가지는 길이의 특성을 살린 것이 많다. 표현 형식은 아직 소박한 것이나 신앙 대상으로서의 정신성이 중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