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피성 인격장애

회피성 인격장애(성격장애)(回避性 人格障碍, avoidant personality disorder, AvPD) 혹은 불안형 인격장애(성격장애)(anxious personality disorder)클러스터 C 성격장애(cluster C personality disorder) 중 하나이다. 사회적 불안사회적 억제, 친밀감에 대한 강렬한 욕구가 있음에도 보이는 친밀감에 대한 공포, 심각한 부적절감 및 열등감, 부적응적 대처로서 스스로 부과하는 사회적 고립공포 자극 회피에 대한 과의존이 있다.[1] 이들은 흔히 부정적 평가에 대한 과도한 민감도사회적 거절, 자신이 사회성이 없다거나 개인적으로 타인에게 어필하지 못하다는 믿음, 대인관계에 대한 욕구가 강함에도 보이는 대인관계 회피 패턴을 보인다.[2] 대체로 남성과 여성에게서 동등하게 나타난다.[3] 말하자면 친밀한 대인 관계를 원하면서도 상대에게 거부당하는 것이 두려워 사람들을 피하는 인격장애이다.[4]

회피성 인격장애
회피성 성격장애
군중 속의 고독
진료과정신건강의학, 심리학 위키데이터에서 편집하기
증상사회적 불안, 사회적 억제, 부적절감, 열등감, 사회적 철수
기간만성
위험 인자아동에 대한 정서적 방임, 유전적 소인
유사 질병사회불안장애, 분열성 성격장애, 분열형 성격장애, 자폐 스펙트럼 장애
치료심리치료

회피성 성격장애 환자들은 타인에게 조소당하거나 모욕당하거나 거절당하거나 남들이 싫어할 것에 대한 공포로 사회적 상호작용을 회피하기도 한다. 이들은 흔히 거절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이 들지 않으면 타인과 얽히는 것을 회피한다. 또한 타인에게 거절당할 것이라는 실제 혹은 가상의 위험에 대한 공포로 인하여, 이들은 선제적으로 관계를 포기한다.[5]

아동기 정서적 방임(특히 부모 중 어느 한쪽 혹은 부모 모두가 아동을 거절하는 것)과 또래 집단의 거절은 회피성 성격장애로 발전할 위험성이 증가하는 것과 관련 있다. 그러나 학대방임의 내력이 뚜렷하지 않아도 회피성 성격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6]

징후 및 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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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피성 성향은 자신의 단점에 몰입하며 거절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을 때만 타인과 관계를 형성한다. 이들은 스스로를 경멸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자신의 특성(trait)을 알아보는 능력이 낮은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7] 상실과 사회적 거절이 너무 고통스러워 이들은 타인과의 연결을 시도하는 위험보다는 고독을 택할 것이다.

일부는 소속 욕구로 인하여 이상화되고 수용적이며 애정 넘치는 관계에 대하여 환상을 갖기도 한다. 이들은 종종 자신이 바라는 관계에 있어 자신이 그럴 자격이 없다고 느끼기도 하며, 그 관계를 시작하길 시도하는 것으로부터도 스스로를 부끄럽게 여긴다. 이들이 관계 형성을 그럭저럭 해내어도, 관계 실패의 공포로 인하여 선제적으로 스스로를 버리는 것도 흔하다.[5]

이들은 스스로를 거북하고 불안하며 외롭고 타인들이 원하지 않으며 타인으로부터 고립되어 있다고 묘사한다.[8] 이들은 타인과 정기적으로 상호작용할 필요가 없는 고독스러운 직업을 택하기도 한다.[9] 또한 이들은 타인 앞에서 당혹스러워 질 수 있다는 공포로 인하여 공공장소에서의 활동을 피하기도 한다.

증상은 다음과 같다.

동반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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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피성 인격장애는 특히 불안 장애 환자에게서 흔히 나타나지만, 진단 도구의 차이로 인하여 동반질환(comorbidity) 추정치는 굉장히 다양하다고 보고되어 있다. 연구는 광장공포증이 있는 공황 장애 환자의 약 10-50%가 회피성 성격장애를 가지고 있으며, 약 20–40%의 사람들은 사회불안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제시한다. 이에 더불어, 회피성 성격장애는 사회불안장애나 범불안장애 중 하나를 가진 사람보다 둘 다 가진 사람들에게서 더 흔하게 나타난다.[14]

일부 연구는 범불안장애 환자에게서 최대 45%, 강박장애 환자에게서 최대 56%의 발병률을 보인다고 보고하였다.[15]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역시 회피성 성격장애에 흔히 동반한다.[16]

회피성 성향 환자는 자기혐오 성향을 보이며, 일부는 자해를 보이기도 한다. 물질 사용 장애 역시 회피성 성격장애 환자에게서 흔히 나타나며, 특히 알코올, 벤조디아제핀(benzodiazepine), 아편 관련 약물 사용을 보인다.[11] 이는 환자의 예후에 유의미하게 영향을 줄 수 있다.[12][13]

초기 이론가들은 경계선 성격장애와 회피성 성격장애의 특성을 혼합한 성격장애를 제시하여 "회피-경계선 혼합 성격(avoidant-borderline mixed personality)"(AvPD/BPD)이라고 하였다.[17]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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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3학년 학생인 P군은 사람을 만나는 일이 두렵고 힘들다. 특히 낯선 사람을 만나거나 여러 사람 앞에서 무언가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너무 불안하게 느껴져서 가능하면 이런 상황을 회피하고 있다. 어떤 강의를 수강했다가도 교수가 발표를 시키거나 조별활동을 해야 한다고 하면 그 과목을 취소한다. 학과의 지도교수를 만나야 하는 일이 있지만 왠지 지도교수가 무섭게 느껴지고 야단을 칠 것 같은 느낌 때문에 지도교수를 찾아가지 못한다. 학교 캠퍼스에서도 여러 사람이 앉아 있는 앞을 지나가는 일이 두려워 먼 길을 돌아다닌다. 버스나 전철을 탈 때도 사람들이 자신을 쳐다보며 무언가 흉을 볼 것 같아 긴장하게 된다. P군은 미팅에 대한 호기심이 있지만 처음 만난 낯선 이성과 만나서 대화를 이어나가지 못하고 어색해 할 것을 생각하면 끔찍하여 대학 3학년이 되도록 미팅 한번 하지 못했다. 현재 P군은 고등학교 동창이나 익숙한 학과 친구 한두 명 외에는 만나는 사람이 없다.[18]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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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피성 인격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의 대인관계를 원하면서도 그것이 두렵고 관계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특징이 있다. 이들은 주로 겁이 많고 걱정이 많다. 행동이 서투르며 긴장되어 있다.[4] 사회공포증과 비슷한 특성을 나타내기도 해서 두 가지 모두로 진단하기도 한다. 사회적 상황에서의 공포와 대인관계 불안정성이 후기 아동기 또는 초기 청소년기부터 나타났다면 사회공포증보다 회피성 인격장애에 더 알맞다. Widiger(1995)에 따르면 회피성 인격장애를 겪는 사람은 자신이 매력이 없으며 열등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사회공포증을 겪는 사람은 사회적인 상황이 아닌 경우엔 자신에게 자부심을 느끼는 경우도 있는 반면, 회피성 인격장애의 경우는 그런 사고가 잘 일어나지 않고 많은 상황에서 열등감을 느낀다.[19]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것과 남들 앞에 나서는 것을 극도로 꺼린다.[20] 사회공포증과 달리 가까운 상대에게도 감정을 드러내는 걸 꺼린다.[21] 편의점 직원, 식당 종업원 등 일회성으로 만나는 사람에게도 자신이 어떻게 보일지 지나치게 신경쓰기도 한다.[21]

다른 인격장애들과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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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피성 성격장애를 겪는 사람은 부정적 평가에 대한 공포감이 있기 때문에 사회적, 직업적 측면에서 타인들과 접촉을 피하려고 하는 경향을 보인다. 의존성 인격장애 또는 자기애성 인격장애가 있는 경우도 타인으로부터의 비판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 둘과의 차이점은 예를 들면 자기애성 인격장애의 경우 비판에 대해 거부하고 자신의 결점을 부인하는 쪽으로 반응하는 반면, 회피성 인격장애는 비판을 쉽게 인정하고 자신이 멍청하다거나 가치없다고 생각하는 식으로 반응한다.[22] 또한 분열성 성격장애는 타인이 자신을 어떻게 바라볼지에 대해 걱정하는 경향이 없는 반면, 회피성 인격장애는 이런 걱정이 많은 차이점이 있다.[23]

두 인격장애 모두 내향성이고 대인 관계가 어렵다는 특징이 있으나, 분열성 인격장애를 겪는 사람은 차갑고 긍정적인 정서의 정도가 낮은 반면에, 회피성 인격장애를 겪는 사람에게서는 따뜻함과 긍정적인 정서가 어느 정도 나타난다. 타인과 관계를 맺을 때 이런 특징이 억제되어 있지만 조금씩 드러나는 것이 회피성 인격장애의 특징이다.[19]

같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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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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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nxious [avoidant personality disorder] in ICD-10: Diagnostic Criteria 보관됨 2016-06-18 - 웨이백 머신 and Clinical descriptions and guidelines. 보관됨 2014-03-23 - 웨이백 머신
  2. 〈Alternative DSM-5 Model for Personality Disorders〉. 《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Fif판. 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2013. 234–236쪽. doi:10.1176/appi.books.9780890425596.156852. ISBN 978-0-89042-555-8. 
  3. 인용 오류: <ref> 태그가 잘못되었습니다; DSM-5라는 이름을 가진 주석에 텍스트가 없습니다
  4. Steven K. Huprich 2006, 329쪽.
  5. Hoeksema, Nolen (2014). 《Abnormal Psychology》 6판. McGraw Education. 275쪽. ISBN 978-1-308-21150-3. 
  6. “Avoidant Personality Disorder – Environmental Factors”. 2014년 10월 28일에 원본 문서에서 보존된 문서. 2013년 7월 22일에 확인함. 
  7. Will, Retzlaff, ed. (1995). p. 97
  8. Millon, Theodore; Davis, Roger D. (1996). 《Disorders of Personality: DSM-IV and Beyond, 2nd Edition》. 263쪽. 
  9. 인용 오류: <ref> 태그가 잘못되었습니다; :9라는 이름을 가진 주석에 텍스트가 없습니다
  10. Eikenaes, Ingeborg; Pedersen, Geir; Wilberg, Theresa (September 2016). “Attachment styles in patients with avoidant personality disorder compared with social phobia”. 《Psychology and Psychotherapy》 89 (3): 245–260. doi:10.1111/papt.12075. hdl:10852/50233. ISSN 2044-8341. PMID 26332087. 
  11. Verheul, R (2001년 8월 1일). “Co-morbidity of personality disorders in individuals with substance use disorders”. 《European Psychiatry》 16 (5): 274–282. doi:10.1016/S0924-9338(01)00578-8. PMID 11514129. S2CID 29066695. 
  12. “Personality disorders and substance use – National Drug Strategy” (PDF). 《National Drug Strategy》. 2018년 3월 27일에 원본 문서 (PDF)에서 보존된 문서. 
  13. “Personality + substance use” (PDF). 《National Drug and Alcohol Research Centre》. 2017년 12월 4일에 원본 문서 (PDF)에서 보존된 문서. 
  14. Sanderson, William C.; Wetzler, Scott; Beck, Aaron T.; Betz, Frank (February 1994). “Prevalence of personality disorders among patients with anxiety disorders”. 《Psychiatry Research》 51 (2): 167–174. doi:10.1016/0165-1781(94)90036-1. PMID 8022951. S2CID 13101675. 
  15. Van Velzen, C. J. M. (2002). Social Phobia and Personality Disorders: Comorbidity and Treatment Issues. Groningen: University Library Groningen. (online version 보관됨 2021-10-30 - 웨이백 머신)
  16. Gratz, Kim L.; Tull, Matthew T. (2012년 8월 30일). “Exploring the relationship between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and deliberate self-harm: the moderating roles of borderline and avoidant personality disorders”. 《Psychiatry Research》 199 (1): 19–23. doi:10.1016/j.psychres.2012.03.025. ISSN 0165-1781. PMC 3407331. PMID 22521897. 
  17. Kantor, M. (2003), 《Distancing: A Guide to Avoidance and Avoidant Personality Disorder》 Revis판, Westport, Conn: Praeger Publishers 
  18. “서울대학교 임상ㆍ상담 심리학 연구실”. 2020년 8월 3일에 확인함. 
  19. Steven K. Huprich 2006, 331쪽.
  20. Steven K. Huprich 2006, 336쪽.
  21. Steven K. Huprich 2006, 337쪽.
  22. Steven K. Huprich 2006, 334쪽.
  23. Steven K. Huprich 2006, 335쪽.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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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teven K. Huprich (2006). 《성격장애 로샤평가》. 학지사. ISBN 9788963302669. 

외부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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