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들의 전투

나무들의 전투」(중세 웨일스어: Kat Godeu, 웨일스어: Cad Goddeu 카드 고데우)는 14세기 필사본 『탈리에신의 서』에 수록되어 있는 중세 웨일스어 시 작품이다. 난해하기 그지없는 비유와 상징 때문에 온갖 해석과 제설이 난무하는 것이 특징이다.

총 248행이며, 각 행은 대부분 5음절이다. 탈리에신이 지었다고 주장되는 시 대부분이 그렇듯이, 화자 자신이 직접 보고 들은 것을 노래할 것이라는 장황한 말과 함께 시작한다.

웨일스어:

Bum cledyf yn aghat
Bum yscwyt yg kat
Bum tant yn telyn.

영어 중역:

나는 손에 들린 검이었고
나는 전장의 방패였고
나는 수금의 현이었노라

이 타령은 프러데인섬의 귀족들이 카에르 베베니르(Caer Vevenir)에서 전투를 벌였을 때 자기도 거기 있었노라 주장하는 대목에서 절정에 달한다. 그 뒤 거대한 괴물같은 짐승들과, 브리튼인들이 그것을 두려워했음과, 구이디온의 기교와 신의 은총으로 나무들이 전쟁터로 진군해 왔음과, 어떤 나무들이 어떤 활약을 했는지 내용이 이어진다.

웨일스어:

Gwern blaen llin,
A want gysseuin
Helyc a cherdin
Buant hwyr yr vydin.

영어 중역:

오리나무가 전열 앞에서
전위대를 형성하고
버드나무마가목
난투극에 늦었다.

그러더니 뜬금없이 화녀 블로데이왜드의 탄생을 1인칭으로 서술하더니, 그 뒤 한때 양치기였던 위대한 전사이며 지금은 박식한 여행가인 누군가의 내력을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이 누군가는 아서왕 또는 탈리에신을 가리키는 것일 터다. 그 뒤 대홍수, 예수의 십자가형, 심판의 날을 언급하더니 야금일에 관한 난해한 언급으로 시가 끝맺는다.

해석 편집

동시기의 중고 웨일스어 작품들에도 "나무들의 전투"에 관해 스쳐가듯 언급되는 부분들이 있다. 프러데인섬의 삼제시에서는 이 전투가 "시시한" 전투였다고 한다. 『탈리에신의 서』에 수록된 다른 시에서는 탈리에신 본인이 그 전장에 있었다고 주장한다.

16세기 후반에 작성된 필사본 Peniarth MS 98B 에 보존된 이야기에서는 이 시는 구이디온 등 귀네드인과 아눈의 왕 아라운 사이의 전투를 묘사한 것이라고 한다. 전쟁이 난 이유는 구이디온의 형 아마에손이 아라운에게서 댕기물떼새노루를 훔쳐갔기 때문이다. 구이디온은 아라운측에 선 이들 중 하나 브란(아마 브란 벤디게이드?)의 이름을 추측함으로써 승리를 거둔다.

러이 라우 거페스의 유년기를 다룬 마비노기 이야기에서도 구이디온이 숲이 침략의 군세처럼 보이게 만드는 술수를 부린다.

이 작품은 번역과 해석이 정말 난해한데, 각 행이 너무 간결하고, 내용이 너무 암시적이며, 문법적으로도 애매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19세기부터 수많은 추측과 영어 번역 시도가 이루어졌다.

토머스 스티븐스는 이 시가 “태양-방주(Helio-Arkite) 신화, 고위 드루이드의 윤회, 대홍수의 상징적 언급”에 관한 것이라고 해석했다.[1] 제럴드 맛세이고대 이집트 종교가 반영되어 있다는 주장을 했다.[2]

데이비드 윌리엄 내시는 이 작품을 아서왕 전설과 다른 신화군의 요소들을 짬뽕한 12세기의 조잡한 로맨스였다고 생각했다.[3] 한편 윌리엄 포브스 스케네는 이 시가 고대의 신화를 묘사한 것이라는 견해를 거부하고, 아알랜드게일인들이 브리튼섬 북부를 침공해왔을 때 그 전쟁을 다룬 것이라는 설을 제시했다.[4]

로버트 그레이브스는 전투에 참여했다는 나무들을 오감 문자의 수목명과 대응시켜 보았다. 이것은 내시가 앞서 해보았지만 기각한 것이었는데 재시도한 것이다. 이 설에 따르면 각각의 나무는 고유한 의미와 중요성을 가진다. 구이디온이 브란의 이름을 알아맞힌 것은 브란이 오리나무 가지를 들고 왔기 때문이며, 오리나무는 브란의 상징이다. 그레이브스는 이 시의 작가가 고대 켈트족이 믿은 드루이드교의 비밀을 기독교 시대의 당국의 탄압으로부터 숨겨놓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싸움은 물리적인 싸움이 아니라 지혜와 재치를 다툰 싸움이며, 상대방의 이름을 맞힌 쪽이 승리한 것도 그래서라는 것이다.

내시는 이 시가 서로 상관없는 부분들이 하나로 모여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레이브스 역시 그 생각을 좇아 각 부분들을 "탈리에신의 내력(Hanes Taliesin)", "블로데이왜드의 내력(Hanes Blodeuwedd)" 등으로 명명했다.

마지드 헤이콕메리 앤 컨스탄틴은 「나무들의 전투」가 고대의 지혜를 담고 잇다는 그레이브스의 설에 반대하며 오히려 이것은 음유시인의 화법을 비꼰 통속적 풍자시이며, 하나의 거대한 패러디라고 주장했다.

프란체스코 베네초는 숲 그 자체와 숲의 마법적 권능에 대한 고대의 공포를 나타내는 시라는 주장을 했다.

각주 편집

  1. Thomas Stephens, Literature of the Cymry, 1848, quoted in Nash, op cit.
  2. Gerald Massey, Book of the Beginnings vol 1, reprinted 2002, Kessinger Publishing, ISBN 0-7661-2652-8, page 361.
  3. David William Nash, Taliesin, Or, The Bards and Druids of Britain: A Translation of the Remains, J. R. Smith, 1848.
  4. W. F. Skene, The Four Ancient Books of Wales, 1868, republished 2004 Kessinger Publishing, ISBN 0-7661-8610-5, page 206

외부 링크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