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암(朴鐵岩, 1918년 1월 8일 ~ 2016년 7월 7일)은 대한민국 최초로 히말라야에 도전하고 미답의 티베트 무인구를 세계 최초로 횡단한 등반가이자 탐험가, 교육자이다.

박철암
朴鐵岩
박철암 교수. 2012
기본정보
국적대한민국
출생일1918년 1월 8일(1918-01-08)
출생지평안북도 희천
사망일2016년 7월 7일(2016-07-07)(98세)
활동 정보
직업등반가, 탐험가, 대학교수
탐험분야등산
탐험지역

생애 편집

탐험가 中山 박철암朴鐵岩(1918.1.8-2016.7.7)은 1918년 일제강점기에 평안북도 희천에서 태어나 평안남도 동백산(東白山, 2,096m)자락에서 소년 시절을 보냈다. 열여섯 소년 시절, 마을 어른들이 "동백산 꼭대기 줄 바위 부근에 부서진 뱃조각이 있다"라는 말을 듣고 산을 처음 오르며 산의 아름다움에 빠져들었다. 뱃조각은 찾지 못했으나 가을이 되면 황금색으로 물든 마타리 꽃과 고산초화가 우거진 숲길을 따라 산을 오르는 즐거움이 등산을 하게 된 동기가 되었고 탐험가로서의 기질은 이때 동백산과 부전고원을 넘나들며 형성되었다. 1943년 11월 청년 박철암은 한 선배의 영향으로 독립운동의 뜻을 품고 남만주 철도를 타고 심양으로 출발한다. 그렇게 독립단을 찾아 만주일대를 수소문하고 다니던 중 광복을 맞이하게 된다.

1949년 경희대학교 산악부를 창설하고 1961년 경희대학교 중문학과 교수 임용 후 1962년에는 한국 최초로 경희대학교 산악부를 이끌고 당시 미답봉이었던 히말라야 다울라기리 제2봉(7,751m) 원정에 도전하여 무명봉(6,700m)을 등정하는 등 한국 히말라야 진출에 문을 열었고, 그 이듬해인 1963년 한국 최초 탐사보고서인 《히말라야 다울라기리 산군의 탐사기》를 발간하였다. 1971년에는 로체샤르8,382m 원정 대장으로 한국인으로서는 처음 8,000m를 돌파하며 초기 고산등반의 경험을 국내에 전파하였다. 1990년 한·중 수교 후 티베트, 무인구 탐사(29차)를 진행하며 더불어 500여 종의 고산식물을 연구, 보고하였고 1997년부터 2007년까지 베일에 가려져 있는 지구의 제3극인 무인구無人區 탐험(11차)에 집중하여 2007년 12월 「세계 최초 무인구 횡단 4,600km」에 성공한다.

"미지의 세계를 꿈꾸라! 그리고 도전하라!"라는 메시지를 던지며 꾸준히 실행했던 박철암은 2016년 7월 7일 향년 99세의 일기로 생을 마감한다.

한국 히말라야 등반과 티베트 무인구 탐험의 선구자인 박철암의 기록들은 「경희대학교 기록관」, 「국립산악박물관」에 보관되어 있으며 2004년부터 2016년까지 기거하던 내설악 용대리에는 「박철암 기념관」이 마련되어 선생의 탐험 정신을 기리고 있다.

가족으로는 배우자 강재연(시인)과 1남 4녀가 있다.

등반사 편집

한국 히말라야 등반사의 첫 장을 열다 편집

1962년 박철암은 모교 대학인 경희대학교 산악회를 이끌고 한국 최초로 당시 미답봉이었던 히말라야 다울라기리 제2봉 Dhaulagiri II 7,751m 원정(8월 15일에 맞추어 출국)에 도전한다. 비록 목표로 하였던 다울라기리 정상에는 오르지는 못했지만 다울라기리 산군의 접근로와 2봉에 대한 등정 가능성을 타진하였고 10월 11일 오후 3시 6,700m 무명봉을 등정하여 대한민국 히말라야 원정 등반의 문을 열었다. 그 이듬해 한국 최초의 탐사 보고서인 <히말라야 다울라기리산군山群의 탐사기探査記, 청구출판사 1963>를 발간하였다. 당시 히말라야의 거봉을 올랐던 외국 원정대가 국가의 후원 아래 조직되었다. 그러나 전후 열악한 국내 사정과 해외 원정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도 경희대 산악회라는 소규모 단체가 히말라야 원정을 도전, 실행한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고 고무적인 일이었다. 경희대학교에서는 다울라기리 원정 기념공간을 경희대학교 자연사박물관에 마련하여 그의 도전정신을 학생들에게 알리고자 하였다.

 
히말라야 다울라기리 제2봉 원정 태극기. 1962 '서기 1962년 9월 27일 히말라야 다울라기리 제2봉 탐사대 이 태극기에 맹세코 저 봉을 오르리. 베이스캠프에서'
 
히말라야 다울라기리 무명봉 등정 태극기. 6,700m 1962년 10월 11일 오후 3시
 
히말라야 다울라기리 산군의 탐사기.1963 한국 히말라야 첫 원정보고서

그 후, 경희대학교 중어중문학 교수로 후학을 양성하며, 대한산악연맹과 한국특수체육회 이사로 국내 산악활동을 꾸준히 전개해 나갔다. 1965년 옥산玉山원정, 1967년 일본 북알프스 원정, 1971년에는 로체샤르 Lhotse Shar 8,382m 원정대장으로 한국인으로서는 처음 8,000m를 돌파하며 초기 고산 등반의 경험을 국내에 전파하였다.

1983년 박철암은 등반가에서 탐험가로 변신한다. 1984년 에베레스트가 있는 쿰부히말, 1986년 다울라기리와 안나푸르나 사이의 칼리 간다키 강을 거슬러 오른 조송 지역, 1987년 랑탕히말, 1988년 안나푸르나 북측의 성지 묵티나트, 1989년 시킴과 부탄 히말라야를 탐사하고 천고의 신비를 간직한 히말라야 오지의 비경을 담은 사진집<祕境 HIMALAYA BHUTAN TIBET, 세진사, 1993>을 발간하였다.

산악등반 편집

날짜 내용
1962. 8~12 히말라야 다울라기리 제2봉Dhaulagiri II, 7,751m 원정대장
1965. 11 대만 옥산玉山 원정대장
1967. 8 일본 북알프스 원정대장
1971. 4~5 히말라야 로체샤르Lhotse Shar, 8,382m 원정대장

산악탐사 편집

날짜 내용
1984. 12 네팔 쿰부지역khumbu 탐사
1986 오지산악지대 탐험 시작(이후 18년간)
1987. 2 네팔 랑탕히말Langtang Himal 탐사
1988. 2 네팔 묵티나트Muktinath 탐사
1989. 2 부탄 히말라야 탐사대 대장

탐험사 편집

티베트고원, 꿈꾸던 땅에 서다 편집

 
메코노프시스 해발 4,900m
 
설련화 해발 4,300m 설신의 꽃

1971년 로체샤르 원정 당시 기러기 떼가 로체샤르의 하늘을 넘어가는 광경을 보고 스웨덴의 헤딘 박사처럼 티베르를 탐험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던 박철암은, 티베트 입경이 허가된 후 1990년부터 2011년까지의 총 29차로 이어지는 티베트 탐험 대장정에 돌입하기 시작한다. 또한 티베트의 꽃에 매료되어 세계의 지붕이라 불리는 티베트 권역의 희귀한 500여 종의 꽃들과 식물들을 수집, 연구 보고하여 <세계의 지붕 TIBET 꽃과 풍물, 도서출판 삶과 꿈, 1998>을 출간하였다. 그리고 1994년 한국티베트연구소를 창립해 탐험과 함께 학문적 연구도 병행하게 된다.


티베트탐험 (1990~2011, 29차) 편집

티베트탐험
1차 1990. 6 한국 티베트 탐사대 대장(이후 29차례 탐사)
2차 1991. 6~7 중국 서역남로 탐사대 대장
3차 1991. 9~11 중국 초유桌娱산 원정대 단장
4차 1993. 6~7 중국 서역 8,000km 탐험대 대장
5차 1994. 6~7 티베트 이리阿里고원 10,000km 탐험대 대장
6차 1995. 6~7 티베트 구거古格왕국 6,000km 탐사대 대장
7차 1995. 9~10 티베트 써지라산色季拉 식물탐사
8차 1996. 6~7 2차 구거古格왕국 탐사대 대장
9차 1990. 9~10 써지라산色季拉 식물 탐사(2차)
10차 1997. 6~7 1차 무인구 탐험대 대장(짱베이고원, 7,000km탐험)
11차 1998. 9~10 티베트 나무춰納木錯호 탐사
12차 1999. 6~7 티베트 헤이창궁루탐험대 대장
13차 2000. 8~9 2차 무인구 탐험. 국제에너지학술조사대 한국대장(한국, 일본, 중국, 네팔)
14차 2001. 6~7 3~4차 무인구 탐험(티베트 창탕고원 차부샹지역8,000km탐사)
15차 2002. 6~7 5~6차 무인구 탐험(무인구 마얼궈차카호 도착)
16차 2003. 9~10 7~8차 무인구 탐험대 대장(무인구 쯔라툰고원 도착)
17차 2004. 2~3 나무춰納木錯호 동계 탐사(2차)
18차 2004. 8~9 써지라산色季拉 식물 탐사(3차)
19차 2005. 2 티베트 탐사
20차 2005. 4~5 9차 무인구 탐험(무인구 장서깡르산맥, 톈수이허도착)
21차 2005. 12 동계 티베트 고원 탐사
22차 2006. 6~7 티베트 타이창고원, 저둬산折多山 고산식물 탐사
23차 2006. 8~9 써지라산色季拉 식물 탐사(4차)
24차 2007. 5~6 10차 무인구 탐험(무인구 마얼궈차카호에서 남부고원을 횡단하여 솽후호도착)
25차 2007. 11~12 11차 무인구 탐험, 한중국제학술조사대의 한국대표로 세계 최초로 무인구를 넘어 무인구 최북단 쿤룬산맥에 위치한 양후호(4,778m)에 12월 10일 도착, 12월 12일 융보춰호에 도착
2007. 12. 22 짱베이고원 무인구 과학학술단조직위원회로부터 명예증서 수여
26차 2008. 9 써지라산色季拉 식물탐사(5차)
27차 2009. 9 쉐구라산协格尔 식물탐사(2차)
28차 2010. 9 쉐구라산协格尔 식물탐사(3차)
29차 2011. 9 Kailas산 탐사, 쉐구라산协格尔 식물탐사(4차)


무인구無人區, 미답의 나라로 편집


 
멀리보이는 지즈산(해발 6,371m)


1996년 박철암은 티베트의 꽃과 식물의 학명을 알아보기 위해 티베트 라싸 대학을 자주 방문하던 중 라싸 대학 총장으로부터 “창탕 고원 북부에 무인구(無人區)지대가 있는데 그곳은 지금도 사람이 살지 않으며 내세에도 누구도 뛰어들지 못한다”라는 경이로운 이야기를 듣는다. 그 이듬해 1997년부터 그는 본격적으로 티베트 무인구 탐사에 몰두하게 된다. 신비한 무인구에 매료되어 무인구 고산 희귀식물을 연구하며 1997년부턴 10여 년에 걸쳐 10여 차례 무인구 탐사가 거듭되는 가운데 탐험기<지도의 공백지대를 가다 TIBET 80,000km, 도피안사, 2002>를 출간한다.

*무인구無人區, Wurenqu

지구의 제3극인 무인구는 창탕羌塘고원 최북단에 위치한다. 쿤륜산맥(崑崙 2,500km), 커커시리可可西里산맥과 인접해있으며 서남으로 히말라야산맥(2,400km)과 깡디스崗底斯산맥, 넨칭탕구라念青唐古拉산맥, 그리고 헝뚜안橫斷 산맥으로 둘러싸여 있는 금구禁區지역이다. 면적 20만km2, 평균해발고도 4,500~5,000m. 동절기 평균 온도 영하 30°C이다.

2007년 12월 세계 최초 무인구 횡단 편집

드디어 2007년 여름, 티베트 자치구의 장북고원과고단(藏北高原科考團)에서 한•중 국제학술조사 탐험대를 구성해 공동으로 무인구를 탐험하자는 제의가 들어온다.

 
무인구 장서깡르 산맥. 해발 5,700m 촬영. 2007. 양후로 가기위해 탐험대는 장서깡르 산맥을 따라 북상하기로 했다
 
무인구 북단에서의 캠프. 2007 무인구 북단에서의 캠프. 산소가 부족한 상태에서 온도계는 영하 30℃를 가리킨다.

한국 측 박철암 대장과 중국 측 북경지질과학원 박사, 진문서 박사, 서장지질조사 대원, 천문학자, 의사 등 14명으로 구성된 무인구 횡단 탐험대는 2007년 12월 1일 라싸에서 발대식을 갖고, 무인구 최북단인 양후羊湖를 거쳐 4,600km를 횡단·탐사하는 대장정에 나선다. 무인구 초입인 룽마에서 출발하여 첩첩한 산들이 파장형으로 이어진 장서깡르 산맥을 따라 무인구 중심으로 북상하여 무인구 최북단 서북부에 위치한 목적지 양후羊湖(4,778m)에 2007년 12월 10일 도착한다. 이후 커커시리 산맥을 따라 융퍼초涌波錯호로 무쯔타거봉慕士塔格峰 일대를 거쳐 초니錯尼호-파모췌중巴毛窃宗-췌단초确旦錯로 이어진 총 거리 4,600km 무인구 탐사와 횡단을 성공적으로 마친다.

 
한·중 국제학술조사 탐험대가 세계 최초로 무인구 양후에 도착. 2007.12.10. 뒷줄 오른쪽에서 네 번째가 박철암 대장


티베트 탐험에 나선 지 17년, 무인구 탐험을 시도한지 11번째에 2007년 12월 세계 최초 무인구 횡단 4,600km에 성공하고, 장북고원과고단 조직위원회로부터 "박철암 교수는 첫 번째로 지구의 제3극인 무인구를 넘어 탐험에 성공한 과학탐험가이다"라는 명예증서를 수여받는다. 그리고 사진집<無人區 티베트무인구 대탐험, 경희대학교출판국, 2009>, <세계의 지붕 TIBET 꽃과 풍물 (제2집), 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 2015>을 출간한다.

 
무인구 횡단. 2007년 12월 10일. 양후 피켈에 태극기와 경희대학교 교기를 달아 높이 들었다
 
무인구 횡단 명예 증서. 2007 '박철암 교수는 세계 최초로 무인구 탐험에 성공한 탐험가이다'

인류의 역사는 그 시대의 특출한 신념과 의지를 가진 사람들에 의해서 개척된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 그리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끊임없는 도전정신으로 근 현대사 100년을 관통해 탐험가의 길을 걸어온 박철암은 “미지의 세계를 꿈꾸라! 그리고 도전하라!”라는 탐험정신을 후학들에게 유지로 남기고, 2016년 7월 7일, 99세의 일기로 별세했다.


무인구탐험 (1997~2007, 11차) 편집

날짜 내용
1차 1997. 6~7 티베트 무인구 탐험대 대장, 짱베이 고원 7,000km 탐사
2차 2000. 8~9 무인구 탐험, 국제 에너지 학술조사대 한국대장.

한국, 일본, 중국, 인도, 네팔

3, 4차 2001. 6~7 무인구 탐험, 티베트 창탕고원 차부상지역8,000km 탐사
5, 6차 2002. 6~7 무인구 탐험, 무인구 마얼궈차카호
7, 8차 2003. 9~10 무인구 탐험대 대장, 무인구 쯔라툰고원
9차 2005. 4~5 무인구 탐험, 무인구 장서깡르산맥 텐수이허
10차 2007. 5~6 무인구 탐험, 무인구 마얼궈차카호에서 남부고원 횡단
11차 2007. 11~12 한.중 국제학술조사대의 한국 대표로 세계 최초로 무인구를 횡단하여 무인구 최북단 쿤룬산맥에 위치한 양후호 4,778m에 12월 10일 도착

12월 12일에 융보춰호에 도착

「2007년 12월 세계최초 무인구 횡단 4,600km」


수상 편집

수상내역
연도 내용
2008 탐험 대상(사람과 산)
2007 티베트 무인구 탐험과학자상 (티베트 짱베이藏北고원  무인구 과고단조위회)
2003 대한민국 특별공로상(대한산악연맹)
2002 공로상(대한산악연맹)
1998 공로상(네팔등산협회)
1996 산악문화상(한국대학산악연맹)
1979 경희대학교 개교 30주년 공로상

저서 편집

  • 《히말라야 다울라기리산군山群의 탐사기探査記》, 어수각, 1963
  • 《祕境HIMALAYA BHUTAN TIBET》, 세진사, 1993
  • 《세계의 지붕 TIBET 꽃과 풍물》, 도서출판 삶과 꿈, 1998
  • 《지도의 공백지대를 가다 TIBET 80,000km》, 도피안사, 2002
  • 《無人區 티베트무인구 대탐험》, 경희대학교출판국, 2009
  • 《세계의 지붕 TIBET  꽃과 풍물  (제2집)》 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 2015
  • 《박철암의 산과 탐험》, 도서출판선인, 2019
  • 《히말라야 다울라기리 산군의 탐사기(개정판)》, 하루재클럽, 2022

외부 링크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