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치 위계(agreement hierarchy)란 언어학에서 여러 언어들에 보편적인 언어 현상을 통일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사용되는 체계적 위계 중 하나로서, 일치에 관한 것을 의미한다. 이 위계는 그레블 코르벳(Greville Corbett)의 1991년 논문에서 제시되었다. 그 체계는 다음과 같다.

  • 제한적 형용사 > 술어 > 관계대명사 > 인칭대명사

많은 언어에 존재하는 문법적 일치 현상에서는 통제어의 , , 등에 의해 통제어과녁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이 일치는 의미론적 일치와 통사론적 일치로 나뉘는데, 때로 의미론적 일치와 통사론적 일치가 충돌할 때가 있다. 예컨대 독일어의 'Mädchen(소녀)'이라는 명사지소형 어미 '-chen'이 붙었기 때문에 통사론적으로 중성이다. 그러나 이 단어가 지칭하는 대상은 의미론적으로 여성이 되어 충돌이 발생한다.

코르벳은 이러한 통사론적-의미론적 일치가 위의 위계에 따라 정리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위의 일치 위계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면 의미론적 일치의 가능성이 단조적으로 증가하며, 왼쪽으로 진행하면 통사론적 일치의 가능성이 단조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이다. 이 위계는 과녁이 통제어에서 떨어져 있는 정도, 좀 더 정확하게는 구절 구조 상의 거리의 정도와 같다. 예컨대 다음과 같은 문장을 관찰해 보자.

  • The tall lady who is here is beautiful and I love her.

이 문장에서, 일치의 통제어인 'lady'와 한정적 형용사 'tall', 술어 'beautiful', 관계대명사 'who', 인칭대명사 'her'을 구절 구조 상에서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 [The tall lady] [who is here]] is beautiful] and [I love her]

이 순서는 위의 위계와 정확히 일치한다.

술어 위계 편집

일치 위계의 항목 중 술어에 대해서는 특별한 위계가 따로 존재한다. 영국의 언어학자 버나드 컴리(Bernard Comrie)는 1975년 논문에서, 네 가지 종류의 술어에 대해 그 일치의 위계를 논하였다. 그의 체계는 다음과 같다.

  • 동사 > 분사 > 형용사 > 명사

이 위계는 술어 위계(predicate hierarchy)라 불리는 것이다. 컴리에 따르면, 술어 위계의 오른쪽으로 진행할수록 의미론적 일치를 보일 가능성이 높으며, 왼쪽으로 진행할수록 통사론적 일치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같이 보기 편집

참고 문헌 편집

  • 윤병달, 『언어와 의미』, 도서출판 동인, 2009, 82쪽, 15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