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요지(主敎要旨)정약종이 순 한글로만 지은 천주교 교리 해설서이다. 이 책은 조선 천주교회가 공식적으로 간행한 최초의 한글 교리서이자[1] 조선 천주교인이 쓴 최초의 교리서라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2] 1801년 신유박해의 위기에 직면했던 시기를 전후하여 천주교인들로 하여금 신앙의 정체성을 정립하게 해주었다.[3] 주문모 선교사는 "이 책이 이 나라에서 꼴과 땔나무보다도 더 요긴하다."라고 평하였다.[1]

정약종이 《주교요지》를 저술한 이유는 한자를 모르는 신자나 부녀자, 어린아이들도 교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1] 또한 핵심 교리들을 발췌하여 엮음냄으로써 유학자들의 천주교 비판에 대응하기 위해서였다.[4] 특히 안정복이 쓴 《천학문답》은 그동안 전교에 큰 장애가 되어왔었다.

판본 및 구성 편집

국문목판본과 국문활자본이 남아 있는데 몇 군데 자구의 수정이 다를 뿐 내용상 차이는 없다.[2] 많은 연구자들이 그렇게 생각해 왔으나, 1895년에 간행된 목판본과 1897년에 나온 활자본은 내용상 차이가 있다. 목판본의 저본으로 여겨지는 필사본도 존재하는 등, 《주교요지》는 여러 종류의 판본이 있고, 내용도 서로 차이가 많이 난다.[5]

순한글로 서민들이나 부녀자들도 볼 수 있도록 되어 있고, 마테오 리치가 지은 《천주실의》처럼 문답식으로 구성되어 있다.[2]

내용 편집

상편은 그리스도교 자연철학의 호교적인 이론의 전개이며, 하편은 계시(啓示)를 중심으로 한 구속론(救贖論)으로 되어 있다. 전 32조로 장·절은 구분되어 있지 않으나 천주의 존재증명(5조목), 천주의 속성(9조목), 속론배제(俗論排除, 4조목), 불교비판(9조목), 천주의 상벌(5조목)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천주실의》의 내용·순서와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 의미상 동일한 내용임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정약종이 《천주실의》를 바탕으로 자신의 경험과 사상을 첨가해가면서 대중적으로 쓴 것이라고 볼 수 있다.[2]

상편과 하편의 소주제들은 다음과 같이 11가지 항목으로 분류할 수 있다.[3]

  1. 천주의 존재 증명(1-5항)
  2. 천주의 속성(6-16항)
  3. 타종교에 대한 비판(17-27항)
  4. 권선징악 및 종말론(28-32항)
  5. 천지창조론(33항)
  6. 타락(34항)
  7. 강생과 대속(35항)
  8. 부활 승천(36-38항)
  9. 재림 심판(39항)
  10. 그리스도의 구속사역(40-41항)
  11. 그리스도인의 삶(42-43항)

각주 편집

  1. 이덕일 <정약용과 그의 형제들 2>김영사 2004년 p47
  2. 한국정신문화연구원 <한국민족문화 대백과사전 20> 웅진출판 1991년 p803
  3. 안수강 (2013년 12월). “정약종(丁若鍾)의 “주교요지(主敎要旨)” 고찰”. 《역사신학 논총》 26. 2018년 9월 14일에 확인함. 
  4. 이덕일 <정약용과 그의 형제들 2>김영사 2004년 p53
  5. 서종태 (2002년 6월). “정약종의 『 주교요지 』 에 대한 문헌학적 검토”. 《한국사상사학》 18: 198-1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