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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병을 얻었을 때 석가모니 부처가 제자, 보살들을 향해 누가 그에게 찾아가 문병할 것을 권하였으나, [[사리불|사리풋다]](舎利弗)나 [[목건련|목갈라나]](目建連), [[마하가섭|마하카샤파]](大迦葉) 등의 아라한과 성문(声聞) 대중들은 저마다 예전 유마힐거사에게 모두 한마디씩 지적을 들은 적이 있어 "감당할 수 없다"고 사양하며 아무도 가려 하지 않았다. 또한 [[미륵]](弥勒) 등의 대승 보살들 역시도 마찬가지로 비슷한 경험을 말하며 사양해, 아무도 가려 하지 않았다. 이에 석가모니 부처의 제자인 [[문수보살]](文殊菩薩)이 대표로 그의 방장(方丈)의 거실을 찾았다. 보살인 응윤(應允)과 여러 보살, 나한이 문수보살을 수행했다.
 
이때 문수보살과 유마힐거사가 주고 받은 문답이 바로 《유마경》의 핵심 줄거리이다. 예를 들어 문수보살이 「보살은 어떻게 해야 불도(佛道)에 통달할 수 있습니까?」라고 물으면 유마힐거사는「만약 보살이 도가 아닌 길(非道)<ref>탐욕 ・ 성냄 ・ 어리석음에서 비롯되는 불도에 거스르는 것</ref>을 간다면 곧 불도에 통달한 것입니다.」라고 대답하는데,<ref>《유마힐소설경》8권8 불도품(佛道品)</ref> 그 진의는 「비도를도가 아닌 길을 행하되 그것에 구애되지구애되거나 빠져들지 않는다면 그것이 불도에 통달하는 것이다.」라는 의미가 있다. 대승경전, 특히 《유마경》에는 이러한 역설의 논법이 곳곳에 보이고 있으며 훗날의 선종 불교 등에서 많이 인용되었다. 일본 [[무로마치 시대]]의 선사 잇큐 소준(一休宗純) 등은 그 전형적인 사례로 거론되고 있다.
 
유마힐거사가 "중생이 병들었으므로 내가 병이 들었소"라고 말하는 부분에서 병이란 당연히 생리적 질병이 아닌 정신적 차원의 것을 말하며, 중생에게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는 '불이법문(不二法門)'을 가르쳐 공(空)의 속성이 본래 무생(無生)임을 증명하고 병의 근원이 '집착'에 있음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유마힐거사는 자신의 병을 드러내 보이고 대중을 불러 병문안을 받고, 그 자리를 빌어 중생들에게 널리 설법을 행하고, 그에 관한 갖가지 문답을 행함으로써 대중에게 '공관'(空觀)의 대승불법을 가르치고자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