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혼시〉(回婚詩)는 정약용이 지은 한시이다.
정약용은 15세 때 아내 홍씨와 결혼해 만 60년을 내외로 살았다. 회혼일을 기념하며 썼으나, 다산이 회혼일 아침에 세상을 떠나 그의 마지막 시가 되었다.
回婚詩
六十風輪轉眼翩
穠桃春色似新婚
生離死別催人老
戚短歡長感主恩
此夜蘭詞聲更好
舊時霞帔墨猶痕
剖而復合眞吾象
留取雙瓢付子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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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혼시
육십 년 세월, 눈 깜빡할 사이 날아갔는데도
짙은 복사꽃, 봄 정취는 신혼 때 같구려.
나고 죽는 것과 헤어지는 것이 사람 늙기를 재촉하지만
슬픔은 짧았고 기쁨은 길었으니 성은에 감사하오.
이 밤 〈목란사〉 소리 더욱 좋고
그 옛날 치마[1]에 먹 자국은 아직도 남아 있소.
나뉘었다 다시 합하는 것이 참으로 우리의 모습이니
한 쌍의 표주박을 자손에게 남겨 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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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문의 ‘霞帔’는 조선 시대 여인들이 입던 붉은 치마이다. 다산이 유배지에 있을 때, 부인 홍씨가 이 ‘하피’를 보내 오자 다산이 치마를 이리저리 잘라 그 위에 글을 써 올려 보낸 일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