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인도네시아인

중국계 인도네시아인 / 인도네시아 화교(영어: Chinese Indonesian, 중국어: 印度尼西亞華人)는 인도네시아에 거주하는 화교를 말한다. 인도네시아 현지에서는 티옹화(Tionghoa)라고 하지만, 말레이시아 화교들처럼 치나(Cina)라고 부르기도 한다. 인구의 4%에 지나지 않지만, 경제권의 80%를 장악하고 있다.

역사 편집

인도네시아의 화교들은 네덜란드 식민지 시절부터 존재했다. 과거 바타비아(현 자카르타)에 화교들만의 마을들이 있었다.

화교들은 빠른 속도로 경제권을 장악하기 시작했으며, 이 때문에 말레이계 현지인들과 종종 마찰을 빚었다. 독립 후인 1950년대부터 현지인들을 중심으로 한 정부는 화교들에 대한 탄압을 시작했는데, 이 때 중국어 사용이 금지되었다. 1965년 쿠데타 당시 공산당 진압 작전이 있었는데, 문제는 이 과정에서 수많은 화교들이 공산주의자로 몰려 살해되었다.

쿠데타 이후 집권한 수하르토는 즉각 화교를 현지인으로 만들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중국어 사용 금지는 물론, 공공장소에서 중국 문화를 행하는 행위(예: 춘절 기념)를 금지시켰다(물론 집안에서는 가능했다). 또한 중국식 성씨를 인도네시아식으로 개명하게 했다(대표적인 기업인 림시우리옹은 "수도노 살림"으로 개명했다). 그밖에 화교들은 공직 진출을 금지당했다.

하지만 경제권만큼은 크게 통제되지 못했으며, 그 결과 현지인들의 반발이 지속되었다. 1998년 수하르토의 퇴진을 요구하던 민주화 운동이 갑자기 반화교 폭동으로 돌변하여, 수많은 화교들이 처참하게 살해되었다.

2000년대에 들어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화교들에 대한 탄압은 중단되었으며, 민주화 시대의 첫 대통령인 압둘 라흐만 와히드는 스스로가 화교의 후손임을 밝혔다.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정권 때에는 화교 정치인인 마리 엘카 팡에스투가 장관으로 오르기도 했으며, 2012년 자카르타 주지사 선거 때 조코위의 러닝메이트로 화교인 바수키 차하야 푸르나마가 당선되었다. 현재 화교의 정계 진출은 활발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차별조항이 많이 남아있다.

이름 편집

본래 화교들은 성씨를 앞에 쓰고 그 뒤에 이름을 쓰는 중국식 이름을 사용했다. 그러나 1967년 이후 일종의 '창씨개명'이 실시되었으며, 중국식 이름이 금지되고 모든 중국식 성씨는 인도네시아식으로 개명되어야만 했다. 압둘 라흐만 와히드 정권 때 본래의 중국식 이름으로 되돌리는 것이 허용되었으나, 대부분은 개명된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이름을 개명하는 방법은 다양했지만, 대개 자신의 성씨를 인도네시아식 이름에 끼워넣었다. 예를 들어 Tan 씨는 Soetanto(EYD로는 Sutanto), Pang 씨는 Pangestu(예: 마리 엘카 팡에스투), Wee는 Widodo 또는 Widjaja(EYD로는 Wijaya)이다. 때로는 무슬림처럼 아랍어 이름으로 개명되기도 했는데, 예를 들어 Lee가 Ibrahim, Lim(수완디 Liem)이 Salim(예: 수도노 살림)이 되는 경우가 그랬다. 아예 영어 이름을 성씨로 쓰거나, 또는 말레이어, 자바어 등 현지어 단어 중 하나를 골라 성씨로 쓰기도 했다.

당초 화교를 현지인으로 만드려는 수단으로 시행되었지만, 문제는 일부러 끼워넣었다는 점이 "옥의 티"였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름만 보고도 화교인지 아닌지 구분할 수 있었다고 한다. 때로는 이름만 갖고는 화교인지 아닌지 구분할 수 없기도 한데, 이 때문에 종종 오해가 생기곤 한다. 예를 들어, 인도네시아의 대통령 조코위는 대선 때 화교로 오해받곤 했는데, 이는 성씨인 Widodo가 Wee나 Oey 등에서 온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아예 그의 가짜 중국식 이름인 Oey Hong Liong이 적힌 부고가 나돌기도 했다.

사회 편집

언어 편집

과거 인도네시아의 화교들은 중국어를 구사했으나, 수하르토 정권을 거치면서 중국어의 사용이 금지되어, 현대 세대들은 중국어를 잘 하지 못한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여전히 능통하게 구사하는 사람이 있는 가 하면, "니하오" 등 기본적인 것 외에는 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대화할 때에는 중국어와 말레이어를 섞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말레이어만을 사용한다. 다만 최근에는 부모한테 배우거나, 또는 중국, 말레이시아 등으로 유학을 갔다 오면서 중국어를 조금씩 구사할 줄 아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종교 편집

인도네시아는 아시아 최대의 무슬림 국가로, 인구의 80% 이상이 무슬림이나 이슬람 국가가 아닌 다종교 국가이다. 종교의 선택은 자유이나 이슬람, 카톨릭, 개신교, 불교, 힌두교 5종류의 종교중에 하나를 의무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현지인들은 대개 무슬림이나, 화교들 중 무슬림의 비율은 5%에 지나지 않으며,[1] 대개는 불교, 기독교 등을 믿는다.

반중 감정 편집

인도네시아는 반중 감정이 적지 않으며, 1965년 쿠데타 진압 작전 또는 1998년 폭동 당시 수많은 화교들이 현지인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러한 폭동이 언제 일어날 지 알 순 없으나, 가능성이 낮은 편이 아니라 화교들은 불안해하고 있다고 한다. 현지인과 화교는 서로 경계하는 편이며, 서로 섞여 어울리는 일은 드물다. 최근들어 바수키 차하야 푸르나마같은 화교들이 자카르타의 부주지사로 당선되는 등 상황은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심한 편이다.

화교들은 법적으로 대통령이 될 순 있지만 국민 정서상 되기 어려운 걸로 알려져 있다.

대표 인물 편집

각주 편집

  1. Ananta, Arifin & Bakhtiar 2008, 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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