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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을 삼키는 사투르누스(1636), 페테르 파울 루벤스 작(作)

크로노스(그리스어: Κρόνος)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티탄중의 하나로 하늘의 신인 우라노스와 땅의 신인 가이아 사이에서 태어난 최초의 12명의 티탄족 신들 중 막내이자 지도자였다. 농경을 다스리는 신으로써, 로마 신화사투르누스와 동일시된다.

그는 아버지인 우라노스를 몰아내고 세상을 다스리려 하나, 그 자신의 아들 제우스를 주축으로한 올림포스 신들이 반란을 일으켜 이들과 10년 동안 전쟁을 벌였는데 결국 패하여 타르타로스에 감금되고만다. 크로노스가 축출된 이후에는 데메테르가 농경의 신을 담당하게 된다.

크로노스(Kronos/Cronus)는 시간의 신인 크로노스[주 1] (Chronos)와 발음이 비슷하여 혼동되기도 한다.

신화편집

펠라스고이족 신화편집

펠라스고이 신화[주 2]에서 만물의 여신으로 나오는 에우뤼노메(Eurynome)는 우주의 일곱 행성을 창조한 뒤, 티탄족 남신 1명과 여신 1명을 한쌍으로 각각 하나의 행성들을 맡겨 다스리게 한다. 여기서 레아와 크로노스는 토성을 다스리게 된다.[주 3]

헤시오도스편집

그리스시인헤시오도스의 《신통기》에 따르면, 크로노스의 아버지인 우라노스가이아와의 사이에서 기간테스 삼형제[주 4]퀴클롭스 삼형제[주 5], 그리고 12명의 티탄족 신들[주 6]을 낳았다. 하지만 하늘의 신인 우라노스는 자신과 가이아에게서 태어난 자식들이 힘이 강했기 때문에, 그들을 처음부터 싫어했고 태어나는 족족 타르타로스에 가두어 버린다.[1]

우라노스의 이런 행동에 고통을 느끼던 가이아는 결국 타르타로스에 있는 자식들에게 우라노스를 제거하자고 제안하지만, 모두 우라노스의 힘을 두려워하여 선뜻 나서지 못한다. 그 때 티탄신들 중에서 나이가 가장 어렸던 크로노스가 자청하여 나서 우라노스가 가이아에게 접근하였을 때 으로 우라노스의 음낭을 잘라 거세시킨다. 이 때 우라노스가 흘린 피가 땅에 닿아 복수의 여신인 에리뉘에스와 거인족인 기간테스들, 그리고 물푸레나무의 요정인 멜리아스가 태어났다고 한다.[2] 또한 바다에 떨어진 그의 성기에서 흘러나온 정액은 파도에 휩싸여 거품으로 변해 사랑과 미의 여신인 아프로디테가 태어났다. [3]

 
아버지 우라노스를 거세하는 크로노스, 조르지오 바사리 작(作)

하지만 크로노스는 우라노스가 몰락한 뒤 타르타로스로부터 형제들을 풀어주겠다는 가이아와의 약속을 저버리고 그들을 감금한채로 방치하였다. 또한 대지의 여신인 레아와 결혼한 뒤에 그대로 아버지의 뒤를 이어 왕이 된다. 배신감을 느낀 가이아는 크로노스가 아버지를 내쳤듯이, 그 역시도 자식에게 쫓겨 날 것이라는 저주를 한다. 저주를 두려워한 크로노스는 레아와의 사이에서 자식을 낳을 때마다 먹어치우고, 데메테르, 헤스티아, 하데스, 포세이돈, 헤라는 태어나자 마자 크로노스의 뱃속으로 들어가게 된다.[4] 자식들이 먹히는 행위를 보다못한 레아는 부모인 가이아에게 도움을 청해 그녀의 계책으로 아이 대신에 보자기에 싼 돌을 삼키게 한다.[5] 가이아는 여섯번째 아이인 제우스가 태어나자마자 재빨리 크레타 섬으로 옮겼고[6], 아이가이온산에 살고 있던 님프아말테이아에게 제우스를 돌보게 하였다.

가이아와 레아 덕에 목숨을 부지하고 장성할 수 있었던 제우스는, 지혜의 여신인 메티스에게 도움을 받아 크로노스에게 구토를 일으키는 약을 먹이는데에 성공하고, 크로노스는 마지막에 삼켰던 돌을 시작으로 자기 자식들을 토해낸다.[7][주 7] 제우스는 가이아와 레아, 형제들과 힘을 합쳐 아버지인 크로노스와 전쟁을 시작하였고 그 주변에 있던 다른 티탄들도 크로노스와 제우스 편으로 각기 갈려 전쟁을 하였다. 이 전쟁은 10년간 지속되며[8], 마침내 제우스가 승리하게 되자 크로노스와 그의 편을 들어 함께 싸웠던 다른 티탄신들은 타르타로스에 수감된다.[9][주 8]

그의 다른 작품인 《일과 날》에서도 크로노스가 등장한다. 헤시오도스는 인간의 시대를 5가지로 분류했는데[주 9], 크로노스는 이 시대들 중 가장 먼저 등장했던 황금 시대를 이끌던 신이었다. 하지만, 크로노스가 전쟁에서 패하고 제우스가 지배하는 세상이 되자 황금 시대도 막을 내렸고, 황금 시대의 인간들은 모두 땅으로 돌아가 정령(Daimon)들이 되었다. [10][주 10]

함께 보기편집

주해편집

  1. 시간의 신인 크로노스는 고대 그리스의 음유 서사시에 등장하는 신이다. 이 이야기는 오르페우스 신앙등에서 계승되어지고있다. 이에 따르면 태초의 세계에는 크로노스(Chronos)만 존재하였고, 그로부터 창공의 아이테르(Aither)와 심연의 카스마(Chasma)가 태어난다.
  2. 펠라스고이족(Pelasgians)은 유사 이전에 펠로폰네소스 지역에 거주하던 민족이다. 이 민족의 신화는 현재까지 전수되고 있는 그리스 신화중에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3. 토성(Saturn)이라는 이름은 로마 신화에서 크로노스와 동일시 되는 사투르누스(Saturnus)에서 왔다. 토요일(Saturday)역시 '토성의 날'이라는 의미로 사투르누스에서 따온 것이다.
  4. 브리아레오스(Briareos=강한 자), 지게스(Gyges=땅에서 태어난 자), 코토스(Cottos=용감한 자). 이들 삼형제를 '백개의 손을 가진 자'라는 의미의 헤카톤케이르(Hekatoncheir)라고도 한다.
  5. 브론테스(Brontes=천둥), 스테로페스(Steropes=번개), 아르게스(Arges=벼락).
  6. 오케아노스(Okeanos), 휘페리온(Hyperion), 이아페토스(Iapetos), 코이오스(Koios), 크레이오스(Kreios), 크로노스(Kronos)의 6명의 남신과 테튀스(Tethys), 테이아(Theia), 테미스(Themis), 레아(Rhea), 므네모쉬네(Mnemosyne), 포이베(Phoibe)의 6명의 여신.
  7. 제우스는 후일 이 돌을 파르나소스 산으로 옮겨 자신의 승리의 증표로 삼았다.
  8. 다만 크로노스의 편을 들어 싸웠던 아틀라스(Atlas)만은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어, 그는 타르타로스에 감금되지 않고 대신 하늘을 떠받드는 형벌을 받게 된다.
  9. 그는 인간의 시대를 황금 시대, 은 시대, 청동 시대, 영웅 시대, 철 시대로 구분하였다. 마지막인 철의 시대가 현재이며 헤시오도스가 살았던 시대이기도 하다.
  10. 로마 신화에서 크로노스와 동일시되는 사투르누스는 제우스에 의해 실각했을 때, 그리스를 벗어나 이탈리아로 이동하여 카피톨리움 언덕 위에 사투르니아라는 도시를 세웠다고 한다.

주석편집

  1. 헤시오도스, 《신통기》153 ~ 160 행
  2. 헤시오도스, 《신통기》183 ~ 187 행
  3. 헤시오도스, 《신통기》188 ~ 200 행
  4. 헤시오도스, 《신통기》459 ~ 462 행
  5. 헤시오도스, 《신통기》485 ~ 486 행
  6. 헤시오도스, 《신통기》479 ~ 480 행
  7. 헤시오도스, 《신통기》494 ~ 496 행
  8. 헤시오도스, 《신통기》635 ~ 636 행
  9. 헤시오도스, 《신통기》729 ~ 730 행
  10. 헤시오도스, 《일과 날》 109 ~ 122 행

참고 자료편집

  • 헤시오도스. 《신통기(神統記)》(Theogony, Richard S. Caldwell 역)
  • 헤시오도스. 《일과 날》(Ergakai Hemerai, Richard S. Caldwell 역)
  • 조병준 (2008). 《그리스 신화 패러다임》(Paradigms of Greek Mythology) ISBN 978-89-5920-12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