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신흥종교

한국의 신흥종교(韓國-新興宗敎)는 구한말의 정치적·사회적 혼란기에 출현한 종교들이 그 효시가 된다.

정치의 타락과 유교의 부패와 아울러 천주교는 토착화되지 못하고 사회적 혼란이 극에 달했을 때 하층민(민중) 사이에서 일어났다. 역사적 전환기와 사회적 급변기에 정국의 혼란, 사회적 불안, 가치관의 붕괴, 지배종교의 부재, 기성종교의 외면 등등 복합적 사회병리를 요인으로 발생하게 되었다. 오늘날 신흥종교는 기성종교의 과거성이나 고루성, 교리의 진부성, 행실의 불륜성·경제성 또는 경전 해석 차이 등으로 한없이 분화되어 나아간다. 한국 신흥종교의 발생은 눌려사는 민중들이 빈곤·질병·무지에서 살아남으려는 움직임이며, 자연발생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으로 해석되기도 하는데, 한사회에서의 신흥종교의 증가율은 사회적 '아노미'현상과 정비례하는 것이며, 반대로 안정된 사회일수록 신흥종교의 자연 소멸률은 높아진다는 것이다.

개념편집

신흥종교란 단어는 한 사회의 혼란상을 배경으로 새롭게 발흥된 종교의 모습을 지칭한 말이다. 따라서 이 말은 두 가지 측면에서 그 의미를 규정할 수 있다. 하나는 부정적이며 어두운 면으로, 다른 하나는 긍정적이며 밝은 면으로 정의를 내릴 수 있다.

전자는 신흥이란 말 자체가 의미하듯이 걷잡을 수 없는 풍조 속에서 한때 발생하는 데 유리한 조건을 타고 우후죽순격으로 발흥·유행하다가 또 다른 사조가 일어날 때에는 풍전등화격으로 사라질 수도 있다는 뜻을 내포하며, 후자는 역사적 창조성을 지닌 종교라고 이해하고 풀이할 수도 있다는 면에서 본 관점이다. 왜냐하면 오늘날의 고등종교가 창교되던 당시 석가공자예수의 활동은 누구나 잘 알 수 있듯이 신흥종교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신흥종교라는 말은 일반적으로 기성종교와 대치해서 쓰여진 상식적 용어이며, 그 의미는 '새로운 믿음의 집단'이 형성되어 가는 상태라고 말해도 무방할 것이다. 일제 강점기에는 한국 고유신앙 전체를 일괄하여 유사종교(類似宗敎)라고 단정하기도 했으며, 한국전쟁 직후 혼란상을 틈타 또다시 많은 신흥종교가 발흥되었을 당시 민심을 현혹시키고 사회적 문제를 일으킨다 하여 치안국에서 그들을 조사할 때 붙인 이름은 국산종교(國産宗敎)였다. 한국사회에서 신흥종교란 말의 개념은 문학적 반성없이 자기 종교 아닌 타종교를 저열시하려는 데서 한때 유사종교란 말로 무차별하게 통용되기도 했다. 신흥종교의 개념은 현대사회의 새로운 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며, 매우 넓은 의미를 지니고 있으므로 학문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계보편집

첫째, 유교·불교·기독교 등과 같은 기성종교가 오랫동안 전통화되어 나온 가운데 토착화 과정에서 시대적·사회적·여건에 따라 분파 현상으로 파생된 새로운 종파를 신흥종교라 할 수 있다. 유교에서 분파된 신흥종교는 김항(金恒, 1826∼1898)의 영가무도교, 강대성(姜大成)의 일심교(一心敎) 등 6종파이며, 불교계에서 분파된 신흥종교는 천화불교(天華佛敎)·불입종(佛入宗) 등 64종파(계룡산하 40종)나 되고, 기독교에서 분파된 신흥종교는 세계일가공회(世界一家公會)·새일수도원 등 25종파로 나뉘어 있다.

둘째, 근세에 일어난 종교사상 중 특히 동학사상과 단군숭배에서 연원(淵源)하여 분화된 각종파들을 들 수 있다. 최제우의 동학사상은 최시형을 거쳐 손병희에 이르러 천도교로 개칭되면서 건전한 민족종교로 성장하여 왔다. 그러나 손병희대에서 분화현상이 시작되어 지금은 천진교(天眞敎)·수운교(水雲敎)를 비롯하여 20여 종파의 신흥종교가 있으며, 또한 민중 고유의 단군신앙 역시 나철에 의하여 민족사상을 근간으로 하는 건전한 민족종교로 발전하는가 하면 극히 기본적이고 은둔적인 방향으로 전락한 광명대도(光明大道) 불아신궁(亞亞神宮) 등 17여 종파의 신흥종교가 형성되어 있다.

셋째, 한국 고유의 민간신앙을 토대로 기성종교의 교리나 어떤 다른 사상들을 습합하여 새 종단을 형성한 습합적 신흥종교 '신명사상(神明思想)을 주축으로 한 유합적 신흥종교'가 있는데 대표적인 것으로는 강일순(姜一淳, 1871 ∼1909)을 중심으로 형성된 종교집단으로서 보천교(普天敎)·태극도(太極道) 등 47종과 봉남계(奉南系) 12종, 각세도계(覺世道系) 10종, 계통불명 10여 종파인데 이들은 모두 습합적 신흥종교들이다.

넷째, 토속성이 강한 샤먼적 신흥종교들이 형성되고 있다. 이를 무속숭신계(巫俗崇神系) 신흥종교라고도 부른다. 이들은 치병(治病)·요행(僥倖)·기도로써 약자의 심리를 풀어 주며, 주술성이 많은 영험한 인간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을 집단화하여 조직된 종교들이다. 여기에서는 사회봉사정신은 찾아볼 수 없고 교리는 전무한 상태이다. 이 집단을 신흥종교 분야로 취급하고 있으나, 특히 이런 집단 속에서 유사 종교를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이에 속하는 것은 관성묘(關聖廟) 등 20여 종파에 달한다.

유형편집

한국 신흥종교의 여러 가지 유형을 발생원인적·구조적·사회심리적·현상학적으로 각각 분류한다.

발생원인적으로 분류하면, 첫째 기성종교의 성립 과정, 즉 발생초기에서와 같은 창조성과 보편성을 가진 절실한 참 종교가 있고, 둘째 기성종교에서 부식된 '섹트(sect)'나 '싱크레티즘(Syncretism)'의 준종교(準宗敎)도 있고, 셋째 종교적 형태는 갖추었으나 주술로써 사회 여건과 수준에 맞추어 부식(腐殖)하려는 종교, 즉 '샤머니즘'적 민간신앙을 토대로 한 종교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구조적 유형으로 보면, 첫째 기성종교와 동일한 구조를 갖춘 신흥종교, 둘째 교주를 두지 않고 어떤 원리를 신앙의 본거로 삼아 조직된 신흥종교, 셋째 무당의 당골집과 같이 신(제)단(神<祭>壇)을 차려 제(祭)행위를 하며 간판은 내걸고 있으나 고정 신도를 갖지 않은 신흥종교로 나눌 수 있다.

사회심리적 분류, 즉 신도들의 사회에 대한 성향을 보고 분류해보면 첫째 공격형, 둘째 타협형, 셋째 도피형으로 나눌 수 있다. 신흥종교는 사회적으로 눌린 사람들의 원망복합체(願望複合體)이므로 하층민의 좌절과 소망이 반영된 거울이라 하겠다.

현상학적(現象學的) 유형을 분류해 보면 분파적 신흥종교와 습합적 신흥종교로 대별할 수 있고, 전자를 다시 분파형과 탈피형으로, 후자를 '히어로(Hero)'형과 '길드(Guild)'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분파적 신흥종교에서 어떤 기성종교를 모태로 하여 성장하려는 경우는 '분파형'이며, 모태로 했던 기성종교와는 전혀 다르게 그 모태 종교와는 관계 없이 성장하려는 경우는 '탈피형'이다. 이 분파적 신흥종교는 기성종교가 토착화하는 과정에서 실패할 경우 발생한다.

습합적 신흥종교란 기성종교와 같으려는 표준형이 전무하고 완전 자기중심적으로 유합하여 설립된 종교 단체이다. '히어로형'은 어떤 탁월한 인물이 과거의 경험을 되살려 적절한 교리·교강을 마련하고 스스로 교주가 되며 추종자를 규합하려는 형이다. '길드형'은 사회 이면에서 극도로 현실에 불만을 품고 방황하던 몇몇 사람들이 어떤 인연으로 만나 이상사회를 구가하는 의지를 통합하여 결합되는 일종의 '길드사회주의'적 형식을 취하는 종교이다.

한국에 있어서 이같은 신흥종교의 격증은 조선의 패망, 일제의 침략, 8·15해방, 한국전쟁 등 대변환의 악순환 상태에서 자연적인 현상이었다. 따라서 한국에서 일어난 신흥종교와 같은 현상은 일찍이 어느 때 어느 사회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것이었으니 점차 한국 사회의 특수한 문제로 대두하고 있는 것이다. 그 발생적 원인을 분석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특성편집

신흥종교의 특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종교유합으로, 신흥종교의 대부분이 타종교의 교지를 절충·종합하여 교리 체계를 구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독교에서 분파한 계통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유(儒)·불(佛)·선(仙) 3교의 융합·합일을 주장하여 기성종교의 무력에 실망한 민중의 요구에 응하려 했던 것이니 그 시원은 동학 사상에서 찾을 수 있다.

둘째는 후천개벽(後天開闢) 사상이니 현재까지의 시대를 선천시대(先天時代)로, 현재 이후의 시대를 후천시대로 구분하여 전면적인 변혁이 이루어진다고 보는 사상이다. 이는 세사(世事)와 인사(人事)를 옛날과 오늘날의 세계로 구분하여 시운(時運)으로 관찰하려는 일종의 운명관이며, 최제우의 선후천개벽, 김항(金恒)의 정역사상(正易思想), 강일순(姜一淳)의 후천세계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 후천 개벽사상은, 기성종교에서 주로 내세의 천국을 말하는 데 대해 현세적 지상낙원을 지향하는 데에 큰 특징이 있으며, 오랫동안 불안과 고뇌 속에 살아오던 민중들에게 희망과 동경을 일으켜 줄 수 있는 새로운 역사관이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리하여 극락선경·용화도운 춘원선경 등으로 표현되는 각종 이상세계를 제시하였으나 교도들이 현세 이익적인 사고방식에서 탈피하지 못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셋째는 교주숭배이니 신자들이 교리를 실천하고 교법을 신봉하는 면에 관심을 두지 않고 교주를 신격화하여 그 초월적인 능력을 받는 데에 치중하였던 점이다. 여기에서 교주는 하늘에서 강림한 천신 또는 하늘이 내린 신인(神人)으로 받들어져서 인간화한 신 또는 신화(神化)한 인간으로 숭앙되었다. 그리하여 교주는 영술(靈術)·기적 등을 행하여 널리 중생을 구원하는 일을 행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교도는 교주에 절대복종할 것이 요청되어 후에 많은 폐해를 가져왔고, 절대권위를 가진 교주가 죽으면 자연 교세가 사분오열되는 현상을 가져왔다.

넷째, 정감록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 점이다. 정감록 사상은 음양 풍수사상을 기초로 한 고유한 민간신앙으로 말세가 되어 세상이 혼란하면 정도령이 출현하여 세상을 구원한다는 일종의 '메시아'적 사상과 한국적인 택지사상에 근거한 10승지(十勝地)사상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진인(眞人)이 출현하여 세상을 다스린다는 사상은 오랫동안 평화롭지 못했던 당시의 세태에서 빛을 보기에 적합한 사상이었고, 10승지사상은 각종 신흥종교에서 선민의식(選民意識)으로 발전하여 계룡산을 한국의 중심으로, 한국을 세계의 중심으로 보는 사상을 이루기도 하였다.

다섯째는 신명(神明)사상이니 사람이 신명과 동화해 신적 권능을 얻고 신의 조화를 부릴 수 있다는 사상이다. 이는 토속적 샤먼의 다신(多神)·다령(多靈) 신앙을 기초로 성립된 것으로, 특수한 수련을 통해 신과 접화(接化)하는 것을 바라는 사상이며 신화도통(神化道通)·통령(通靈)·성령강림 등의 표현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같이 보기편집

참고 자료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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