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안

가나안(북서 셈어: knaʿn; 페니키아어: 𐤊𐤍𐤏𐤍Kenāʿan; 히브리어: כְּנַעַןKənáʿan, in pausa 히브리어: כְּנָעַןKənā́ʿan; 고대 그리스어: ΧαναανKhanaan;[1] 아랍어: كَنْعَانُKan‘ān)은 이집트소아시아 사이에 가로놓여 있는 지중해 동해안 지방을 지칭하는 명칭으로서 오랜 옛날부터 쓰였다. 또한 구약성경에는 요단강의 서쪽 지방을 일반적으로 가리킨다.

가나안
𐤊𐤍𐤏𐤍  (페니키아어)
כְּנַעַן  (히브리어)
Χανααν  (grc-x-biblical)
كَنْعَانُ  (아랍어)
지방
Location of 가나안 𐤊𐤍𐤏𐤍  (페니키아어) כְּנַעַן  (히브리어) Χανααν  (grc-x-biblical) كَنْعَانُ  (아랍어)
정체 민족
가나안어족

팔레스타인의 옛 이름으로 이스라엘이 정복하기 전 가나안족의 땅이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그 후손에게 이 땅을 주시기로 약속하셨으며(창 12:7; 출 6:4; 레 25:38), 그 약속은 모세의 뒤를 이은 여호수아 때에 부분적으로 성취되어 이스라엘 12지파에게 분배되었다. 솔로몬 시대에 이 땅을 잠시 정복했다(왕상 8:56).

역사편집

이 지방에 사는 가나안 사람들은 함족의 한 분파(分派)로서 정복자인 이스라엘 민족보다 발전된 고도의 문화를 지니고 농경에 필요한 기술을 그들에게 가르쳐주었다. 동시에 가나안 사람들이 가지고 있었던 다산(多産)을 상징하는 여러 신에 대한 신앙이 이스라엘 민족 속에 침투해 들어가서 심각한 종교문제가 되어 때때로 예언자들의 비판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명칭과 의미편집

히브리어로 ‘케나안’(כְּנַעַן), 헬라어로 ‘카나안’(Χάνααν)으로 불리며 ‘낮은 땅’이라는 뜻을 가졌다. ‘페니키아’(베니게)라고도 불리는데, ‘자줏빛 염색의 땅’, ‘불그스레한 자줏빛’의 뜻으로 본다. 지중해 연안의 베니게 근처에서 발견되는 뿔고둥 조개를 원료로 자줏빛 염료를 생산하였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기원전 18세기 설형문자로 기록된 마리문서에 처음 등장하며[2], 기원전 14세기 고대 이집트 문서인 아마르나 문서에서도 그 명칭을 찾아볼 수 있다.[3]

가나안의 다양한 이름편집

가나안 땅(창 17:8)은 ‘히브리 땅’(창 40:15), ‘아름답고 광대한 땅, 젖과 꿀이 흐르는 땅’(출 3:8), ‘블레셋 땅’(출 15:14), ‘이스라엘 온 땅’(삼상 13:19), ‘영화로운 땅’(단 8:9), ‘여호와의 땅’(호 9:3), ‘거룩한 땅’(슥 2:12), ‘유대인의 땅’(행 10:39), ‘약속하신 땅’(히 11:9) 등이 있으며, 이외에도 하나님의 백성이 최종적으로 들어가게 될 ‘하나님의 나라’(천국)를 상징하기도 한다.[4]

범위와 지리편집

“애굽 강에서부터 그 큰 강 유브라데까지” (창 15:18)

“단에서부터 브엘세바까지” (삿 20:1; 삼상 3:20)

오늘날의 시리아, 레바논, 이스라엘, 요르단 등지를 포함하고 있음을 주목한다면, 시리아–팔레스타인 지역은 구약성서의 가나안 땅과 거의 같은 지역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5]

지중해 동편편집

해변을 따라 레바논의 시돈에서 가사까지, 내륙지방은 소돔과 고모라를 지나 라사까지였다(창10:19; 12:5; 민13:17-21; 34:7-12). 레바논과 수리아 남단에서 가자 지역 남쪽 애굽 시내까지 이르는 땅으로, 통상적으로는 요단 강 서쪽 전지역을 일컫는다.

비옥한 초승달 지대편집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여 두 문화의 영향과 분쟁의 중심에 있었다.[6] 중앙 산악 지역을 중심으로 서부에 해안 평야 지역이 위치하고, 동부에 요단 계곡 지역이 위치한다. 남부에는 네게브 지역이 위치한다. 각종 산물이 풍부하고(신 8:8), 광물질이 많이 매장되어 있어(신 8:9), 매우 아름다운 땅(신 8:7), 기름진 땅(렘 2:7), 젖과 꿀이 흐르는 땅(민 14:8)으로 불렸다. 이런 풍요로운 자연의 혜택으로 인해 이곳은 일찍부터 물물 교환이 빈번하였고, 거래도 활발하였다(겔 27:17).[7]

계약편집

법적인 구속력을 지닌 서로 간의 약속이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해 인간에게 계시하신 특별한 의사를 가리키는 ‘언약’(言約)을 지칭하기도 한다. ‘계약’으로 번역된 히브리 원어 ‘베리트’(בְּרִית)의 기본 의미는 ‘자르다’이다. 이는 계약을 맺을 때 희생제물을 둘로 자른 뒤 그 사이를 계약 당사자들이 함께 지나간 데서 유래한 표현으로(창 26:28), 계약을 어기는 자는 쪼개진 짐승과 같은 신세가 될 것이라는 준엄한 경고의 의미가 담겨 있었다고 한다.[8] 성경에서 하나님의 계약은 흥정이나 교환, 교섭이 있을 수 없으므로, 계약은 주권적으로 사역되는 피의 약정이다.[9]

모세의 계약편집

히타이트(Hittite) 조약은 평등 조약(parity treaty)과 종주권 조약(suzerainty treaty)으로 구분하는데, 모세의 계약은 종주권 계약과 유사하다. 그러나 당위법의 형태로 주어진 십계명의 간결한 역사적 서언은 하나님의 은혜가 율법보다 앞서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10]

‘나는 너를 애굽 땅, 종 되었던 집에서 인도하여 낸 네 하나님 야웨니라(출 20:2)’

율법은 구속의 계약이 이루어지는 하나의 방식일 뿐이고, 아담에게서 세워지고 노아아브라함에서 확인되고 모세에서 갱신되는 계약 관계는 법적인 차원을 강조한다. 율법 계약은 그리스도 안에서 완성된다.(마 5:17) 그리스도는 율법 전체를 완전히 지키셨고, 율법의 저주를 직접 담당하셨기 때문이다.

성경에 등장하는 계약의 형태편집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이뤄지는 계약(창 2:16–17; 22:16), 인간과 인간 사이에 진행되는 계약(창 21:25–30; 29:15–20; 삼상 18:3–4), 국가와 국가 사이에 맺는 계약(왕상 5:9–11; 15:18–19) 등이 나타난다.

민족편집

가나안 원주민들의 역사를 통해 이스라엘의 가나안 정복 사건이 실제 역사에서 일어난 사건임이 드러난다. 가나안 족속들의 조상인 함의 셋째 아들 가나안의 계보에는(창 10:15-18; 대상 1:13-16) 11개 족속[시돈, 헷, 여부스, 아모리, 기르가스, 히위, 알가, 신, 아르왓, 스말, 하맛]이 있었다. 아브라함이 가나안 땅을 약속받았을 때는 10개 족속[겐, 그나스, 갓몬, 헷, 브리스, 르바, 아모리, 가나안, 기르가스, 여부스]이 거주하고 있었다(창 15:19-21). 이스라엘의 가나안 정복 당시에는 가나안의 후손 6개 족속을 포함하여 8개 족속이 살고 있었다.

언어편집

셈어족의 북서쪽 방언에 속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지만 수메르어나 아카드어에 속한다는 견해도 있다. 아마르나 문서에 따르면, BC 3000년 무렵 셈족이 가나안에 거주했고, BC 2200∼BC 2000년 이집트인이 이 지역을 정치적으로 지배하였으며, BC 15세기에는 이집트의 지배력이 약화되어 그 지배하에 있던 팔레스타인과 시리아가 혼란 상태에 빠졌다고 한다. BC 11세기에는 이집트 세력이 가나안에서 거의 자취를 감추었고, 곧 이스라엘 민족이 들어와 지배하였다.[11]

북서 셈어파(시리아 ·팔레스티나)편집

BC 10세기까지의 언어로 아모리어(語) ·우가리트어(語) 등이 있으나 이후 가나안어군과 아람어군으로 나뉜다. 전자에는 헤브라이어(구약성서의 언어 : BC 12세기∼BC 2세기) ·페니키아어(포에니어 : BC 10세기∼BC 2세기), 후자에는 아람어(BC 10세기부터 성서의 일부에 사용됨) ·사마리아어 ·시리아어 등이 포함된다.

북동 셈어파(메소포타미아)편집

아카드어(語)인데, 문헌은 약 BC 25세기부터 있었다. BC 20세기경부터는 바빌로니아(南方) 및 아시리아(北方)의 2대 방언으로 나뉘며, 다같이 약 6세기까지 사용되었다.

남서 셈어파(아라비아반도 ·에티오피아)편집

북아랍어(가장 오래 된 碑文은 BC 5세기부터이며, 4세기 이후는 고전 아랍어라고 하며 《코란》의 언어임) ·남아랍어(碑文은 BC 8세기부터임) ·에티오피아어(비문은 4세기부터임) 등이 이에 속한다.

종교(신)편집

가나안의 신들은 자신의 기분에 따라 인간에게 유익을 주거나 해를 가하는 변덕스러운 존재이며, 그 신들을 숭배하는 인간들은 단지 그들의 필요에 따라 신을 섬길 뿐이었고, 할 수만 있다면 신마저 통제하여 이용하고자 하였다. 인격적, 도덕적 관계나 요구는 불가능했다.

우상 숭배 원인편집

이스라엘 백성들의 삶은 가나안 정착으로 변화를 맞았다. 반유목민이 농민이 되며 땅의 풍요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고, 자연 배후에서 지배하는 신을 섬기던 가나안의 세계관을 따르기 시작하였다. 광야에서 하나님께 공급받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농민이 되어 자신들의 손으로 가꾸며 가나안 농경 사회의 종교적 풍습을 수용하였고, 이것으로 타 종교의 제의와 교리에 대해 수용하는 자세를 취하는 종교적 혼합주의가 되었다.

우상의 종류편집

성경과 우가릿 문헌에 나타나는 바알 신화를 기초로 엘(El), 아세라(Asherah), 바알(Baal), 아스다롯(Ashtaroth), 바알브릿(Ball-Berith), 바알브올(Baal-Peor), 바알세붑(Baal-Zebub), 몰렉(Molech), 그모스(Chemosh), 다곤(Dargon), 못(Mot), 얌(Yam) 등이 있다.

전쟁편집

이스라엘이 요단강을 건너 가나안 땅에 입성하던 때(B.C 1405년경)부터 12지파가 가나안 땅을 분배받을 때(B.C 1398년경)까지 약 7년 동안 치러진 정복 전쟁이다. 이스라엘은 가나안 사람을 완전히 멸절시키지 못한 상태로 오랜 기간 그들과 불편한 동거를 하게 된다(수 16:10).[12]

의미편집

하나님께서 그 약속을 역사 속에서 구체적으로 이루신 전쟁이었다. 인류 구원을 위한 하나님의 거룩한 뜻을 이루어내는 거룩한 전쟁이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엄격한 규율을 쫓아 마치 예배에 참석하는 것처럼 정결과 성실과 절대 순종으로 참여한 전쟁이었다. 영적 측면에서 가나안 정복 전쟁은 죄악을 물리치고 하나님의 나라를 건설하는 전쟁으로 이해된다(신 7:1-11).

성경의 전개편집

정복 선포(수 1:1-2:24) - 요단강 도하와 할례(수 3:1-5:12) - 여리고(수 6:1-27) - 아이(수 7:1-8:35) - 기브온(수 9:1-27) - 아모리 족속(수 10:1-43) - 북방 정복(수 11:1-15)

세 가지 견해편집

철기 시대에 진입하여 철병거와 같은 첨단 무기를 소유한 가나안을 청동기 수준의 이스라엘이 가나안을 점거하였음에 대한 의문에서 학자들은 몇 가지 견해를 제시한다.[13]

  1. 평화정착설 – 이스라엘의 가나안 ‘정착’은 군사적인 공격이 없이 여러 세대에 걸쳐 진행되는 점진적 유입으로 다윗 시대에 완성되었다는 주장이다.
  2. 군사정복설 – 성경의 기록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요셉 지파와 베냐민 지파를 선두로 하여 무력으로 진입하였다는 주장이다.
  3. 내부봉기설 – 사회적으로 박탈되고 근거를 잃은 불만 세력인 아피루(하비루)에 의해 지역 내부에서 발생한 반란이라는 주장이다.

관련 문서편집

같이 보기편집

각주편집

  1. The current scholarly edition of the Greek Old Testament spells the word without any accents, cf. Septuaginta : id est Vetus Testamentum graece iuxta LXX interpretes. 2. ed. / recogn. et emendavit Robert Hanhart. Stuttgart : Dt. Bibelges., 2006 ISBN 978-3-438-05119-6. However, in modern Greek the accentuation is 그리스어: Xαναάν, while the current (28th) scholarly edition of the New Testament has 고대 그리스어: Xανάαν.
  2. “두산백과 doopedia”. 《NAVER 지식백과》. 2020.11.19.에 확인함. 
  3. 홍순화 (2019). 《GPS 성경지명사전》. 한국성서지리연구원. 17쪽. 
  4. 가스펠서브. “라이프성경사전”. 《NAVER 지식백과》. 생명의말씀사. 2020.11.19.에 확인함. 
  5. 강성열. “고대 근동의 신화와 종교”. 《NAVER 지식백과》. (주)살림출판사. 2020.11.19.에 확인함. 
  6. 한국사전연구사. “종교학대사전”. 《NAVER 지식백과》. 2020.11.19.에 확인함. 
  7. 가스펠서브. “라이프성경사전”. 《NAVER 지식백과》. 생명의말씀사. 2020.11.19.에 확인함. 
  8. 가스펠서브 (2018). 《성경 문화 배경 사전》 2판. 생명의말씀사. 1357쪽. 
  9. 팔머 로벗슨, 김의원 옮김 (2004). 《계약신학과 그리스도》. 사)기독교문서선교회. 23-24쪽. 
  10. 버나드 W. 앤더슨, 김성천 옮김 (2017). 〈제3장〉. 《구약성서 탐구》 개정 5판. 사)기독교문서선교회. 160-164쪽. 
  11. “두산백과 doopedia”. 《NAVER 지식백과》. 2020.11.19.에 확인함. 
  12. 가스펠서브 (2018). 《성경 문화 배경 사전》 2판. 생명의말씀사. 1372쪽. 
  13. 버나드 W. 앤더슨, 김성천 옮김 (2017). 〈제4장〉. 《구약성서 탐구》 개정 5판. 사)기독교문서선교회. 213-2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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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표: 북위 32° 46′ 00″ 동경 35° 20′ 00″ / 북위 32.7667° 동경 35.3333°  / 32.7667; 35.3333